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장미의 이름 세트 - 상.하권
열린책들 / 2001년 7월
평점 :
절판
'무려 900페이지 넘는, 아주 긴 소설이다. 욕심에.... 단숨에 읽어버리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하였으나 그 끝을 확인하는데 꼬박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걸려 버렸다.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윌리엄 수도사가 (영화 탓에 숀 코너리가 연상되는데는 어쩔 수 없다)가 제자 아드소와 함께 베네딕트회 수도원의 수도사 연쇄살인 사건을 해결해 나가며... 결국 책 말미에 범인의 정체는 윌리엄 수도사에 의해 밝혀진다....
겉으로는 분명 추리소설이지만 이 줄거리만으로 9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양을 다 채울 순 없음은 읽어보지 않더라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살인 사건의 내용은 중세의 기독교사를 서술함에 있어서 독자의 지루함과 그 복잡함에서 독자의 머리를 식혀 줄 요량인 듯 중간 중간 간혹 나오기 때문에 작가에게 감사함까지 느낄 정도이다. 마치 이 소설의 기본은 '이야기'가 아니라 '종교사'라는 느낌 마저 드니 '거 참 공부 한번 잘 했다'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과연 나뿐일까.
일단 모든 것을 제처두고서라도 이런 방대하고, 정확한 중세의 종교사를 '이런거 쯤이야'하는 식으로 소설 속 인물들의 입을 통해 아무렇지도 않게 풀어내는 작가의 '강의'에, 작가의 지적소유량에 존경을 표한다. 역자 이윤기님 마저 혀를 내두를 정도로 작가의 철학적, 역사적, 종교적 지식은 실로 대단하다. 역자 마저도 그랬는데 '미지의 독자'인 나는 말할 것도 없음이니라...
하권의 겉딱지를 덮으며 작가의 추리작가로써의 역량은 그저그렇다고 유치한 폄하를 시도할 순 있지만 소설 속의 '종교사'는 웬만한 종교, 철학 서적보단 낫다고 감히 확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