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브레비티 - 디지털 시대의 글쓰기 바이블
짐 밴더하이 외 지음, 윤신영 외 옮김 / 생각의힘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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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브레비티: 짧게, 하지만 얕지 않게

26초. 우리가 하나의 콘텐츠를 읽는 데에 평균적으로 걸리는 시간이랍니다. 심지어 뇌는 0.017초만에 그것이 마음에 드는지 결정한다고 하죠. 짧아도 너무 짧습니다.

디지털 시대에 긴 글은 외면받기 십상입니다. 사람들의 집중력 저하를 탓하기 전에, 우선 내 글이 읽혀야 하지 않겠어요. 그래서 ‘스마트 브레비티’가 탄생했습니다.

책에서는 짧은 시간 안에 메시지를 전해야 하는 모든 활동에서 적용할 수 있는 글쓰기의 핵심 비법을 알려줍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것들입니다.

  • 간결함은 자신감이다. 장황함은 두려움이다.
  • 짧게. 하지만 얕지 않게.

이렇게 간단한 문구인데, 실행해보자니 참 어려운 일입니다. 간결하게 쓰면서, 중요한 것은 빠뜨리지 않고, 깊이는 유지하라니. 말이 쉽지, 실제로 글을 고쳐보면 막막합니다. 회사에서 메일을 쓸 때 스마트 브레비티를 적용해봤는데요. 짧게는 쓰겠는데, 중요한 깊이가 다 사라져버렸습니다…

책은 위 조언 말고도, ‘스마트 브레비티’의 여러 장치를 소개합니다. 디지털 시대에, 독자의 머리에 쏙쏙 박히는 글을 쓰고 싶다면 한번은 꼭 읽었으면 하는 책입니다. 책 후반부인 3장에는 여러 상황에 스마트 브레비티를 적용하는 예시를 보여주니, 이 부분부터 읽는 것도 괜찮습니다. 글이 얼마나 간결해지는지 체감하고서, 이론을 파고드는 거죠.

단, 스마트 브레비티는 실용적인 글에 어울립니다. 모든 글을 간결하고 짧게 쓸 필요는 없습니다. 소설, 시, 에세이에는 전혀 맞지 않는 방법이지요. 읽을 때 이 점만 유념하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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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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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맞아요?? 나는 다른 소설을 읽은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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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맨 데드맨 시리즈
가와이 간지 지음, 권일영 옮김 / 작가정신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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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이야기는 한 화자의 일기로 시작합니다. 자아 정체성을 잃은 자의 혼란스러운 이야기입니다. 미치광이의 글 같기도 하지요. 자신을 이 꼴로 만든 이를 폭로하면서, 지금 이 일기를 읽는 독자가 범인일지도 모른다는, 한없이 이상한 말들을 내뱉습니다. 그놈이 저지른 잔인무도한 짓을 세상에 알리리라는 굳은 다짐과 함께, <데드맨>은 비로소 시작합니다.


형사 가부라기 데쓰오는, 어느날 엽기적인 살인 사건 현장을 목도합니다. 머리가 사라진 시체를 발견한 것이지요. 값나가는 물건은 하나도 훔쳐가지 않았으면서, 머리만 깨끗이 잘려 사라졌습니다. 단순히 변태 살인마의 소행이라 생각했지만 사건은 더욱 심각해집니다. 몸통부터 시작해 팔과 다리가 사라진 시체까지, 여섯 번의 연쇄살인이 벌어집니다. 가부라기와 동료들은 여섯 개의 신체 부위를 하나로 합쳐 새로운 생명 - 일명 데드맨을 만드려는 목적으로이 연쇄살인이 벌어졌다고 추측합니다.


한편, 한 사람이 병원에서 깨어납니다. 그의 눈앞에 있는 의사는 말합니다. 당신이 바로 데드맨이라고, 여섯 개의 신체를 기워만들어 새롭게 태어난 이라고, 말이죠. 혼란스러운 데드맨은, 그래도 자신의 처지에 순응하고는 열심히 재활훈련을 합니다. 그와중에 어떤 인물을 만나고, 자신이 데드맨으로 새로 태어난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잔인하고 엽기적으로 여섯 명을 죽인 ‘범인’을 알리기 위해 가부라기에게 메일로 제보합니다.


전체적인 이야기는 이렇게 전개됩니다. 뒤로 갈수록 생각지도 못한 결말을 맞닥뜨리게 되죠. 대여섯 페이지를 남기고 뒤통수를 팍! 치는 반전을 위한 소설은 아니기에, 2/3 지점을 지나면 어느정도 범인과 데드맨의 정체를 알게 됩니다. 사실 이 소설에서 범인의 정체보다 중요한 건, 진실이 드러나면서 알게되는 소설 전체에 깔린 여러 장치이죠. 복선이라고까지는 못하겠지만, 프롤로그에서 혼란스러운 말을 내뱉는 이가 누구였는지, 중간중간 왜 이런 서술과 묘사가 나왔는지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쉽다고 꼽는 것들은 저도 똑같이 느꼈습니다. 가부라기와 그 동료들은, 엽기적인 살인 앞에서 만화와 소설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일본 작품에서 많이 보이는 열혈 형사물의 클리셰라고 할까요. 또한, 살인의 당위성은 이해하나, 완전범죄에 가까운 범인의 기술(?)은, 단순히 소설의 결말로 가기 위한 장치로 전락해버립니다.


