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身邊雜記 160701

- 마립간의 사유가(생각이) 궁금하다. ; 알라디너A 님의 궁금증에 대한 답변, 마지막

 

<경고 ; 이 글에는 다소 mansplain이 포함되어 있음. mansplain이 불편한 분들은 읽지 말기를 권함.>

 

이 내용의 글을 알라딘에 포스팅했다고 생각하는데, 검색이 되지 않는다.

 

KBS 2 라디오 방송에 '안녕하세요? 황인용 강부자입니다' 프로그램이 있었다. 청취자들이 사연을 보내주면, 강부자가 읽고, 다 읽은 후 황인용과 강부자가 내용에 대한 대화를 하는 방송이다.

 

한 사연을 요약하면 이렇다.

 

한 아주머니가 대문 밖을 보니, 거렁뱅이 차림의 한 청년이 있었다. 당시에 흉악 범죄가 있었고, 그로 인해 잔뜩 겁을 먹고 있었던 차라 얼른 문을 닫으려 했다. 막상 닫으려는 순간 청년의 간절한 눈을 보고 차마 문을 닫지 못하고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이러 저런 사정이 있었고, 그래서 지금 너무 허기가 져서 그러니 먹을 것을 달라고 했다. 아주머니는 용기를 내어 먹을 것을 차려 주었고, 잠시 후에 가보니 곤히 자고 있었다. 이후 몇 가지의 아주머니의 배려가 있었고, 그 집을 나올 때 청년은 하염없이 울었고, 아주머니도 상황이 안타까워 울면서 청년을 보냈다. 그리고 아주머니의 짧은 감상이 있었다.

 

다 읽은 후 황인용, 강부자, 그리도 패널로 나온 다른 한 사람과 함께 분위기가 숙연해 졌다. 당시에 흉악 범죄로 말미암아 문을 열어 놓지도 않고, 초인종을 눌러도 모르는 사람이라면 문을 열지 않고, 안에서 소리를 질러 돌려보냈다. 지금은 이런 상황을 겪기 힘들다. 모르는 사람이 아파트 단지에 들어가는 것도 제지당하고, 아파트 건물 동 현관에는 출입을 제한할 수 있게 문이 설치되어 있다.

 

숙연한 분위기에서 각자의 감상의 말이 끝난 후 패널로 나온 사람의 해설이 이어졌다. 흉악 범죄를 줄이는 (확실한?) 방법은 마음의 문을 열고 소통하는 것이다. 이 청년의 경우 아주머니의 행동이 없었더라면 다른 집에 음식을 훔치러 들어갔을 수도 있고, 주인에 들통이 나면서 서로 당황하는 사이에 살인으로 커졌을지도 모른다. 이때 강부자가 패널에게 묻는다. 그렇게 열린 마음으로 사람을 대했다가 흉악 범죄에 희생되면 어떻게 해요? 패널의 멋쩍은 웃음과 함께 말을 얼버무렸다. 그런데 메시지는 명확했다.

 

게임의 이론’ ; 그 메시지는 사회 전체로 볼 때, 열린 마음으로 사람과 교류하는 것이 좋지만 즉 범죄를 줄일 수 있지만, 그렇게 했을 경우 선의의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이 희생이 될 수 있다. 각 구성원의 최선은 다른 사람이 열린 마음으로 생활을 하여 범죄율을 낮추는 동시에 경우에 따라 희생은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이다.

구성의 모순’ ; 위 같은 상황에서 대부분의 구성원은 사회의 최대치가 아니라 개인의 최대치를 위해 열린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대하기를 거부한다.

 

나는 이론가이지 실천가가 아니며, 비평가인지 대안가가 아니다.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라고 이야기할 수 없다. 그들 중의 몇은 범죄의 희생자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에게 마음을 닫고 범죄를 조심하라고 할 수도 없다. 사회 전체의 범죄율을 올릴 것이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게임의 이론구성의 모순을 따라 사회 전체가 움직이고 있는 중에, 양성 평등에 관한 상황도 이와 같이 움직인다. ‘일간베스트메갈리안은 그런 현상 중에 하나다. 여성에게 남자에 대한 마음을 열라고 하면, 여성 혐오는 줄 것이지만 선의로 마음을 열었던 몇은 희생당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페미니스트로서의 해결책 대안은 무엇인가? 해결책은 모르겠지만, 남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악어로 여기면서 남자에게 공감능력을 요구하는 것은 (팸이 100원짜리에 한 행위처럼) 이율배반적이다.

