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의 힘 (프레더릭 레이턴 에디션) - 최상의 리듬을 찾는 내 안의 새로운 변화 그림의 힘 시리즈 1
김선현 지음 / 세계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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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표지에 그림만 들어간 책은 처음인 것 같다. 책 제목인 '그림의 힘'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프레더릭 레이턴의 <타오르는 6월>을 표지로 사용했다고 한다. 책장을 덮은 채 가까이만 두어도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니 힐링책이다.

미술치료계 최고 권위자이자 트라우마 전문가인 김선현 저자는 미술치료 현장에서 가장 효과 있었던 세기의 명화들을 누구나 쉽고 즐겁게 감상하도록 <그림의 힘>에 담았다. 삶에서 가장 스트레스 받고 가장 향상시키고 싶은 다섯 가지 영역(일, 관계, 돈, 시간, 나)으로 나누어 각각 15~16점의 그림을 보여 준다. 그림에 대해 이야기하고, 어떤 힘을 주는지 알려 준다. 책을 통해 미술치료를 받을 수 있으니 위로가 필요한 이들에게 따뜻한 선물이 될 것이다.




책에서 소개하는 첫 그림은 고흐의 <밤의 카페 테라스>다. 고흐의 여러 작품을 좋아하여 프랑스 여행에서 들렀던 아를. <밤의 카페 테라스>의 장소를 방문했을 때, 그림처럼 반짝이는 별과 사람들이 없어서 그랬는지 큰 떨림은 없었다. 하지만 명화 속 장소에 서있는 것만으로 들뜬 기분이었다. 이 그림은 마음이 피곤한 사람들에게 좋다고 하니 과연 처음 소개될 만하다.

칸딘스키의 <동심원들과 정사각형들>을 이야기하며, 투우 경기의 빨간 천을 언급한다. 소는 색맹인데도 불구하고 굳이 빨간 천을 쓰는 이유는 소가 아닌 관객을 흥분시키기 위함이다. 빨간색은 사람을 업시키는 효과가 있어서 우울증 치료제를 일부러 빨간색으로 만들기도 한다.




집중력을 위한 최상의 분위기를 보여준 조르주 드 라 투르의 <작은 등불 앞의 막달라 마리아>. 어두운 공간에서 촛불에 집중하고 있는 여성의 손 아래 놓여진 해골머리에 눈길이 갔는데, 그에 대한 설명은 없어서 궁금하다. 

 

불 같은 성질에 비타협적이었던 고흐가 자화상이 아닌 초상화를 남겼다. <우체부 조제프 룰랭의 초상>의 주인공은 고흐가 아를에서 유일하게 우정을 나눈 친구였다니 애잔한 마음이 들었다. 




이중섭의 <해와 아이들>을 이야기하며, 사교적인 활동을 할 때 주황색을 활용하면 좋다고 한다. 선생님이 아이들을 처음 만날 때, 주황색 액세서리를 하면 친근함을 느낄 수 있다니 유용한 팁이다. 

 

뭉크 하면 <절규>가 유명한데, 책에서는 뭉크의 작품 중 편안한 색상이 가장 많이 쓰인 <태양>을 이야기한다. 내면의 화를 조절하고 미움의 악순환을 멈추는 데 보탬이 되니 미워하는 사람이 있을 때 보라고 한다. 

 

책의 양쪽에 걸쳐 보여지는 커다란 그림은 책 사이 접히는 부분 때문에 제대로 볼 수 없는 경우도 있어서 아쉽다. 예컨대 청량감과 사랑의 설렘을 일깨워주는 로렌스 알마 타데마의 <더 묻지 마세요>나 산드로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이 그렇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집에서 보여주던 명화카드가 있다. 책에 나오는 그림과 9점이 겹치는데, 그 중 두 작품이 <세네치오>와 <이카루스>다. 파울 클레의 <세네치오>는 따뜻한 난색이 다양하게 활용되어 어린아이들의 정서에 매우 좋고, 앙리 마티스의 <이카루스>는 에너지와 역동감을 주기 때문에 자신감이 떨어질 때 보면 좋다고 한다. 

