맙소사, 책이잖아!
로렌츠 파울리 지음, 미리엄 체델리우스 그림, 이명아 옮김 / 올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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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빨간 표지가 눈에 띄는 그림책 <맙소사, 책이잖아!>는 표지 그림만 보면 동물들이 나오는 책일 것 같습니다. 책을 펼치자 성별을 가늠하기 어려운 유리라는 친구가 등장하네요. 주인공 유리가 받은 선물을 자랑하려는데, 휴대폰으로 테트리스 게임을 하고 있던 이모가 포장을 벗겨 버리더니 "맙소사, 책이잖아!"라며 깜짝 놀랍니다. 선물이 책이라서 놀란 건지 책 제목을 읽은 건지 알 수 없네요. 선물 받은 책이 지금 우리가 읽고 있는 <맙소사, 책이잖아!>와 똑같아서 신기하고 재밌습니다. 

 

유리와 이모가 함께 책을 읽는 동안, 이모의 반응이 우스워요. 마치 책을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책을 가만히 들고서 아무 소리도 안 난다고 책이 망가졌다고 하는 부분에서 웃음이 나네요. 책 속 이야기를 실제로 받아들이거나 말도 안 된다며 반박하는 등 책 보는 법을 모르는 이모라니! 유리는 이모에게 책을 읽는 순서, 책장을 넘기는 법, 상상하며 읽기 등 책 보는 법을 하나씩 알려 줍니다.

휴대폰에 익숙한 이모가 책장을 넘기려고 손가락으로 문지르는 장면, 책을 끄거나 돌리려고 하는 장면, 확대하려고 엄지와 집게손가락으로 벌리는 장면은 재미있지만 씁쓸한 마음이 드네요. 아이와 함께 있으면서 휴대폰 볼 때가 많은데 그런 모습도 반성하게 됩니다.

 

<맙소사, 책이잖아!>는 유리와 이모의 이야기 외에 선물 받은 책 내용도 나옵니다. 길 잃은 생쥐가 괴물과 용을 물리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이야기에서 커다랗지만 약한 괴물과 용, 작지만 강한 생쥐. 어느 방향에서 보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이나 왼쪽과 오른쪽. 이모가 한 말과 같은 말을 쥐도 하네요. "어느 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 말이 책의 요점인 것 같습니다.

아, 책을 포장했던 포장지와 끈에 관심 보이던 새들의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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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든 아이와 가볼 만한 곳 1193 - 유아, 초등 교과 추천 여행지를 담은 국내여행 가이드북, 2023-2024 에이든 가이드북
타블라라사 편집부 외 지음 / 타블라라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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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그림만 보았을 때는 따뜻한 내용의 소설일 것 같다. 타블라라사 편집팀에서 출간한 <에이든 아이와 가볼만한 곳 1193>은 600쪽 가까이 된다. 두툼한 책이지만 부담스럽지 않고 너무 든든하다.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쉬는 날에 어딜 가면 좋을지 고민할 것이다. 아무리 검색해도 맘에 드는 곳을 찾아내기 힘들고, 펜션이라도 예약했는데 이동 시간이 길다면 중간에 들를 곳도 찾아야 한다.

여행 콘텐츠만 십수 년 연구한 타블라라사 이정기 대표도 아이와 갈 만한 곳을 찾는 일이 힘들다고 한다. 아이와 같이 가면 좋은 여행지를 지도와 함께 최대한 많이 정리해두면 좋을 것 같아서 <에이든 아이와 가볼만한 곳 1193>이 출간되었다고 하니 아빠 입장에서 만든 이 책이 얼마나 값질까. 매번 갈 곳을 따로 검색하지 않아도 되는 엄마 아빠들에게 고마운 책이 될 것이다.

 

목차를 보면, 지식별 여행지, 추천 아이와 함께, 아이와 가볼만한 곳 지도, 서울부터 제주도까지, 교과별 여행지 매칭표로 구성되어 있다. 본격적으로 <에이든 아이와 가볼만한 곳 1193>을 살펴 보자.