 

알라디너F 님이 오랜만에 내 서재에 댓글을 남겼는데, 내가 논리적이라고 하셨다. 나는 논리적이기보다 호기심이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런 것도 궁금해 합니다.라고 했다.

 

일베 회원 남자들이 여성을 혐오한다면, 왜 여성 혐오를 하게 되었을까? 여성들이 양성 평등을 주장한다면, 남녀 불평등은 왜 발생하게 되었을까?

 

이 질문을 페미니스트에게 했다면 ;

일베 회원 남자들이 여성을 혐오한다는데, 왜 여성 혐오를 하게 되었을까? 그것은 남자들이 악어처럼 나쁜 인간들이기 때문입니다..

남녀 불평등은 왜 발생하게 되었을까? 그것은 남자들이 악어처럼 나쁜 인간들이기 때문입니다.

 

때로 심플한 답변은 아름다우나 ...

 

* 알라디너A 님이 내게 페미니즘에 대한 글을 계속 올리는 이유에 대해서 물으셨다. 그에 대한 대답은 얼마 전에 어느 열쇠고리에 ‘speak louder’라는 써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틀렸건, 상대가 틀렸건 (상대를 설득할 수 없더라도, 또는 내가 틀린 것을 바로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의사 표현을 하는 것이 좋다는 뜻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 마지막으로 내가 생각하는 딜레마는 앞으로의 비전에 있다.

샤르트르와 레비스트로스의 논쟁과 같다. 남녀불평등( 또는 여성혐오)이 과거가 더 나빴고, 현재가 과거보다 개선되었고 그리고 개선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양성 평등은 판타지다. 내 논리를 적용하면 남자의 경제력에 관한 경쟁의 치열함이 과거가 심했나, 현재가 심하나. 앞으로는 덜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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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6-07-01 07: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이를 먹었나 말이 길어지는 것 같다. (못다한 이야기는 다른 도서를 읽을 때, 하도록 하겠습니다.)

2016-07-01 07: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립간 2016-07-01 08:14   좋아요 1 | URL
악의 없이 진심으로 사람의 마음을 두드렸을 때 열리기 위한 사회 규모가 사회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의해 이미 알려져 있습니다. 현대의 도시는 그 규모를 넘어선 크기입니다. 즉 항상 진심이 통하는 것은 아닙니다. 몇 진보성향의 운동가들이 작은 사회 운동을 펼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저는 ‘메갈리안’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일간베스트’도 있는 상황에서 ‘메갈리안’만을 비판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여성 회원 초과인 알라딘 서재, 특히 화재의 서재글에 여성의 글이 많이 올라오는 현실에서 양성평등을 위해 여성 주장의 오류나 해야 할 일에 대해 지적질하지만, 제가 참여하는 (거의 남성으로 이뤄지는) 오프라인의 모임에서 양성평등 관점에서 비판 대상은 남성이 됩니다.

남성의 여성에 대한 차별 → (주류) 페미니스트의 반발 → ‘일간 베스트’의 출현 → ‘메갈리안’의 출현 ; 이런 흐름 속에서 저는 마지막 현상에 집중하기보다 첫 번째, 두 번째의 과정에 집중합니다.

2016-07-02 08: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7-01 10: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7-02 08: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7-04 04: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별족 2016-07-01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학자,가 되기에는 일반화가 안 되는 사람이라서, 계속 `주류`라는 표현이나, 페미니스트의 답은 이것이다,라는 부분에 동의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페미니즘, 이 무언가 유의미한 부분은 레베카 솔닛이 아마도 `울프의 어둠`에서 말한, `정답은 없고, 미래는 어둠 속에 있고, 그 자체로 아름답다`는 것이지 않을까 생각했거든요. 절대적인 지식에서, 상대적인 지식으로, 불확정성으로 넘어가는 과학의 계단처럼, 사상이나 문화도 그런 계기가 생기는 거고, 집중되는 거대한 권력에서 미시적이고 개별적인 권력으로 넘어가기 위해서 요구되는 자기 확신 같은 거라도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태도로는 내가 아는 어떤 남자의 특질을 `남자들`이나 `아저씨`로 묶지 않고, 마찬가지로 `여자들`이라고 묶지 않는 거요.`전라도 사람들`이라고도 묶지 않고, `애들`이라고도 묶지 않고. `선생`이라고도 묶지 않는 거요. 그런 식으로 일반화하려는 자기 태도를 자각하고 뿌리치려고 결국 노력하는 거요.

