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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2월 4주

1. 베를린 영화제 결과가 나왔죠. 시일이 좀 지나긴했습니다만, 정리를 좀 해 볼까요?

한국시간으로 지난 20일 막을 내렸죠. 제6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우선 기쁜 소식부터 말씀 드리자면, 한국 영화가 사상 처음으로 베를린영화제 단편 경쟁부문에서 황금곰상과 은곰상을 차지했습니다.

일전에 소개해드린 적이 있는데요, 박찬욱 감독과 동생 박찬경 감독이 공동 연출한 작품이죠. <파란만장>. 스마트폰으로 찍어서 더 큰 화제가 된 바 있는데요, 1등상인 황금곰상이라는 큰 상을 탔습니다. 오광록씨와 가수를 겸하고 있는 이정현씨가 호흡을 맞춘 30분짜리 이 영화는 무속과 판타지가 혼합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어 양효주 감독의 <부서진 밤>이 2등상에 해당하는 은곰상의 영예를 차지했는데요, 두 보험 사기꾼이 범행을 저지르고 돌아가는 길에 사고를 당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이 영화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선재상을 수상하기도 했었습니다. 국내 단편영화계의 척박한 현실을 감안하면, 이번 두 편의 수상은 큰 경사이자 힘을 불어넣어 주는 소식이랄 수 있겠습니다.

다만, 많은 국내 팬들이 기대했던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의 현빈씨는 수상의 영예를 안지는 못했습니다만, 함께 연기했던 임수정씨는 베스트 포토상을 받았습니다. 

이밖에 수상 결과를 말씀드리면, 장편 경쟁부문에서는 이란의 아쉬가르 파라디 감독의 <나데르와 시민, 별거>가 황금곰상을 탔습니다. 이란의 현실을 다룬 작품인데요, 사법체제, 종교문제, 가치관의 갈등 등을 담았습니다.  

이 작품은 최근 중동의 민주화 등과 맞물려 큰 관심을 받았는데요, 심사위원들은 이 영화에 출연한 남자와 여자 배우 전체에게 각각 남녀 배우상을 수여하는 파격을 단행하기도 했습니다. 은곰상인 심사위원 대상은 헝가리 출신 벨라 타르 감독의 <토리노의 말>이 받았습니다.

- 박찬욱 감독 형제의 수상 소식, 앞으로 새로운 테크놀로지로 영화계 판도를 좀 흔들지 않을까 싶은데요?

네, 섣부른 판단은 내릴 수 없습니다만, 지난해 3D가 영화계를 흔들었다면, 이번에는 스마트폰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사실 이번 베를린영화제 수상도, 의외의 결과로 받아들여지는 측면이 있는데요. 기발하긴 해도 스마트폰으로 찍은 영화라는 선입견 때문이었죠.

결국 관건은 창의성이자, 영화에 대한 태도가 아닐까 싶은데요, 어쩌면 영화라는 매체는 새로운 기술을 자신의 것으로 흡수하면서 계속 진화해나가는 것이 아닌가도 싶습니다.

스마트폰이 영화계의 대세나 주류가 되진 않겠지만, 하나의 방식으로서 충분히 자리매김하지 않을까 싶고요. 누구나 자유롭게 영화를 제작하고 공유하는 계기도 될 것 같습니다.  

이에 전주국제영화제(JIFF)도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단편영화 공모전인 ‘JIFF 폰 필름 페스티벌’을 신설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영화의 가능성을 확인한다는 취지고요,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20일까지 작품을 접수해서, 영화제 기간에 이를 상영할 방침입니다.

2. 영화 <헬로우 고스트>가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된다는 소식이 있네요?

작년 연말 개봉해 오랫동안 관객을 만나며 올해 처음 300만을 돌파한 영화였죠. <헬로우 고스트>. 내용은 많은 분들이 아실 거예요. 한 남자가 변태 할아버지, 골초 아저씨, 울보 아줌마, 초등학생 등 네 명의 귀신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코미디와 감동으로 버무린 영화였죠.

이 <헬로우 고스트>가 미국에서 리메이크 된다는 소식입니다. 특히 거물급 감독과 손을 잡아서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나홀로 집에 1, 2> <해리포터1> 등을 감독한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의 제작사와 리메이크 판권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평소 콜럼버스 감독은 한국영화에 관심이 많고, 최근 LA에서 선보인 <헬로우 고스트>를 보고 리메이크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알려졌는데요. 리메이크 계약을 체결하면서, “코미디, 드라마와 다양한 감정적 주체들이 녹아있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영어권 관객들에게 꼭 소개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물론 정확하게 언제 촬영에 들어가서 개봉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나와 있지 않습니다만, 영어권 관객들에 맞춰 어떻게 리메이크될 것인지 기대가 됩니다.

3. 제 83회 아카데미 시상식, 올핸 어떤 작품이, 어떤 배우가 수상하게 될지, 결과를 어떻게 예상하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늘 이맘때면 전 세계 영화계가 주목을 하는 행사죠. 한국시간으로는 28일 오전에 볼 수 있는데요, 제 83회 아카데미 시상식. 많은 분들이 어떤 영화와 배우들이 어떤 상을 탈 것인가를 놓고 예측 혹은 예언, 아니면 내기까지 하시던데요. 특히 올해, 작품상, 감독상, 남녀주연상 등 주요 상을 놓고 뜨겁습니다. 사실 아카데미 구미에 맞는 작품이나 배우들이 있긴 한데요, 그렇다고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으니, 쉽게 예상을 할 순 없습니다.

곧 국내 개봉이 잡힌 작품들이죠. <킹스 스피치> <더 브레이브>가 각각 12개, 10개 부문 후보에 올라있는 상태고요, 작년에 개봉했던 <소셜 네트워크>도 8개 부문의 후보로 이름을 새겨놨습니다.

