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크는 남자다잉 2

 

 




 

도식 1

도식 2






도식 1'에서 원은 코르셋'이다. 남성은 여성을 사적 영역인 원내(圓)에 가두기 위해 억압 장치를 발동한다. 여성이 사적 영역인 통 안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자신의 몸과 태도를 최대한 " 작고 / 좁게 / 수축 " 시켜야 한다. 그래서 여성은 남성에 비해 다소곳해야 한다. 당당한 어깨보다는 고개 숙인 어깨를, 양반다리보다는 다리를 모은 자세를, 가슴을 활짝 펼치는 대신 가려야 한다. 그리고 말할 때는 소곤거려야 한다. 여성은 사회로부터 자신의 몸을 축소하고 수축하는 태도를 교정받는다. 44사이즈 옷은 그 교정의 결과'이다. 한국 여성은 몸에 맞는 옷을 입는 것이 아니라 옷에 맞는 몸을 만들기 위해 다이어트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사적 영역인 원내에 진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원내에 집입하지 못한 채 공적 영역인 원외(圓)에 머무르는 순간, 사적 존재는 공적 존재에 의해 공격 대상이 된다(원내에 진입할 수 없는 여성은 남성으로부터 메퇘지라거나 쿵쾅이'라는 지적을 받아야 한다). 여기서 전자는 여성이고 후자는 남성이다. 한자 私  : 사사로울 사 ' 가 여성의 음부를 지시하는 단어'라는 점과 公 : 공정할 공' 이 2인칭 남성과 3인칭 남성을 높여 부르는 말이라는 점이 그 단서이다. 한자 公은 어디까지나 남성에 한해서 공정할 뿐이다. 남성 중심 사회가 여성을 작고 좁게 만들어서 통 안에 가두려고 한다면

남성에게는 그 반대의 운동성(확장성, 팽창성, 외향성)을 요구한다. 코르셋은 여성에게만 존재하는 쫄쫄이 코르셋이 아니다. 동그라미 쫄쫄이 코르셋은 남성에게도 존재한다. 남자는 목소리가 커야 하고, 가슴과 어깨를 활짝 펼치라고 교육한다. 그렇치 않으면 쩨쩨한 남자라는 비난을 받는다. 남성이 작고 좁게 그리고 몸을 무해하게 만드는 순간 또래로부터 왕따를 당하기 일쑤다. 70년대 외화 드라마 << 헐크 >> 에서 브루스 배너 박사는 헐크로 변하기 전에는 작고 좁고 무해한 존재'다. 그는 매 회'마다 남성들에게 두들겨 맞는다. 그 이유는 그가 여성화된 사적 영역에 머무르기 때문이다. 다음은 2016년에 쓴 글이다.

이 글의 제목은 < 헐크는 남자다 > 오리지날'이다.


 


헐크는 남자다



 


                                                                                                     헐크는 남자다.  당연하지 !               그럴 수밖에 없다. 이음매 없는 매끈한 몸매를 자랑하는 브루스 배너 박사에서 우락부락한 헐크로 변신하는 과정은 영락없이 남근이 발기되는 과정처럼 보인다.          

 

피가 쏠리고 핏줄이 솟은 브루스 배너의 새빨간 얼굴은,  아...... 민망하여라. 부끄럽구요.           귀두를 닮았다.  즉, 헐크는 발기한 남근 캐릭터인 셈이다.  그래서 우리는 헐크를 여성으로 설정하는 것 자체를 상상해 본 적이 없다.  하지만 << 헐크 >> 라는 캐릭터가 대중에게 큰 인기를 얻자,   돈 냄새를 맡은 할리우드 제작자들이 " 여자 헐크 " 를 영화화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영화 << 트랜스포머 >> 에서 야리꾸리한 눈빛을 연기한 매간 폭스가 마블 코믹스 원작인 << 쉬-헐크(She-Hulk) >> 에서 주인공인 제니퍼 월터스 역을 맡게 된 것이다.  그 당시 영화 관계자 말을 들어보면 몸이 팽창하는 남자 헐크와는 달리 야성적인 모습보다는 섹시한 모습을 강조한 여자 헐크가 될 것이라고 했는데,

