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있을 때 TV로 소련영화들을 참 많이 봤다. 연말이면 어김없이 틀어주는 <운명의 장난 혹은 목욕 잘 하셨세요?>는 10번도 넘게 봤고... 30년 전 연속극도 연거푸 틀어준다. 예전부터 최불암이 나오는 <수사반장>이나 오리지널 <전설의 고향>을 다시 보고 싶었는데 우리나라 TV는 전혀 그럴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얼마 전에 채널은 기억나지 않는데 <TV문학관>을 어디선가 해주기는 하더라. 옛날 영화를 보면 다른 것보다 세트장이 아닌 거리나 우리나라 산하의 모습과 사람들의 모습이 신기하고 정겹고 그렇다. 어릴 적 사진들이 마치 살아서 움직이는 것 같기도 하고.  

한 이삼 주 전인가 아마도 국정TV인가에서 김희갑 나오는 <우리의 팔도강산>을 해줘서 보면서 배꼽을 잡았다. 박정희때 대국민 대북 홍보영화로 만들라고 해서 만들었을 것이 99% 확실해 보이는 영화인데 거기서 김희갑이 '4대강 사업' 어쩌구 하며 찬미하는 말을 듣고 깜딱 놀랬다. 영화개봉년도가 1972년인데... 삽질을 좋아하는 분들의 계파 확인이랄까.  

아무튼 러시아에서 공산당은 이제 군소정당 중에 하나처럼 느껴지긴 하지만 소련 시절 만들어진 영화들을 수시로 틀어주는 것만 보자면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대한 사회대중적 시각과 안배가 우리나라보다는 균형잡힌 것으로 보인다.    

 


<우리의 팔도강산> 1972년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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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있던 한겨레 정치성향 테스트 페이지가 사라져서, 블런델-고스초크 모델이란 것으로 테스트를 해보았더니 한겨례 때와 똑같이 나왔다. 재주가 없어서 테스트 결과 그림을 긁어오지 못했다. 결과는  

시장자유 -4 개인자유 0   

 

내 성향은 대략 들어맞는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놀랐던 것은 나와 제일 가까운 곳에 오세훈과 홍준표가 있어서였다. 게다가 이 사람들이 나보다 조금 더 개인자유를 옹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KBS에서 만든 정당정책 비교프로그램으로 테스트를 해보면 나는 민주노동당과 압도적으로 성향이 맞다고 나온다. 한겨레 테스트와 블런델-고스초크 모델에서 민주노동당 계열 정치인들은 아나키즘에 가깝게 배치되어 있는데, 두 테스트간에 결과의 편차가 너무 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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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 2011-09-16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네요.^^ 하지만 정확도에는 의문이. 다른 것과 달리 정치성향을 진단한다는 자체가 저는 의문이에요. '잘 모르면서'도 사람들은 다들 정치성향이 있으니까요. ^^ (다른 사람은 모르겠고, 저 같은 경우에는 제가 잘 모르고 있는 문항이 많더군요.)

이런 식의 테스트라면 오세훈 홍준표와 sati님이 비슷하다고 해도 이해가 됩니다.^^ 정책판단은 복잡한 것인데, 질문과 선택할 수 있는 답변이 너무 간단해서요. 구체적인 정책에 대한 이해도는 아마도 사람마다 천차만별로 다를 것 같은데 말이죠.

(기억이 확실친 않지만 sati님 혹시 김대호 소장 좋아하시지 않나요?) 어쨌든 정치적 의식이 높으셔서 걱정되네요. 혹시 제가 실수하더라도 좀 봐주실거죠 ^^;;


Sati 2011-09-16 11:17   좋아요 0 | URL
김대호 소장 글 좋아하는데, 요즘엔 모든 종류의 긴 글은 잘 안 읽혀지더라구요. 정치도 별로 좋아하지 않구요. 신지님 글은 참 논리적으로 투명해서 가끔 감탄하면서 읽고 있답니다.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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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톈과 레이 황의 중국사 이야기

요즘 중국을 보면 저 나라가 공산당 나라 맞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사회 경제 제도에 자본주의의 요소들를 파격적으로 도입하고도 공산당은 엄연히 존재하고 평범한 서민의 집 벽에 모택동 초상화가 걸려있는 현상은 참 묘하다. 

러시아의 초기사회주의자들은 농노를 해방시킨 짜리를 암살했다. 러시아는 혁명초기에 마지막 황제의 가족을 총살시키고 암매장했다. 마지막 황후의 언니는 산 채로 우물에 던져졌다. 새 러시아에서 마지막 황제는 성인으로 추대되었다.
베르톨루치의 <마지막 황제>라는 영화에서 청나라의 마지막 황제는 공산중국에서 끊임없는 자아비판에 시달렸지만 자신이 살던 자금성의 마당을 쓰는 직업을 국가로부터 부여받았다. 매우 상징적이다.

러시아에는 없고 중국에는 있는 것, 그것은 뭘까. 

중국 정치인들을 보면 언제나 '한 수 위'라는 생각이 든다. 정치를 잘 한다.  

 

* 원자바오의 업무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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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이 처한 상황은 참으로 황망하다. 오비이락이라고 오세훈 날아가자 곽노현 떨구기가 시작된 것부터 눈살이 찌뿌려지고 박민기 교수 변호를 맡은 법률회사가 무슨 일인가로 '유명'한 회사라는 것도 그렇고... 줘도 도덕성 운운하며 욕먹고, 안 줬어도 도리 운운하며 욕먹게 하는 시나리오가 작동하고 있다라고 밖에 볼 수 없는데. 내가 궁금한 건 저 상황에서 승자가 패자에게 '선의'를 베풀 수 있는 합법적인 통로가 과연 없느냐는 거다. 

향후 안철수 교수의 진로가 어떻게 될 지는 모르지만 나는 무소속으로 대선에 나왔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때 합법적으로 기백 억대에 달하는 선거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국민에게 신뢰를 주고 합의의 정치를 해나갈 수 있는 총명한 머리들이 힘을 합해주면 좋겠다.  

* 안철수의 '레드카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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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 2011-09-17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대호 소장 글을 sati님 서재에서 몇 번 보았는데, 저는 이 글도 좋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