우선, 가장 많은 부문에서 후보에 오른 <킹스 스피치>는 말을 더듬는 영국 왕 조지 6세의 연설 공포증 극복 과정을 그렸는데요, 주연을 맡은 콜린 퍼스는 앞서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이번 아카데미도 강력한 수상 후보로 올라가 있습니다. 

물론, 다른 남자 배우들도 쟁쟁한데요, 작품상에서도 경쟁을 하고 있죠. <소셜 네트워크>에서 페이스북 창립자로 극중 독특한 개성을 지닌 마크 주커버그 역을 맡은 제시 아이젠버그도 후보로 지목됐고, <더 브레이브>에서 연방보안관 역을 맡았고, 지난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탄 제프 브리지스도 있습니다. 이밖에 <비우티풀>의 하비에르 바르뎀, 현재 국내 개봉중인 영화 <127시간>의 제임스 프랭코가 후보에 있습니다. 

저는 다른 것보다 여우주연상에 베팅을 걸었는데요, <블랙 스완>에서 탁월한 연기를 보인 나탈리 포트만이 유력한 후보입니다. 사실 저도 여기에 걸었는데요. 이미 골든글로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요. 나탈리 포트만의 새로운 연기 변곡점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섬세하고 결정적인 연기를 보여줍니다.  


<래빗 홀>의 니콜 키드먼, <블루 발렌타인>의 미셸 윌리엄스, <윈터스 본>의 제니퍼 로렌스, <에브리바디 올라잇>의 아네트 베닝이 함께 후보에 올랐고요, 물론 결정은 나지 않았습니다만, 아네트 베닝이 세 번째로 주연상 후보에 올랐는데, 이번에도 수상의 영예를 다른 배우에게 돌려야 할 것 같아서 약간 안타까운 마음도 듭니다. 

이번 시상식에서 흥미로운 지점 중의 하난데요, 감독상입니다. 유난히 아카데미상과 인연이 없던 감독이죠. <소셜 네트워크>의 데이비드 핀처 감독. 경쟁 후보인 <블랙스완>의 대런 애로노프스키, <더 브레이브>의 코언 형제, <킹스 스피치>의 톰 후퍼 감독 등 쟁쟁한 감독들이 있지만, 다른 어느 때보다 수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습니다.

작품상은 <소셜 네트워크>와 <킹스 스피치>의 대결로 압축되는 형국이고요, 이 두 작품 중 가장 많은 수상자를 배출한 영화가 나올 것으로 전망됩니다.

4. 나탈리 포트만 주연의 <블랙 스완>이 예매율이 높습니다. 아카데미 효과일까요? 이번 주 박스오피스와 개봉작들도 함께 정리해 주시죠.

박스오피스에서는, 다소 예상 밖의 결과가 나왔는데요, 현빈 효과로 지난주 예매율에서 1위를 달렸던 <만추>가 2위를 기록한 반면, 예매율 2위였던 <아이들…>이 현장에서 강세를 보이면서 50만명 이상의 관객을 모아 1위에 올랐습니다. <만추>가 다소 예술영화적인 성격이 강하다보니, 대중성면에서 <아이들…>이 어필하지 않았나 싶고요.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은 계속 뒷심을 발휘하면서 3위에 올랐는데요, 누적 관객수는 40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올해 최초의 400만 돌파 영화가 됐고요.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라푼젤>이 4위, 리암 니슨의 <언노운>이 5위에 올랐습니다. 다만, 강풀 원작의 <그대를 사랑합니다>와 대니 보일 감독의 <127시간>은 개봉전 기대보다 관객을 끌어 모으지 못해 6, 7위에 랭크됐습니다.

이번주 개봉작은, 앞서 말씀드린 아카데미 시상식 시즌의 영향권 안에 있는데요, 나란히 작품상 후보에 올라 있는 <블랙 스완>과 <더 브레이브>가 나란히 개봉했습니다. <블랙스완>은 나탈리 포트만의 연기에 대한 입소문이 퍼진 영향인지, 여성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예매율에서 1위에 달리고 있습니다.

액션 블록버스터인 <아이 엠 넘버 포>도 개봉을 했고요, 예매율에서 2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액션스타 제이슨 스태덤을 내세운 킬러영화 <메카닉>도 선을 보였고요.

두 편의 애니메이션이 개봉했는데요, 동물 캐릭터를 내세운 <알파 앤 오메가>가 가족 관객을 겨냥했다면, <극장판 유희왕:시공을 초월한 우정>은 <유희왕> 팬들을 위한 팬서비스 같은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국내 영화로는 <혈투>가 개봉했습니다. 작년 <악마를 보았다>와 <부당거래>의 시나리오를 썼던 박훈정 감독이 직접 메가폰을 잡은 영환데요, 광해군 시대, 청나라와의 전쟁에서 패한 세 명의 장수가 펼치는 시대극입니다.

이밖에 후세인 정권이 무너진 이라크를 배경으로 하는 <바빌론의 아들>, 도쿄를 찾은 유럽인의 시선을 다룬 영화 <센티미엔토:사랑의 감각>도 선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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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2월 3주

1. 베를린에서도 ‘현빈앓이’가 시작됐는지 모르겠습니다. 17일 현빈, 임수정 주연의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가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였는데요. 반응이 어땠나요?



 

  

저도 이름을 바꿔야할까 봐요. 원빈, 현빈, 이른바 ‘빈’이 대센데요. 현빈씨, 요즘 최고로 핫한 남자죠. 지난 17일, 블랙 턱시도를 입고 베를린 레드카펫을 밟았습니다.  