마립간 2016-07-01 10:45   좋아요 0 | URL
별족 님의 의견에 반론은 없습니다.

별족 님이 일반화가 안 된다는 뜻은 제가 학자 스타일이라면 별족 님은 운동가 스타일이고, 제가 비평가 스타일이라면 별족 님은 예술가 스타일입니다.

뱀발 ; 남자는 여자보다 키가 큽니다. 내가 내 옷을 살 때는 일반화된 앞 문장이 의미가 없습니다. 그러나 의류회사라면 의미가 있겠죠.

별족 님의 의견은 운동가의 입장에서 일반화를 하지 않는 일관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별족 님이 동의하지 않는 페미니스트들의 주장은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제가 잘못된 느낌, 판단일까요?)

페미니스트, 주류, 제가 반대하는 페미니스트, 제가 지지하는 페미니스트 ; 저도 이런 용어에 대한 일반적 용어가 있어 적절한 어감에 혼란을 주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다다 2016-07-01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질문을 페미니스트에게 했다면 ;
일베 회원 남자들이 여성을 혐오한다는데, 왜 여성 혐오를 하게 되었을까? 그것은 남자들이 악어처럼 나쁜 인간들이기 때문입니다..남녀 불평등은 왜 발생하게 되었을까? 그것은 남자들이 악어처럼 나쁜 인간들이기 때문입니다.

마립간님 상상속의 페미니스트겠죠. 마립간님이 담론적 권력의 지위로 `주류`페미니즘이니 무슨 페미니즘이니 자의적으로 구분하고 해석하듯이 말입니다. 마립간님은 참 좁게 알고 계시네요. 마립간님 머리속 경우의 수를 벗어난 페미니스트들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대충 넘겨짚는 것이야말로 폭력입니다. 마립간인 나는 (페미니스트를) 이렇게 생각한다. 이러면 될 것을. 왜 추체험과 상상력을 발휘해 페미니스트를 사유능력이 모자란 사람처럼 만듭니까?

당신이 누군가의 확성기가 되려면 먼저 충분히 들으시고 배우고 공감하세요. 자신의 목소리를 다른 사람의 목소리라 착각하지 마시란 말입니다. 그리고 페미니즘을 말할 때, 조심스럽게 발언해주세요. 지적 호기심이든 인정욕구든 뭐든 다 좋은데, 지금 이 시간도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보려 공부하고 질문하며 행동하는 페미니스트들이 있습니다. 마립간님이 생각하는 걸, 인류의 절반인 여성들이 모를거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마립간님 정도의 논리는 중등교육 정도 받으면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중학생은 생각이라 말하고 마립간님은 `사유`라고 말하는 차이 정도겠죠.

마립간 2016-07-01 11:17   좋아요 1 | URL
소금꽃 님의 의견에 모두 답을 할 수는 없고, 몇 가지만 답을 드리면

1) 마립간님 상상속의 페미니스트겠죠. ; 일반화를 하지 말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상상-> 생각으로 생각하겠습니다. `마립간인 나는 (페미니스트를) 이렇게 생각한다.`가 적절한 제목임에도 동의합니다.

2) `사유`는 질문자가 선택한 용어입니다. 저도 과도하다고 생각했기에 괄호 안에 생각이란 단어를 넣었습니다.

3) 다양한 페미니스트가 있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저는 `벨 훅스`나 `엘리자베트 바댕테르`가 주장하는 페미니즘에 동의합니다. (`주류`라는 단어 낯설었다면 제 페이퍼를 지속적으로 읽지 않으셨기 때문입니다. 모든 페이퍼에서 정의할 수 없어 이번 글에서는 생략했습니다.)