'지식별 여행지'에서는 아이들이 알면 좋은 지식을 설명하고 그에 해당하는 여행지를 추천한다. 비행기부터 시작해서 산, 바다(자연), 해와 달, 태양계(우주), 궁궐, 조선시대(역사) 등 40가지에 대해 설명하고, 초등 교육 과정과 연계하여 몇 학년 무슨 과목 몇 단원에 나오는지까지 알려 준다. 각 페이지의 아래쪽에 추천 여행지를 3곳씩 보여 주고, 지식별 여행지 인덱스에서 더 많은 추천 여행지를 확인할 수 있다.

'추천 아이와 함께'에서는 공공기관, 방송국, 대학교 견학, 해외 문화원 체험, 전국 유명 대형 키즈카페를 소개한다.


2020년 한국관광공사 관광벤처에 선정된 타블라라사는 여행 콘텐츠 및 여행 지도 전문이다. '아이와 가볼만한 곳 전국 지도'만 보아도 딸을 둔 엄마는 배가 부르다. 어딜 가보자 마음먹고 서울 경기 아이와 가 볼 만한 곳을 검색해도 딱 결정하기 힘든 적이 많았다. 그런데 <에이든 아이와 가볼만한 곳 1193>의 전국 지도에 아이와 갈 만한 곳이 수두룩하게 정리되어 있으니 고맙기만 하다.



각 도별로 정리된 본문을 보면, 한 쪽에 세 군데 여행지를 소개한다. 여행지를 소개하고 주소와 지도 좌표를 알려 주어 어디쯤 위치하고 있는지 지도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영유아에게 필요한 누리과정과 초등 교과 과정의 커리큘럼을 여행지와 엮은 것이다. 각 여행지의 아래쪽에 알록달록 색깔이 눈에 띄는데 과목별로 색을 나누었다. 그 안에 아이에게 알려 줄 내용이 담겨 있어서 그것만 보아도 책을 만든 정성이 느껴진다.

가나다순의 첫 번째 가나아트파크를 지도에서 찾아 보니 바로 아래쪽에 아이와 두 번 가 본 두리랜드가 있다. 한 곳을 둘러보는 시간이 길지 않다면, 지도 상에서 가까운 곳을 선택해 함께 들르는 것도 좋겠다.


'교과별 여행지 매칭표'는 1~2학년부터 6학년까지 교과별 여행지 인덱스다. 과목마다 또다시 주제별로 나누었는데, 여행지를 세세하게 분류해둔 것만 봐도 학교 선생님들이 감탄할 것 같다. 마지막 전체 인덱스에는 가나다 순으로 전체 여행지를 정리했다.

여행 가이드북을 정독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에이든 아이와 가볼만한 곳 1193>은 여행지를 추천하는 이유와 아이에게 무엇을 이야기해줄지 간단하게 알려 준다. 그 두 가지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마치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 백과사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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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날고 있어요 - 하늘을 나는 동물이 되는 상상 이야기
킴 페인만 지음, 정신재 옮김 / 노란코끼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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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날고 싶다'고 여러 번 말했던 딸아이와 <나는 날고 있어요>를 읽었습니다. 표지를 보면, 두 팔을 펼치고 날듯이 달려가는 주인공의 뒷모습과 새의 활짝 펼친 날개가 시원해 보입니다. 이 책에는 새뿐만 아니라 곤충, 물고기 등 여러 동물이 나와서 동물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습니다.


<나는 날고 있어요>는 자연을 사랑하고 동물을 좋아하는 킴 페인만 선생님이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린 책입니다. 어린 시절 늘 상상했던 '새가 되어 날면 어떨까'에 대한 이야기를 이 책에 고스란히 담아낸 것 같습니다. 하늘을 나는 새를 비롯하여 벌과 잠자리, 그리고 하늘을 날 거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동물들이 어떻게 나는지 보여줍니다.


