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나좀 도와줘 - 노무현 고백 에세이
노무현 지음 / 새터 / 200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지난핸가 ‘모건 프리먼’ 주연으로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만델라 전 대통령의 전기 영화가 만들어 진다는 뉴스를 보고, 기시감을 느꼈다. 믿거나 말거나 좌우지간 나는 상상했었다. 몇 년 전 만델라 전 대통령의 자서전(두레출판사간행)을 읽으며 이 보다 더한 시나리오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여, 내 마음대로 만델라 대통령 역엔 망설임 없이 모건 프리먼을 찍었었다. 두고 보자 하면서...ㅎㅎ.


그의 어린 시절에서 보여 지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부족 전통, 흑백 분리정책에 저항하다 감옥에 잡혀간 그와 수많은 아프리카민족회의 사람들, 그곳에서 고문과 강제 노역을 당하며 27년 6개월의 감옥살이, 그 후 극적으로 대통령이 되고 세계의 지도자 반열에 오르는 것 등에서 보자면 드라마도 이런 드라마는 없을 것이다. 
 

뿐인가, 사소하게는 남의 입질에 오르내리기 좋으나 영화소재로서는 부족함이 없는, 어려울 때 감옥 밖에서 함께 투쟁해준 재혼한 아내와 헤어지고 또다시 역시 어려울 때 도와준 이웃나라 여자 대통령과 ‘삼혼’ 하는 등 노익장도 그런 노익장이 없으렸다. 현재 93세. 그가 돌아가고 난 다음 영화를 만들어도 좋겠지만 그의 살아생전 영화를 만들어 그에게 느낌을 물어봐도 나쁘지 않을 터, 암만.

아무튼, 나는 지금 이제나 저제나 만델라 전 대통령의 전기 영화 개봉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내년 여름쯤? 아니면 가을? 생각만 해도 설레어 진다.

이희호, 김대중의 삶도 만델라 못잖아

7월 2일자 (한겨레)신문 ‘왜냐면’에서 박영환 민족문제 연구소 고문은 <백범일지>를 읽고 나서 김구 선생께 매료되어 선생이 돌아가셨을 때는 ‘졸도할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고 하였다. 그 대목에 손뼉을 치며 공감한 것은 나또한 <백범일지>를 읽고 선생에게 반했기 때문이었다.

‘훌륭한 사람은 단 한권의 진솔한 기록만으로도 읽는 이의 마음을 통째로 빼앗는구나.’

잠시 옆길로 새는 감이 있으나, 단 한권의 책으로 타자를 사로잡는 사람을 한사람 더 소개하자면 그는 바로 노무현 대통령이다. 노대통령이 해양수산부 장관시절일 때 나는 <여보 나좀 도와줘>(도서출판 새터)를 읽고 이 사람은 진짜 믿어도 되겠구나 생각했었다.

내가 쉽게 경도 되는 사람인가 하면, 그렇지 않음을 증명할 말을 며칠 전에 들었다. 임 떠나고 뒤늦게 부랴부랴 <여보, 나 좀 도와줘>의 책장을 넘긴 이웃 지인이 독서 소감을 말하였던바.

‘이분은 너무 진실해서 나도 예전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그때부터 그를 좋아했을 거야. 나만이 아니라 누구든 이 책을 읽으면 이분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아. 좀 더 일찍부터 좋아하지 못한 게 한이야. 이분 친구도 너무 멋있고...’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희호 김대중. 솔직히 이 두 분. 별 ‘찌릿한’ 감정은 없이 그저 ‘현대사의 파고와 더불어 역사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이란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다만 하나, 6.15 선언이 채택 되던 해의 그 순안공항에서의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말 믿음직스럽고, 눈부시고, 존경스러웠다. 나는 그가 너무도 큰일을 해내었기에 TV앞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었다.

그러나, 그 후론 다시 역사적인 삶을 사는 사람이라 생각했을 뿐 김구선생에게서 느낀 노무현에게서 느낀 생각만 해도 심장이 ‘짠’해지는 그런 감정(?)은 없었다. 광주의 원흉을 풀어주고, 박정희 기념관을 세우자는 유화적인 자세는 못 마땅하다 못해 속에서 천불이 났다.(그러나, 얼마나 답답하셨으면 그런 제의를 하셨을까. 그가 ‘전’을 풀어주고 ‘박’을 기념하자 말하도록 무식 충만했던 우리의 죄가 더 컸다, 알고 보니.)