이번 베를린영화제에서는 현빈씨가 주연한 두 편의 영화가 상영되는데요, 이번주 국내에서도 개봉한 <만추>와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가 그것입니다. <만추>는 총4회,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는 총5회가 상영되는데요, 티켓이 모두 매진됐다는 소식이네요.

우선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가 17일 1600석 규모의 베를린 팔라스트 대극장(Berlinale Palast)이 꽉 찬 상태에서 공식 상영을 가졌는데요. 이에 앞서 레드카펫 행사와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이윤기 감독은 많은 사람들에게 큰 관심을 받을 수 있어서 기쁘다는 말을 했고요, 현빈 씨는 시나리오가 수필 같았다며, 호흡도 길고 천천히 가는 영화라, 어떤 마음을 갖고 극장에 오느냐에 따라 보는 마음이 달라질 거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이 영화는, 새남자가 생겼다는 여자의 결별선언으로 이별을 눈앞에 둔 결혼 5년차 부부의 이야긴데요, 대부분의 이야기가 아내가 집을 나가기 직전의 3시간여 동안 두 사람의 심리와 행동으로 펼쳐집니다.
상영이 끝난 뒤, 영화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박수를 받긴 했지만, 해외 평단의 반응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네요. AFP통신은 ‘침울한 한국의 드라마’라는 표현을 했고요, 영화전문지 스크린인터내셔널은 “실패한 결혼에 대한 맥빠진(vacuous) 연구는 아무도 사로잡지 못했다”는 내용을 담은 리뷰를 실었습니다.

이어진 무대인사에서 현빈 씨는 시험대에 오른 기분이라며 한국영화를 소개할 수 있게 돼 기쁘고 감사하다는 소감을 내놨고요, 이 영화는 오는 20일까지 16편의 영화와 황금곰상을 놓고 경쟁을 펼치게 됩니다. 참고로 국내 개봉은, 현빈 씨 군입대가 3월7일인데요, 그 직전인 3월3일로 잡혀 있습니다.

2. 베를린영화제에서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을 소재로 다룬 실화극 <아이들…>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이라면서요?

베를린에서 또 한편의 한국영화가 지난 해외 각국의 시선을 받고 있는데요,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을 다룬 <아이들...>의 판권이 해외 각국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현재 판매된 곳만 해도 북미와 남미, 유럽, 일본,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대만 등인데요, 이번 베를린영화제에서 해외에 판매된 한국영화 중 가장 준수한 수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특히 북미와 남미, 유럽 배급 판권을 딴 미국의 라이언스게이트 인터내셔널의 한국계 CEO인 헬렌 김은, “실화가 가지는 힘에 주목했다”며 “감독의 연출력과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도 미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헬렌 김에 의하면, 미국에서도 뉴저지 소년 5명이 실종됐던 사건이 32년 만에 해결됐던 일이 있었다네요.

한편, 이 영화는 박용우, 류승룡, 성동일, 성지루, 김여진 씨 등이 출연하고 <리턴>의 이규만 감독이 연출을 맡아 이번주 국내에도 개봉했습니다. 영화내용은 참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안타깝게 했었죠. 1991년 3월 26일, 도룡뇽을 잡겠다고 집을 나선 다섯 명의 아이들이 실종된 사건인데요, 일명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이죠.

영화는 화성연쇄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살인의 추억>, 이형호군 유괴살인 사건을 다룬 <그놈 목소리>에 이어 대한민국 3대 미제사건의 마지막을 다룬 작품인데요, 공소시효가 만료된 이 사건을 다시 수면위로 끌어올릴지도 관심이 되고 있습니다.

3. 유명 애니메이션 <개구쟁이 스머프>가 3D 극장판으로 돌아왔습니다.

랄랄라 랄랄라 랄라랄라라~♪ 아주 친근한 멜로디일 텐데요, 이 멜로디의 주인공인 스머프가 스크린으로 돌아옵니다. 혹시 어느 스머프를 가장 좋아하세요? 저는 투덜이 스머프를 가장 좋아하는데요. 스크린으로 만나는 투덜이스머프는 어떨까 기대가 됩니다.

지난 2008년 탄생 50주년을 맞았고, 올해 10월23일로 53주년을 맞이하는 파란 요정 스머프. 벨기에 작가 페요의 손에 의해 탄생한 이 만화는 1980년대 TV애니메이션이 공개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았죠. 그런 파란 요정들이 첨단 CG를 통해 실사합성의 3D영화로 오는 8월에 선을 보입니다.

지난 17일, 개봉 전에 스틸사진과 티저 포스터가 공개됐는데요, 내용은 마법사 가가멜을 피해 도망가던 중 마법의 문을 통해 뉴욕 한복판에 떨어지게 된 스머프들이 뉴욕을 배경으로 모험담을 펼치게 됩니다. 티저에서는 인자한 파파 스머프를 비롯해서 인기를 독차지한 홍일점 스머페트, 잘난 체 하기 좋아하는 똘똘이, 늘 불평불만인 투덜이, 힘 좋은 덩치 등의 매력이 잘 담겨있습니다.

옛 추억을 되살리고픈 관객들이라면, 오는 8월 파란 요정 스머프를 다시 만나볼 기대를 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4. 팔방미인이죠. 배우 구혜선씨가 두 번째 장편영화를 위해 직접 영화제작사를 설립했다는 소식도 있네요?

네, 적절한 표현인데요. 팔방미인. 구혜선 씨에게 딱 어울리네요. 구혜선 씨가 지난달 두 번째 장편영화를 위해 영화제작사인 ‘구혜선 필름’을 설립했다는 소식입니다.

