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 용감하게 성교육, 완벽하지 않아도 아는 것부터 솔직하게
심에스더.최은경 지음 / 오마이북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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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들이 읽기 좋은 책이다. 

아이들이 성과 관련된 이런저런 질문을 별 생각없이 할 때, 혹은 성교육이 필요한 순간이구나 싶을 때 이 책을 읽어둔 곳이 도움이 될 것이다. 성기, 노브라, 19금 동영상, 생리, 데이트폭력...  키워드도 다양하다. 

이 책을 내가 20대때 읽었더라면 ... 

요즘 성교육 관련된 책들을 읽을 때마다 드는 생각이다. 그럼 남자친구를 사귀는 것도 데이트 하는 것도 아니 인생 전반을 바라보는 시선도 완전히 달라졌을 텐데.


p232 소통의 경험이 그래서 참 중요해요. 서로의 입장과 생각을 잘 모르면 '안 될 거야!' '못할 거야!' 하면서 지레짐작하기 쉽거든요. 하지만 이 친구들처럼 소통을 시작할 때 변화가 일어날 수 있어요. 내가 느낀 불편함에 대해 조심스럽지만 이야기를 꺼냈고, 어떻게 하면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생활할 수 있을지 토론했어요. 

==> 사실 성교육과는 별개로 '소통'이 왜 필요한 지를 알려주는 딱 문단이라 책갈피 표시를 해뒀었다. 

예전에 친구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우리 엄마는 이런 남자를 싫어할 거야, 이런 사람은 별로 안좋아 할 거야 하면서 본인이 판단하는 경우를 종종 봤다. 혼자 지제짐작 하는 경우. 막상 엄마는 그렇지 않을걸 이라고 말해줬지만, 본인이 잘 안다며... 

내가 부모로의 역할을 할 때, 내 아들이 나를 지제짐작 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래서 '소통'하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성교육 책도 읽고 있는 거고. 


다음에 읽어보고 싶은 책은 <<행복을 배우는 덴마크 학교 이야기>>, 너로 정했다. 

p241 덴마크에서는 아이들이 아주 어릴 때부터 다양한 신체 기관의 기능과 명칭을 정확하게 가르친다고 해요. "중요한 것은 인간의 몸에서 부끄러워하거나 쑥스러워할 데라고는 단 한 곳도 없다는 사실이다"라는 책 내용이 인상적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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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의 대화법 - 성교육 전문가 손경이 박사의 관계교육 51가지
손경이 지음 / 길벗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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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를 키우는 데 '아들' '딸'을 구별하는 것을 원치 않고, 특별히 '아들'에게 초점을 맞춘 책도 그닥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들지만...  아들을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일단 읽고 봤다. 저자의 이전 성교육 책이 너무나도 도움이 많이 됐던 지라 이 책에 대한 기대감도 있고. 

일단, 아들이 아니어도 딸을 키우는 엄마도 이 책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사실 게임에 빠지는 건 아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니까. 욕설을 하는 것도 아들만 그럴까. 딸도 마찬가지다. 여러 상황들이 굳이 "아들에게만"하는 생각이 든다. 

손박사님의 앞으로의 책은 아들 딸 구별말고 2020년대에 자녀를 키우는 엄마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 하는 내용이었음 한다. 


p70 예를 들어, 저는 낯선 어른이 "아유, 너 참 귀엽구나" 하면서 제 아이의 몸을 쓰다듬으면 "아이 몸을  만지지  말아 주세요"라고 말했어요. 제가 뽀뽀하자고 하는데 아이가 싫은 기색을 보이면 "지금은 뽀뽀하고 싶지 않니? 나중에 기분이 좋아지면  엄마한테 뽀뽀해 주렴"이라고 말했어요. '올바른 성의식과 젠더감수성을 가진 남자로 키우겠다'는 저의 첫 번째 목표에 따른 말이었죠.  


p98 아들의 부정적인 감정을 억누르는 말은 반드시 삼가 주세요. 이런 분위기를 조성하는 말 역시 마찬가지로 삼가야 하고요. 