그랬는데.... 뒤늦게 이희호 여사의 자서전 <동행>(웅진지식하우스)을 읽고 나는, 이 부부에게 완전 홀딱 반하였다. 이희호 여사는 좋은 가문, 좋은 학벌에다 영부인 까지 하였으니 그 보다 더한 영광이 어디 있으랴 싶었는데 세상에나 영광은 잠깐이요 고난은 백조다리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때 일본의 한 언론인이 김대중은 이희호가 있었기에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고 하였다는데 정말이었다. 이희호 여사가 김대중 대통령을 위하여 그토록 헌신한줄 나는 몰랐다.

희호여사의 표정이 무덤덤하잖은가. 그리고 강인해 보이기도 하고. 때문에 고통이 크다 해도 그리 큰 줄 몰랐다. 그 많은 옥바라지와 연금생활, 망명생활 그리고 한 발만 늦었어도 바다에 수장될 뻔 했던 중앙정보부에 의한 납치사건 등 두 분은 그 험난한 길을 어찌 다 겪고 이겨냈는지....

김대중 대통령이 동물과 식물을 무척 아끼고 잘 돌봤다는 얘기와 정치인이기에 앞서 항상 책을 가까이 하며 사색하고 토론하는 ‘학자적 품성’이 몸에 밴 남자였음을 알게 된 것은 과외의 소득이었다.(나는 그냥 닥치는 대로 책을 많이 읽는 남자로만...) 
 

결론은,

이들의 얘기는 영화 한편으로는 부족하고 해마다 한편씩 찍어내도 소재는 무궁무진 할 것이다. 나찌 영화만 해마다 우려먹으란 법이 있나. 만델라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얘기도 우리현대사와 김대중의 얘기도 몇 번을 우려먹어도 국물은 여전히 진할 것이다.

나는 벌써 김대중 대통령 부부 역으로 누가 어울릴까 배우를 고르고 있다. 내 꿈이 언제 이뤄질지는 모르겠지만 미래의 언젠가는 이뤄지리라 믿는다. 기왕 이뤄 질 거면 만델라 대통령의 경우처럼 김대중 대통령 살아생전에 만들어져서 당사자에게 소감을 물어 보는 것도 의미 있을 텐데...

‘우생순’의 신화를 만들었던 핸드볼 임 감독도 영화 끝나고 자막 올라갈 때 한 말씀 하던데, 이희호 김대중도 그들의 영화 끝 그 장면에서 한 말씀 덧붙인다면 얼마나 근사할 것인가. 아마, 세계인들이 더 환영하지 않을까. 우린 만델라에게는 사심 없는 박수를 보내면서 우리안의 보석엔 너무 무심한 것 같다.

만델라 전 대통령은 국민의 정부 시절 두 번이나 우리나라를 방문하였다고 한다. 아마 두 분은 만나서 ‘당신 팔자나 내 팔자나, 우린 어찌 그리 징한 팔자를 타고 났을까. 그러나 후회는 없어.’ 하며 서로 농담을 주고받지는 않았는지.

마무리...

언젠가 들으니 일주일에 한 번씩인가 4시간씩 신장 투석을 받으신다고 하였는데..... 요즘처럼 사회적 문제 들이 연일 터질 때면 김 전 대통령의 안부가 먼저 걱정되곤 한다. 세상이 거꾸로 굴러가도 당신 몸만 챙기시고 그저 오래사시기를 빌어보는데, 워매, 낼 모래 아흔을 목전에 둔 이 늙은 오빠는 나라의 나아갈 방향을 그 누구보다 선명한 혜안으로 조언해 주시는데 그 형형한 청년 정신이라니, 정말 나이는 숫자에 불과 해. 
 

그의 조언들이 현실정치에 부디 반영되어 헝클어진 남북관계가 복원되고 나라 살림살이 또한 제 궤도에 오르길 빌어 본다.