아직까지 이렇다 할 제작 소식이 들리지 않은 것을 보면 << 쉬-헐크 >> 영화화는 무산된 모양이다.  내가 이러려고 애타게 << 쉬-헐크 >> 영화화를 기다렸나 라는 자괴감이 든다는 말은 거짓말이고,  이 기사를 읽고 나서 흥미롭게 생각한 지점은 남자 헐크와 여자 헐크에 접근하는 인식의 차이'이다. 왜 제작진은 여자 헐크가 팽창하는 이미지를 포기한 것일까 ?  헐크에서 진정한 볼거리는 " 4월의 목련처럼 웅크렸던 꽃송이가 5월이 되면 육덕지게 터지는, 만개한 몸 "  인데 말이다. 생각만 해도.......  부끄럽구요.         이 글은 몸의 팽창과 축소에 대한 생각이다.  비단, 남자 헐크 캐릭터가 아니더라도 남성은 < 팽창 - 이미지 > 로 소비되고 여성은 < 축소 - 이미지 > 로 소비된다.

 

(똑바로) 처신하라, (당당하게) 말하라, (가슴을) 펴라, (어깨를) 벌려라, (고개를) 들어라, (힘차게) 걸어라 따위는 주로 남성에게 요구하는 이미지'이다.  이 주문들은 대부분 " 팽창하는 이미지 " 와 관련이 있다. 이 사회적 요구에 세뇌당한 남성들은 이러한 의태가 " 남성다움 " 을 강조한다고 믿는다. 좋은 예가 쩍벌남이다.  오죽했으면 발을 모으라고 지하철 바닥에 타원 두 개가 겹쳐져 하트 모양과 비슷한 모양인 스티커를 부착했을까.  지하철 에티켓을 말할 때 < 쩍벌남 > 과  함께 짝을 이루는 단어가 < 다꼬녀 : 다리 꼬는 여자 > 이다.  다꼬녀는 다리를 다소곳하게 오므리는 태도가 과잉의 형태로 나타는 결과이다.  둘 다 지하철 에티켓에서 벗어나는 태도이기는 하나 쩍벌남과 다꼬녀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전자가 팽창하는 이미지라면 후자는 축소 지향적이다. 왜 남자는 다리를 벌리는 쪽으로 진화했고 여자는 다리를 모으는 쪽으로 진화한 것일까 ?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매우 간단하다. 남성 중심 사회가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부끄럽구요.             가부장 사회에서 강요된 여성의 몸에 반기를 든 페미니스트 샌드라 리 바트키는 여자들은 스스로를 작고 좁게, 그리고 무해하게 만들려고 노력한다고 지적했다. " 훈육적 관행들은 훈련되고 종속된 몸. 즉 열등한 지위가 새겨진 몸을 만들어낸다. 여자의 얼굴은 화장되어야, 말하자면 변경되어야 하는 것이다. 여자의 몸도 마찬가지다.

화장의 기술은 변장의 기술인데, 이는 여자의 얼굴이 결함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여성성이라는 훈육 기획은 일종의 짜고 하는 게임이다. 그것은 근본적이고 광범위한 몸의 변형을 요구하기 때문에 거기에 빠져든 모든 여자는 사실상 어느 정도 실패할 운명에 처한다. " 뛰어난 통찰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까 여자는 태어날 때부터 어느 정도 실패할, 한국 사회라면 더더욱,  실패할 수밖에 없는 운명인 것이다. 여자 헐크가 우락부락한 육체 대신 섹시한 모습을 강조하려 했던 의도이기도 하다. 여성 옷 44사이즈에 대한 욕망도 강요된 훈육의 결과라 할 수 있다.

몸에 맞는 옷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옷에 맞는 몸을 만드는 것이다. 이 계획은 거지반 실패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성인 여성이라면 44사이즈는 작은 옷이다. 그런 점에서 44 사이즈는 현대판 코르셋이요, 중국 전족인 셈이다.