엄마가 조심한다 해도 아빠나 가까운 친인척 어른이 아이에게 이런 표현을 쓸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엄마가 제지해 주셔야 합니다. 그러기 힘든 상황이라면 엄마가 따로 아이의 감정을 보듬어 주셔야 합니다. "많이 슬퍼서 눈물이 났구나. 슬플 때는 울어도 괜찮아" 하고 말이에요. 


p177 색깔은 꼭 성별에 대한 편견하고만 이어진 게 아니라 인종 편견과도 이어진 예민한 문제입니다. 과거에는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살색'이라는 표현을 썼잖아요. 그런데 이것이 다른 인종을 차별하는 표현이라는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대신 '살구색'이라고 하게 되었지요. 아이들의 크레파스에서도 살색이라는 단어는 사라졌습니다. 


p191 상대에 따라, 상황에 따라 욕설을 조심해야 한다는 점은 아들에게 분명히 가르쳐 주셔야 합니다. 단순히 욕을 하고 안하고의 문제를 넘어, 생활 속에서 존중, 조절과 절제의 문제라는 점을 인식시켜 주셔야 하는 것입니다. 

이때 '밖에서는 마음껏 욕석을 해도 되고 엄마 앞에서만 조심하면 되겠구나'라는 식으로 아이가 오해하게 해서도 안 되겠지요. 욕설은 어디까지나 좋지 않은 말이라는 사실, 욕설 대신 얼마든지 다른 순화된 표현을 쓸 수 있다는 사실도 함께 이야기해 주세요. 


p236 '닷페이스' 소수자의 목소리를 담고 사회적 대안을 찾고자 하는 유투브 미디어랍니다. 


p395 욕설도 좋지는 않지만 혐오표현은 욕설과는 아예 차원이 다릅니다. 욕설이 예절의 문제라면 혐오표현은 윤리의 문제에 속해요. 한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어떤 경우에도 해서는 안 될 말이 혐오표현이지요. 혐오표현은 혐오범죄로까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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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 엄마와 초딩 아들의 성적 대화 - 양육자를 위한 초등 남아 성교육서
김서화 지음 / 미디어일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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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광고가 눈길을 끌었다.

영어교육보다 성교육이 먼저란다. 영어조기교육시키 듯 성교육도 해야 한단다.

옳커니. 

어린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끼리 하는 말 중에 아이에게서 듣기 싫은 말 3종세트로 "아니, 싫어, 왜"란다. 엄마의 말에 부정으로 답하는 뉘앙스라 그렇겠시 싶은데, 이 말이 갑자기 왜 생각나는고 하니 아이에게 누군가 자신을 만지려고 할 떄 "안돼요, 싫어요"를 외치게 하려면 부정적인 표현도 잘 해낼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 나와서 생각이 났다.  

결국  성교육이라는  것이 딱  "성"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일상 전반적으로 다 관련이 있다. 부정적인 표현을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 이 지점이 생각거리를 많이 줬다. 

이 책 속엔 좀 더 깊이 있는 성교육 내용을 알고 싶다면 다른 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친절한 성교육 가이드다. 

 

책 속에 기억하고 싶은 문장들................