 

<그림의 힘>을 읽으면서 눈에 익은 그림도 있고, 처음 보는 그림도 있었다. 한 작품에 대해 (2~3쪽 정도로) 길지 않게 이야기하기 때문에 300쪽이 넘는 두꺼운 책인데도 쉽게 읽을 수 있었다. 말이 어렵지 않아서 술술 읽힌다.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이나 미술치료가 궁금한 사람들이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

​#그림의힘, #김선현, #자기계발, #프레더릭레이턴에디션, #미술치료, #세계사출판사, #책추천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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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한 달 살기 제주 - 2022~2023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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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봄, 일을 그만두고 갑자기 제주도가 떠올라 바로 항공권을 구입했다. 5박 6일 제주여행은 나홀로 첫 번째 국내여행이었다. 제주도는 4번째였는데, 이전에 가보지 못한 우도와 동북부 지역을 여행했다. 돌아가기 전날, 카페에 앉아 창 밖을 내다보는데 '딱 한 달'만 더 있고 싶었다. 공항 가기 전에 들른 비자림에서 게스트하우스 스태프 한다는 분을 만났고, 집에 와서 게스트하우스 스태프 모집 공고만 확인했다. 겨울, 봄, 가을의 제주도를 보았으니 이제 여름의 제주도를 만날 차례였다.


그렇게 또다시 제주도로 날아갔고, 5월 말부터 9월 초까지 100여 일을 어느 게스트하우스에서 머물며 격일로 스태프 일을 했다. 최저 시급에 숙식 제공, 쉬는 날은 제주 곳곳을 여행했다. 뜨거웠던 계절에 비가 쏟아지는 날에도 열심히 걸어다닌 올레길이 생각난다.




해시태그 출판사의 <한 달 살기 제주>를 읽으며 9년 전의 제주를 떠올리기도 하고, 그때는 보지 못했던 새로운 장소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조대현 저자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제주는 겨울에 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게다가 눈 내리는 한라산의 풍경이 너무 아름답다고 한다. 나 역시 한라산을 좋아하는데, 3번째 제주여행은 그만둔 직장의 산악회에서 떠난 가을 한라산 등반이 목적이었다. 가을과 여름의 한라산은 보았는데, 눈쌓인 겨울의 한라산을 아직 오르지 못해 아쉽다.


최근에는 '제주에서 한 달 살기'로 장기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하는 가족 단위 한 달 살기가 늘어나고 있다. 나도 유치원생 딸과 자연을 느끼고 즐길 수 있는 제주에 가서 짧게라도 지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바쁘게 보고 돌아다니는 관광 말고, 현지에서 사는 느낌으로 머물고 싶다.




<한 달 살기 제주>에서는 제주의 사계절, 제주의 상징(돌하르방, 바람&돌, 해녀 등), 제주의 즐길거리를 먼저 소개한다. 봄의 유채꽃, 여름에는 숲길이나 휴양림 산책, 가을의 오름 억새풀, 겨울의 한라산 등 사진만 봐도 힐링이 된다. 올레길 열풍이 지나간 후에도 선호하는 숲 트레킹, 오름, 재래시장, 해변, 박물관&미술관 등 제주도에서 즐길거리는 다양하다.




제주에서 한 달 살기를 계획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숙소 문제다. 믿을 만한 숙소 선택, 비상금 준비, 여행자보험으로 한 달 살기 준비를 철저히 하자. 무료해지지 않도록 느슨한 목표를 세우자. 주말마다 여행을 가거나 제주 향토음식 먹어보기 등이 될 수 있다.


<한 달 살기 제주>에서는 예산 짜기, 숙소 확인 사항, 짐 싸기 등 한 달 살기의 기본적인 정보를 알려 준다. 제주의 볼거리를 제주시와 서귀포시로 나누어 30여 곳, 인상적인 제주 맛집도 12곳 소개한다. 공항 가기 전에 꼭 들른다는 동문시장, 대포 주상절리와 제주 3대 폭포(천제연, 천지연, 정방폭포), 쇠소깍, 성산일출봉과 섭지코지는 단체 여행에서도 빠지지 않는 곳이다. 협재 해수욕장과 한림공원, 오설록 티뮤지엄, 절물 자연휴양림, 이중섭 미술관도 좋았고, 모슬포 항과 산방산은 내가 머물던 게스트하우스 근처라서 반갑다.