새나 거위가 되어 나무 위로 날아올라 저 아래 펼쳐진 작은 세상을 바라봅니다. 아주 무거운 새 콘도르는 길이가 3미터나 되는 거대한 날개로 산보다도 높이 날아요. 속도감이 느껴지는 생생한 그림 덕분에 하늘을 나는 상상을 좀 더 쉽게 해볼 수 있습니다. 아주 작은 뒤영벌은 낮은 곳에서 위로 날아올라 꽃들이 거대하게 보여 마치 걸리버의 나라로 온 것 같네요. 벌은 그림인지 사진인지 너무 진짜 같아서 한참 들여다 보았습니다.


날 수 있는 물고기 날치, 낙하산을 만들며 바다 위를 수 킬로미터나 떠다니는 거미, 네 발을 쫙 펼쳐 진짜 낙하산처럼 보이는 날다람쥐, 몸을 납작하게 하고 꿈틀거리며 나는 뱀까지! 생동감 있는 그림을 보며 자연 관찰책을 보듯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아이와 함께 어떤 동물이 되어 날고 싶은지 이야기 나눈 후, 눈을 감고 상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습니다.

 

킴 페인만 선생님이 하늘을 나는 동물들에 대해 알게 된 흥미로운 사실을 책 속에 전부 담을 수 없어서 뒷부분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같은 주제의 학교 숙제가 있다면, 백과사전을 넘겨보듯 참고해도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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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예술가야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28
에드 비어 지음, 서남희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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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의 알록달록 예쁜 색상이 눈에 띄네요. 붓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는 공룡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책장을 넘기니 "대체 예술가가 뭐예요?"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신기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보려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요? 예술가는 그 모든 것을 눈에 담으려고 합니다. 편안한 자세로 엎드려 쓱쓱 그림 그리는 예술가 공룡의 표정을 재미있게 표현했네요.


그림을 그리기 전, 상상한 것과 실제로 본 것들이 뒤죽박죽 섞여 있는 예술가 공룡의 머릿속을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앞에서 그렸던 사자와 코끼리, 뒤에서 그린 꿀벌, 그리고 화산과 소방차, 아이스크림 등 아이가 숨은 그림 찾기 하듯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예술가 공룡은 그림을 그리다가 꿈이 생깁니다. 자기가 보고 그린 기쁨과 아름다움을 세상에 보여 주고 싶어서 먼 곳으로 용감하게 떠나기로 하죠. 바쁜 도시에 도착한 예술가 공룡은 비어 있는 공간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그림자와 함께 삭막하게 표현한 회색 도시와 그 안에 들어온 알록달록 공룡의 모습이 대비되네요.


처음에는 작게 그리지만, 좋아하고 기뻐하는 사람들 덕분에 그림을 더 크게 그리고 색도 더 많이 칠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 상황에서 예술가 공룡은 실수를 하고 말아요. 붓이 미끄러져 선 바깥쪽에 색칠하자 어쩔 줄 몰라 하며 그림 그리기를 멈추네요. 알록달록 무지갯빛으로 보이던 공룡의 모습이 실수하고 당황하면서 화산 폭발하듯 모든 색이 엉겨 버렸어요.




공룡의 슬프고 속상한 표정이 살아있네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습니다. 바쁜 도시 사람들이 다가와 예술가 공룡에게 용기 주는 응원의 말을 쏟아냅니다. "실수하면서 배우는 거잖아요! 중요한 건 마음이에요." 킥보드를 타고 온 빨간 원피스의 여자아이가 하는 말에 공룡은 용기를 내어 다시 붓을 듭니다.

아이가 색칠할 때 테두리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잔소리한 적이 있는데, 그런 엄마의 모습을 반성하게 하네요. 마음속에 온 세상을 가득 채운 예술가 공룡이 그림으로 마음껏 표현하는 이야기. 엄마도 아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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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니들 - 좋은 날엔 좋아서, 외로운 날엔 외로워서 먹던 밥 들시리즈 6
김수경 지음 / 꿈꾸는인생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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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밥이나 음식, 요리에 관한 글 읽기를 좋아한다. 그런 글들은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 같다. 제목과 표지가 마음에 들어서 읽고 싶었던 책 <끼니들>은 출판사 꿈꾸는인생의 '들시리즈' 여섯 번째 책이다. 들시리즈는 한 사람이 책 한 권 분량을 꽉 채워 말할 수 있는 무언가에 대한 에세이라는데, 김수경 저자의 '끼니'에 얽힌 이야기가 이 정도라는 것에 부러운 마음이 든다. 내가 할 수 있는 끼니 이야기는 어느 정도 될까? 