4) 인류의 절반인 여성이 모를 것이라 생각지 않습니다. 제가 페미니스트를 비판하는 글에 여성 알라디너의 `좋아요`도 꽤 있습니다.

5) 제가 충분히 듣고 배우고 공감하기 위해 저에게 비판적인 댓글을 환영합니다.

6) 어떤 발언을 하든 항상 조심스럽게 하려 하지만, `페미니즘`에 더 조심스러워야할 독특한 본질이 있는지는 모르겠군요.

마립간 2016-07-01 11:47   좋아요 0 | URL
어느 알라디너 말씀에 의하면 `정희진`씨가 `엘리자베트 바댕테르`의 책 《잘못된 길》을 비판했다고 하더군요.

마찬가지로 제가 `엘리자베트 바댕테르`의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입장에서 비판자를 비판했다고 보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항상 제가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듯이 `벨 훅스`나 `엘리자베트 바댕테르` 역시 틀린 주장을 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페미니즘을 공부하시다가 지적 사항이 있으면 지적해 주세요. (혹시 `벨 훅스`나 `엘리자베트 바댕테르`도 추체험과 상상력으로 글을 썼다고 생각하시나요? )

제가 모르는 단어 `추체험`을 찾아보니, `공감 능력`과 구분이 잘 안 되는군요.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인가요?

다다 2016-07-01 12:18   좋아요 0 | URL
추체험은 상대의 입장에 서서 생각해보기 정도로 사용했구요.

자신이 잘 알지 못하는, 겪지않는 일에 대해서 조심스런 태도는 좋은 것이겠죠. 저는 페미니즘에 `더` 조심스러워야 할 이유는 없지만 조심스러워 할 이유는 있다고 봅니다. 첫째, 제가 남자이기 때문이구요. 둘째, 사회적 소수자 담론이기 때문입니다.

마립간님은 이 사회가 남성중심의 가부장적 사회구조라는 관점을 받아들이나요? 저는 받아들입니다. 남자인 저는 달거리의 고통과 불편도 경험하지 않고, 섹스할 때 임신의 공포를 느낀 적도 없으며, 밤길에 강간의 위협을 느끼지도 않았으며 담배를 핀다고 빰을 맞지도 않았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성희롱이나 추근거림, 임금차별이나 승진누락, 해고를 경험하지도 않거든요. 데이트 폭력과 살인 위협에 시달리지도 않구요.

남성중심의 사회구조속에선 남성은 남성이라는 존재 그 자체로 기득권을 누리게 되죠. 또한, 권력적 위계의 동역학에서 여성은 사회적 소수자의 지위에 놓이게 되구요. 야, 여자에게 매맞는 남자도 있고, 남자들의 소외와 사회적 지위의 불안도 만만치 않거든이라고 이야기한다고 해서, 여성들이 억압받고 착취당하는 현실이 없어지나요? 그건 아니잖아요. 그리고 그게 여성들 때문인가요? 여기저기 다른데서 빰맞고 여성에게 화풀이하는 격인 남자들이 참 안타까워요. 그건 남자들의 해방, 남자들 문제의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는 일인데 말이죠.

이런 생각을 하는 저는 소수자의 정치학인 페미니즘에 대해 말할 때, 당연히 조심스럽지 않겠어요? 여성들이 직접적이고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함께 연대하거나 조력은 못할망정 민폐가 되면 안되겠죠. 이게 제 생각이구요. 저는 여전히 마립간님이 무엇 때문에 페미니즘을 비판하고 그러는지 이해를 못하겠어요.

마립간 2016-07-01 15:55   좋아요 1 | URL
‘추체험’에 관해서 제가 찾아서 더 공부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자신이 잘 알지 못하는, 겪지 않는 일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일과 경험한 일에 대해서까지 조심스런 태도는 좋은 것이겠죠. 페미니즘에 더 조심스러워야 할 이유는 없다고 하시니, 일반론에 맞춰 받아들이도록 하겠습니다. 마찬가지로 페미니스트들이 남자들은 비평할 때도, 조심스러움이 더해지길 바랍니다.