책에 소개되지 않은 곳 중 개인적으로 좋았던 장소는 제주도립미술관, 가파도, 금능해변에서 보는 일몰, 두 번 들렀던 두모악(김영갑 갤러리)이다. 책에서 소개한 맛집의 보말칼국수, 물회, 고기국수 외에 꽁치김밥이나 몸국(모자반국)도 추천한다. 몸국은 해장국을 좋아한다면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제주에서 한 달 살기를 마쳤다면, 멋진 풍경이나 맛있는 음식 등 잔뜩 찍어둔 사진으로 포토북 만들기를 추천한다. 책을 다 읽고, 9년 전에 만들었던 나만의 제주 포토북 두 권을 꺼내봤는데 여행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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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자녀와 함께 떠나는 유럽 자존감여행 - 2022-2023 최신판 트래블로그 시리즈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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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열 살 때 가족과 함께 첫 배낭여행을 했다. 김포공항에서 처음 비행기를 타보고 말레이시아를 경유하여 뉴질랜드에 갔었는데, 뉴질랜드의 깨끗한 자연과 말레이시아에서 먹었던 (우리나라 자장면과 다른) 자장면이 생각난다. 막내동생은 네 살이었기 때문에 그 여행을 기억하지 못하고, 나도 여행기간이 전부 생각나진 않는다. 다음 해에는 필리핀, 그 다음 해에는 대만을 겨울방학 동안 일주일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다녀왔다. 5, 6학년 때였는데, 일기에 여행이야기를 썼었고 열 살 때보다는 좀더 떠오르는 것이 많다. 가족 모두 함께한 해외여행은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는데, 어렸을 때의 여행 경험이 내게는 특별했는지 자라면서 여행을 좋아하게 되었다.



해시태그출판사의 해시태그 여행시리즈 중 이번에는 <처음 자녀와 함께 떠나는 유럽 자존감여행>을 소개한다. 자녀와의 첫 여행인데다 여행지가 유럽이라면 막막할텐데, 자녀의 자존감을 올릴 수 있는 테마로 유럽 여행을 소개하는 책이다. 자녀와의 추억을 쌓고 싶은 부모들이 유럽여행을 준비하며 읽어본다면 유용한 정보가 많을 것이다.



여행을 통해 자녀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며, 자녀와의 여행을 마음먹었다면 나의 즐거움은 다음으로 미루라고 한다. 자녀에게 질문하며 여행지를 정하고, 여행의 마무리는 포토북 만들기를 추천한다. 여행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하고, 대인 관계 능력이나 자기 내면 조절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으니 자녀가 어릴 때 한 번쯤 다녀오면 좋을 것 같다.

유럽여행을 재미있게 다녀오려면, 각 도시에 대한 사전 지식은 반드시 읽어보고 여행을 떠나라고 한다. 나는 지도에 갈 곳을 표시하고 가이드북을 보며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여행지에서의 즐거움 못지않은 두근거림을 느끼곤 한다. 도시 내에서 여행하는 코스는 전날에라도 미리 계획하고, 힘들고 피곤하면 무리하게 움직이지 말자. 나도 프랑스 파리 여행 중에 파리 뮤지엄패스 본전을 뽑는다고 미술관과 박물관을 열심히 다녔는데, 하루에 두 곳 넘게 보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맛집도 무리하게 찾아가지 말자.




'유럽 여행에 꼭 필요한 INFO'에서는 항공권 구입, 여행 경비 산출, 짐 꾸리기, 여행 중 위급상황 대처, 일정짜기, 저가항공과 유레일패스 등에 대해 알려 준다. 특히, 자녀와 함께하는 미션 프로그램 6가지를 소개하는데, 그 중에서 박물관 런닝맨이 맘에 든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이나 조각 등 5개를 선정하고 기억한 후 사진 찍어오기. 나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맘에 드는 작품 사진을 잔뜩 찍기에만 바빴던 것 같다.




