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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자와 죽은 자 1
제라르 모르디야 지음, 정혜용 옮김 / 현대문학 / 2006년 10월
평점 :
절판
언뜻 보면 평범해 보이는 소설이다. 1권이 다 끝나갈 까지만 해도 평범한 부부를 중심으로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폭우 속에서 회사를 구하겠다고 발 벗고 나선 노동자들의 이야기로부터 소설은 시작된다. 회사에 그렇게 충성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으리라는 본능에서부터 출발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량해고라는 현실이 그들 앞에 닥쳐왔고 온몸으로 투쟁할 수밖에 없었다. 가난하고 힘없는 그들이 회사를 나와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기 때문이리라.
“개혁이라는 말은 고용주와 우리에게 동일한 의미를 띠는 말이 아닙니다. 경영인들, 자유주의자들, 어용 노조들에게 개혁이라는 말은 단 한 가지, 그들의 은행구좌의 돈을 불리겠다는 의미를 띨 뿐입니다! 우리에게 그것은 쫓겨나고, 용도폐기 처분의 대상이 되고, 사용 불능이라는 판정을 받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2권 289쪽)
갈수록 양극화가 심해지는 우리나라처럼 세계 곳곳에서도 비슷한 현상은 심화되고 있나 보다. 그런 의미에서 사회복지가 잘된 나라가 갈수록 부럽다. 혼자서만 행복하게 살 수 없는 게 인간 사회 아니던가.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꿈꾼다는 것은 헛된 꿈인가.
그렇게 안정된 사회에서 살고 싶다는 소망은 언제나 유효하다.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는 세상, 한 사람의 수입이 다른 사람의 삼백 배가 되지 않는 세상을 소망한다. 그래서 최소한의 생계는 위협받지 않는 세상 말이다.
마르크스의 말처럼 ‘우리는 싸워 얻을 세상 말고는 잃을 것이 하나도 없다’는 절규는 아프게 가슴을 파고들었다. ‘설령 우리가 짓밟힌다 하더라도, 언젠가 다른 사람들이 우리가 이끌게 될 투쟁을 기억할 것이고, 그건 가능하다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겁니다. 그럼 그때는 성공하게 될 겁니다!’라고 외치는 노동자의 함성은 그래서 의미있다 하겠다.
그들의 노력으로 우리는 좀더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를 앞당겨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방대한 분량 만큼 소설은 할 이야기가 많아 보였다. 갈수록 의미를 더해가는 소설이 될 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