P77  남성들 중에서도 어릴 때부터 건강한 성적 대화를 나눈 경험이 많거나 성평등한 사고를 하도록 교육. 받은 이들은 다르다. 그들은 대개 권위주의적 성향이 약한데,  이는 성희롱 예방교육에 불만을 지닌. 남자들이 하나같이 강한 권위주의적 의식을 보이는 것과 선명하게 대비된다. 후자에 속하는 이들은 내가 ‘교수’고 ‘부장’이나 되는데 ‘이따위 쓸모도 없는’ 내용을 듣자고 ‘니들에게’ 가르침을 받아야 하느냐며 성질은 낸다.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그들의 무지함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교수고 부장쯤. 되니까 성추행도 가능하다는 것을, 성폭행은 무엇보다. 권력의 남용에서. 기인하는 문제라는. 것을 저들은. 아직도 모르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P137 나는. 오늘도 아들에게 말해준다. 사람은 다 다르고, 그래서 제각각 다르게 살아간다고. 내가 엄마가 되고자 살아야만 하는 것이 아니듯, 너도 겨우 사내가 되고자. 살 필요는 없다고. 그걸 강요하는 것, 그렇게 살 수밖에 없다고 밀어내는 힘이 바로 권력의 폭력성이라고. 우리가 저항해야 하는 것은. 성별이 다른 누군가나 다른 성별의 집단 전체가 아니라 바로 그 성별을 나누는 힘, 일상 속에 산재해. 있는 폭력적 힘들이라고 말이다. 


P138 아이에게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네가 이런 것들에 대해 궁금해할 때가 올 거야. 그때 엄마 아빠에게 제일 먼저 의지해도 좋고, 그게 싫다면 이런. 책들에서 먼저 찾아보는 것도 좋아. 절대 네이버 지식인이나 구글 검색이나 유투브 정보를 무턱대고 믿지 말고”라고. 말하면서 아이 방 한 칸 정도의 성교육 서적, 섹슈얼리티 컬렉션을 만들어주면 어떨까.


P171 자기 몸에 관심을 주면서 부드럽고. 정성스럽게 만져주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야. 근데 네가 보기에도 남들 보는 앞에서, 남들이 싫다고 하는데도 자기만족에 도취되어 자위하는 걸 보면 참 흉하지? 자위는 단어 그대로 ‘스스로’ 처리하는 게 예의겠지, 남들이 보지 않는 자기만의 공간에서, 뒤처리도 깔끔하게 말이야. 


P190-191 엄마가 되면서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진 나는 늘 다른 엄마들의 목소리가 궁금했었다. 그리고 비슷한. 터널 속에서 숨가빠하는 엄마들의 말을 듣고 싶었다. 그러나 내 귀에. 들려오는 건 이미 터널을 다 통과한, 그중에서도 특별하게 운이 좋은 몇몇의 목소리에 불과했다.  일명 ‘서울대 엄마’ ‘하버드 엄마’라 불리는 이들, 그런데 자식을 서울대까지 보내서 독립시키고도 계속해서 ‘00엄마’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것이, 끝이 보이지 않는 듯한 터널 안에서 호흡곤란을 느끼며 고민하는 것보다 정말 더 나을까? 낫다면 누구에게 나을까? 이 사회는 전자가 더 낫다고 보기에 터널 속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할 권한을 그들에게만 부여하는 것이리라. 그렇다. 한국 사회에서 엄마가 자기의 경험을 이야기하도록 선택 받으려면 ‘엄마의 자격’이라는 규범과 기준에 들어맞아야 한다. 


P201 나는 단순한 책만 ‘읽기’보다, 그에 더해 의미있는 대화와 수다가 필수라고 여긴다. 그런데 어른들은 아이와 대화에 익숙하지 않기에 기껏해야 ‘오늘 학교에서 무슨 공부 했어?’ ‘오늘 수업에서 뭐 배웠니?’ ‘너네반 1등은 누구니?’ 이런 말들을 던지기 일쑤다. 식상하고 못된 질문들이다. 듣고자 하는 답이 너무나 뻔한 질문들. 


P207 여전히 내게는 아이가 말을 잘하는 것이 정말로 중요하다. 특히 성교육 및 성폭력 예방교육과 관련해서 양육자들을 만날 때면 이에 대해 많이 강조한다. 아이가 말을 잘하는 것이 폭력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인 대비책이기 때문이다. 