배우에, 감독에, 영화제작자까지, 그야말로 전방위로 활동하고 있는 구혜선 씨는 지난해 첫 선을 보인 첫 장편영화 <요술>에 이어 올 하반기 두 번째 장편 소규모영화인 <복숭아나무>를 준비하고 있다고 하네요. 이 영화의 연출과 제작을 겸할 계획이고, 류덕환씨와 남상미씨가 캐스팅된 샴쌍둥이의 이야기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구혜선씨는 현재 최다니엘씨와 함께 드라마 <더 뮤지컬>을 촬영 중이고요, 대만 드라마인 <절대달령>에도 캐스팅된 상태입니다. 앞선 주에도 말씀드린 바 있는데요, 4월 개막하는 제13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공식 트레일러 연출을 맡아 촬영에 나서기도 했었죠.

바쁜 일정 속에서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차곡차곡 하고 있는 구혜선 씨. <무릎팍 도사>의 건방진 도사 유세윤씨가 본다면, 욕심쟁이 우후훗~ 하고 말할 일이네요. 

5. 박스오피스와 이번 주 개봉작들도 함께 정리해 주시죠.

박스오피스에서는, 3주째 1위를 달린 작품이죠. 김명민, 오달수씨 주연의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이 지난 주말 50여만 명을 동원하면서, 누적관객 35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이번주 예매율에선 신작들에 다소 밀려 3위에 올라있습니다만, 400만 돌파는 무난해 보입니다.

2위는 애니메이션 <라푼젤>이 차지했고요, 해양 어드벤처 3D영화인 <생텀>이 뒤를 이었습니다. 절친 감독들이죠. 이준익 감독과 강우석 감독의 <평양성>과 <글러브>가 각각 4위, 5위에 올랐습니다. 두 영화 모두 누적관객 200만을 향하고 있습니다.

이번주에는, 한국 영화들이 대거 선을 보였는데요, 우선 최고의 화제작입니다. 앞서도 베를린영화제를 이야기하면서 잠깐 언급한 현빈, 탕웨이 주연, 김태용 감독의 <만추>인데요, 고 이만희 감독의 1966년 동명원작을 리메이크한 작품입니다.

비와 안개의 도시 미국 시애틀을 배경으로, 감옥에 있다가 어머니 장례식 때문에 사흘 휴가를 받은 여자와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는 남자의 짧은 로맨스인데요, 현재 예매율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현빈씨 영화 출연작 가운데 최초의 1위네요. 

강풀씨 작품이 원작인 <그대를 사랑합니다>도 개봉했습니다. 노인들의 사랑이야기가 아니고, 그냥 ‘사랑 이야기’라고 표현하고 싶고요, 김수미, 윤소정, 이순재, 송재호 등 노련한 배우들의 안정된 연기와 호소감 짙은 서사가 관객들 구미를 당길 것 같습니다. <사랑을 놓치다> <마파도>의 추창민 감독 작품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소식에서 말씀드렸던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을 다룬 <아이들…>도 개봉했고요, 예매율에서 <만추>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올해 한국 인디영화의 첫 번째 기대작 <혜화, 동>도 선을 보였는데요, 주인공 혜화 역을 맡은 유다인씨의 연기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또 툰드라의 4계절과 다양한 민족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로 TV방영 당시 큰 호평을 받았던 <최후의 툰드라>가 극장판으로 스크린에 걸렸고요, ‘달인’ 김병만 씨의 열연이 돋보이는 <서유기 리턴즈>도 개봉했습니다. 

실화소재 영화가 또 있는데요, <127시간>입니다. 2003년 미국 블루 존 캐니언 등반 중 바위에 팔이 짓눌린 채 127시간 동안 사투를 벌이다 팔을 자르고 돌아온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담았고요,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대니보일 감독이 삶에 대한 찬가를 다뤘습니다. 

음식 영화도 있는데요, 제66회 베니스영화제에서 “놀랍도록 담백한 맛을 내고 기분 좋게 알맞은 온도로 온몸을 녹여주는 영화”라는 평을 받은 <소울 키친>도 개봉했습니다.

이밖에 전신마비 14살 소녀의 기적을 그린 <루르드>, 몽골의 영웅, 칭기즈칸의 성장과정에 초점을 맞춘 <몽골>, 리암 니슨의 액션스릴러 <언노운>, 초자연적 심령물 장르영화인 <위스퍼>도 선을 보였고요.

엄마와 고등학생 딸이 서로 몸이 바뀌면서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게 되는 내용을 담은 일본 애니메이션 <아따맘마-극장판>과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청춘영화 <미요코>도 관객들과 만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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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2월 2주

1. 제61회 베를린국제영화제가 드디어 개막됐죠?  

네, 제61회 베를린국제영화제가 현지시간으로 지난 10일 개막했습니다. 최근 다소 명성이 바래긴 했지만 칸, 베니스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영화젠데요, 오는 20일까지 11일간 펼쳐집니다. 개막작으로, 국내에도 4월 개봉이 계획돼 있는, 코언 형제의 <더 브레이브>가 상영됐고요, 공식 경쟁부문에는 16편이 진출해, 최우수작품상인 황금곰상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칩니다.

- 우리나라 작품들, 어떤 작품들이 선보여질 예정인가요?

이번에 한국 작품은 무려 9편이나 출품됐습니다. 베를린영화제 역대 가장 많은 한국 영화가 선을 보이게 된 건데요, 공식 경쟁부문에는 이윤기 감독의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가 유일하게 올랐습니다. 요즘 가장 핫한 배우죠. 현빈씨. 임수정씨와 함께 주연을 맡은 영화죠.

