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하우스 생각하는 책이 좋아 13
케이트 클리스 지음, 김율희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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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하우스](케이트 클리스/김율희 옮김, 주니어RHK)

이 책을 보는 순간, ‘세상에 이런 일이‘였나, 자기 집을 쓰레기장으로 만든 사람 이야기가 떠올랐다. 진짜 딱 그 집이다. 사실은, 친정도 이 집에 버금간다. 버리지 못한다. 두 분 다. 그리고 그 성향을 내가 고스란히 물려 받았다. 아, 나는 교사가 되어 조금은 버릴 수 있게 되었다. 조금은. 4학년 때부터 쓰던 리코더를 아직 갖고 있으니 나도 참 어련하다 싶다.
베니는 버리지 못하는 아빠와 그런 아빠를 참을 수 없는 엄마와 함께 지내다, 엄마가 집을 나간다. 사실, 베니의 아빠는 무척 앞서가는 사람이다. 작가가 의도하고 쓴 거겠지만, 70-80년 전에 SNS를 상상하는 사람이다. 이런 베니의 아빠에게 단 한 가지 흠이 있다면, 물건을 절대 버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피자 상자조차도.
자신의 골동품을 팔지 않아 세든 가게에서 쫓겨나고, 산처럼 쌓인 골동품 때문에 집이 더러워져도 절대 치우지 않는다. 그런 와중에도 본인은 인식을 못하고, 절대 못 치우게 하며(치우면 불같이 화를 낸다.), 고물들을 가지고 뭔가를 계속 만들어 낸다. 아빠의 고물이 유용할 때가 있기는 했지만, ‘돼지가 하늘을 날‘ 때에나 가능한 유용함이다.

집을 나간 베니의 엄마가, 집에서 향수병을 느끼는 베니가 정말 이해되었다. 베니의 아빠는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지금으로 치면 베니를 아동학대 하는 거나 다름없고, 똑똑하지만 무례한, 내가 제일 싫어하는 유형의 사람이어서 그렇다.-책에서 내가 싫어하는 유형의 사람이 나올 때마다, 그 사람의 모습에 내 모습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되긴 하지만... 베니 아빠는 해도 해도 너무 했다.
토네이도가 아니었다면 베니 아빠는 구원받지(?)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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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모두 잃어버리는 방법 - 이기적이고 고집불통인 아이 야단치지 않고 버릇 고치기 I LOVE 그림책
낸시 칼슨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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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모두 잃어버리는 방법](낸시 칼슨/신형건 옮김, 보물창고)

사실 이 책도 생각했던 것만큼 수업에 잘 쓰지는 못했다. 친구와의 갈등에서 내 지분이 많을 때의 상황 여섯 가지를 담고 있다. 아이들에게 읽어줬고, 재미있다고는 했지만(재미있는 포인트가 도대체 어디인지 모르겠지만), 수업 때 쓰기로는 1-2학년이 더 적합하지 않을까. 누가 잘못했는지 곰곰이 생각해서 따져볼 수 있는, 찬반토론이 가능한 그림책을 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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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랑 싸웠어!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67
시공주니어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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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랑 싸웠어!](시바타 아이코/이선아 옮김, 시공주니어)

도덕 시간에 친구 갈등을 다루느라 읽은 책이다. 그런데 3학년이 보기에 살짝 공감이 덜 되나 싶다. 이런 경험이 있기는 할 텐데, 이제 싸움이나 갈등이 점차 서사를 띠게 되니, 이런 식으로는 더 이상 싸움이 일어나지 않는 까닭이다.-내가 잘 못 끌어낸 것일 수도 있다.
사과 안 받고 싶은데 상대가 사과하면 사과를 받아줄 건지에 대한 이야기는 해봄직 하다. 누구 편 들 건지도 물어볼 걸, 생각을 미처 못해서 아쉽다. 다음에 이 책을 본다면 이 질문을 해봐야지.
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맨 마지막 말에 있다.
‘그렇지만, 다음엔 내가 꼭 이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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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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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희미한 빛으로도](최은영, 문학동네)

장편소설인 줄 알았는데 단편소설집이었다. 이 소설들의 화자는 대부분 여성이다. 그리고 소외된 사람들, 혹은 소외된 사람들을 대변하는 작가(글쓴이)의 목소리가 실려 있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첫 소설에, 지금 내 나이대라면 알 만한 용산 참사가 등장한다. 뉴스에서 스치듯이 봤던 사건이었다. 정확한 내용은 모르는 사건이다. 이 소설로 사건을 들추어 보았다.
(이 소설에서) 그 사건에 대한 의견이 너무 극과 극이라, 당시 용산에 살았던 주인공은 담백한 글쓰기, 안전한 글쓰기를 선택한다.