그러니, 결론이 뭐냐고요? 결론은 두 가지. 하나. 헐리웃이 만델라 전기 영화 찍고 있으면 우리나라 감독들은 최소한 김대중 전기 영화 시나리오만이라도 쓰고 있으라. 둘. 역사에 길이 남을 멋있는 사람들은 단 한권의 책으로도 읽는 이를 ‘확’ 잡아끈다, 머 이런.(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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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자서전 동행 - 고난과 영광의 회전무대
이희호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11월
평점 :
일시품절


지난핸가 ‘모건 프리먼’ 주연으로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만델라 전 대통령의 전기 영화가 만들어 진다는 뉴스를 보고, 기시감을 느꼈다. 믿거나 말거나 좌우지간 나는 상상했었다. 몇 년 전 만델라 전 대통령의 자서전(두레출판사간행)을 읽으며 이 보다 더한 시나리오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여, 내 마음대로 만델라 대통령 역엔 망설임 없이 모건 프리먼을 찍었었다. 두고 보자 하면서...ㅎㅎ.


그의 어린 시절에서 보여 지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부족 전통, 흑백 분리정책에 저항하다 감옥에 잡혀간 그와 수많은 아프리카민족회의 사람들, 그곳에서 고문과 강제 노역을 당하며 27년 6개월의 감옥살이, 그 후 극적으로 대통령이 되고 세계의 지도자 반열에 오르는 것 등에서 보자면 드라마도 이런 드라마는 없을 것이다. 
 

뿐인가, 사소하게는 남의 입질에 오르내리기 좋으나 영화소재로서는 부족함이 없는, 어려울 때 감옥 밖에서 함께 투쟁해준 재혼한 아내와 헤어지고 또다시 역시 어려울 때 도와준 이웃나라 여자 대통령과 ‘삼혼’ 하는 등 노익장도 그런 노익장이 없으렸다. 현재 93세. 그가 돌아가고 난 다음 영화를 만들어도 좋겠지만 그의 살아생전 영화를 만들어 그에게 느낌을 물어봐도 나쁘지 않을 터, 암만.

아무튼, 나는 지금 이제나 저제나 만델라 전 대통령의 전기 영화 개봉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내년 여름쯤? 아니면 가을? 생각만 해도 설레어 진다.

이희호, 김대중의 삶도 만델라 못잖아

7월 2일자 (한겨레)신문 ‘왜냐면’에서 박영환 민족문제 연구소 고문은 <백범일지>를 읽고 나서 김구 선생께 매료되어 선생이 돌아가셨을 때는 ‘졸도할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고 하였다. 그 대목에 손뼉을 치며 공감한 것은 나또한 <백범일지>를 읽고 선생에게 반했기 때문이었다.

‘훌륭한 사람은 단 한권의 진솔한 기록만으로도 읽는 이의 마음을 통째로 빼앗는구나.’

잠시 옆길로 새는 감이 있으나, 단 한권의 책으로 타자를 사로잡는 사람을 한사람 더 소개하자면 그는 바로 노무현 대통령이다. 노대통령이 해양수산부 장관시절일 때 나는 <여보 나좀 도와줘>(도서출판 새터)를 읽고 이 사람은 진짜 믿어도 되겠구나 생각했었다.

내가 쉽게 경도 되는 사람인가 하면, 그렇지 않음을 증명할 말을 며칠 전에 들었다. 임 떠나고 뒤늦게 부랴부랴 <여보, 나 좀 도와줘>의 책장을 넘긴 이웃 지인이 독서 소감을 말하였던바.

‘이분은 너무 진실해서 나도 예전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그때부터 그를 좋아했을 거야. 나만이 아니라 누구든 이 책을 읽으면 이분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아. 좀 더 일찍부터 좋아하지 못한 게 한이야. 이분 친구도 너무 멋있고...’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희호 김대중. 솔직히 이 두 분. 별 ‘찌릿한’ 감정은 없이 그저 ‘현대사의 파고와 더불어 역사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이란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다만 하나, 6.15 선언이 채택 되던 해의 그 순안공항에서의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말 믿음직스럽고, 눈부시고, 존경스러웠다. 나는 그가 너무도 큰일을 해내었기에 TV앞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었다.