저는 이 사회가 남성중심의 가부장적 사회구조라고 생각하며 저와 같은 의미로 페미니스트를 비판한 ‘벨 훅스’나 ‘엘리자베트 바댕테르’라는 페미니스트 역시 가부장적 사회구조라는 점에서 인정하면서 다른 페미니스트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소금꽃 님이 남자라는 점은 페미니즘의 내용과 무관하나 남자로서 ‘페미니즘’을 비판할 때 더 조심해야 한다는 충고는 받아들이도록 하겠습니다.

제 의견은 여성들이 직접적이고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며 발언한 것이지 민폐가 된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제가 무엇 때문에 페미니즘을 비판하고 그러는지 소금빛 님께서 이해를 못하는 것을 댓글로 다 설명할 수 없구요. (절판된 책이기는 합니다만,)《행복한 페미니즘》, 《잘못된 길》을 읽으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식스센스 나는 유령일까
http://blog.aladin.co.kr/maripkahn/7671653

(위 책 2권은 절판된 책이나) 위 글 `식스센스 나는 유령일까`에 17권의 책은 제가 읽은, 그리고 페미니즘과 직접 관련이 없더라도 제 생각에 바탕이 되는 책입니다.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개인적 선호가 되겠지만, 저는 ‘엘리자베트 바댕테르’의 《잘못된 길》(의견)보다 `벨 훅스`의 《행복한 페미니즘》(의견)을 더 선호합니다.

cyrus 2016-07-01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여성 혐오와 성 불평등 문제의 원인이 남성중심사회, 가부장 제도 그리고 호모소셜 등에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남자들이 나쁜 인간이라고 보는 원인을 부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저도 엘리자베스 바뎅테르의 입장에 동의합니다.

마립간 2016-07-01 15:25   좋아요 2 | URL
상황을 이해하는 것과 동의하는 것은 다른데,

`남자들이 나쁜 인간이라고 보는` 상황은 이해가 되나 그런 시각이
여성들이 직접적이고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남자들과` 함께 연대하거나 조력을 얻지도 못하는 데다가 민폐까지 끼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동의를 할 수가 없는 것이죠.

하이드 2016-07-02 0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립간님이 위 페이퍼에 쓴 `페미니스트`는
남자들이 악어처럼 나쁜 인간들이기 때문에 남성들이 여성들을 혐오하고, 남자들이 나쁘기 때문에 불평등이 발생한다.고 말할 것이라고 했는데,

왜 `페미니스트`는 그렇게 답할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것이 `페미니스트`의 일반적인 의견일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위에 언급하신 `악어 프로젝트`에 그런 이야기가 나오나요?

`왜 일베는 여성을 혐오하는가?` 왜 남녀 불평등이 발생하였나? 궁금하다고 하셨는데,
마립간님의 답변은 없고, 마립간님 상상 속˝페미니스트˝ 의 답변만 있네요.

일베는 여성도 혐오하고, 장애인도 혐오하고, 소수자도 혐오하고, 호남인도 혐오하고, 민주화도 혐오하지요.
왜 일베는 여성을 혐오하나요? 왜 일베는 장애인을 혐오하나요? 왜 일베는 소수자를 혐오하나요? 왜 일베는 호남인을 혐오하나요? 왜 일베는 민주주의를 혐오하나요?


마립간 2016-07-02 07:14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하이드 님. 댓글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지내시죠. 제가 다른 분의 서재를 잘 방문하지 않지만 `화제의 서재글`을 읽기 때문에 하이드 님의 근황을 전혀 모르지는 않습니다.

이 댓글에 여러 질문하셨는데, 지난 1년간 써 온 글들에 제 의견과 근거를 밝힌 질문이 포함되어 있네요.

