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자 : 주진우의 정통시사활극
주진우 지음 / 푸른숲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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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모든 기사를 소송을 생각하고 쓴다. 기사가 나간 뒤 항의 오고 욕하는 전화가 오면, '아, 이번엔 잘 썼군. 괜찮았군.' 이렇게 생각한다. 가끔은 나를 고소한 범죄자가 자기들이 살아남으려고 기사 못 쓰게 소송하는 것이기 때문에 녹음은 아주 중요하다. '이 기사를 쓰면 고소구나'싶어 하나하나 조심하고 신경 쓰는데, 그 과정이 굉장히 괴롭다. 한번 고소 들어오면 또 몇 년씩 끌려 다녀야 하는데 자다가도 분통 터져서 저절로 눈이 다 떠진다.

(본문 63쪽)

 

사인하는 기자, 철없고 수줍은 기자, 누나들이 좋아하는 기자, 소송으로 몸값이 가장 높은 기자, 은근히 멋쟁이 기자, 그리고 정통 시사주간지 <시사인> 기자, 주 진 우.

 

동료인 고재열 기자는 말했다. 주진우의 주가가 한 창 올라갈 때 <시사인>이 주진우의 <시사인>인지 <시사인>의 주진우인지가 헷갈리게 되어버렸다고. 주기자를 찾는 팬들의 전화에 정작 주기자는 나가고 없고, 자기들은 주진우의 비서가 된 듯 친절히 전화를 받고 있다고.(웃음)

  

<주진우의 정통시사활극 주기자>(푸른숲). 뭐, <시사인> 과월호의 주기자 글을 한데모아 다시 읽는 기분이겠지 했다. 어, 그런데 그렇지가 않다. 심각한 내용들이지만 일단 '상당히' 재미있다. 술술 잘 읽힌다. 기사가 되어 나오기 전의 과정들이 말 그대로 활극 같다.

 

모든 주제는, 들어가는 말+리포트(지난기사)+이것이 팩트다(기사에서 못 다한 이야기, 취재과정)+꼼꼼한 뒷얘기(이게 또 백미다)로 구성되어 있다. 때문에 기사 전후 과정과 맥락이 쏙쏙 이해가 된다.

 

그 옛날 '독립운동'하듯 기자생활...시대가 얼마나 구차하기에

 

무엇보다 기자와 끈이 닿아있는 정보원들의 다양함이 무척 흥미롭다. 기자들은 정말 아는 사람이 많구나. 그리고 모르는 정보가 없구나. 정치권이면 정치권, 조폭 쪽이면 또 조폭 쪽, 연예계, 경제계의 수많은 사건사고 혹은 평범한 이웃들의 안타까운 사연 등등 기자의 레이더에는 안 잡히는 것이 없는 것 같다.

 

우리가 뉴스로 접하는 것은 정말 빙산의 일각이고 그 이면의 숨겨진 이야기들, 혹은 후일담들이 무지 많구나 싶었다. 그리고 경찰이 범인을 좇는 과정과 기자가 사건을 취재하는 과정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찰이 마지막 하는 일이 범인에게 수갑을 채우는 일이라면 기자는 기사를 쓴다는 게 다를 뿐. 범인 잡는 일이 보통 아니듯 기자가 비리를 파헤치는 일 또한 입술이 바짝바짝 타들어가는 일이렸다.

 

게다가 금력과 권력을 가진 자들이 기자에게 갖은 회유와 소송을 걸어오는데도 굴하지 않고 기사를 쓰는 일이 어디 보통 꼼꼼해서 될 일인가. 보통 강단으로 될 일인가.

 

김용철 변호사 사건을 하면서 배우고 느낀 게 크다. 또한 노무현 대통령 탄핵, 노건평 사건, 순복음교회 파동, 신정아 사건, BBK와 에리카 김 기사 등등. 다른 기자들이 평생 한번 겪을까 말까 한 경험을 몇 번이나 했다. 괴로웠다. 도망가고 싶을 때도 많았다. 하지만 기자로서는 축복이기도 했다. 많이 아팠다. 대신 정말 많은 걸 배웠다. 그래서 지금의 싸움이 별로 두렵지 않다. -(본문 65쪽)

 

저자가 만날 수십억 소송을 당하고 권력자에게 밉보이고 돈에 쪼들리고 등등 고통을 당할수록 우리는 그를 '고맙다, 멋있다, 속 시원하다'하면서 칭송한다. 그러나 가족의 입장에서 보면 얼마나 아플까.  