현빈씨가 출연한 또 다른 영화인 <만추>도 포럼 부문에 진출했습니다. 김태용 감독 작품인데요, 탕웨이와 멋진 앙상블을 보여주고 있고요. 같은 부문에 김선 감독의 <자가당착:시대정신과 현실 참여>, 박경근 감독의 다큐 영화 <청계천 메들리>도 함께 이름을 올렸습니다.
단편 부문에도 2편이 선을 보였는데요, <올드보이>의 박찬욱 감독이 친동생이자 설치미술가인 박찬경씨와 함께 연출한 <파란만장>, 양효주 감독의 <부서진 밤>이 주인공들입니다. 파노라마 부문에는 이보다 많은 3편입니다. 이미 국내에도 개봉해서 많은 관객을 모았었죠. 류승완 감독의 <부당거래>를 비롯해서, 김수현 감독의 <창피해>, 전규환 감독의 <댄스타운>도 베를린에서 관객들과 만나게 됩니다.

이에 따라 배우들도 대거 베를린국제영화제 레드 카펫을 밟는데요, 3월 군입대를 앞두고 출국 여부에 관심이 몰렸던 현빈씨는 오는 15일 출국해 폐막식까지 머무를 예정입니다. 이밖에 임수정, 이정현, 오광록씨도 참석을 확정했고요, <부당거래>에 출연한 류승범씨는 형이자 감독인 류승완 감독과 함께 영화제에 발을 디딥니다. 

- 수상이 점쳐지는 작품이나 배우는?

우선 황금곰상을 놓고 경합하는 작품들을 보면, 랠프 파인스가 연출ㆍ주연한 <콜리올라누스>를 비롯해 미국 감독 미란다 줄라이의 <더 퓨처>, 헝가리 벨라 타르 감독의 <토리노의 말>, 프랑스 미셸 오슬로 감독의 3D 실루엣 애니메이션 <밤의 이야기들>, 금융위기를 앞둔 투자은행 이야기를 담은 <마진 콜> 등이 올라와 있는데요, 베를린영화제가 정치 성향이 강한 영화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에 금융 위기를 다룬 <마진 콜>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한국 영화들의 수상에 대한 기대 또한 있죠.

심사위원장은 스웨덴 여배우 잉그리드 버그먼과 이탈리아의 거장 감독 로베르토 로셀리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탈리아 유명 배우 겸 감독 이자벨라 로셀리니가 맡는다.

한국영화론 유일하게 경쟁부문에 진출한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의 이윤기 감독이 베를린영화제와 인연이 깊습니다. 우선 2005년 <여자, 정혜>로 포럼 부문에서 ‘넷팩상(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을 받은 적이 있고요, 2006년 <아주 특별한 손님>, 2008년 <멋진 하루>를 모두 포럼 부문에 진출시킨 바 있습니다. 이 영화 주연인 임수정씨 역시 2007년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로 특별상인 ‘알프레도 바우어상’을 받은 바 있고요.

뭣보다, 계속 언급하게 되는데요, 어메이징한 남자, 현빈씨가 두 편의 영화를 이번 영화제에 진출도 시켰겠다, 국내 팬들은 현빈씨의 수상 여부에도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아울러 파노라마 부문에 진출한 <창피해>는 동성애를 그린 퀴어 영화인데요, 베를린영화제에 초청된 퀴어 영화에 수여하는 ‘테디상’의 후보로 꼽히고 있습니다.

2. 안타까운 소식이 이번 한 주 영화계를 큰 충격에 빠뜨렸는데요. 단편영화 <격정소나타>의 연출가이자 시나리오 작가였던 최고은씨가 요절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죠?

우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서른두 살 젊은 나이로 숨진 최고은씨는 지난달 29일, 경기도 안양에 있는 집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최고은씨가 갑상선 기능 항진증과 췌장염을 앓고 있는 와중에 치료를 받지 못하고 수일을 굶다가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며칠 째 아무것도 못 먹고 있습니다. 남는 밥과 김치가 있으면 저희 집 문 좀 두들겨 주세요’라는 쪽지를 이웃집에 남겼는데요, 이 쪽지 때문에 많은 이들이 가슴 아파하고 있습니다.

최고은씨는 지난 2006년 <격정소나타>로 제4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단편의 얼굴상’을 수상하고 유망한 시나리오 작가로 주목받으며 활동했는데요. 그러나 집필한 시나리오들의 영화 제작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으면서 생활고에 시달려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화려한 줄 알았던 영화계의 또 다른 이면인, 열악한 환경에 대한 개선책도 좀 있어야할 것 같네요?

네, 말씀하신대로 영화산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전부터 영화계에선, ‘누구 하나 죽어야지 영화산업 구조가 바뀔 것’이라는 자조 섞인 우려가 있었는데요, 그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고, 뒤늦게 제도 개선의 움직임도 있습니다.  

영화계에서 시나리오 작가는 가장 낮은 위치 중의 하나인데요, 4대 보험 보장이나 최저 임금도 받기 힘든 상황입니다. 과거엔 시나리오 작업을 하면 진행비를 받기도 했지만 2006년 영화산업의 거품이 꺼지면서 이마저도 사라졌고요. 적은 계약금을 받는데다, 영화 제작이 무산되면, 나머지 돈도 받기 힘든 구조인데다, 시나리오를 넘김과 동시에 저작권도 넘기는 것이라, 저작권 수입도 기대할 수 없는 형편입니다. 한 작가는, “열정을 착취하지만 보상은 없는 기형적인 구조가 지금의 사태를 만들었다”는 말도 했고요.

사실 최고은씨의 죽음은 영화계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는데요. 앞서 뇌출혈로 쓰러져 지하 전세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던 인디뮤지션인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과 맞물려, 청년층의 분노가 솟구치고 있는 한편, 사회구조적으로 이를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높습니다. 