동어반독을 피하기 위해 제안을 드리면 ≪악어 프로젝트≫대신 ≪행복한 페미니즘≫과 ≪잘못된 길≫을 읽으시는 것이 대화진행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혹시 제 서재에 1년만에 방문하시는 것인가요? 그렇다면 위 질문에 답이 되는 페이퍼를 소개해 드려야 하고, 그 동안의 제 글을 왜 위 질문에 답이 되지 않았나를 고민해야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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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6-07-02 07:30   좋아요 0 | URL

네. 페미니즘 관련 저서 많이 읽고 계시는것만 보고, 페이퍼나 댓글을 찬찬히 보지는 못했습니다.
기회 되는대로 읽어보도록 하고, 추천하신 책들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페미니스트는 남자가 나쁘기 때문에 여성혐오를 하는 것이고, 불평등도 남자가 나쁘기 때문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라고 하셨어요. 이전 글들을 다 읽어보지 못한 상태에서 질문하게 되었지만, 이 부분에 대한 답변이라도 간단히 해주실 수 있으실런지요.

마립간 2016-07-04 04:00   좋아요 1 | URL
답변을 드리기 전에 몇 가지 확인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1) 하이드 님은 언어가 남자들의 언어이기 때문에 여자들이 반론하는 데 약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2) 과학은 남자들이 여자를 억압하기 위한 음모라고 생각하십니까?
2-1) 진화심리학을 포한한 진화론이 과학이라고 생각하십니까?

3) 남자가 여자보다 크다. ; 이 문장을 받아들이십니까? (이 문장은 생략에 암묵적이 수식어와 어느 정도의 일반화, 그리고 객관적 사실이 존재하는 것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제가 답변을 하면 개인적이라고 생각하고 근거라고 생각해서 다른 분의 이야기를 인용하면 자신의 생각이 없다고 하던군요.

하이드 님이 질문하신 것, 상당수가 제가 언급했던 것 같습니다. 다시 댓글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들은 다음에 하겠습니다. 위의 질문은 대화를 위한 전제조건을 맞추는 것인데, 만약 대화 조건이 맞지 않는다면 댓글대화가 의미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논의 집중을 위해 우선 한가지만 선택하기를 제안합니다.

하이드 2016-07-05 04:00   좋아요 0 | URL
) 하이드 님은 언어가 남자들의 언어이기 때문에 여자들이 반론하는 데 약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 지금의 언어는 남자들의 언어고, 여자들이 여자들의 언어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자들의 언어로만 남녀문제를 이야기하는데에는 분명 한계가 있겠지요.


2) 과학은 남자들이 여자를 억압하기 위한 음모라고 생각하십니까?
`음모` 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과학이 학문이 아니라 약자를 억압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여진 경우는 역사 속에서 충분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2-1) 진화심리학을 포한한 진화론이 과학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진화심리학과 진화론에 대한 공부가 깊지는 않지만, 아는 한도내에서 과학이라고 생각합니다.

3) 남자가 여자보다 크다. ; 이 문장을 받아들이십니까? (이 문장은 생략에 암묵적이 수식어와 어느 정도의 일반화, 그리고 객관적 사실이 존재하는 것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질문을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남자가 여자보다 평균 키가 크다? 라는 것을 받아들이냐는 질문인가요?


마립간 2016-07-05 06:57   좋아요 0 | URL
1) (남성의 언어가 아니라) 언어에 한계가 있다는 것은 압니다. 갑질의 사례가 방증이겠죠. 그러나 제가 하이드 님과 생활이나 업무를 함께 하지 않은 상황에서 언어 이외의 다른 방법이 없지 않을까요?

하이드 님의 경험에서 가장 양성 평등을 실천하고 있는 남성 분이 누구인지 모르겠으나, 제가 그 분보다 양성 평등을 실천하지 않는다고 어떻게 단언할 수 있습니까? 제 행동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

2) 과학은 사실 판단이나 사실 판단에 근거한 가치 판단에 왜곡이나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왜곡이나 오류가 있다고 해서 사실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과학적 사실조차 부정하는 사례를 경험한지라)

3) 남자가 여자보다 크다. ; 이 문장의 의미는 모든 남자가 여자보다 크다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남자의 키의 분포가 여성의 키의 분포보다 큰 쪽에 위치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gray zone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어떤 여성이 어떤 남성보다 큰 예는 이 문장을 부정하는 반례가 아닙니다.

경험한 실례를 말씀드리면, 남성은 장場 독립적 사고를 하고 여성은 장의존적 사고를 합니다. 그래서 여성은 주차를 잘못합니다. 이런 일반론에 맞춰 이야기를 하면, `어떤 여성은 주차를 잘하는데요`라고 하면서 과학적 사실을 부정했습니다.