그러나, 그 후론 다시 역사적인 삶을 사는 사람이라 생각했을 뿐 김구선생에게서 느낀 노무현에게서 느낀 생각만 해도 심장이 ‘짠’해지는 그런 감정(?)은 없었다. 광주의 원흉을 풀어주고, 박정희 기념관을 세우자는 유화적인 자세는 못 마땅하다 못해 속에서 천불이 났다.(그러나, 얼마나 답답하셨으면 그런 제의를 하셨을까. 그가 ‘전’을 풀어주고 ‘박’을 기념하자 말하도록 무식 충만했던 우리의 죄가 더 컸다, 알고 보니.)

그랬는데.... 뒤늦게 이희호 여사의 자서전 <동행>(웅진지식하우스)을 읽고 나는, 이 부부에게 완전 홀딱 반하였다. 이희호 여사는 좋은 가문, 좋은 학벌에다 영부인 까지 하였으니 그 보다 더한 영광이 어디 있으랴 싶었는데 세상에나 영광은 잠깐이요 고난은 백조다리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때 일본의 한 언론인이 김대중은 이희호가 있었기에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고 하였다는데 정말이었다. 이희호 여사가 김대중 대통령을 위하여 그토록 헌신한줄 나는 몰랐다.

희호여사의 표정이 무덤덤하잖은가. 그리고 강인해 보이기도 하고. 때문에 고통이 크다 해도 그리 큰 줄 몰랐다. 그 많은 옥바라지와 연금생활, 망명생활 그리고 한 발만 늦었어도 바다에 수장될 뻔 했던 중앙정보부에 의한 납치사건 등 두 분은 그 험난한 길을 어찌 다 겪고 이겨냈는지....

김대중 대통령이 동물과 식물을 무척 아끼고 잘 돌봤다는 얘기와 정치인이기에 앞서 항상 책을 가까이 하며 사색하고 토론하는 ‘학자적 품성’이 몸에 밴 남자였음을 알게 된 것은 과외의 소득이었다.(나는 그냥 닥치는 대로 책을 많이 읽는 남자로만...) 
 

결론은,

이들의 얘기는 영화 한편으로는 부족하고 해마다 한편씩 찍어내도 소재는 무궁무진 할 것이다. 나찌 영화만 해마다 우려먹으란 법이 있나. 만델라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얘기도 우리현대사와 김대중의 얘기도 몇 번을 우려먹어도 국물은 여전히 진할 것이다.

나는 벌써 김대중 대통령 부부 역으로 누가 어울릴까 배우를 고르고 있다. 내 꿈이 언제 이뤄질지는 모르겠지만 미래의 언젠가는 이뤄지리라 믿는다. 기왕 이뤄 질 거면 만델라 대통령의 경우처럼 김대중 대통령 살아생전에 만들어져서 당사자에게 소감을 물어 보는 것도 의미 있을 텐데...

‘우생순’의 신화를 만들었던 핸드볼 임 감독도 영화 끝나고 자막 올라갈 때 한 말씀 하던데, 이희호 김대중도 그들의 영화 끝 그 장면에서 한 말씀 덧붙인다면 얼마나 근사할 것인가. 아마, 세계인들이 더 환영하지 않을까. 우린 만델라에게는 사심 없는 박수를 보내면서 우리안의 보석엔 너무 무심한 것 같다.

만델라 전 대통령은 국민의 정부 시절 두 번이나 우리나라를 방문하였다고 한다. 아마 두 분은 만나서 ‘당신 팔자나 내 팔자나, 우린 어찌 그리 징한 팔자를 타고 났을까. 그러나 후회는 없어.’ 하며 서로 농담을 주고받지는 않았는지.

마무리...

언젠가 들으니 일주일에 한 번씩인가 4시간씩 신장 투석을 받으신다고 하였는데..... 요즘처럼 사회적 문제 들이 연일 터질 때면 김 전 대통령의 안부가 먼저 걱정되곤 한다. 세상이 거꾸로 굴러가도 당신 몸만 챙기시고 그저 오래사시기를 빌어보는데, 워매, 낼 모래 아흔을 목전에 둔 이 늙은 오빠는 나라의 나아갈 방향을 그 누구보다 선명한 혜안으로 조언해 주시는데 그 형형한 청년 정신이라니, 정말 나이는 숫자에 불과 해. 
 

그의 조언들이 현실정치에 부디 반영되어 헝클어진 남북관계가 복원되고 나라 살림살이 또한 제 궤도에 오르길 빌어 본다.