그래도 이야기의 힘이 대단한 소설입니다. 데뷔작이라는 게 놀라울 정도죠.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 대상을 수상할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저는 열혈물을 좋아하니까요, 가부라기 시리즈를 계속 읽어보고 싶네요. 후속편으로 <드래곤플라이>와 <단델라이언>이 출간되어 있으니, 바로 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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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는 독서법 - 질문 독서법 5단계로 내 인생의 정답을 찾는다!
임재성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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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는 독서법 - 임재성 (평단, 2018)

독서 전, 중, 후로 질문을 던져보라고 권한다.
1, 2장은 숱하게 들어온 독서법에 관한 내용이니 패스. 3장부터가 진짜다. 목차, 소개말을 읽으면서부터 질문을 던지고, 책을 읽은 직후, 발췌한 문장을 옮겨적으면서 또 질문을 한다. 최종적으로는 읽은 책이 내 삶과 가치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탐구한다.
실제 질문 예시가 쓰인 4장을 읽어보니 아, 질문 이거 정말 어렵다는 걸 새삼 느낀다. AI 시대에는 질문을 잘 하는 것이 능력이 된다는데, 큰일이네.

러프하게 정리해보면.

1장: 준비 - 목차, 소개글, 프롤로그, 서문을 읽고
2장: 독해 - 책을 다 읽고 내용에 대한 질문
3장: 초서 - 발췌문을 읽고 고민해보기
4장: 사색 - 책에 대한 소감, 느낌, 내 생각
5장: 적용 - 책 내용을 내 삶에 적용해보기

- 준비 읽기의 핵심 질문
1. 책의 제목과 부제, 그리고 카피를 보고 책 내용을 추측해 본다면?
2. 책의 겉표지에 드러난 것들을 통해 작가는 무슨 지식이나 메시지를 어피랗려고 하는가?
3. 책을 쓴 저자와 서문(프롤로그, 머리말)으로 알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4. 1~3번까지의 정보와 차례를 종합해 책 내용을 예측해보자.
5. 책의 주제는 무엇인가?
6. 책의 장르는 무엇인가?
7. 책의 내용은 무엇인가?
8. 핵심 메시지는 어디에 담겨 있는가? 또 그곳을 훑어본 결과는 어떠한가?
9. 이 책은 내가 시간을 투자해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가? 가치가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 독해 읽기의 핵심 질문
독해 읽기는 책의 성격과 장르에 따라 질문이 달라야 한다. 그러나 ㅇ여기서는 공통으로 던질 수 있는 질문을 담았다.
1.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어휘나 개념은 무엇인가?
2. 책을 읽으면서 새롭게 발견한 지식이나 정보는 무엇인가?
3. 이 책을 무엇을, 어떻게 자세히 다루고 있는가?
4. 이 책이 쓰인 배경(시대적, 공간적)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5. 이 책의 콘셉트를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무엇인가?
6. 저자는 무엇을 이야기하고 해결하기 위해 이 책을 썼을까?
7. 이 책은 전체적으로 무엇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가?
- 초서 일기의 핵심 질문
1. 이 문장(문구)을 초서한 이유는 무엇인가?
2. 적가는 이 문장을 통해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을까?
3. 이 문장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지식이나 깨달음은 무엇인가?
4. 이 문장은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5. 이 문장을 활용해 확장해야 할 생각이나 지혜는 무엇인가?
6. 이 문장에 나만의 생각을 덧입혀 재해석해서 적는다면 어떦게 쓸 것 같은가?

- 사색 읽기의 핵심 질문
1. 저자의 생각에 동의하는 점과 동의하기 힘든 점은 무엇인가?
2. 이와 비슷한 주제의 다른 책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가?
3. 이 책의 메시지로 토론의 주제를 선정한다면 무엇이 좋겠는가?(자신의 논리도 적어보라.)
4. 이 책을 비판한다면 무엇을 비판하고 싶은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
5. 내가 이 책을 쓴다면 무엇을 더 보완해서 이야기하고 싶은가?
6. 이 책 내용을 숙고하며 얻는 깨달음이나 지혜는 무엇인가?
7. 이 책을 읽고 난 후 달라진 나의 생각은 무엇인가?