삼풍백화점 사고 이후로, 우리나라에서 생기는 사건, 사고에 점차 냉담해지는 사람들을 본다. 작가님은 우리나라의 소외된 사람들에 집중했고, 그 상황을 글쓰기와 연결지었다. 나는, 사건 사고에 무딘 사람들에 집중하게 된다. 자기 일이 아니라고 너무 막 말하는 건 아닌지.
어제, 아파트 안에서 택배차에 깔려 죽은 아이가 있었다. 다들 아이 부모를 탓한다. 우리나라에 판사가 참 많다고 생각했다. 옳고 그름으로 그 사람들을 비난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일은 뭘까. 자신의 옳음을 강화하는 것 외에.
옳고 그름으로 대해야 하는 일과 공감으로 대해야 하는 일이 뒤바뀌어 있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삶의 많은 부분이 정치와 연관 있어서 그런가. 한쪽이 옳으면 다른 한쪽은 무조건 그른 것이 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세월호 참사 10주년의 주된 모토는 ‘기억‘이었던 것 같다. 이 책에 맥을 같이 하는 글이 실려 있다. ‘기억하는 일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영혼을, 자신의 영혼을 증명하는 행동이라는 말을.‘(33쪽)

하지만 내가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 써도 결국 글만 쓰는 사람이 될까, 행동하지 않는 사람이 될까 두려운 마음이 있다. ‘나는 그런 사람이 되기 싫었어. 읽고 쓰는 것만으로 나는 어느 정도 내 몫을 했다, 하고 부채감 털어버리고 사는 사람들 있잖아. 부정의를 비판하는 것만으로 자신이 정의롭다는 느낌을 얻고 영영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며 사는 사람들.‘(79~80쪽)

있는 일을 없는 일로 두는 것. 모른 척하는 것.
그게 우리의 힘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을 대하는 우리의 오래된 습관이었던 거야. 그건 서로가 서로에게 결정적으로 힘이 되어줄 수 없다는 걸 인정하는 방식이기도 했지. 그렇게 자기 자신을 속이는 거야. 다 괜찮다고, 별일 아니라고, 들쑤셔봤자 문제만 더 커질 뿐이라고.(150쪽)

작년 서이초 사건을 겪으면서, 학교의 불합리한 일에 더이상 입다물고 있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절대 좋은 게 좋은 게 될 리 없다. 이렇게 생각하는 중에도, 이 마음을 하나님이 기뻐하실까, 갈등이 있다. 할 수 있는 한 모든 사람으로 더불어 평화하라고 하신 말씀에 어긋나는 건 아닐까. 그래도 가만히 있으면 사람이 죽잖아요, 라고 조용히 소리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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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천로역정 고전의 숲 두란노 머스트북 1
존 번연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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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로역정](존 번연/정성묵, 두란노)

개인적으로, [천로역정]은 네 번째 읽는다. 물론, 앞의 두 번은 제대로 읽은 것은 아니다. 처음 읽은 것은 만화로 되어 있는 책이었고, 두 번째는 [어린이를 위한 천로역정]이다. 세 번째로 읽은 천로역정이 1부와 2부까지 있는 제대로 된 천로역정이었는데, 그 당시 애니메이션 [천로역정]이 영화관에서 상영할 때여서 애니메이션과 책은 어떤 차이가 있나 하고 읽었더랬다. 그리고 이번에, 독서모임을 하면서 네 번째 읽게 되었다. 이 책은 크리스천이 천성을 향해 가는 내용, 1부만 다루고 있다.

이번 책과 이때까지 읽었던 책의 다른 점을 꼽자면, 이번에는 책에 나오는 성경구절을 하나 하나 찾아가며 읽자 싶었다. 그러나 쉽지 않았다. 3/4 정도 찾아 읽었다. 번연이 천로역정에서 설명하는 내용이 성경 어디에 근거하고 있는지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번연이 어떻게 성경을 해석하는지 볼 수 있다. 그리고 번연의 성경 해석, 적용 능력에 감탄하게 된다.
당시 영국은 국교도(성공회) 외에는 인정하지 않았는데, 그 와중에 번연이 청교도를 믿는 아내를 만나고, 비국교도파 목회자를 만나고, 평신도로서 설교하면서 투옥되고, 투옥 중 쓴 이 책 천로역정을 통해 하나님을 믿는 믿음을 보여준다. 평신도로서 이런 교리적 지식에 해박할 수 있음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독서모임에서는 책을 읽은 소감을 먼저 나누었다. 주인공 크리스천보다는 크리스천이 만난 사람들이 자신의 모습 같다는 말에 동감하기도 했고, 크리스천이 신실, 혹은 소망과 동행하면서 그들을 따르지 않는 자들에 대해 나누는 대화가 상처가 되었다는 말이 와닿기도 했다. 크리스천이 만난 사람들이 모두 교회 내의 사람들이라면, 크리스천이 그렇게 딱 잘라 말해도 되느냐는 것이다. 이 부분은 매우 공감했다. ‘비슷하지만 진리가 아닌 것‘에 대한 분별력과 판단력은 성령님이 주시는 것일 텐데, 교회 내의 수다쟁이나 무지의 말을 듣고 그들을 믿음의 길에서 벗어났다며 배제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천로역정은 천국을 향한 모험이다. 각자의 신앙여정을 나누며, 의미 있는 나눔을 했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은 절망의 늪을 쉽게 빠져나올 수 있는 반면, 어떤 사람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쉽게 통과하기도 할 것이다. 각자가 신앙여정에서 강한 부분과 약한 부분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또, 멸망의 도시에서 탈출한 크리스천과 허영의 시장에서 탈출한 소망을 생각할 때, 신앙여정의 출발점도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각자의 신앙여정은 다르지만, 하나보다는 둘이 있어 이겨낼 수 있는 지점이 있는 것을 생각할 때, 이렇게 나눌 수 있는 공동체가 있음에 감사하게 된다. 천성을 향해 함께 가는 동역자 분들이 모두 힘내셨으면 좋겠다. 하나님께서 함께하심에, 같은 곳을 바라보는 공동체가 있음에.

📌매일 단상 읽기: https://m.blog.naver.com/kohen83/223416303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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