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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말했다 : 우리를 닮은 그녀의 이야기
김성원 지음, 김효정 사진 / 인디고(글담)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그녀가 말했다로 시작하는 이 책, 가슴이 뭉쿨해지도 하고 감성을 울려 하루종일 우울하기도 하게 만든다. 때론 아, 그땐 그랬어. 하고 추억하게 만들기도 하는 그런 책이다.
그녀들의 이야기가 나의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부분들은 한참동안 붙잡고 잠시 머리를 기대고 눈을 감고 있었다.
사랑했던 순간들, 이별했던 순간들 혹은 현재를 살고 있는 지금의 모습들까지 그녀들의 구구절절한 이야기를 읽기 위해 열심히 책장을 넘기고 또 넘겼다. 밤삼킨별님의 사진들은 여린 감성을 함께 자극했다.
그녀가 말했다.
"하나의 문이 닫히면 또 다른 문이 열린다."
멋진 말이지? 잠이 오지 않아서 집에서 영화를 봤는데 메릴 스트립이 딸에게 그렇게 말하더라고. 사실 그 영화는 오래전에 극장에서 봤던 건데 그때는 그 대사를 주의 깊게 듣지 않았거든."
......
"얼마 전 나는 문 하나를 닫았어. 그때는 너무 힘들었지. 그런데 그 영화를 다시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드는 거야. 아, 이제 문이 열릴 일이 남았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까, 한결 편안해졌어."
......
나는 그녀에게 물어봤다.
"그래, 다른 문이 열린다는거지? 그렇다면 문이 닫힌 다음에 얼마나 기다려야 다른 문이 열리는 걸까? 난 너무 오래 기다려 온 것 같아서 하는 말이야."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가 견딜 수 있는 시간만큼."
인생을 살다보면 막다른 골목에 와 있는 기분일때가 종종 있다. 요새 내가 그렇기도 하다. 쓰고 싶은 욕구에 시달려 거침없이 써내려간 글들이 형편없이 느껴져 모조리 지워 버리는 행위를 반복하다보니 도무지 나가야할 길을 모르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야지.라고 생각은 했지만 마음을 따라가주지 못하는 나의 부족함들때문에 견딜 수 없이 자학하고 있었던 참이었다. 하지만 조금은 알 것 같다. 아직은 견딜만하다는 것을 말이다. 내게도 곧 또 다른 문이 열릴 것만 같다. 기다리고 기다리다보면 곧 그리 될 것이라는 희망이 자꾸 생겨나고 있는 중이다.
글을 읽으며 희망을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현재의 내 모습에 실망하고 자책하고 나를 자꾸만 갉아먹으려고만 했던 것 같아 스스로가 미안해지려던 참이다. 하지만 괜찮다고 나를 다독여야겠다. 내게 또 다른 길이 생겨날테니 말이다. 가끔 어떻게 살지 하고 생각하다가도 뜻하지 않은 일들로 숨통이 트이는 순간이 오듯이 내 인생 어딘가에도 분명 그런 날이 올 것 같다. 내가 견딜 수 있는 시간만큼 지나고나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