 

독립운동 한다고 생각해라. 잊어버렸다고 생각해라. 그래도 만주에서 안 오는 것보다는 낫지 않냐.

 

시대가 얼마나 구차하면 기자가 그 옛날 '독립운동'하듯 총대를 매는지. 주기자가 독립운동까지 안 해도 되게 그저 언론운동만 하게 연말에 다들 잘 찍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방송 3사가 두 달 넘게 파업을 해도 파업을 하는지 안 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태반인 현실이다.

 

아무튼, 이 책 옹골차다. 전반에 걸쳐 감성적이면서도 논리에 빈틈이 없다. '나는 항상 결정적인 카드 한 장은 뒷주머니에 넣어둔다'고 했는데 과연 그런 것 같다. 그것이 소송에서 매번 이길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하고.

 

그리고 그때 그 사건, 하면 누구나 떠올릴 수 있는 많은 굵직한 사건들이 알고 보니 다 주기자의 손에서 갈무리되어 나온 것이 아닌가?

 

김용철 변호사가 양심고백하기까지, 조성민씨가 아이들의 양육에 관한 전권을 외할머니에게 맡긴다고 결론이 나기까지(조씨의 기자회견문 주기자가 써줬다나), 그 물밑엔 주기자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뿐인가. 조정래 선생이 <허수아비 춤>을 쓸 때도 주기자를 찾았고, 류승완 감독이 <부당거래>를 찍을 때도 역시 주기자의 도움을 받았다. 여성, 약자들의 억울함 역시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함께 울어주고 분노하고 또 할 수 있으면 해결해주었다.

 

그런가 하면 벌을 받아 마땅한 나쁜 놈들에게도 기사를 내기 전 꼭 기사의 주인공인 인물들에게 전화를 한다고. 언제 기사 나가니까 알아서들 (숨길게 있으면 숨기든가...) 그런데 연락했을 때 치사하게 뇌물주고 아부하고 매달리면? '가명'으로 했던 것은 '실명'으로, 실명으로 했던 것은 '사진'까지 싣는다고 하였다. 그러다 보니 나쁜 놈들 까지 주기자를 신뢰하게 된다고~.

 

이명박의 검사들 기록할 <친이인명사전> 편찬하고파

 

이명박 정부 들어 승승장구하는 검사들에게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 경상도 사투리를 쓴다. 둘째 이명박 대통령과 친인척, 측근 비리수사를 맡아 말끔히 처리해준 경험이 있다. BBK검사는 언제나 승진의 선두주자다. 셋째 권력의 입맛에 맞춰 무리한 수사를 진행한 경험이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주변을 괴롭히기만 해도 승진은 떼 놓은 당상이다. 

 

3공화국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을 괴롭히면 출세가 보장되었듯이. 무죄가 나도 상관없다. 나는 이런 검사들의 출석부를 만드는 작업인 '친이인명사전' 편찬에 힘을 쏟고 있다. 정권이 끝나도, 전 재산을 털어서라도, 그들에게 부끄러움을 느끼도록 하고 싶다.

-(본문 42~43쪽)

 

가끔 교육방송(EBS)의 <극한직업> 편을 보다 보면 한 목숨 한 가정 풀칠하고 사는데 저렇게 몸 바쳐야 되나 싶어 짠해진다. 한편으로는 보이지 않는 곳곳에 수많은 그들이 목숨을 걸고 일을 하기에 우리가 편안히 살 수 있다 싶어 그 삶들이 그 어떤 종교보다 성직보다 숭고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리고 벌써 몇 년째 방송인데 아직도 <극한직업>의 소재가 끊어지지 않고 계속 나오나 의아하기도 했다. 그런데 주기자의 글을 읽고 나니 '여기, 극한직업 하나 더 추가요!' 제보하고 싶어진다. 더불어 <극한직업>의 그들이 그렇듯 이런 기자가 있어 눈시울이 뜨겁게, 고 맙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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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우트 : 렌탈용
엄지원 외 출연 / 엔터원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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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우트>. 꼭 봐야할 영화로 찜해둔 영화였다.