2016. 11. 17.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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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9-03-20 19: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느 책에선가 왜 헐크 바지는
찢어지지 않나 하는 글을 보았던
게 문득 떠오릅니다.

마블 헐크는 쫌...
예전에 드라마에 나오던 헐크가
훨씬 더 인간적이더라는.

곰곰생각하는발 2019-03-20 22:20   좋아요 1 | URL
마블 헐크는.... 전 정말 재미 없더라고요..
역시 아주 옛날 티븨에서 하던 그,, 왜 삐쩍 마른 남자가 주인공인..
그 영화가 재미있었죠. 어린 나이에 그 뒷모습이 어찌나 안타까웠는지..ㅎㅎ
 

 

 


 




헐크는 남자다



 

                                                                                                    여자는 여자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여자만들어지는 것'이다. 명저 << 제 2의 성 >> 에서 시몬느 드 보봐르가 한 말이다. 여기서 억압의 주체는 기득권 / 주류 / 아버지 / 결혼한 남성'이다. 그들은 은밀한 방식으로 여자를 작고 좁게, 그리고 무해하게 만들도록 교육한다. 

코르셋은 여자의 몸을 작고 좁게 만드는 억압 장치로 " 44 / 死死 사이즈 옷 " 은 현대판 코르셋'이자 전족'이다.  그것은 여성 스스로 44 / 死死 사이즈 옷을 욕망한다기보다는 남성 주류 사회가 여자 스스로 작고 좁게, 그리고 무해하게 만들도록 교육(/ 세뇌)시킨 결과이다.  만약에 여자가 남성의 요구를 거부하고 크고 넓게, 그리고 남성에 대항하여 강한 힘을 과시하려고 하면 집중적으로 공격을 받는다. 그들은 이들을 싸잡에 멧돼지' 라고 공격한다. 몸이 팽창하는 여성은 남성에게는 적이다. 그렇기에 헐크는 여성일 수가 없는 것이다(킹콩과 헐크, 모두 다 수컷이라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여자가 " 축소 지향적 교육 " 을 받는다면 남자는 " 확대 지향적 교육 " 을 강요받는다. 전자는 수축 이미지이고 후자는 팽창 이미지이다. 그러니까 여자는 내부를 향하고(내향적-) 남자는 외부를 향한다(외향적-). 여자는 앉을 때 다리를 오므리라고 가르치지만 남자에게는 그것을 애써 강요하지 않는다. 또한 여자는 가슴을 가려야 하지만 남자의 가슴은 당당하게 펼칠 때 멋있다고 가르친다. 반대로 남자는 웅크리거나 고개를 숙이거나 다소곳한 태도는 남자답지 못한 모양새로 비춰진다. 이것이 바로 성별에 따라서 여자는 축소 지향적 교육을 받고 남자는 확대 지향적 교육을 받은 결과이다. 교육이라기보다는 세뇌에 가깝다.

세뇌의 흔적은 언어 곳곳에서 발견하게 된다. " 내외(內外) " 라는 단어는 內 가 여성을 지시하고 外가 남성을 지시한다. 그리고 內와 外의 경계는 곧 私와 公의 경계'이다.

 

 