- 적용 읽기의 핵심 질문
1. 이 책의 메시지 중에서 내삶에 적용할 만한 것은 무엇인가?
2.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3. 책을 읽고 난 후 어떤 주제로 글을 써보고 싶은가?
4. 책 내용 중 내 삶 속에서 습관으로 만들기 위해 실천해보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5. 이 책과 연동지어 책을 읽어본다면 그것은 어떤 책인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
6. 이 책을 읽고 마음에 결단이 선 것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이며 이유는?
7. 이 책으로 깊어진 생각과 깨달음을 어떻게 내 삶 속에서 펼쳐내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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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프랑스 책벌레와 결혼했다 프랑스 책벌레
이주영 지음 / 나비클럽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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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랑스인 책벌레 남자와 한국인 욕쟁이(?) 여자가 만나 결혼을 했다?! 그와중에 남자는 엄청나게 덤벙거린다. 출근할 때 자기 물건을 놓고 가는 건 기본이요, 집 근처 마켓에 갔다가 떨어뜨린 물건도 수두룩. 그걸 여자가 하나하나 챙겨준다. 그러면서 짜증도 내고 화도 내지만, 결국 서로 사랑하는 부부. 서로의 더 알아가고 포용하는 모습들.



2. 하지만 이런 책벌레라면 하지 않을랜다. 그래, 독서 좋다 이거야. 지식을 얻고 싶어 하는 욕심도 좋아. 그런데 일상생활에서 이렇게까지 동반자에게 폐를 끼치는 사람이 되라면, 글쎄요, 저는 차라리 책을 포기하지 않을까요. 물론 책의 극적인 전개를 위해 다소 과장된 묘사가 있을 거고, 어차피 부부 사이의 일이지만, 뭐 저는 그렇다고요.



3. 그래도 뭐, ‘에두아르를 지켜보며 ‘아는 게 많다고 해서 지혜로운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절실히 느끼고부터는 친구의 말대로 어리바리한 그를 막 대할 수 있게 되었다’라고 하는 부분에서 부인이자 저자인 이주영 작가의 입장도 이해할 수는 있었다.



4. 재밌는 건, 저자도 엄청난 책벌레라는 거.



5. 일상에서 느끼는 불편함은 여기서 끝. 독서와 책, 문화에 대해서 옮겨보자면


대가족인 시댁에는 크고 작은 파티가 잦다. 그리고 매번 파티가 있을 떄마다 친지들 아펭서 시를 낭독하거나 철학서의 한 구절을 낭독한 후 자신의 생각을 발표한다. 프랑스 대부분의 가정에서 벌어지는 일인지, 시댁에만 있는 일인지는 모르지만 시댁식구 모두에게 파티의 낭독과 연설’은 자연스러운 일상으로 보인다. 처음에 나는 이런 시댁 문화가 솔직히 불편했다. 위화감 때문이었다. 한국의 우리 집에서는 가족들이 모엿을 때 시를 낭독한 적이 한번도 없다. 내가 살아온 문화와 너무도 다른 문화 속에서 나는 과연 편안할 수 잇을까? 겁이 났다.


학창시절부터 주입식보다 토론식 교육을 받고 객관식보다 주관식 시험을 보는 교육 문화. 이렇게 자란 이들은 가족끼리 만난 자리에서도 토론을 즐기는 걸까. 서양 문화가 모두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나 - 가끔 그들은 한국의 선진(?) 교육을 부러워하기도 하고, 도입하려고도 했다 - 이런 토론 문화가 성행하는 것은 꽤나 부럽다.


나만 해도 가족끼리 책 이야기를 한다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다. 독서모임에서야 생판 모르는 남이니 철판을 깔고 대화한다지만, 어릴 때부터 봐오던 사람들과 책과 독서 이야기라니. 게다가 에두아르 가족처럼 시 낭독?! 꿈도 못 꾸지.




6. 

에두아르의 지적 호기심이 부러운 이유는 단순히 많은 지식을 가져 멋져 보이고 싶어서만은 아니다. 알고 싶은 것을 알아간다는 것은 상당히 즐거운 일이다. 지적 호기심을 채우기 위한 독서는 무척 흥미로운 일이다. 에두아르는 나보다 더 즐거운 삶을 살고 있음에 틀림없다.


에두아르의 일상은 참기 조금 힘들지만, 그의 지적 호기심은 존경한다. 나이를 먹으면 세상에 무감각해지고 둔감해진다는데, 반백살의 그는 여전히 세상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본다. 세계를 깊게 바라보는 눈과 열린 마음. 그는 그 수단으로 책을 선택했겠지만, 이런 시선이라면 책이 아니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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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23-06-07 06: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의외로 애서가 부부, 가족, 커플이 생각보다 만나기 어려워요. 제가 참석하는 독서 모임 회원 한 분은 본인 빼고 남편, 자식들은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유일하게 책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독서 모임뿐이라고 했어요. 그 말씀에 그분의 심정을 이해했어요. 저도 책 좋아하는 가족이 없거든요. ^^;;

양손잡이 2023-06-07 08:19   좋아요 0 | URL
저는 다행히도! 아내와 함께 독서를 좋아한답니다. 날 좋을 때도 카페에서 가끔 책을 읽고, 제가 책 사는 거나 도서관에 가는 것도 다 이해해줘서 너무 고마울 따름입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