 

그녀(저자)가 어릴 적 살던 집 뒤꼍의 텃밭에서 상추와 풋고추, 머위를 땄다면, 난 시골 사택 뒷산에서 고사리와 취나물을 땄다. 그녀가 처음 밥을 짓던 때를 떠올리는 장면에서 난 처음 떡국 끓이던 때가 생각났다. 수화기 너머로 엄마가 말해주시던 순서대로 했을 텐데 맛이 어땠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이처럼 책을 읽으면서 내 어릴 적 경험도 떠올릴 수 있어서 기분이 새로웠다.

대학생 때, 아빠가 콩나물국 싫어하신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어려웠던 시절에 할머니가 자주 해주셔서 사실은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셨다. 지금은 내가 딸아이 먹이려고 콩나물 넣은 된장국을 자주 끓인다. 책에서 콩나물 다듬기에 대해서도 나오는데, 나는 일일이 꼬리를 따지는 않고 콩깍지나 상한 부분만 골라낸다.

 

보통 장을 볼 때 대형 마트에서 보지만, 채소나 달걀은 채소가게에서 사는 편이다. 마트보다 가격도 저렴하고, 종류별로 담아놓은 채소들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요리해본 적 없는 채소들도 한번 사볼까 하게 된다. 오이나 가지, 아욱 등 결혼하고 처음 내 손으로 장을 봐 와서 오이소박이나 가지무침, 아욱된장국을 끓이던 때가 생각난다. 제법 맛이 괜찮아서 혼자 뿌듯했었다.

그녀가 끼니 이야기를 하며 영화 이야기를 곁들이는 것도 좋다. '고양이와 할아버지', '바닷마을 다이어리'처럼 잔잔한 영화를 나도 좋아하는데, 딸아이가 좀더 자라면 함께 보고 싶다. 서른이 넘어 처음 달걀을 맛보는 주인공이 나오는 '줄리 앤 줄리아'도 재미있을 것 같다.

 

그녀의 편식쟁이 남편이 두 아이를 골고루 잘 먹는 사람으로 키우기 위해 결국 편식을 고쳤다는 말에 감동했다. 자신도 먹지 않던 채소의 중요한 영양소를 읊으며 아이들과 같이 입에 넣는다니. 아이들을 잘 가르치고 싶은 아빠의 마음이 대단하다.

라면 이야기를 읽으면서 대학교 입학하고 첫 동기 엠티 때 끓지도 않는 물에 면을 넣었다고 구박 받은 일이 생각났다. 김치 이야기를 읽으면서는 전라남도에 살았던 중학생 시절 중국집 딸이 싸오던 새콤하고 맛있었던 김치가 떠올라 군침이 돌았다. '먹어 치우다'는 말이 싫고, 건강검진 결과가 성적표가 되는 나이가 되었다는 말에 공감한다. 제사 있는 날 우리 아빠도 밤을 치셨고, 우리집에서도 구운 가래떡은 간장과 참기름을 섞어 찍어 먹었다.

 

카스텔라 먹은 개 이야기나 엄마가 싸주시던 도시락, 친하지 않은 사람들과의 식사 등 비슷한 기억이나 추억이 있는 이야기도 있고, 책을 읽으면서 나 역시 끼니에 관해 할 말이 꽤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끼니에 대한 에세이 <끼니들>을 읽으며 정감 있고 따뜻하고 아련하다. 아이 책만 잔뜩 읽다가 몇 달 만에 읽은 책이 <끼니들>이라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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