한자 私 는 ( 사 : 사사롭다 ) 의 본자'이다. 厶 는 팔꿈치를 구부려 물건을 자기 쪽으로 감싸는 형국으로 사사롭다는 의미'이다.  쉽게 말해서 " 팔은 안쪽으로 구부려진다잉~ " 이라는 속담과 일맥상통하는 한자'이다. 그런데 이 한자를 해체하다 보면 갓 쓴 아버지의 편협하고 쩨쩨한 갬성에 실소를 금치 못하게 된다.  한자 私 는 사사롭다는 뜻과 함께 오줌, 간통, 혼자, 여성 성기라는 뜻도 포함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하면 " 사생아 " 라는 단어는 여성 성기를 가진 이가 임신을 하여 혼자 낳은 오줌 냄새 나는 아이'라는 속내를 품고 있다. 이 얼마나 꼼꼼하고 치밀한 갬성인가.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인데 이 모든 잘못을 여자 몫으로 돌리려는 사생아의 아버지를 보다 보면 이성복의 시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아버지 아버지 씹새끼 / 입이 열이라도 할 말 없어.  이 글을 읽고 화가 난 이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아니 시발.... 그러면 私적 출생이 성적으로 문란한 여성 탓이라면  公적 출생은 남성 덕'이냐 ?   그에 대한 내 대답은 그렇다 _ 이다. 공생아는 국가와 사회로부터 부계의 권력과 재산을 승계하지만 사생아는 공적 영역에서 승인을 받지 못한다.

한자 公 은 八 + 厶 으로 구성된 한자'다. 뜻풀이를 하자면, 구부러진 팔을 펼친다는 의미로 사사로운 일과는 등을 진다는 뜻이다. 쉽게 말해서 쩨쩨하게 굴지 말고 가슴을 펼치겠다는 포부이다. 미시는 경멸하고 거시를 찬양함이 바로 公의 철학이다. 그런데 이 한자는 남자의 이름 뒤에 붙이어 부르는 말로 관직에 오른 남성에 대한 경의를 나타내는 말이다(혹은 2인칭과 3인칭 남성을 지시한다).

 

 

ㅡ 애타게 아버지를 찾습니다 中

 

 

이처럼 여자는 오랫동안 外와 公의 세계로 진출하지 못한 채 內와 私의 영역에 갇힐 수밖에 없었다. 새장 속에 오랫동안 갇힌 새는 나중에 새장 문이 열려도 세상 밖으로 날아갈 생각을 하지 못하듯이 축소 지향적 교육에 길들여진 여성은 내부의 안온에 길들여진다. 한국 사회에서 여자는 內를 벗어나 外에 나가는 순간 비판의 대상이 된다. 김치녀, 된장녀, 김여사, 맘충 따위는 모두 여자가 바깥 활동을 할 때 벌어지게 되는 미소지니 misogyny 의 결과'이다. 한국 사회에서 여자는 집에 처박혀서 밥이나 차릴 때가 가장 안전하다.

 

 

헐리우드에서 헐크의 여성 버전인 << 쉬-헐크 >> 라는 영화를 기획한 적이 있으나 무산된 적이 있다. 어느 누구도 여성이 초인적인 힘을 얻기 위해 헐크처럼 벌크-업되는 영화를 보려 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세뇌는 세뇌된 사람이 자신이 세뇌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를 때 성공한다. 억압도 마찬가지다. 억압은 억압된 자가 자신이 억압된 상태라는 사실을 모를 때 성공한다. 새장 문은 열려 있다. 선택은 당신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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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9-03-18 16: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옛날에 나온 B급 영화 중에 ‘퀸콩‘이란 제목의 작품이 있어요. 제목 그대로 암컷 거대 고릴라가 나옵니다. 괴작으로 회자되는데 더 최악인 건 브래지어를 입힌 퀸콩의 모습입니다. 여성성을 노골적으로 강조했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9-03-18 16:23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킹콩에게 뭔 브라입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
 
위험사회 (반양장) - 새로운 근대(성)을 향하여
울리히 벡 지음, 홍성태 옮김 / 새물결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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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    닝    썬          사     태       :

 

 

 

 

 

 

 

 


 

                                                정준영, 승리하다 !


 

 

 

 

 


                                                                                             < 나비효과 > 를 다른 식으로 말하자면 : 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창대하리라(욥,8 :8) _ 로 요약할 수 있다. 약쟁이라면 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마약하리라 _ 일 터이고, 풍각쟁이라면 시작은 미미했으나 끝은 솔솔, 라라라, 시시, 도도하리라 정도 ?!  버닝썬 사태'가 그렇다.