개봉당시 임창정이 이 영화를 찍고 영화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고 하였기에 보려했으나 개봉극장을 만날수 없었다.

 

그랬는데, 이즈음 채널을 돌리다 이 영화를 자주 만났다.

그러나 항상 반쯤 돌아간 지점, 아니면 끝나가는 시점이라 

다음에 처음부터 마주치게 되면

봐야지 하고 지나치곤 했다.

 

그러다 그제는 나도 모르게 끝나가기나 말기나 한번 봐 보자 하고

보게 되었다. 거의 끝나기 전 20여분을

본것이었다.

 

그런데 그 20여분에 완전 몰입이 되었다. 거의 모든 장면에서

눈물이 났다.

 

워매, 요거이 이리 슬픈 영화였누?

 

알고보니 이 영화는  5.18 민주화혁명을 다룬 <화려한 휴가>의 또다른 버전이었다.

 

임창정 , 엄지원, 박철민 다 배역을 잘 소화하였다. 세사람 모두의

마음이 완전히 내게 빙의되어 엉엉....ㅠㅠ

 

영화가 참 좋은데 왜 흥행 못했을까... 2009년은 시기적으로 이 정부가

기세등등할때라 그랬나... ㅉ

 

<건축학 개론>과 비교하자면 포스터에 문제가 있는 것 같네그랴~ ㅋㅋ

 

선동열 등판에 엉겨붙은 임창정이라니 .

그간의 임창정 출연작들처럼 코미디 영화로 보일밖에.

 

...

 

아무튼 모처럼 안구정화~~

다운로드 받아서 다시 처음부터 볼 생각을 하니

가심이 두근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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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제로 2013-03-13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카우트란 영화를 보다가 들려서 둘러 보았습니다.


임창정씨의 영화 개인적으로도 좋아하고 스카우트.. 저도 참 재미있게 봐서 글보다가 오류가 있으신것 같아서 글남깁니다.


2007년 11월에 개봉한 영화가 2008년 2월말부터 시작한 이명박정권이랑 무슨 관련이 있다고 흥행에 실패를 했다고 이야기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치면 2007년도에 개봉했던 화려한휴가도 흥행에 실패하고 이렇게 회자되지는 않았을겁니다.


영화의 흥행은 영화의 작품성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관람객들

즉 소비자들이 정하는 것입니다.


그냥 보고 가려다가 잘못알고 계신것 같아서 글남깁니다.

그럼..



폭설 2013-03-14 18:30   좋아요 0 | URL
지적 고맙습니다.^^
저는 2009년 개봉으로 알았는데 왜 그렇게 알게 되었는지
기억 할수가 없네요..ㅠ

님의 지적대로 2007년 개봉이네요. 화려한 휴가는 7월 개봉이고
스카우트는 11월 14일 개봉이었네요.

한달후가 대선이라 대선도 그냥 대선이 아니라 이명박 정권이
압도적으로 이길 대선이었기에 상영관 확보를 많이 할수 없었던
사정은 있지 않았을까요?



스카이제로 2013-03-15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못알고 계시네요.
쓰신 댓글을 보니 음모론(?)처럼 말씀하시는데요
대선과 전혀 관계없습니다.


말씀하시는 취지가 노무현 정권의 레임덕이라는 말씀같은데..
이미 노무현정권의 레임덕은 이 영화개봉 훨씬 그 이전부터 시작됩니다.
그렇게치면 화려한휴가도 흥행에 실패했어야 정상입니다.


그리고 상영관 말씀을 하셨는데..
이 영화는 코메디에서는 A급이라는 임창정이라는 배우를 기용하고 우리나라의 대표배급사인 CJ 엔터테인먼트에서 배급을 담당한 영화입니다.
그 당시에도 어느 시내중심가에 나가면 거의 다있는 cgv에 가면 볼수있었던 영화였습니다.

그럼..

