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꿈 이야기를 했다. 

며칠 전부터 재민이가 뒤집으려고 몸을 옆으로 돌리면서 버둥거리는 걸 보고   

얼른 뒤집어서 같이 엎드려 책을 읽으면 좋겠다고 하더니  

꿈 속에서 재민이와 함께 엎드려 책을 읽었다고 좋아라 하는 것이었다. 

그랬는데 저녁상 옆에서 재민이가 드디어 뒤집기를 성공했다. 

끙끙거리며 안간힘을 쓰다가 고개를 옆으로 두고 엎드렸는데 

가슴 아래에 오른쪽 팔이 깔려서 한참동안 숨을 몰아쉬다가 

단 한 번 살짝 고개를 들어올리고서 팔을 빼내었던 것이다.

역사의 현장을 우리가족 모두와 함께 하동에서 공중보건의를 하고 있는 진영이 형이 지켜보았다. 

태어난지 122일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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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15 19: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의정부 발 참담한 사건의 소식을 듣고 미니아빠와 짧은 얘기를 나누었다. 

엄마: 그렇게 인생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고 피해만 주는 마누라라도  

        내치지 못하고 함께 사는 것도 팔자라더라. 

        어떤 사주를 보면 이 사람은 차라리 결혼하지 말고 혼자 사는 게 나을텐데 싶어도 

        그러지 못하고 온갖 애 먹이는 배우자를 참고 견디면서 산다더라고... 

아빠: 그러게, 참.

미니: 그럼 이혼하면 되잖아? 

아빠: 엄마 아빠가 이혼하면 너는 기분이 어떻겠어?  

        엄마 아빠 헤어지는데  엄마랑 살래 아빠랑 살래 하면 좋겠어?  

미니: 아니.... 그럼 아이들이 없는 사람은 이혼해도 되겠네? 

엄마: 그래도 같이 다정하게 살던 사람들인데 헤어지면 마음이 아프잖아. 

미니: 처음엔 좀 슬프겠지! 

        (그러나 좀 있으면 괜찮겠지 뭐 어때? 하는 반응)  

 

이걸 쿨하다고 해야하나?  

어이구... 아이 말이지만 내가 뭘 잘못 가르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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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3-09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들러서 좌르르 근황을 살펴봤어요.^^
처음엔 슬프겠지~~~ 그러다 잊고 잘 살겠지~~~ 이게 진실 아닐까요?ㅋㅋ

2009-03-15 19: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 엄마, 우리 유치원은 어른까지 합해서 모두 아홉명이에요. 

종일반선생님, 선생님, 소윤이, 서희, 영준이,용국이 오빠, 얄미운 애, 정우!" 

소윤이 어머니가 종일반 선생님으로 아이들을 알뜰하게 살펴주시고 

엄마처럼 돌봐주시던 장혜숙선생님이 사천으로 전근을 가신 자리에 정경애 선생님이 오셨다. 

작년에는 3명 뿐이던 원아도 일곱으로 늘었다. 

원래 쌍계학군은 석문,용강,목압으로 모두 걸어서 등교할 수 있는 대체로 가까운 마을이다. 

그런데 소윤이는 장터가 있는 탑리에서 엄마 차를 타고 오고 

현진이랑 서희도 탑리, 용국이는 신촌, 정우는 서울에서 용강으로 왔고, 우리는 모암이다. 

결국 쌍계학군 안에 살면서 유치원에 입학한 아이들은 아무도 없다는 뜻이다. 

학생 수가 모자라서 폐교될 위기에 처하다보니  

선생님과 마을 사람들이 입학생을 여기저기서 끌어모은 까닭이다. 

켄터키 출신 백인소녀 베쓰니와 교포 2세 초이(최)에 이어서  

올해는 에릭 션(손)이 원어민선생님으로 오셨고  

리코더 전공으로 유학을 다녀오신 선생님이 합주반 수업을 하신다고 한다. 

판소리 대신 리코더를 배우게 된 것을 미니는 무척 좋아라 한다.  

 

첫 날 유치원에 다녀오더니 다음 날은 당장 쉬고 싶다고 했다. 

미니아빠가 까닭을 물어보니 남자애가 놀잇감을 뺏어가서 숨겨놓고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첫 세력싸움에서 지고나니 유치원 갈 마음마저 싹 달아난 모양이었다. 

그래도 살살 달래어 보냈더니 이번엔 바지에 오줌을 싸서 여벌 옷으로 갈아입고 돌아왔다. 

어이가 없어서 어찌된 일이냐고 하니 남자애가 화장실에서 너무 오래 있는 바람에 

너무 급한데 문 앞에서 기다리다가 실수를 하고 말았단다.  

(융통성 없고 답답한 것은 어찌나 엄마를 닮았는지, 에휴!)

그래도 부끄러운 기색도 없고 어찌나 당당한지 애들이 놀리지는 않더나고 하니 

"야 ! 너 때문에 내가 바지에 오줌 쌌잖아!!!" 

하고 먼저 설레발을 쳤던가 보다.  

아뭏든 그리하여 일주일도 지나기 전에 현진이는 이름이 없어지고 얄미운 애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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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7 2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초롱이네 가족이 어린시절에 몇 년 산골에 살아보겠다고 이사를 왔다. 

네 딸아이가 함께 점심을 먹는데 초롱이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 재민이는 안 울어요. 때리고 꼬집어도 안 울어요! 

-(엄마, 버럭~!) 누가 재민이를 때리고 꼬집었어?!!! 

순간 표정이 굳은 사람은 초롱이와 미니 ㅋㅋ 

초롱이 언니 나무도 재민이는 표정이 변하지 않는다면서 그게 불만인가 보다.  

 

아뭏든 초롱이가 등장하자마자 놀이의 스타일이 갑자기 업그레이드 되었다. 

흙탕물에 손 넣어 휘젓고,  

다 먹은 귤 껍질도 손톱만하게 잘게 부스러뜨려 온 방바닥에 스프레이 뿌리듯 흩뜨리는가 하면 

마당의 자갈이 방안에 한 바가지씩 굴러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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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2 14: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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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3 16: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의자에 앉아서 무릎 아래를 고무망치 같은 것으로 살짝 때리면 다리가 올라간다는 걸 읽고 

자기도 한 번 해보고 싶다고 했지만  

적당한 높이의 의자도 없고 망치도 없다는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었는데 

가끔 문득 생각이 나는지 다시 얘기를 꺼내곤 하더니 어젯밤 저녁을 먹는데 하는 말, 

 

- 엄마, 무릎을 때리면 왜 다리가 올라가는지 그 까닭을 드디어 알았어요! 

  귓속말로 얘기해 드릴께요. 

- 그건 너무 아파서 그런거예요. 

밥을 함께 먹던 네 사람은 모두 푸하하 웃음을 터뜨렸다.ㅋㅋ 

그런데 혹시 이 실험이 무조건 반사이던가? 헷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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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랑주 2009-03-06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아파서!! ㅋㅋㅋㅋㅋㅋㅋ

라임향기 2009-03-12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가끔씩 들러서 글을보게되네요...........
님의 가족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너무 예뻐서 저도 기분이 좋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