나이트클럽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시비와 다툼이 이런 식으로 전개될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왜냐하면 재력을 과시하는 불알후드가 이익 집단과 결탁하게 되면 불미스러운 사건은 대부분 시작은 미미했으나 끝은 시시하게 끝나는 것이 한국 사회의 스토리텔링이었기 때문이다. " 오고가는 주먹질 속에 싹 트는 쌍방 과실 " 로 끝나야 할 서사'가 태풍의 눈으로 둔갑할 줄 그 누가 알았으랴. 일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졌다.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여겼던 일이 어느새 이삼사오육칠팔구로 확장되었다. 이제 불타는 것은 태양이 아니라 승리'였다.  승리 했기에 실패한 이상한 서사로 둔갑한 것이 버닝썬 사태'다.

 

훗날, 이 사태에 대하여 사람들은 나비효과'를 " 승리하다 " 라는 신조어로 부를 만하다. 정준영 사태는 전형적인 " 승리하다 " 이다. 옛날에는 정준영이 " 죄송한 척이라도 할 수 있었 " 는데  지금은 " 죄송한 척도 할 수 없을 " 만큼 일이 커졌다. 불미스럽다(不美-) _ 라고 말하기에는 지나치게 역겨운 성범죄 사건이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서 정준영의 도덕불감증을 비판하는 것은 다 된 밥에 밥숟가락 드는 꼴이니 굳이 내가 잣 까면서 수박 씨 발라먹는 소리로 시일야방성대곡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다른 이의 글을 참조하시라. 굳이 한마디 거들자면 우리는 추악한 한국 남성 문화의 한 단면을 보고 있는 중이다.

사회학자 울리히 벡의 지적처럼 과학기술 발전은 현대인에게 물질적 풍요를 주었지만 동시에 새로운 위험을 선사했다. 몰카가 대표적이다. 마음만 먹는다면 상대방을 속인 채 성행위 동영상을 찍는 것은 매우 쉬운 일이다. 섹스 동영상의 피해자가 대부분 여성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과학기술의 발전은 여성에게 위험요소로 작동한다. 반면에 몰카 가해자인 남성에게도 과학기술 발전은 위험요소로 작동하게 된다. 가해자인 남성 입장에서 보면 가해자가 증거를 없애기 위해 온갖 자료를 삭제한다 해도 삭제된 증거를 다시 복원할 수 있는 과학 기술이 발전했으니 이 또한 위험요소이다.

울리히 벡은 이 점에 주목한다. < 위험 > 은 성공적 근대가 초래한 딜레마이며, 산업사회에서 경제가 발전할수록 위험요소도 증가하고, 후진국에서 발생하는 현상이 아니라 성공적으로 과학기술과 산업이 발달한 선진국에서 나타나며, 무엇보다 예외적 위험이 아니라 일상적 위험이라는 것이다. 이 위험 요소를 줄이는 방법은 원시적일 수밖에 없다. 과학기술에 의존하는 삶으로부터의 독립이다. 당신이 SNS에 남기는 모든 흔적은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 명탐정 홈즈 시리즈'가 독자에게 남기는 교훈은 매우 단순하다. 범인은 반드시 흔적을 남긴다.

지금 당신이 이 글을 읽고 나서 생각 없이 내 블로그 댓글 창에 남긴 댓글'이 나중에 증거로 활용될 수도 있다. 당신에게 울리히 벡의 사회학 명저 << 위험사회 >> 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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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4 09: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9-03-15 16:42   좋아요 0 | URL
ㅎㅎ 정말 딴나라 세계인 것 같습니다..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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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과 리얼리티