영화노조는 지난 8일 성명서를 내 최소한의 생계를 위한 실업부조제도의 현실화를 촉구했고요, 각 단체나 당국에서도 공론화와 제도 변화를 위한 움직임을 펴고 있는데, 제대로 된 제도와 정책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3. 2011년 새해, 우리영화의 흥행, 겨울 한파를 잘 견뎌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주 박스오피스와 설 연휴 개봉작들도 함께 정리해 주시죠.

설날연휴까지 낀 박스오피스에서는, 김명민, 오달수씨 주연의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이 1위에 올랐습니다. 무려 110만명 이상이 찾았는데요, 누적관객수도 270만명을 넘어섰고, 이번주 예매율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어 무난히 3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이어 2~3위는 관객 수에서 절반 이상 뚝 떨어진 50만명 대였는데요, <걸리버 여행기>가 2위, <평양성>이 3위로 4만 명의 근소한 차이가 났습니다. 4위는 <글러브>가 차지했는데요, 감동적이라는 입소문이 이어지면서 꾸준히 관객을 모으고 있습니다. 누적관객은 15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5위는 <상하이>가 차지했고요, 주목할만한 것은 차태현씨가 주연한 <헬로우 고스트>가 올해 첫 300만 관객 고지에 올라섰습니다.

이번주 개봉영화를 말씀드리면, 애니메이션 두 편이 눈에 띄는데요, 그림형제의 동명 원작을 각색한 3D 애니메이션 <라푼젤>이 개봉했습니다. 미국에선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1>을 누르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고요, 18년 동안 탑 안에서만 지낸 라푼젤이 도둑을 잡아 집밖으로 모험을 단행하는 이야깁니다.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모험담이고요, 이번주 예매율 2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참고로 라푼젤은 '상추'라는 뜻입니다.

다른 한편은, <프랑켄슈타인>과 <노틀담의 꼽추> 설정을 빌려온 <이고르와 귀여운 몬스터 이바>로 존 쿠색과 스티브 부세미 등이 목소리를 연기를 맡은 애니메이션입니다.

3주 전에 말씀드렸죠. 제임스 카메룬 감독이 제작을 맡은 3D 해양어드벤처인 <생텀>도 극장에 걸렸습니다. 장엄한 해저를 배경으로 처절한 생존 게임이 펼쳐지고요, 예매율에선 3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참 좋아하는 여배운데요, 나탈리 포트만이 주연한 영화가 이달 에만 두 편 선보입니다. 먼저 애시튼 커처와 짝을 이룬 로맨틱 코미디 영화 <친구와 연인사이>가 먼저 개봉했고요, 두 남녀의 밀고 당기는 연애가 볼만합니다. 여성 팬들의 호감을 얻으면서 예매율에선 4위입니다. 
 
이밖에 1930년대 파리를 보여주는 뮤지컬영화인 <파리 36의 기적>과 40년간 근속한 기관사의 이야기를 다룬 <오슬로의 이상한 밤>이 개봉을 했고요, 앞서서 한국영화들이 대거 개봉하고 선전을 이어간 영향인지, 이번주에 개봉한 한국영화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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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배우 김효진씨가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레드카펫을 밟는다는 소식이 있네요. 김효진씨가 출연한 영화 <창피해>가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됐죠?  

 

네, 김효진씨가 생애 처음으로 레드카펫을 밟게 됐습니다. 김효진씨는 김수현 감독이 연출한 <창피해>에서 주연을 맡았는데요, <창피해>가 제61회 베를린영화제 비경쟁부문인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됐습니다. 이 파노라마 부문은 예술성과 상업성을 두루 갖춘 작품이 선정되는데, 총 18편이 상영됩니다.  

김효진씨는 <창피해>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고자 하는 윤지우 역할을 맡았는데요, 소매치기 소녀 강지우(김꽃비 분)를 만나 운명 같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한편, 김효진씨는 이번 초청 소식에 대해 “세계적인 영화제에 초청 받는 것만으로도 기쁘고, 설렌다. 수상에 상관없이 굉장한 영광”이라고 소감을 전했고요.

아마, 앞서 <올드보이>로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은 바 있는 김효진씨의 연인인 배우 겸 감독인 유지태씨가 무척 좋아하지 않았을까, 생각도 드네요.  

- <창피해>, 어떤 영환가요? 


2004년, <귀여워>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장선우 감독을 비롯해서 예지원씨 등이 출연해서 호평을 받았던 작품인데요, 이 작품을 연출했던 김수현 감독의 7년만의 신작입니다. 지난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먼저 상영이 됐는데요. 전반적으로 평이 좋습니다.  

앞서 주인공 이름도 잠시 언급을 드렸는데, 이 영화에는 세 명의 지우가 등장한다. 강지우, 윤지우, 정지우. 세 명의 여성이 주인공이고요, 동성애를 다룬 영화입니다. 그렇다고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동성애 자체보다는 여자의 심리를 다룬 영화이기도 하고요, 여성들의 사랑, 기억, 성장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여성들에겐 특히 공감할 부분이 많지 않을까 싶네요. 또 여성을 알고 싶은 남성들에게도 좋은 참고가 될 것 같습니다. 

김수현 감독은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영화가 무엇인지 오랫동안 고민한 끝에, 일반적으로 많이 알고 있는 사랑 이야기가 아닌 좀 더 특별한 사랑 이야기를 담고, 가치 있게 표현해보고 싶어서 동성애 영화를 선택했다고 하네요. 재밌는 건, 두 편의 영화 모두 제목이 귀여워, 창피해, 세 글자인데요, 다음 작품은 어떤 제목이 나올지 살짝 기대됩니다. 
 

- 우리나라영화 중 또 어떤 작품이 이번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어떤 작품들이 선보여질 예정인가요?