폭설 2013-03-15 23:39   좋아요 0 | URL

부연설명감솨~~
오는봄 늘 충만하시길 빕니다^^
 
신의 뇌 - 신은 뇌의 창조물. 뇌과학이 밝혀내는‘믿는 뇌’의 메커니즘
라이오넬 타이거 & 마이클 맥과이어 지음, 김상우 옮김 / 와이즈북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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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은 없다.

사후세계는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들이 만들어낸 동화일 뿐이다.

사람들은 열망하지만 결국은

성취 불가능한 윤리적 질서나

생활 방식의 근거로서 신을 찾는다. 

 

<스티븐 호킹>

 

신은 과연 존재하는가? 신이 있다고 철떡 같이 믿는 사람은 수없이 많다. 반대로 신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또한 많다. 신이 있다고 믿는 사람에게 신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만큼 시간 낭비가 없고, 없다고 믿는 사람에게 있다고 강조하며 믿어보라며 정열을 쏟는 것만큼 헛수고도 없을 것이다.

 

미군이 코란을 태우는 것을 보고, 아프가니스탄 병사들이 순식간에 달려들어 코란을 꺼내려다가 사망하는 웃지 못할 사고가, 21세기에 일어났다. 도대체 신이 무엇이기에 활활 타오르는 불구덩이도 개의치 않고 뛰어들어 타고 있는 코란을 가슴에 안은 것일까.

 

인간의 지독한 충성심과 순교를 통해 존재하는 종교를 보면 우리가 종교를 위해 사는 것인지, 종교가 우리를 위해 있는 것인지 헷갈린다. 아무튼, 지구촌 인구 80%가 종교를 믿는다고 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가장 쪽수가 많은 종교는 불교(4억?), 기독교(21억), 이슬람(15억), 힌두교(9억) 등이다.

 

그러나 다만 우리가 모를 뿐, 이 지구 곳곳에는 위에 언급한 굵직한 종교들 외에 수많은 종교가 있다. 곳곳에 산재한 많은 소수민족과 원시부족들의 수만큼 종교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초록별 지구에는 얼마만큼의 서로 다른 종교가 있는 것일까.

 

인간은 왜 신을 믿는 것일까?

 

<신의 뇌>(와이즈 북) 저자들은 대략 '4200여 개'라고 말한다. 참으로 많기도 하다. 인간들은 4200개의 저마다 종교를 가지고서, 자신의 종교가 가장 으뜸이고, 가장 바른길이라고 믿는다.

 

여고 시절 도덕수업에서는 인간은 '한계상황'에서 신을 찾고, 믿게 된다고 배웠다. 그런데 <신의 뇌>의 저자인 라이오넬 타이거와 마이클 맥과이어 두 생물학자는 자신들의 학문 세계에 걸맞게 이게 다 '뇌' 덕분이라고 말한다. 말하자면 신이 뇌를 창조한 게 아니고, '인간의 뇌가 신을 창조했다'고 말한다.

 

사실 모든 생물의 삶은 뇌가 명령을 내리기에 영위된다. 뇌가 명령을 멈추면 '뇌사'다. 뇌가 사(死)하면 첨단 의료장비가 없다면 그야말로 죽은 거나 마찬가지다. 인간이 사용하는 많은 기기 또한 뇌에 해당하는 본체의 명령체계가 있어야 작동된다.

 

이렇듯 인간의 모든 행동은 뇌가 통제하는데, 이 저자들은 '신'이라는 존재 또한 인간의 뇌가 '상상'하여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그 이유는 인간의 뇌가 '편안함'을 추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종교는 인간이 가장 두려워하는 앞날에 대한 불안, 걱정이나 현재의 괴로움,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믿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종교만큼 위로를 주는 것은 없다. 종교가 제일 따뜻하고 마음의 평화와 위로를 준다.

 

뿐인가. 종교는 우리의 내세마저 꼼꼼하게 정의해준다. 저자들은 '내세는 종교의 최고 발명품' 이라 했는데, 과연 그런 것 같다. 선한 사람(혹은 믿는자)은 죽으면 천국에 가서 갖가지 영원한 복락을 누린다. 반면 악한 자는 지옥의 유황불에 던져지고 죄과에 따라 지옥의 단계도 제각각인데 성직자들은 신자들에게 마치 가 본 듯이 반복적으로 상세히 설명해준다.