1  :  한국남자


힙하다는 래퍼들은 종종 이 여자 저 여자 다 만나보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한국 여자가 제일 예뻐 _ 라는 랩 가사를 자주 사용한다. 한국 여자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평균값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는, 예를 들면  :  백인의 지능이 흑인보다 높다는 주장을 믿지 않으며, ㉡ 혈액형 성격 테스트도 믿지 않고, ㉢ 전라도는 사기꾼이 많다는 편견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한국 여성의 외모가 가장 뛰어나다는 근거 없는 추임새'에도 동의할 수 없다. 인간의 유전자는 특정 지역색과 피부색에 따라 우와 열을 나눌 수 없다. 우생학은 가짜다. 다만, 환경'이 문화를 만들고 문화가 교양을 만들 뿐이다. 영화 << 불한당 >> 에서 불알당인 설경구가 " 나는 사람을 믿지 않고 상황을 믿는다 ! " 라고 말하는 대목은 경청할 만하다. 인간은 " 상황적 동물 " 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예쁜 여자를 그토록 밝히는 한국 남자들은 한국 여자를 혐오하면서도 그래도 왜 한국 여자의 외모가 제일 예쁘다고 말하는 것일까 ?  그것은 한국 여자들이 화장을 하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 때문이다. 화장의 기술은 양 진영으로부터 공격을 받는다. 화장을 하면 화장빨이라고 욕을 먹고 화장을 하지 않으면 게으른 X이라고 비난을 받는다.  

■ 덧 ㅣ

" B형은 나쁜 피 " 라는 썰은 히틀러의 우생학에서 시작된 주장이었다. 이것은 나중에 일본에 의해 혈액형 성격 테스트로 발전하였다. 유럽인은 전체 혈액형에서  B형이 차지하는 비율이 10%대에 지나지 않는다. 반면, 유태인과 아시아 계통은 2,30%대를 유지한다. 그렇기에 히틀러가 게르만 민족, 나아가 유럽의 강철대오를 주장하며 내세웠던 것이 나쁜 피'다.


2  :  리얼리티


리얼리티는 " 나, 리얼리티야 ! " 라고 말하는(강조하는) 순간 더 이상 리얼하지 않다. 예를 들어, 손만 잡고 잠을 자겠다는 남자의 말을 들은 여자가 망설일 때 남자가 " 오빠, 믿지 ? " 라고 말할 때 그 말은 구라'가 된다. 손만 잡고 잠시 눈만 붙이자는 말은 몸을 하나로 붙이자는 말이다. 그런 오빠, 나빠 !  그렇기에 리얼리티라는 이름으로 유통되는 방송 프로그램은 모두 다 연출이다. 굳이 리얼리티라는 간판을 달지 않아도 방송과 언론 미디어는 대부분 구라'다. 팩트는 몽타주의 방식에 따라 픽션이 되기도 하고 논픽션이 되기도 한다. 편집자가 입맛대로 고를 수 있다는 뜻이다. 방송은 시청자에게 " 방송, 믿지 ? " 라고 말하지만, 이 은밀한 제안을 받아들이는 순간에 당신은 밑지는 장사를 하게 된다. 드라마 << 스카이 캐슬 >> 은 아줌마가 아닌 사모님이 치맛바람 휘날리며 자식에게 집착하는 욕망을 졸라 신랄하게 비판하지만 드라마 종영 후 염정아는 드라마의 제작 의도와는 180도 다르게 사교육 광고에 출연하여 사교육만이 살 길이라고 주장한다. 광고 모델'이라는 것이 소비자의 욕망과 욕구를 충족시키는 대리자'라는 점을 감안하면 시청자는 사모님들의 유별난 사교육 집착을 신랄하게 비판했지만 사실은 자신의 결핍을 자각하는 계기로 작용한 것이다. << 스카이 캐슬 >> 의 제작 의도는 사교육 비판이 아니라 사교육만이 살 길'이라고 부추기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진짜 리얼리티'이다.


■ 덧 ㅣ

리얼리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직업군은 사기꾼이다. 속지 않는 자를 속이기 위해서는 나으 리얼리티를 리얼하게 보여주는 길밖에 없다. 반신반의하던 사람들도 그럴싸한 리얼리티 앞에서는 속을 수밖에 없다. 따스한 환대와 예의바른 친절과 해맑은 미소는 가짜를 진짜처럼 보이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이것들이 좆같다. 나는 당신에게 리얼리티를 바라지 않는다. 따스한 환대를 바라지 않으며, 무례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의 무례한 친절을 받아들일 용의가 있으며, 나를 향해 김치나 치즈 같은 이모티콘을 날리지 않아도 좋다. 리얼리티하지 않은 사람이 리얼하다.




