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아 - 상사몽 (모던 가야금)
정민아 연주 / 소니뮤직(SonyMusic)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삶의 각 시기마다 가슴에 파고드는 음악이 다르다. 혹자는 너무 슬픈 음악만 골라 듣지 마라고 하는데, 그러면 인생도 그리 될 지 모른다는 우려를 보내고는 했는데.. 어찌하다 보면 꼭 심금을 울리는 것들이 죄다 보면 슬픈 곡들인 것 같다.

1FM을 듣다보면 11시에는 풍류마을이라는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거기서 들었던 곡은 '상사몽'이었다. 이 프로그램에서 몇 번 들었던 곡이었고 제대로 듣고 싶었다. 그 보다 좋은 곡이 있으니 바로 '무엇이 되어'였다.

해금 소리가 좋다고 처음 느낀 게 몇 해 전이었는데, 가야금 소리도 이리 아름다울 수 있다니 참 놀라울 따름이다. 서양음악만 좇아왔는데, 우리 음악을 찾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아야겠다. 여하튼 1FM은 뜻하지 않게 많은 선물을 보내어 온다.

소중한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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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 전10권 세트 - 반양장본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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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태백산맥을 읽은 것은 2004년이었다. 10권짜리 대하소설을 읽고 나니, 책 한 권 읽는 것은 누워서 떡먹기보다 쉬운 일이었다. 그리고 4년이 흘러 한강을 읽었다. 요즘에는 딱히 읽고 싶은 책도 없고, 귀동냥해서 솔깃한 책도 없고, 지난해부터 계속 책읽기가 부진하다. 읽어도 그냥 휘발되어 버리는 것들이 다수다. 그래서 힘들었다.

삶이 힘겹고, 책읽기도 힘겹고, 그래도 살아가야 하기에,, 다시 책장을 펼친다.

한강을 다 읽고 나니 뭔가 현대사가 마무리되는 느낌이다. 다 알고 있던 사실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고 할까.

책을 읽고나니, 임종국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 임종국 평전도 좋고, 친일문학론도 좋다.

또한 알렉스 헤일리의 <뿌리>도 읽고 싶어졌다.

조정래가 20년 동안 대하소설 3편을 내는 동안 아들은 성장하여 결혼했고 손자를 안겨주어 저자를 진짜 할아버지로 만들어주었단다. 대작가라는 말에 거리낌이 없는 작가는 많지 않을 것이다. 읽고픈 게 없는 지금이어서 대하소설 읽기가 가능했다. 이번에는 아리랑이다.

벌써부터 맘이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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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60분 부모 -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로 키우는 자녀교육서
김미라.정재은.최정금 지음 / 경향미디어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부모가 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부모가 되기는 쉽지만 좋은 부모 노릇을 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언젠가 교육방송을 통해 60분 부모를 본 적이 있다. 방송을 보며 부모에게 자녀 교육은 정말 큰 문제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방송 내용을 엮어 낸 이 책은 기실 좋은 내용들을 많이 담고 있었다.

가령 하루에 4시간 공부를 몰아서 하는 것이 효과적일까, 아니면 하루에 한 시간씩 나흘 동안 공부하는 게 효율적인 하는 문제에서 많은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정답은 후자다. 즉 집중학습보다는 분산학습이 더 효과적이라는 말이다. 

많은 부모들이 조기 교육을 시키거나 아니면 자유방임의 형태로 어릴 때는 그냥 놀게 내버려둔다. 전자는 공부습관을 들이기 위해서, 후자는 조기 교육의 폐해를 알기 때문에 진정 공부할 시기에 공부를 시키기 위해서 그런 방법을 취했을 것이다. 책을 제대로 알려준다. 공부습관 들이기는 늦어서도 곤란하고, 이르면 더 곤란하다고 분명하게 이야기한다.

참 어려운 문제다. 이래 저래 자식은 부모 마음대로 크기 어려운 일인가. 그냥 스스로 알아서 공부하면 참 좋을텐데 말이다. 조금씩 규칙적으로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 부모가 노력해야 할 일들이 차곡차곡 제시되어 있었다.