마립간 2016-07-05 07:01   좋아요 0 | URL
제는 제 주장이 `벨 훅스`나 `엘리자베트 바댕테르`와 유사하거나 같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하이드 님의 자신의 주장에 제일 근사한 `페미니스트`는 누구인가요?

아직도 저와 어떤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구고 싶으시면, 한 가지를 주제를 선택하시지죠. 여기는 댓글이 길어져서 따로 페이퍼를 만들겠습니다.

`나쁜 남자`는 다락방 님의 댓글을 통해 어느 정도 답변이 된 것 같은데, 보다 더 그에 근접한 근거는 ≪여성 혐오를 혐오하다≫입니다.

하이드 2016-07-02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성에게 남자에 대한 마음을 열라고 하면, 여성 혐오는 줄 것이지만 선의로 마음을 열었던 몇은 희생당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페미니스트로서의 해결책 대안은 무엇인가?

해결책은 모르겠지만, 남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악어로 여기면서 남자에게 공감능력을 요구하는 것은 (팸이 100원짜리에 한 행위처럼) 이율배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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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남성이 여성에게 성추행을 하고, 폭력을 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여성은 남성으로부터의 성추행과 폭력에 대한 직간접 경험을 아주 어릴적부터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을 가벼이 여기지 말아주세요.

겪어보지 않은 일에 대한 공감의 한계가 분명히 있을 것이고, 그것을 탓할 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최근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여자로 살면서 겪었던 추행과 폭력, 공포를 남자들은 정말 몰랐구나.

페미니스트로서의 대안은 저 역시 `speak loud` 입니다. 나만 겪어왔던 것이 아니구나. 같은 성끼리 이야기하고, 이성(남성)들에게 알리는 것. 이지요.

학자들과 운동가들이 아닌 일반인들이 페미니즘에과 여성혐오에 관한 책을 읽게 되고,이야기하게 된 것이 그리 오래지 않았습니다. 여자들은 경험에 비추어 스폰지 빨아들이듯이 흡수하기 쉽습니다. 반면에 남자들은 더 많이 노력해도 쉽게 이해하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남자들을 `잠재적 범죄자` 로 여기는 상황들을 생각해보면, 그것은 여자들에게 상당히 합리적인 공포입니다. 남자들은 기분이 나쁘겠지만, 여자들은 생명의 위협을 느낍니다. 특정 상황에서 여자는 남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여기고 조심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남자들에게 이해와 공감을 바라는 것이 이율배반적인 일이라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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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프로젝트 보관함에 담아두었는데, 읽어봐야겠습니다.

마립간 2016-07-02 07:19   좋아요 0 | URL
모든 질문에 답을 할 수 없고, 한 두 가지만 답을 드리면 (말씀드렸듯이 다른 페이퍼에 이미 자세한 의견이 있습니다만,)

모든 남성이 여성에게 성추행을 하고, 폭력을 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여성은 남성으로부터의 성추행과 폭력에 대한 직간접 경험을 아주 어릴적부터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을 가벼이 여기지 말아주세요.

백인의 흑인에 대한 공포(백인과 흑인의 범죄률은 인터넷 검색에서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를 가벼이 여기지 말아야 할까요?

≪행복한 페미니즘≫과 ≪잘못된 길≫의 독후감을 기대하겠습니다.

합리적 공포, 이율배반적이 아니라는 것이 제가 이해 못하는 부분입니다.


하이드 2016-07-02 08:11   좋아요 0 | URL

백인의 흑인에 대한 공포를 이야기하셨는데,

백인 남성이 흑인 여성에게 느끼는 공포?
백인 남성이 흑인 남성에게 느끼는 공포,
백인 여성이 흑인 여성에게 느끼는 공포?
백인 여성이 흑인 남성에게 느끼는 공포가 있습니다.

여성이 특정한 상황에서 남성에게 느끼는 공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백인의 흑인에 대한 공포.를 가지고 오는 것은 논점을 흐리는 것입니다.