네, 우선 제61회 베를린국제영화제는, 내년 2월10일에 개막하고요, 현재까지 <창피해>를 포함해서 베를린영화제에 초청이 확정된 한국영화는 4편입니다.현재 계속 상영되고 있는 류승완 감독의 <부당거래>도 <창피해>와 마찬가지로,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이 됐고요, <창피해>는 베를린영화제에 출품된 모든 성소수자에 관한 영화를 후보로 하는 ‘테디상’ 수상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모차르트 타운> <애니멀 타운> 등을 연출한 전규환 감독의 타운 3부작의 완결편, <댄스타운>도 같은 섹션 상영이 확정됐는데요, 이 영화는 탈북자 여성의 삶을 다루고 있습니다. 아울러, 다큐멘터리인 <청계천 메들리>도 초청을 받아,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영화를 상영하는 포럼 부문에서 상영될 예정입니다.

이밖에 경쟁부문 진출작은 이달 말 즈음에 발표될 예정인데요, 베를린영화제는 2편의 미공개 한국영화를 시사했는데, 경쟁부문 초청여부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참고로, 한국영화는 2008년 홍상수 감독의 <밤과 낮>을 마지막으로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에선 이름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2. 2010년은 비틀즈와 특히 존 레논 팬들에게는 특별한 해란 생각이 드는데요. 팝의 전설, 존 레논 타계 30주기를 기리는 영화 <존 레논 비긴즈-노웨어보이>가 개봉됐죠?

1980년 12월8일 오후, 존 레논와 오노 요코의 집 앞에서 네발의 총성이 울렸습니다. 오전에 존 레논에게 사인을 받았던 한 남성팬이었는데요, 그 총성 네발로 한 시대의 아이콘이 눈을 감았습니다. 당시 마흔 살이었죠. 비틀스의 전 멤버, 음악가이자 혁명가였으며, 사상가였던 존 레논의 마지막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올해는 존 레논이 태어난 지 70년, 사망한 지 30년이 되는 해인데요, 비틀스 시절 ‘When I'm sixty four’라는 노래가 있는데, 음악잡지인 <롤링스톤>과 인터뷰를 할 때, 이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64살이 되면 오노 요코와 무엇을 하고 있을 것 같나. 존 레논이 뭐라고 했을까요?

“아일랜드 해안가에 사는 멋진 노부부이거나 그 비슷한 사람들이 되어서 우리의 광기를 스크랩해놓은 책을 보고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는 64살을 맞이하지 못했고, 아일랜드 해안가에 사는 비슷한 사람도 못 됐습니다. 하지만,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광기를 스크랩해놓거나 스크랩하려고 하고 있네요.

<존 레논 비긴즈-노웨어 보이>도 그 중의 하나가 되겠는데요, 시쳇말로 껌 좀 씹었던 시절의 존 레논을 다루고 있습니다. 존 레논을 중심으로 비틀스라는 전설은 어떻게 탄생했나, 라고 이름 붙여도 좋을 것 같은데요, 어머니와 이모, 폴 매카트니와의 만남 등이 나옵니다. 물론 실재와 달리 영화적으로 구성한 부분도 있는데요, 존 레논이나 비틀스 팬들이라면 더 큰 감동과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영화에서 또 다른 흥미있는 포인트들이 있는데요, <러브 액추얼리> 보셨죠? 이맘때면 숱하게 돌려보실 텐데요, 그 영화에서 짝사랑하는 소녀의 관심을 받기 위해 드럼을 연습하고, 특히 사랑 운운하던 꼬마 샘, 기억나실 거예요. ‘토마스 생스터’라는 이름이 이 꼬마 배우가 <존 레논 비긴즈-노웨어 보이>에 훌쩍 자란 모습으로 나오는데요, 존 레논의 동반자이자 경쟁자였던 폴 매카트니로 나와서, 잘 자라줘서 고마워,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참고로 존 레논이 얼마나 위대한 인물이었냐면, 그의 고향인 영국 리버풀은 공항 이름을 존 레논 공항으로 바꿨고요, 존 레논의 페이스북 공식페이지 팔로워는 120만명이 넘습니다. 

   
3. 우리나라가 자국 영화 점유율 세계 6위라는 발표가 있었는데요. 이런 부분들이 할리우드 영화산업 전략까지 변화하게 만들고 있는 느낌입니다. 비영어권 국가의 지역 색이 뚜렷한 작품에 대한 할리우드의 투자가 늘고 있죠?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행한 <한국영화> 12월호에 따르면, 작년이죠, 2009년 기준으로 자국영화 점유율 상위 10위권 국가가 나왔는데요, 1위가 인도로 92%였습니다. 이어 미국이 91.9%로 2위, 일본이 56.9%로 3위, 중국과 터키가 4, 5위에 올랐습니다. 한국은 6위였는데요, 점유율은 47.1%였고요, 이어 태국, 프랑스, 스웨덴, 독일 순이었습니다.

여기서, 인도는 의외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텐데요, 인도는 미국보다 더 많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영화를 제작하는 국가기도 하고요, 인도의 극장에 가시면 관객들이 자국영화를 보면서 함께 노래하고 춤추는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만큼 자국영화를 선호하는 관객이 많습니다.

어쨌든 할리우드는 자국영화를 선호하는 해외관객들의 취향과 입맛에 맞춘 콘텐츠를 생산하는 전략을 짜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영화시장이 빠르게 팽창하고 있는 중국이나 자국영화 점유율이 높은 인도, 한국, 일본 등을 공략하기 위해 비영어권 국가의 지역색이 뚜렷한 작품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고요, 합자나 합작 형태가 많고요, 비영어권 스타를 캐스팅하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다국적용 콘텐츠 제작에 나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할리우드 메이저영화사의 투자를 받은 <황해>나 액션 영화 <지 아이 조>에 출연한 이병헌 씨 등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4. 이번 주 박스오피스, 개봉작들도 함께 정리해 주시죠.

