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경영하면 인생을 경영할 수 있다

아침형 인간 - 인생을 두 배로 사는
사이쇼 히로시 지음, 최현숙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3년 10월

습관이 주는 힘?
다양한 인간관계와 변화되는 환경 속에서 열심히 살고는 있지만, 막상 건강과 일 모두에서 조금씩 지쳐가고 있다면 습관중의 일부를 변화시켜 봄도 바람 직 할 것이다.

우리 나라에 번역되어 들어오는 책 중에는 경영관련 책은 미국에서, 처세술이나 자기관리 관련 책은 일본 것이 많다. 이 책도 선친에 이어 아침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는 일본인 의사 사이쇼 히로시가 쓴 책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자! 반대할 사람도 드물겠지만, 막상 실천하기에는 힘들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저자는 그 틈새를 파고든다. 시간에 쫓기는 사람에서 시간을 지배하기 까지는 14주라는 긴 시간적인 투자와 더불어 갖가지 필요한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아침형 인간의 필요성을 아침 1시간이 오후의 2시간만큼의 효율이 있다는 점에 착안하고 있다. 출근 시간의 단축, 상쾌한 아침, 하루를 시작할 만반의 준비할 수 있는 여유는 상대적으로 효율적인 시간관리가 가능해서 탄탄한 인생의 발판이 된다는 얘기다.

아침형 인간이 되기 위해 먼저 야행성 습관을 변화시켜야 한다. 술과 담배, 그리고 잠의 습관, 화려한 밤의 문화 때문에 20~40대의 대부분은 야행성이기 쉽다. 아침형 인간이 되기 위해 밤에 쉽게 잠을 못 드는 사람들에 대한 저자의 비법은 퇴근시간 회사에서 집까지 1~3시간 정도 걸어가서, 따뜻한 목욕 후에 잠자리에 드는 것이다.

야행성에서 벗어난 후에도 몇 가지 보완해야 할 점도 얘기하고 있다. 먼저, 새벽 5시는 깊은 잠이 들지 않는 시간이므로 이 시간 이전에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산책 같은 가벼운 운동, 채식 같은 영양이 풍부하고 적은 양의 아침식사를 제안하고 있다. 이를 위해, 격한 운동은 저녁에, 10시 이전에 귀가하기, 9시 이후에 먹지 않기 등을 부수적으로 제안하고 있다.

그 외에도 주변에 알리고, 함께 할 아침 모임에 참석하기, 가족과 함께 하기 등의 다양한 예시들이 있다.

취침 습관과 더불어 메모하는 습관도 중요하리라 보인다. 메모에 관련 된 책은 역시 일본인이 쓴 <다이어리를 매니저로 활용하라>를 추천하고 싶다.

고전 물리학과 현대물리학의 경계에 대한 생생한 기록

볼츠만의 원자 - 물리학에 혁명을 일으킨 위대한 논쟁
데이비드 린들리 지음, 이덕환 옮김 / 승산 / 2003년 8월

불교 경전에 나오는 “색즉시공 공즉시색 (色卽是空 空卽是色)”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공식 E=MC2 과 재미있는 일치점이 있어 보인다. 공(비어있음)와 색(물질)이 서로 통한다는 불교의 화두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나오는 물질(M- 物)은 곧 에너지(E- 空)로 서로 변환 가능하다는 공식 E=MC2 (물질과 광속을 제곱한 값의 곱은 에너지의 양과 같다)은 종교적 직관과 현대과학이 만나는 접점을 형성하고 있다.

철학적 주제와의 관련성을 떠나,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에 대한 탐구의 과정은 과학의 역사이기도 하다. 과학이 이미 전문가가 아니면 이해하기 힘들고 점점 세인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지면서 순수과학 전공자들이 줄어들고 응용과학에 집중될지라도 말이다.

이 책은 구체적으로 실험 가능하고, 자연에 대해 명확히 인식이 가능하다는 확신의 시대인 고전물리학의 마지막 세기, 19세기 말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확실성과 관찰, 실험을 바탕으로 했던 이전의 고전물리학의 계보와는 달리 통계와 확률 그리고 당시로서는 관찰이 불가능했던 원자를 통해서 자연에 대한 이해를 도모했던 볼츠만의 행적을 추적하고 있다.

이 책은 한 유능한 과학자의 삶보다는 과학적 논쟁을 중심으로 엮어져 있다. 때문에 볼츠만의 개인사보다 헬름홀쯔, 맥스웰, 마흐, 슈테판, 플랑크, 아인슈타인 등등 물리학사에 쟁쟁한 인물들과의 다양한 관계와 그 논쟁의 진화과정이 잘 풀어져 있다.

볼츠만의 과학적 성과는 기체 운동론으로 집약된다. 열역학 제2법칙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 – 열은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른다)의 설명을 위한 물리학적 근거를 제시하고 있는 내용이다. 기체 운동론의 주요내용은 확률 분포론의 도입과 원자론에 근거하고 있기에 당시로서는 상당히 많은 과학자들의 반발을 초래한다. 나중에 원자의 존재가 실험을 통해 증명되고 아인슈타인에 의해서 광전자 효과가 증명되기 까지는 지속된다. 볼츠만의 과학적 성과를 중요하게 다루게 되는 이유도 현대물리학으로 넘어오는 철학적, 물리학적 변곡점의 정점에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재미있는 것은 나중에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원자의 구조 속에 있는 전자의 운동량과 질량은 동시에 정확히 측정이 안됨)에 대하여 아이슈타인이 상당히 오랫동안 (“신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는 아인슈타인의 말은 꽤 유명하다)받아들이지 않는다. 확률적으로만 물질의 존재를 인정한다는 현대물리학은 당시뿐만 아니라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우리라.

책의 내용을 통해 발견할 수 있는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이성주의 전통이 강한 독일과 경험주의가 강한 영국의 철학적 전통에 따라 볼츠만의 이론이 배척과 옹호의 반대 성향으로 받아 들여졌다는 것이다. 이는 ‘실용적인 지식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이성적 원칙과 자명함을 근거로 해야 한다’는 철학적 전통과 ‘자명하지도 않고 이성만으로 구성할 수도 없는 지식도 있고 어떤 것들은 관찰과 실험을 통해서 밝혀져야만 하는데, 과학이 그런 것이다’라는 철학의 흐름의 차이로부터 오는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이 책은 볼츠만 개인의 위대성이나 뛰어난 과학적 성과를 거치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설명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과학 문제에만 전념하며, 인간 관계 등의 문제에는 문제가 많았던 한 인물을 볼 뿐이다. 오히려 다양한 과학자들의 견해와 시행착오에 대한 상술을 통해서 고전물리학에서 현대물리학으로 넘어오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엿볼 수 있는 좋은 텍스트의 역할을 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