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철학이 서구 사상사의 근간을 이루고, 신화가 서구 문화에 끊임없는 상상력을 제공하듯이, 그리스 미술 또한 이후 2500여 년에 이르는 서양미술의 역사에 중요한 전례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그러한 수많은 예를 서양의 건축이나 조각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파르테논 신전으로 대표되는 그리스 신전은 열주 위에 가로의 보와 삼각형의 박공을 얹는 형태였습니다(도1). 이러한 신전 건축양식은 시대에 따라 건축의 기능이 끊임없이 변해왔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식 고층빌딩이 세워지기 이전까지 무수한 변화를 겪으며 지속되었습니다. 팔라디오가 지은 비센차의 16세기의 별장(도2)이나 18세기 유럽의 왕궁, 그리고 워싱턴의 백악관(도3)과 같은 19세기 미국의 공공건물에 이르기까지 열주와 삼각형의 팀파늄은 서양건축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였읍니다. 이러한 신전건축 양식은 근대기에 우리나라에도 전해져 덕수궁의 석조전과 같은 건물들이 세워집니다(도4).

 

도1 익티누스 설계 <파르테논 신전 >
기원전 448-432년, 동쪽, 대리석, 아테네
 
 
 
도2 팔라디오 <빌라 카프라 로톤다 >
1567년 시작, 비센차, 이탈리아
 
 
도3 백악관, 1800년 건축 후 소실
1814년 재건축, 미국 워싱턴 D.C
 
 
도4 덕수궁 석조전, 서울
 
 
 
 
 

인체 조각방식 또한 르네상스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언제나 재 탐구의 원형이 되었습니다. 르네상스 시대의 미켈란젤로는 2000여 년 전의 그리스 작품 <창들고 가는 사람>에서 인체의 비례와 구조를 빌려옴으로써 르네상스 인체조각의 완벽함을 구현하고, 19세기의 카노바는 이를 다시 반복함으로써 신고전주의 조각을 이루었습니다(도5, 6, 7).

도5 폴리클레이토스
<창들고 가는 사람>
기원전 450년 경, 로마시대 모작
나폴리 국립 박물관
 
도6 미켈란제로 <다윗>
1504년, 대리석, 높이 434cm
피렌체 아카데미 미술관
 
 
도7 카노바, <나폴레옹 상>
1809년, 청동, 325*125cm
 
 
 
 
 
 

그리스인이 이룩한 이상적인 사실주의는 인류가 역사를 통해 만들어낸 가장 완성된 아름다움이라 칭송 받아왔습니다. 그러나 아름다움이나 취향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며, 각 시대와 지역의 여건에서 형성된다는 점에서 본다면 고전적 아름다움 또한 기원전 5세기의 그리스 사회와의 관련 속에서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이러한 대상물을 박물관이나 관광지에서 미술품으로 만나게 됩니다. 그러나 그리스 당시 대상들은 미술품이기 이전에 사회에서 구체적인 기능을 지닌 건물이며 조각이었습니다. 파르테논 신전의 원래 모습을 상상하여 그려놓은 아래 드로잉은 공공건물로서의 신전의 성격을 잘 보여줍니다(도8). 그리스 시대에 신전은 시민들이 모여 전쟁에서의 승리와 사회적 평안을 염원하던 장소였습니다. 또한 신전이나 광장에 장엄하게 세워졌던 조각상들은 그리스 사회의 갈등과 혼란을 해결하고자 신에게 올리는 봉헌물이었으며, 또한 통치자들의 정치이념을 전달하던 공공조각이었던 것입니다.

 

도8 파르테논 신전 상상도
 
 
 
 
 
 

대영 박물관에 있는 <헤라클레스>(도9)는 감상이 편리하도록 관람자의 눈 높이에 전시되어있습니다. 그러나 오른쪽 그림에서 보다시피 이 조각은 원래 신전의 높은 팀파늄에 놓인 건축 장식의 한 부분이었습니다(도10). 헤라클레스 상이 박물관에 놓여 있을 때 관람자들은 이 조각상의 인체의 표현, 비례, 양감과 같은 조형적인 요소를 보게됩니다. 그러나 원래의 위치에 놓여지면 미술품으로서의 가치보다 이야기를 전달하는 기능이 더욱 중요해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도9 박물관에 놓인 헤라클레스
 
 
 
도10 파르테논신전 동쪽 페디먼트
기원전 438-432년경, 대리석
 
 

이러한 위치변화는 고대유물에 대해 관심이 높았던 18-19세기, 유럽인들의 유물수집에 의해서 이루어졌습니다. 19세기의 그림을 보면 파르테논 신전의 신상들 중 하나였던 헤라클레스 상이 원래의 자리에서 분리되어 귀족들에게 완상품처럼 감상되고 있는 모습을 잘 볼 수 있습니다(도11). 그러므로 과거의 미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미술품 한 점을 독립시키기보다 되도록 원래의 장소, 기능과 연관짓는 노력을 해야할 것입니다.

 
 

 

도11 아커발드 아처, <엘진 룸 >
1819년, 런던 영국 미술관
 
 
 

고대의 신전과 신상을 제작한 미술가들은 오늘날의 작가와는 달리 '장이'에 지나지 않았지만 파르테논을 설계한 건축가 익티누스나 조각 총감독이었던 피디아스와 같은 뛰어난 기술자들은 당시 최고의 정치 지도자 페리클레스와 대면하는 등 사회적 대우를 받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스 미술의 활발한 전개는 바로 이들의 경쟁적인 노력의 결실이었습니다. 기하학적인 그림의 도자기가 유통될 때 아테네 도공들은 신화의 한 장면을 실감나게 묘사함으로써 사실적인 이야기 그림의 길을 열었고, 조각가는 경직된 자세의 정면 포즈에서 벗어나 움직이는 듯한 자연스러움에 해부학적인 사실성을 구사하였습니다. 이러한 활발한 기법의 발달은 시대의 요구에 따라 변하여서 격동적인 시대인 그리스 말기엔 더욱 격렬한 미감을 표현한 조각들을 생산하게 됩니다. 미술사에서는 이러한 조형형식상의 변화를 양식의 흐름이라 부릅니다.

그리스 미술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이 시대를 구분하고 있습니다.

기하학적인 시기 Geometric period 기원전 900-700
아르카익 시기 Archaic period 기원전 620-480
고전기 Classical period 기원전 480-323
헬레니즘 시기 Hellenistic period 기원전 323-146
후기 헬레니즘 시기 Late-Hellenistic period 기원전 146-30

 

자료 출처는 서양미술사 1 페이퍼에 나와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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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rysky 2004-09-25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다님, 서양미술사 6번 페이퍼, 똑같은 게 3개나 올라왔어요. ^^
아래 2개는 지워주셔요~

panda78 2004-09-25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어? 오류났나보네요. 네이- 지우러 갑니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