 

현실의 갖은 괴로움도 다음 세상의 천국을 생각하면 훨씬 극복하기 쉽고 이승에서의 짧은 영화란 천국의 영원 복락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종교에는 이승과 저승, 천당과 지옥에 대한 '스토리'가 넘친다. 저자들은 '믿는 뇌'는 종교적 스토리를 좋아한다고 말한다. 그리하여 대부분 종교는 경전, 신, 교리, 행동규범 등의 종교적 스토리를 갖고 있다. 그 스토리는 매력적이다. 타 종교인이 보면 안타까운 점도 많지만, 당사자들은 흔들림 없이 믿는다.

 

예를 들어 이슬람교도는 순교하면 그 보상으로 많은 처녀가 천국에서 자신을 기다린다고 믿는다고 한다. 기독교의 이단들은 미래의 어느 날 자신들만 '휴거'될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으며 그날을 위해 기도하며 살고 있다.

 

"그런데 믿음은 우리가 자주 무시하는 뇌의 편견에 의해 지속 된다. 편견 때문에 뇌는 자신의 믿음에 어긋나는 생각이나 증거를 거부한다. 대부분의 기독교인은 내세가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여호와의 증인의 경우, 여호와 이외의 신이 존재할 가능성을 거부한다.

 

창조론자는 지구의 연령에 대한 지질학적 증거, 창조론의 신빙성을 떨어뜨리는 인류 조상들에 대한 명확한 증거, 4천년 이전에 존재했던 종교의식을 묘사한 암벽화, 진화론으로 추적한 종의 변화, 그리고 죽음(특히 영혼의 죽음)이 실재한다는 것을 거부한다.(여호와의 증인은 죽음을 죽음으로 보지 않고 영원한 천상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타는 과정이라고 믿는다.)"(본문 59쪽)

 

'뇌의 편견'은 모든 종교가 갖는 공통적 의식인 '종교의식', '교류', '믿음'을 통해서 지속되는 것 같다. 종교의식을 통해 신을 만나는 동안 뇌는 '샹그릴라를 경험'하고 종교적 교류는 신도들에게 좋은 '사회적 관계를 맺어' 준다. 믿음 또한 뇌를 '편안하게' 해주고 알 수 없는 것을 '알려'주고 '미래를 보여'준다.
 
이 책은 제목으로만 넘겨짚을 때는 종교적 체험이나 믿음 등에 당연 부정적인 결론에 도달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만은 않다. 대저 종교적 행위란 인간을 편안하게 하기 위한 뇌의 작용임을 학자로서 근거를 갖고 담담하고 꼼꼼하게 설명할 뿐이다.

 

"근심과 공포를 관리하기 위해 뇌가 하는 일 중 가장 중요한 한 가지는 뇌의 믿음 체계가 창조해낸 종교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런 주장을 종교에 대한 비난이나 찬성의 입장에서 제기한 것이 아님을 유념해주기 바란다. 단지 사실이 그렇다는 것이다. 이는 참으로 보편적이고 끈질기고 중요한 사실이다."(본문 277쪽)

 

그러니 믿어? 말어?

 

이 책은 종교를 과학으로 풀어내기에 흥미롭다. 두 생물학자는 전혀 흥분하지 않고 왜 종교가 '뇌의 상상물'인지 조목조목 설명한다. 인류가 왜 종교를 갈망했는지? 종교를 믿으면 뇌의 상태가 어떻게 변하는지? 종교가 섹스에 개입하여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 또는 종교가 왜 똑같은 의식을 수도 없이 반복하는지? 그리고 미움과 다툼이 없는 종교를 위하여 무엇을 해야 하는지? 등등 종교에 대해 가질 수 있는 의문들을 설득력 있게 답해준다.