P209 현재까지 나와 있는 아동 성폭력 예방 서적들을 읽어보면 하나같이 ‘아이가 자기의. 의사를 스스로. 잘 표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마디로 아이의 자기표현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 앞서 나는 “안 돼요, 싫어요”만 기계적으로 가르치는 성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아이가 ‘싫어요’라고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의 중요성은 십분 인정한다. 다만 내가 여기서 묻고 싶은 것은, 왜 우리 사회는 성적인 상황에서만 아이에게 자기표현을 해도 된다고 허락하는가 하는 점이다. 아이가 성적인 위기 상황에서 ‘싫다’는 말을 할 수 있으려면, 그만큼 평상시에 아이의 부정적인 표현이 용인되어야 한다. 다른 주제나 사안에 대한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할 수 없는 분위기에서 자란 아이가, 성적인 위기 상황이 되었을 때 갑자기 ‘싫어요’라는 ‘자기표현’을 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P210 아이가 자기 의사를 적극 표현함으로써 아동 성폭력이나 유괴 등에서 나타나는 그루밍을 끊어낼 수 있으려면, 적어도 그 아이는 일상의 모든 분야에서 자신의 생각과 느낌과 행동을 자유롭게 표현해왔고 또 그에 대해 지지 받은 경험이 무수히 누적된 상태여야만 한다. 그러니 중요한 것은 역시. 어른들의 태도이다. 어른들이 아이의 표현을 얼마나 많이 들어주고 얼마나 ‘그대로’ 수용하며, 나아가 그 아이를 동등한 인격으로 대우하고 있는지가 핵심이다. 그런 조건과 환경에서 성장한 아이일수록 자신의 느낌과 감정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또 적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 


P215 아이의 말을 들어준다는 것, 특히 아이의 부정적인 표현을 수용한다는 것은 단순한 시혜를 베푸는 게 아닌 아이의 인격을 존중하고 있다는 증거와도 같다. 아이 스스로 경험하고 생각하고 느끼고 표현할 수 있도록 아이 자신에게 권력을 주는 것이다. 말은 이미 권력이어서, 권력이 없어면 자신을 위해 사용할 언어 자체가 적어진다. 따라서 아이가 말을 잘한다는 것은 아이 스스로 자기를 위한 언어적 자원을 꾸준히 누적시켜왔음을 의미한다. 반대로 아이에게 권력관 권한을 주지 않으면 아이는 자신의 언어를 축적시킬 기회를 갖지 못한다. 


P216-217 아이에게 좀처럼 권력을 주지 않는 우리 사회가 흔히 내세우는 것은 ‘예의’이다. 예의를 가르친다고 하면서 사실은 복종이나 순종을 요구한다. 나 역시 아이와의 갈등이 생길 때마다 예의를 들먹거리는 편이다. ‘그래도 내가 엄마인데’ ‘어디 어른 앞에서’ ‘네가 뭘 안다고’와 같은 관습적 표현들에 얼마나 쉽게 기대는지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과연 누가 말하고 있고 누구의 말이 들리는가이다. 정말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X는 나쁘고 Y는 옳다’같은 도덕률이 아니라 ,말할 수 있는 위치에 서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들리는 말을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경계선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게 만드는 역량이기 때문이다. 


책 속에 소개된 읽고 싶은 다른 책들

##거침없는 아이, 난감한 어른 /. 한국성폭력상담소 기획 

아하! 우리 아이 성교육 / 이명화, 신혜선 지음

 우리 아이 성교욱에 대해 꼭 알아야. 할. 50가지. / 린다 에어, 리처드 에어 지음.