남성이 특정 상황에서 여성이 느끼는 합리적 공포(잠재적 가해자 취급)를 이해하는 것이 모순되나요?
남자는 다 늑대야. 라고 말하는 것도 남성이었고, 여자가 집에 일찍일찍 다녀야지. 라고 말하는 것도 남성이었습니다. 남자가 여자보다 더 남자를 이미 잠재적 가해자로 여기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페미니즘 책들 쌓아두고 못 읽고 있는데, 권해주시는 책들 먼저 잘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마립간 2016-07-04 07:45   좋아요 0 | URL
영화 <주토피아> 재미있습니다. 안 보셨으면 한 번 보세요.

다락방 2016-07-04 08:42   좋아요 0 | URL
저는 2주전인가 악어프로젝트를 읽었고요, 그래서 이 페이퍼가 너무 황당했습니다. 사람마다 보는 게 다르다지만, [악어프로젝트]를 읽고 어떻게

<일베 회원 남자들이 여성을 혐오한다는데, 왜 여성 혐오를 하게 되었을까? 그것은 남자들이 악어처럼 나쁜 인간들이기 때문입니다..
남녀 불평등은 왜 발생하게 되었을까? 그것은 남자들이 악어처럼 나쁜 인간들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추측이 나올 수 있을까요? 페미니스트들이 저렇게 답변할 거라 생각하신다니, 너무 당황스럽습니다. 그간 그렇게 페미니즘 책을 많이 읽어오셨는데 ... 이건 위에 소금꽃님과 하이드님이 지적해주신대로, 마립간님이 `상상하는` 페미니스트의 답변입니다. 그 책은, 여성들이 일상적으로 마주치게 되는 성희롱과 성추행에 대해 사실 그대로를 보여주고 있고요, 애초에 모든 남자를 악어로 그린 것은, 독자로 하여금 `여성의 입장`에 공감해보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 모두는 모든 남성들이 여성들을 혐오하지 않으며 성희롱 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아요. 다만 그런 남성이 어떤 사람인지를 모르기 때문에 두려움을 갖고 삽니다. 대체 이 책을 읽고 어떻게, 어째서, 왜, `페미니스트들은 남자가 나쁜 인간이라고 생각해서 미워해` 같은 결론이 나올까요? 마립간님 상상속의 페미니스트는, 여전히 `논리없고 생각없는 그러면서 권리만 주장하는` 사람들인 것 같아요.

마립간 2016-07-04 10:30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께,

제 상상 속에만 있는 것이라면 다행입니다.

남자를 악어로 표현하고, 이 악어는 ‘여성들이 일상적으로 마주치게 되는 성희롱과 성추행에 대해 사실 그대로를 보여주’기 위함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해당하는 사람 즉 남자가 나쁜 사람이라는 아니라는 주장, 그리고

‘애초에 모든 남자를 악어로 그린 것은, 독자로 하여금 ’여성의 입장‘에 공감해보게 하기 위해서’이기 때문에 남자를 악어로 표현한 것이 나쁜 남자가 아니라는 주장

저는 이해가 되지 않지 일단 한 분과의 대화 집중하기 위해 이 정도로만 답을 드리겠습니다.

제 느낌은 남성주의 중심을 가진 남자가 어떤 여자들을 ‘된장녀’라고 부르면서, 남자의 입장에서나 사회의 입장에서 공감하기 위해, 그리고 일상적으로 마추치게 되는 여자의 허영과 과소비를 지적하고 한 것이지 결코 여자를 비하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는 글로 보입니다.

하이드 2016-07-05 03:56   좋아요 0 | URL
주토피아 봤습니다. 교육영화죠.

마립간 2016-07-05 06:48   좋아요 0 | URL
<주토피아>는 교육 영화이자, 판타지 영화죠. 육식동물과 초식동물이 평화롭게 사는,

그러나 전제를 논외로 하면 중간 이야기들은 사람의 모습을 사상寫像했다고 판단합니다.

제게 인상적인 것은 토끼에게 린치 당하는 여우 (물론 한 가지 반례로 일반화를 뒤집는 주장을 하는 것은 아닙다만), 육식동물의 본능, 초식동물의 육식동물에 대한 공포, 양 sheep 시장처럼 겊보기 약자와 그의 행위와의 격차 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