자녀교육서에 관심이 많은 부모들이나 교사들에게도 좋을 책이다.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로 키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모든 부모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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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불 이네이처팩트 / 시크릿 파우더팩트 / 리필+폼클렌징 / 썬크림4종set - 리필23호 증정 + 폼클렌징 (9,900원)
한불화장품
평점 :
단종


비싼 화장품이 좋을 거라는 건 마음의 위안일 뿐이라는 걸 알게되었다. 나이가 드니 화장하는 일도 참 번거럽고 귀찮은 일 중 하나가 되어버린다. 벌써부터 그러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절로 그리 생각되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

시내 가기도 번거럽고 색상이 맞는지도 안맞는지도 모르지만 덜컥 사버렸다. 예전에 쓰던게 21호였으니 대충 맞겠지 하며..  자외선 차단도 되고 케이스도 맘에 들고 제품도 괜찮았다.

특별한 날에만 화장을 하는 나이가 되어버렸다. 언제고 특별한 날에도 화장을 안하는 날이 오겠지..

뽀샤시한 효과가 나름 기분을 좋게 만든다. 가격대비 좋은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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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하 진 지음, 김연수 옮김 / 시공사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어린 시절 어머니와 시장에 함께 간 일이 있었다. 캄캄한 밤이 되었고 다리도 아파서 그만 집에 가고 싶다고 칭얼대자 어머니는 여기서 잠깐 기다리라 하고는 장을 더 보러 가셨다.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어머니가 오지 않자 나는 점점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기다림'이란 일종의 인내다.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는 일도, 사랑하는 이를 기다리는 일도, 그 모두는 내 마음속에 일렁이는 바람을 유보시키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기다림은 동통을 수반한다. 행복할 수도 영영 행복과는 거리가 멀 수도 있는 일, 그것이 바로 '기다림'이다.

매년 여름이면 휴가를 내 아내와 이혼하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가는 린은 군의관이다. 부모의 뜻을 거절하기 어려워 마음에도 없는 결혼을 했고 딸 하나를 낳았다. 고향에서 아픈 어머니와 아버지를 봉양하고 딸을 키우는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은 있지만 사랑하지는 않는다.

린의 아내 수위는 시대착오적이게도 전족을 했다. 그래서 발이 10센티미터도 되지 않는다. 수위의 부모는 미색이 뛰어나지 못한 딸의 결혼을 위해 전족을 하게 만들었다. 아직도 시골에서는 종종 전족을 한 사람을 볼 수 있지만 도시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린은 아내와 함께 있는 것이 부끄러웠다. 자신보다 한 살 연하지만 예닐곱 살은 더 들어 보이는 외모에 전족까지 했으니 더 말해 무엇하랴.

린은 같은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만나와 친한 동료로 지내다 연인으로 발전하게 된다. 사랑하니까 함께 살면 될 텐데 시대 상황은 그들이 제대로 사랑하게 내버려두지 않는다. 병원 밖에서는 함께 걸어다닐 수도 없다. 결국, 그들이 함께 생활하려면 이혼하고 결혼하는 수밖에 없는데 아내는 쉽게 이혼해주지 않았다. 매번 린의 부탁을 수용하였다가 법원에 가서는 마음이 바뀌고 만다.

만나는 늘 수위에게 이혼을 요구하고 린은 휴가 때마다 아내를 설득하지만 수위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 만나와 린은 결혼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수위는 남편이 돌아오기를 하염없이 기다린다. 그렇게 17년의 세월이 흘렀다. 별거한 지 18년이 되면 아내의 동의가 없어도 이혼이 가능하다. 그렇게 오랜 세월을 기다려 결혼한 둘은 행복했을까. 남편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수위는 어땠을까. 
 

린과 만나는 늦은 나이임에도 쌍둥이 아들을 낳았다. 쌍둥이 아들은 그들이 사랑했다는 하나의 결정체일 뿐 행복하지는 않았다. 오랜 세월 기다리는 동안 사랑이 모두 소진되어 버린 것일까. 그들에게 남은 건 권태로운 일상뿐이었다. 만나는 병이 들었다. 만나가 세상을 떠나면 린은 다시 수위에게로 돌아가겠다고 이야기한다. 결국 수위에게 돌아오기까지 그렇게 오랜 세월이 걸린 거다. 

소화가 잘 되는 유동식처럼 소설은 잘 읽힌다. 간결한 문장 속에 등장인물들의 내면이 수채화처럼 펼쳐진다. 촌각을 다투는 현실에 비추어 보면 그토록 오랜 기다림이 존재한다는 것이 그저 경이로울 따름이다. 하진의 <기다림>은 문화혁명기라는 특수한 시대 상황 속에 놓인 세 남녀의 이야기다. 오늘날 우리에게 '기다림'이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하진의 소설은 현실에 타협할 수도 하지 않을 수도 없는 현대인의 전형을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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