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이우일의 영화이야기
김영하 지음, 이우일 그림 / 마음산책 / 2003년 2월
품절


삼십대가 되어서야 알 수 있는 것들? 말해 놓고 보니 그럴싸했다. 십대와 이십대엔 결코 가능하지 않는 것들. 그것은 절제, 혹은 절제의 아름다움일 것이다. 십대엔 자기 욕망이 뭔지도 잘 모른다. 그래서 인정해야 할 것들을 인정하지 않고 그래서 문제들이 쓸데없이 커진다.-1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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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의 각오
마루야마 겐지 지음, 김난주 옮김 / 문학동네 / 1999년 5월
품절


무릇 소설가란 이름의 인종은, 학교 선생이나 중처럼 끊임없이 인간과 사회을 테마로 살고 있으면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세계에만 온 신경을 집중시킬 수 있는 홀가분함 덕분에, 즉 무절제한 사고에 브레이크를 걸 실질적인 체험이 뒷받침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 중요한 테마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나머지 전혀 실태를 모르는 구석이 있다. 특히 오랜 세월 작가생활을 하거나 자신은 태어나면서부터 예술가라고 믿는 자들 중에 많은 것 같다.-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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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무늬
오정희 지음 / 황금부엉이 / 2006년 1월
품절


내게 소설이란 정말 무엇일까. 간혹 그런 물음을 받을 때면 내게 소설이란 '보상을 바랄 수 없는 짝사랑, 지독한 연애'라고 대답하곤 했었다. 소설쓰기란 되풀이 겪어도 면역과 내성이 생기지 않는 점, 그리고 그 가슴 뜀과 온갖 갈망과 공상, 기진맥진과 지리멸렬, 이윽고 쓰디쓴 환멸에 이르기까지의 연애의 구조와 신통히도 닮아 있다. 똑같이 눈먼 열정의 소산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1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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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클래식 1 - 풍월당 주인 박종호의 음악이야기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 1
박종호 지음 / 시공사 / 2004년 6월
일시품절


로스트로포비치의 터프한 첼로의 활 시위는 마치 노련한 검객이 한을 품은 비검을 휘두르는 것 같았다. 폐부까지 진하게 들어오는 슬픔의 이미지는 나를 완전히 휘저어 놓았다. 그때까지 대편성의 화려한 관현악곡을 주로 들었던 나에게 <아르페지오네 소나타>는 실내악의 진미를 처음으로 가르쳐주었다. 그동안 실내악이라면 모두 하이든의 현악4중주곡 <종달새>나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5중주처럼 얌전하고 조용한 것뿐인 줄 알았다.

그러나 한 대의 첼로와 피아노는 어떤 오케스트라보다도 더 호소력있게 슬픔을 드러내고, 때로는 눈물을 삼키고, 때로는 통곡하는 것이었다.-1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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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영화 내 인생의 영화
박찬욱, 류승완, 추상미, 신경숙, 노희경 외 지음 / 씨네21북스 / 2005년 7월
구판절판


사랑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뜨뜻미지근했으며 사랑이 아니라고 하기엔 너무나 진지하고 안타까웠다. 강시의 나는 어른이 되어서 새로운 사랑을 하려면 저렇게 힘이 드는구나 하면서 극장을 나왔었다. 절제와 생략을 이해하기엔 내가 너무 어렸던 것일까?

... 우선 표피적이고 억지로 만들어 낸 아름다움에만 정신 팔린, 어찌 생각하면 미라는 단어를 붙이기조차 민망한 미적 기준과 가치가 팽배해 있는 요즘에는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한 여배우의 아름다움을 발견한다. 동양과 서양을 제대로 섞어 놓은 드한 오묘한 선을 가진 아누크 에캐는 단발머리를 자주 손으로 넘기며 영화 속 '여'를 잘 소화해내고 있었다. 농익었지만 결코 천박하지 않게 타오르는 불꽃을 엷은 베일에 가리고는 말이다.-1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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