돌직구 성교육-십대를 위한 교과서 밖의 성 이야기 / 제인 폰다 지음 

스무 살 전에 알아야 할 성 이야기 -  학교에서는 가르쳐주지 않는 진짜 성 이야기 

아무도 대답해주지 않은 질문들 - 우리에게 필요한 페미니즘 교육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우리가 꼭 알아야 할 남자와 여자에 관한 50가지 이중기준 

그것은 썸도 데이트도 섹스도 아니다. -아는 사람에 의한 강간에 관해 알아야 할 모든 것 

남성성/들

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 -부끄러움을 모르는 카리스마, 대한민국 남자분석서 

한국남성을 분석한다 

그런 남자는 없다 -혐오사회에서 한국 남성성 질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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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시간에 읽는 젠더 이야기 - 소녀소년, 차별을 지우고 차이를 존중하며 평등을 외치다! 생각하는 청소년 6
김선광.이수영 지음 / 맘에드림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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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이 읽기 쉽게 만들어진 책이라, 쉽게 술술 읽힌다. 

그렇다고 내용이 가볍지 만은 않다. 

어른의 입장에서, 교사의 입장에서 충분히 생각할 거리들이 많다.


외모가 스펙일 수 있는가?

학교가 성차별을 조장하고 있지는 않은가?

역차별은 없는가?

혐오표현은 어떤 것이 있나?


이런 문제들을 학생들과 한번 얘기해 보고 싶기도 하다만. 젠더 이슈가 요즘 학교에서도 워난 민감하여 교과와 무관하게 젠더 이슈를 꺼냈다가 오히려 역풍을 맞을까 싶기도 하다. 


성에 대해서 말할 때, 고귀한 것, 소중한 것, 순결... 뭐 이런 표현이 아니라 "사랑과 존중, 책임감을 바탕으로 한 성숙한 인간 관계의 표현"이라는 말이 맘에 든다. 성숙한 인간 관계의 표현. 

p114 하지만 성은 단순한 쾌락이나 육체적 본능에만 충실하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상대방에 대한 사랑과 존중, 책임감을 기반으로 하는 성숙한 인간 관계의 표현이어야 하죠. 


교사의 수업 평가를 학기말에 써 내게 하는 데, 한 남학생이 거기에 '앙 기모띠'라고 써서 냈다. 난 이게 무슨 말인지 몰라 일본어 선생님에게 물어보니 요즘 아이들이 '좋다'는 표현을 그렇게 한단다. 요즘 아이들이 워낙 많이 쓰는 말이 라며. 그런데 이런 뜻이 있단다. 내 참 어이가 없다. 그 학생에게 이런 표현을 쓴 것에 대해 한 마디 해줬어야 하는데... 

p192 일본 포르노물에서 비롯된 '앙 기모띠'는 성행위를 할 때 여성이 지르는 교성과 일본말 '기모치 이이(기분이 좋다는 뜻)'를 붙여 만든 말이라고 합니다. 이 말은 우선 여성을 성적 행위의 대상 내지는 쾌락의 대상으로만 여기는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아울러 청소년들에게 성행위 자체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심어 줄 수 있는 아주 위험한 표현이죠. 


여학생의 자립에 대한 말을 하며, 엄마의 자립의 중요성까지 언급하고 있다. 기성세대인 엄마들은 어쩌면 자식에 대한 희생이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있을 수 있다. 그리고 모든 것을 쏟아부은 딸이 어쩜 나에게 반항을 하나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고. 각자의 인생이다. 부모 자식 간에도 존중과 배려, 그리고 자립이 필요하다. 

p217 그래서 자립은 소녀에게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엄마에게도 중요합니다. 엄마도 자신만의 독자적인 생활 영역을 소중히 여기며 가꿔 나가야 한다는 뜻이죠. 서로가 자립해서 주체적인 존재로 우뚝 서서 각자의 삶을 지지해 줄 때, 엄마와 자녀 모두 행복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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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첫 성교육 - 당황하지 않고, 겁먹지 않고, 감추지 않는
노하연.신연정.이수지 지음 / 경향BP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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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황하지 않고,

겁먹지 않고,

감추지 않고...

자녀 성교육을 하려면 읽어볼 필요가 있는 책이다. 특히 "성"에 대한 인식, 생각을 시대적인 흐름에 맞게 갖추기 위해선 이런 책이 꼭 필요하다.  아이에게 신체적, 심리적 "경계"에 대한 이야기를 어릴 때부터 해줘야 한다는 것이 골자인 듯 하다.