 

저자들의 설명이 비신자인 내 경우는 전혀 거북하지 않았는데, 신자들이 읽으면? 글쎄 어떨지 궁금하다. 현대 과학은 수년에 걸쳐 게놈 프로젝트를 완결한 끈기가 보여주듯 끊임없는 연구로 신의 영역에 계속 도전할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배타적이지만 않는다면 종교가 기죽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뇌도 인정한 것이 아닌가. 나의 종교는 그저 지구상 4200여 개의 종교 중 하나일 뿐이라는 관용의 정신을 가진다면 종교(宗敎)는 글자 그대로 '으뜸 가르침'으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될 것이다. 우리의 뇌를 편안하게 함은 물론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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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이 아프면 부처도 아프다 - 명진스님의 사회성찰 이야기
명진 스님 지음 / 말글빛냄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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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년 같은 외모와는 달리

스님의 걸림없는 언설은

이시대 많은 이들의 체증과 아픔을 뚫어주고 위로해준다.

 

이 시대 명진 스님 같은 스님이 있어 좋다.^^

 

스님 말씀대로 이명박이 그런줄 뻔히 알면서도

우리의 욕망이 그를 찍었으니 우리 스스로도

반성을 해야 할터.

 

물질의 미망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우리의 행복도 지구의 안위도 요원할 것이다.

 

'하늘에서 황금비가 쏟아져도 인간의 욕망을 다 채울수 없다<중아함경>'해도

 유전자 전달자의 입장에서 보면 황금비가 다 무슨 소용인가.ㅎㅎ

 

'남들 따라 사는 2류인생이 다 짝퉁이다.

그러나 자기만의 길을 당당히 가면 그게 세상에 둘도 없는 명품이 되는 길이다.' 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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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 지능 - 공감의 시대를 위한 다윈의 지혜
최재천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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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교수의 이비에스 특강을 보다보면

어쩜 저렇게 감칠맛 나게 설명을 잘하는지 감탄을 자아내게 된다.

특강시간에 맞추어 제 때 볼수 없어 책 먼저 읽었는데

읽는 내내 최교수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들리는 느낌..^^ 

 

다윈은 그저 <종의 기원>이란 책을 쓰고 돌아간 과거의 사람인줄 알았는데

이번 강의를 들으니 다윈은 가도 그의 학설은 여전히

살아숨쉬고 생물학자들에게 그는 여전히 큰 산으로 자리하고 있었고나.!

 

'우리 인간이 더 이상 저 대자연속에서 살고 있지 않기 때문에 진화를 멈췄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하나의 종이 오랜 세월동안 많은 변화를 거쳐 새로운 종으로 분화하는 것'을 '대진화'라고

하는데 즉, 침팬지와 99%로 같았다가 호모사피엔스 인간으로 변모한 것은 대진화.

 

'시간에 따른 개체군의 유전자빈도의 변화, 즉, 세대를 거듭하며 개체들의 형태, 생리, 행동등의' '소진화'는 끊임없이 일어나고 멈추어 지는 것이 아니라고.

그러고 보니 그렇네.

예를들어 지금 4,5십대 골격과 청소년들의 골격은 달라도 많이 다르지 않은가.

 

막연히 원숭이가 인간이 된것으로 진화는 끝난것인줄 알았는데 그것만이 아니고

지금 이순간도 진화는 끝임없이 일어나고 있다는것에 방점을 콱!  

 

정말 이 지구에 지구만한 불덩이 운석이 날아와 지구가 산산히 부서져 없어지지

않는한 진화는 끝이없고 그 미래의 미래가 어찌될지 상상을 한다해도

그 상상또한 끝이 없을터.

 

때문에 워매, 신기하고 신기한 곳, 이런 곳에 내가 살아있다니~~!!

기적이 따로없다.

기적이긴 하지만 나의 존재란 것이 저 여름 한철 목놓아 울어대는

매미와 다름없이 오로지 유전자를 전달하고는 가차없이 버려지는 존재라니...ㅋㅋㅋ

 

매미보다 시간이 조금 더 김에 위안을 삼을까나~~ 이래도 저래도 상관없다.

거슬어 올라 저 태초의 누구인지 알수없는 그분의 유전자를 21세기벽두엔

내가 당번으로 뛰고 있다니... 애둘을 낳았으니 확실히

유전자 전달임무는 완수 했겄다.^^ 나의 아이들은 또 누구를 만나

유전자 전달 임무를 완수 할지?  

 

아무튼 유전자의 세계로 인간사를 보니 한결 마음이 비워지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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