그러니, 결론이 뭐냐고요? 결론은 두 가지. 하나. 헐리웃이 만델라 전기 영화 찍고 있으면 우리나라 감독들은 최소한 김대중 전기 영화 시나리오만이라도 쓰고 있으라. 둘. 역사에 길이 남을 멋있는 사람들은 단 한권의 책으로도 읽는 이를 ‘확’ 잡아끈다, 머 이런.(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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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사랑이었네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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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보니 난생 처음은 아니었네. 스무살 언저리 '작가와의 만남'이란 행사에서 

한수산씨의 사인을 받은적이 있다. 

그때는 여학생 대여섯 정도가 사인을 받았는데 유려하고 멋진  

사인이었다.  

오오! 사인은 저렇게 일필휘지로 하는 거구나 하며  사인 할 일은 없어도 나도 나만의 사인 필체를 하나  만들어야쥐 하며 골몰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별 감동은 없었다. 저자는 자기 이름을 써 주었고 나는 받았다. 그것이 끝이었다. 

때문에,

한 비야씨의 사인회도 당연히 그럴거라 생각했다. 

더구나 이분의 사인회는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들 것이니 어쩌면 더 빠르게 쓱쓱, 쓱쓱 해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잉? 그랬는데 그게 아니었다.  

'와아! 어느 한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가 된 사람은 사인도 그냥 막하지 않는구나. ' 

과년한 조카둘과 조카의 남친, 그리고 나와 둘째 총 다섯이 한비야씨의 사인회가 

시작되길 1시간 전부터 줄서서 기다렸다. 사인회가 시작되고 나서도 

1시간 지나서야 우리들 차례가 되었다.  

우리들 앞에 사람이 그리 많았던 것은 아니기에 왜 그리 오래 걸리나 했는데 

막상 그이 앞에 서고 보니  

 

시간이 걸린 이유가 있었다. 

 

즉, 한사람 한사람에게 소소하지만 각기다른 얘기로 대화를 풀어나갔다. 

한명의 조카와 그 남친에게는 '어머, 오늘 커플 너무 많네...사귄지는 얼마나...'하면서 

예의 그 빠른 톤으로 묻고 대답듣고 저절로 상대방을 무장해제 시켰다. 

 

또 다른 조카에게는 갸가 은행원 복장처럼 단정한 모냥새를 취해서  

그랬는지 '대구는 교육의 도시....'어쩌고 하면서 대화를 풀어나갔다. 

 

그리고 나, 나에겐 무슨 말을 할까? 두둥!! 

어머나 세상에, 호호! 내가 비야언니에게 들은 말은 '예쁘다'였다. 

둘째의 이름을 부르면서 

"ㅇㅇ아, 엄마따라 와서 기다리느라 힘들었지?"  그러더니 내 얼굴을 한번 쓰윽  

보더니 다시, 

"ㅇㅇ아, 너네 엄마 참 예쁘네~~" 

 

흐미, 사실 예쁘기로 말하자면 앞의 앞의 사인을 받은 조카가 이리보면  

심은하 저리보면 손예진이었는데 그앨 놔두고 날더러 예쁘다니 엉?

 

사인 당시에는 그말이 별 감흥이 없었고 금방 듣고 잊었다. 그런데 그날밤 집에 와서  

잠들무렵 갑자기 그말이 생각나며 억수로 기분이 좋아졌다. 

'엉?'의 뜨악한 느낌은 '크흐흐흐~~~'주체할수 없는 기쁨으로 바뀌었고 

나는 같이 사인회에 간 심은하 조카와 한비야씨를 좋아하는 친구에게 문자를 보냈다. 

' 아, 글씨. 비야언냐가 날보고 예쁘다고 하지 않았겠니? 크흐흐흐~~~' 

 

뭐, 객관적으로  내가 예쁘지는 않지. 요점은 그렇게 말해준 한비야씨의  

말이 너무 예쁜 것이었던, 것이었다.

해서 느꼈다. 한 분야에서 이름날리는 사람들은 사람을 대하는 태도부터 다르구나. 

기껏 1분밖에 안 됐을 그 시간에 사람의 자존감을 이러코롬 세워주다니... ^^ 

 

책은, 거의가 공감했고 다만 신앙적인 면은 내가 체험하지 못한 부분이라 

그렇구나 이해하는 정도.  