3  :  골목대장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볼 때마다 생각나는 경구는 태초에 말씀이 있었노라 _ 라는 성경 구절이다. 백종원은 " 태초의 말씀 " 이다. 그는 궁예를 흉내 내며 관심법으로 식당 주인의 마음을 읽는다. 옴마니밧메훔 , 너의 (거짓말하는) 목소리가 들려 ~                    그가 유통기간이 지난 고기라고 말하면 싱싱한 고기는 유통기간이 지난 고기가 되고, 심심한 막걸리에 맹물을 부었을 뿐이데 진한 육수와 같은 막걸리로 변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모든 기적은 사실이 아니다. 뚝섬 경양식집 고기는 유통기간이 지난 오래된 고기'가 아니었으며 심심한 막걸리에 물을 부었을 때 맛이 향상되었다고 믿는 것은 인간의 심리를 이용한 속임수에 불과하다. 예를 들어, 의사 가운을 입은 사기꾼'이 진료를 핑계로 코를 잡고 코끼리 뱅뱅을 시키면 대부분은 이 어리석은 명령에 복종한다( 실제로 있었던 심리 실험이다). 그것은 의사 가운이라는 권위에 복종하려는 심리 때문이다. 백종원은 의사 가운보다도 더 권위 있는 " 보이지 않는 망토 " 를 입은 임금님이다. 우리는 그의 권위에 무조건 복종하게 되어 있다. 밍밍한 막걸리에 맹물을 부으면 향미가 향상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우리는 망토의 권위에 굴복하여 마, 마마마마마맛있어요 !  이 골목의 미친놈은 백종원이다. 그는 이 골목의 골목대장이다. 태초의 말씀을 참으로 만드는 과정은 매우 쉽다. 골목식당 제작진은 태초의 말씀이 참이 되도록 편집을 하면 되니까. 그 유명한 악마의 편집인 것이다. 철창에 갇힌 설경구가 내뱉는 말은 진리이다. 사람을 믿지 마라, 상황을 믿어라 ! 이 대사, 절창이 아닐 수 없다.

 

■  덧 ㅣ


" 태초의 말씀 " 에 항의를 하는 출연자가 발생하면 백종원과 제작진은 작전회의를 통해서 시식단을 투입한다. 시식단은 십자군 전쟁에 투입된 기사단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시식단과 기사단의 공통점은 둘 다 " 거룩한 태초의 말씀 " 을 지키기 위한 성전'이라는 점이다. 백종원의 말씀에 반기를 든 식당에 쳐들어가 음식 품평회를 하는 것이 시식단의 임무'다. 그들은 누구보다도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잘 알고 있다. 주머니 털어서 먼지 안 날 사람이 누가 있을까 ? 더군다나 입맛이라는 것은 제각각 다르지 않은가. 누군가에게는 짠맛이 누군가에게는 싱거운 법이다. 시식단의 임무는 백종원은 항상 옳다는 것을 확인시켜 말씀의 권위를 높이는 것이다. 우리가 이 페이크 다큐를 보면서 의문을 가져야 할 것은 백종원이 칭찬한 식당에는 왜 시식단이 투입되지 않는가 _ 라는 부분이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 아니라면, 백종원이 칭찬한 식당이라는 정보에 시식단이 사전에 모르고 투입된다면 그들은 온갖 불평을 쏟아냈을 것이 분명하다.



본문과는 전혀 상관없는 글

어제 머리를 3분 만에 자삭했는데 오늘은 사람들이 어느 미용실에서 깎았냐는 질문을 내게 던졌다. 나는 리얼티리한 표정으로 리얼하게 말했다. " 홍대 바버샵에서 6만 원 주고 했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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