성에 대해 얘기할 때 아름다운 것, 숭고한 것 등으로 여고시절 배웠던 기억이 난다. 너무 오래된 얘기다. 그런데, 지금은 그것도 아니란다. 성을 이상화하는 태도는 위험하다고 보는 것이다.

 

p7 이것()을 아름다운 것으로 이상화하는 것은 사실 성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배고픔을 느끼고 졸려서 잠에 빠지는 것을 아름다운 일로 여기나요? 차가운 것을 빠르게 많이 먹다가 이마가 지끈거릴 때 찬 음료를 좋아한다는 사실에 깊게 파고들면서 심각해지나요?

 

p21 성을 숨기고 부정시하는 태도와 성은 너무나도 아름답고 성스러운 것이라고 여기는 태도입니다.

전자의 경우 성을 억압하고 숨겨야 하는 문젯거리로 인식하지요. 그러다 보면 성의 즐거움, 쾌락은 부정되고 느껴서는 안 되는 영역으로 치부됩니다.

후자의 경우 성을 아름다운 것으로 이상화합니다. 이것을 건강한 성가치관이라 생각하는 분이 많습니다. 그러나 성을 이상화하는 태도는 성을 위험하다고 여겨 아름다운 것으로 포장해 버리려는 태도에서 시작합니다. 결국 성을 가치판단하고 불편하게 여기는 것은 같지요.

 

"성"은 그저 일상일 뿐이다. 그렇다고 가볍게 보라는 말은 아니고. 성에 대한 이야기를 당황하지 않고, 겁먹지 않고, 감추지 않고 하기 위해서는 평상시 자녀와의 대화가 중요하단다. 어느 부분에서나 자녀와의 스스럼없는 대화가 중요하다. 그리고 연애에 관한 대화를 나눌 때도 양육자의 가치관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p53 먼저 양육자 자신의 연애관을 점검해 봐야 합니다. 연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경로를 통해 연애를 배웠는지 생각해 봅니다. 연애를 통해 얻은 것과 잃은 것, 행복에 대한 정의, 이별의 방식과 극복 과정은 어땠는지 떠올려 보세요.

 

아이가 "아빠는 섹스 해 봤어?" "여자 둘이 왜 뽀뽀해?" 같은 당황스런 질문을 던진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여기선 역질문을 해보라고 제시한다. 그러면 아이의 배경 지식 정도를 알수 있다고. 그리고 거기에 맞춰서 존중의 단어로 그리고 정확한 단어로 설명해 주면 된단다. 나중에 우리 아이는 어떤 당혹스런 질문을 하게 될까? 나는 잘 대처할 수 있을까?

 

읽으면서 내 자신이 당혹스러웠던 장면 중에 하나가,

p268 이웃이나 잘 모르는 어른이 아이들에게 아이고 귀여워, 몇 학년이야?”, “예쁘네. 어디 학교 다녀?” 이렇게 질문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 그런데 아이들은 좋아하지 않아요. 오히려 싫어합니다. ... 이때도 어른이 말씀하시는데 대답해야지.”라고 다그치지 말고 얘기하고 싶지 않대요. 개인적인 건 얘기하지 않아도 된다고 가르쳐서요.” 이렇게 아이의 편을 들어 주세요. 물론 물어본 사람이 약간의 무안함을 느끼겠지만 그것은 대답하지 않는 자녀의 탓이 아닙니다. 아이의 감정을 존중하지 않고 물어본 것이 이유지요.

 

어른에게 공손하게 말해야지 하고 할 것 같은데, 오히려 "얘기하고 싶지 않대요. 개인적인 건 얘기하지 않아도 된다고 가르쳐서요."라고 엄마가 얘길 한다는 게 아직 좀 낯설긴 하지만, 이제는 그런 시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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