우선 박스오피스에서는, 지난주 예상 밖으로 예매율 1위를 달렸었죠. 이선균, 최강희 씨 주연의 <쩨쩨한 로맨스>가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습니다. 47만명을 동원했고요, 이번 주에는 연말을 앞둔 신작들의 공세에 밀려, 예매율에선 4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2위는 장동건씨의 할리우드 진출작 <워리어스 웨이>였는데요, 21만명 이상이 이 영화를 봤네요. 이어 스카이라인, 이층의 악당이 3, 4위에 올랐고요, 한국영화인 부당거래, 초능력자 등은 10위권 내에서 계속 선전했습니다.

이번주는 라인업이 더 화려해집니다. 아무래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본격적인 성수기에 진입했다고 봐도 될 텐데요. 첫사랑 찾고 싶은 분들, 혹은 지금 옆구리 시린 분들에게 반가운 영화입니다. <김종욱 찾기>입니다.  

창작뮤지컬로서 큰 인기를 끌었고, 지금도 계속 공연 중인 동명의 작품이 있죠. 뮤지컬의 원작자이자 연출가였던 장유정 감독이 영화계에 데뷔를 했는데요, 주연들도 빵빵합니다. 임수정, 공유 씨가 여자, 남자 주인공 역을 맡아서 첫사랑 찾는 작업을 함께 하는데요, 기존 이미지와 달리 임수정씨는 털털하고, 공유씨는 소심하고 귀엽습니다. 참고로, 김종욱은 극중 첫사랑의 이름이고요. 예매율에선 <나니아 연대기:새벽 출정호의 항해>와 2~3위를 다투고 있습니다.

방금 말씀드린 나니아 연대기, 판타지 블록버스터 3강 중의 하나죠. 나머지 2개는 <반지의 제왕>과 <해리 포터>이고요, 지금 개봉한 <나니아 연대기:새벽 출정호의 항해>는 시리즈의 3번째입니다. 이번 영화는, 원작자인 C.S.루이스의 나니아연대기 7부작 중에 가장 큰 사랑을 받은 책을 각색한 건데요, 해양 판타지로 펼쳐집니다. 3D로 보실 수 있고요, 화려한 볼거리와 스펙터클이 돋보입니다.

그리고 이름만으로도 귀가 솔깃합니다. 조니 뎁과 안젤리나 졸리가 주연한 <투어리스트>입니다. 화려한 액션이 펼쳐지는 영환데요, 아찔한 스턴트와 물위에서 펼쳐지는 보트체이스 액션 등이 두 주연배우의 화학작용과 더불어 재미를 안겨줍니다. 현재 예매율 1위를 기록하고 있고요.

혹시 살아있는 상태에서, 관에 갇힌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그야말로 생매장인데요, 이를 소재로 한 아주 창의적인 작품입니다. 제목이 <베리드>입니다. 영화 런닝타임 내내 관속에서만 벌어지는 일들로 채워지는데요, 그것이 전혀 지루하거나 관습적이지 않습니다. 몸을 뒤틀기도 힘든 공간과 희박한 공기 속에서 사투를 벌이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베리드>고요.

지난 여름, 남미 베네수엘라에서 음악으로 가난한 아이들에게 자존감을 심어주고 새로운 삶을 꿈꿀 수 있게 해 준 기적의 오케스트라를 다룬 <엘 시스테마>라는 다큐영화가 큰 관심을 끌었는데요, 이번에는 아프리카 기적의 합창단을 다룬 <하쿠나 마타타:지라니 이야기>도 개봉했습니다. 참고로 하쿠나 마타타라는 말은, 모든 게 잘 될 거야, 라는 뜻입니다.

이밖에 한국영화인 <서서 자는 나무>와 <2AM SHOW>도 선보였고요, 9일부터 한해 독립영화를 아우르고 결산할 수 있는 서울독립영화제가 개막했습니다. 17일까지 열리고요, 좋은 영화들을 많이 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 참조 : 씨네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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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4-19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영화 창피해를 봤던 사람으로
간만에 검색하다 (우연히)블로그 방문하게됐어요.
포스팅하신거에 창피해를 보고싶단 언급이 몇구절있더군요..

(갑작스런말일수도있지만)
실제 동성애에 대해 혹 편견없이
열린맘으로 이해하시나요?
저는 이반(동성애자)을 개인의 개성이고, 취향이라 생각하며 이해해요. 편견이나 이상하게 생각하는거야말로
이상하다생각해요. 왜냐면 육체적인성이 아닌 마음이나 영혼에 끌리는게 진정한 사랑이라생각하니까요.
여튼 제가 쪽지드린이유는, 편견과닫힌맘이 많은 사람들중에서 혹시 열린맘을 가지신분이면 소통하는 친구되고싶어서요.

책을품은삶 2012-04-27 23:57   좋아요 0 | URL
아 답이 늦었네요. 지송.^^;;;

동성애, 편견이 없다기보다 열린 마음으로 인정하는 입장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사람 각자가 성격이 다른 것과 같은 거죠. 혹은 좋아하는 영화 취향이 다른 것.

그러니 동성애, 뭐 이상하다 아니다 생각할 것도 없고요.

되레 동성애에 대해 괜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이 사회나 사람들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편이죠.^^ 동성애는 결코 나쁘거나 혐오스러운 것이 아니며, 나쁘거나 혐오스러운 거라면 제수씨를 성추행하거나 논문을 표절하는 그런 것. 정말 나쁜 놈들이죠. -.-+

더 나쁘고 못돼 처먹은 건, 그런 놈들을 비호하고 옹호하는 작자들. 미친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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