타종교에 대해서도 관용을 가지자는 그이의 조심스럽고도 사려깊은 호소를 

개신교인들이 얼마나 새겨들을지.... 

 

아무튼, 쭉쭉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그녀가 무지 멋지다. 

그리고 어려운 말로가 아닌 쉬운말로 당장 실천 가능한 삶의 양식에 대한 

정보를 제공에 주는 그이가 고맙다. 

정말 한비야씨가 없었으면 이 대한민국이 월매나 삭막했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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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불제 민주주의 - 유시민의 헌법 에세이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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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불제 민주주의, 공감했다. 예전의 유시민도 좋았지만 후불제 민주주의를 쓴 

지금의 유시민이 예전보다 한껏 더 성숙해 보이고 보기에 좋았다, 나는. 

 

복지부 장관 할때 우째, 찌라시들이 별 지롤을 안하는게 이상타 했는데  

 그 찌라시들 똥 막대기에 더렵혀질까 항시 조심했구마이. ^^ 

 

진보(혹은 민노) 쪽에선 항시 딴나라와 민주(난 지금의 민주에는 공감안가고 옛 열린우리에 대한 아쉬움이 있음)사이엔 실개천이 흐르고 민주와 민노진보사이엔 한강이 흐른다며 

자기네들의 (도덕적)우월성을 주창한다지만  

이명박 정부 일년이 딴나라와 민주사이에 실개천이 아닌 한강이 흐름을 증명해 주는 것이  

아닐까.  

딴나라와 민주사이에 실개천이 흐를 것이면 별 차이 없으니 아끼히로상은 참여정부를 

그대로 계승해야 되는게 아닌가 말이시. 

그런데 그게 아니지 않은가. 180도 바꾸고 있지 않나. 그러니 딴나라와 지난 참여정부가 

벨 차이 없다는 논리는 사장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지... 

물론  노동자에 박한 지난 정부의 행태가 가심 아프긴 하지만 하루아침에  

복지노동으로 가기에는 우리모두의 인식과 환경이 부족한 것은 아니었는지..

 

(꼭 요러니 유빠 같은데, 난 태생적으로 한 늠자를 좋아할수 음써. 유시민을 좋아하면서 

동시에 기갑행님 잘 되길 빌고 내년인지 언젠지 노회찬 심상정 둘중 한사람  

꼭 서울시장 따내길 빌고 있음) 

  

근디 , 문장이 아름답고 우려하고 그렇지는 않았음. 좀 딱딱하니 미사여구 없이 

담담하게 지난 5년을 반추했음.....하긴 유려했으면 미화시켰다고 난리칠테니 어쩔수 

없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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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서 우리말로 철학하기 살림지식총서 24
이기상 지음 / 살림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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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이책에 대한 느낌을 길게 썼다가 막판에 둘째가 '톡' 건드리는 바람에 

영 허무 하게 되버렸다. 해서 의욕상실의 연장 선상에서 간단히...ㅠㅠ)  

 

1. 나이 드니 철학이 좋다.(평균수명에 비추면 겨우 반 살았지만..)

2. 이기상 선생님 카톨릭 신부에서 하이데거에 반해 철학자가 되었다는게 넘 매력있으셔~~~ 

3. 우리말로 철학하기라는 주체성이 너무좋다. 

4. 물론 서양철학자의 읊조림도 경청해야 하겠지만 우리정신에는 

서양 철학이라는 옷이 맞으면 몰라도 맞지도 않을 경우는 우겨입히지 말자. 

 

5. <존재와 시간>도 샀다. 

6. 이 책 값 봐라. 3000원도 안된다.  

7. 뜬금없이 요새는 공자님의 '아침에 도를 얻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는 말까정 와 닿는다. 

8. 이기상 교수의 글을 읽으면 글씨, 공자님이 말하는 도를 아침에는 못 얻어도 

죽기전에는 얻지 않을까. ㅋㅋ.. 

9. '인문학 열전' 에서 김갑수씨와 대담하시는걸 봤는데 철학이 너모깊어  

학의 날개와도 같은 고고한 인품이 자체 발광~~~ 이런 교수님 많아야 대학이 맑아지고  

지성의 전당이 되지 않을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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