'자녀가 주도하는 유럽여행 수업'에서는 색종이 조각에 관광지 적어 여행가기, 유럽 여행지 기억 지도 만들기, 부모와 자녀의 장단점 베스트 5, 자녀에게 주는 상장 등을 소개한다. '자녀에게 들려줄 유럽이야기'에서는 추리소설 & 유럽의 기차, 콜로세움, 트레비 분수, 투우, 에펠탑 등 10가지를 이야기한다. 마지막으로 '유럽 핵심 도보 여행'에서는 영국(런던, 캠브리지, 옥스포드, 에딘버러), 독일(뮌헨, 퓌센, 프랑크푸르트, 하이델베르그), 오스트리아 빈, 스위스 취리히, 이탈리아(베네치아, 피렌체, 로마), 프랑스 파리 등 6개국 14개 도시를 친절하게 설명한다. 각 도시에서의 일정을 먼저 보여주고 여행 과정을 상세하게 알려 주는데, 이 부분을 읽으면서 꼭 여행에세이를 읽는 기분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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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떠나는 산티아고 순례길 가이드북 - 2022-2023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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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뜨거웠던 계절에 100여 일을 제주도에 머물면서 틈틈이 올레길을 걸었다. 한두 코스를 제외하고 거의 완주했었는데, <처음 떠나는 산티아고 순례길 가이드북>을 펼치며 올레길을 걸었던 때가 떠올랐다. 수많은 여행자들이 찾는다는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해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순례길이 있다는 정도만 알았다. 책을 읽으며, 산티아고 순례길이 어디 있는지 거리는 얼마나 되고 시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등 궁금한 내용을 알 수 있었다.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최종 목적지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다. 포르투갈 길, 은의 길, 북부 길 등 여러 길이 있지만, 순례자가 되기 위해 가장 많이 찾는 길은 프랑스의 생장피드포트부터 갈리시아 지방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약 800km를 걷는 프랑스 길이라고 한다. 현재 프랑스 길이 정비가 가장 잘 되어 있고, 숙소체계도 안전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대부분의 지역은 스페인 북부 지대로 우리나라의 사계절과 비슷하다. 가을(9월 말부터 11월 중순)이 가장 걷기 좋은 계절이지만, 갈리시아 지방으로 다가갈수록 점점 비오는 날씨가 많아진다.




산티아고 순례길 프랑스 길은 약 800km로 하루에 25km를 걷는다고 하면 32일 정도 소요된다. <처음 떠나는 산티아고 순례길 가이드북>에서는 생장피드포트에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33일에 걸쳐 이동하는 코스를 알려 준다. 하루치 이동경로를 소개하고, 구간별로 친절하게 안내한다. 중간중간에 유용한 팁도 나온다. 제목처럼 산티아고 순례길을 처음 떠나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사람마다 체력도 다르고, 날씨 때문에 하루에 걷는 거리가 짧아질 수도 있다. 무조건 책에 나온 대로 계획하기보다 자신의 체력과 주어진 시간 등을 고려하여 결정하자. 책 앞부분에 산티아고 순례길 부분 걷기 코스와 여행 계획 세우는 방법이 나오니 참고하면 좋겠다.


순례길을 걸을 때 필요한 최소한의 준비물과 순례자들을 위한 숙소 알베르게, 순례자의 하루에 대해서도 얘기한다. 스페인 사람들은 식사를 어떻게 하는지, 스페인 음식은 무엇이 있는지, 산티아고 순례길로 이동하는 방법도 나와 있다. 맨 마지막에는 스페인어도 나와 있으니 <처음 떠나는 산티아고 순례길 가이드북> 한 권이면 부족함이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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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적인 그림 산책 - 소소한 일상 속에서 만나는 명화 에세이
이영춘 지음 / MiraeBook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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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들어간 '그림', '산책'이란 단어도 좋았고, 포근한 느낌의 표지 그림(르누아르가 그린 <고양이를 안은 줄리 마네>)도 마음에 들었다. '아주 사적인' 그림 산책이라서 저자에게나 의미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읽으면서 지루하지 않을까 했는데,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지은이 소개에서 '초보 아빠'라는 말이 눈에 띄었다. 책을 읽는 동안 딸에 대한 아빠의 무한한 사랑이 느껴졌다. 특히, 3장 '따뜻한 그림 한 점의 위로'는 딸의 이야기로 시작해 딸의 이야기로 끝난다. 딸을 가진 엄마로서 나 역시 3장의 이야기에 집중했고, 아이가 등장하는 그림은 조금 더 자세히 보았다.

저자는 그림을 바라보며 위로를 얻는다고 한다. 딸이 힘들고 지칠 때 봤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아주 사적인 그림 산책>을 썼다고 한다. 홀로 서있는 세상에 혼자가 아님을 깨달았으면 한다고. 그림으로 인해 내면의 우울감이 많이 사라졌다며, 그 경험을 독자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었다는 저자. 마음이 따뜻한 아빠를 둔, 그의 딸이 부러워진다.




저자의 일상을 이야기하며, 떠오르는 명화를 소개한다. 출근길에 내리는 비를 보며, 카유보트의 <비 내리는 예르>와 <파리의 거리, 비 오는 날>을 생각한다. 질병을 생각하며, 누이의 죽음을 그림으로 남긴 뭉크를 떠올린다. 직장인의 월요병을 이야기하며 에드가 드가의 <발레 대기실>을, 퇴근 후에 산책하며 클림트의 <캄머성 공원의 산책로>를 떠올린다.


내가 좋아하는 명화 중 하나가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다. 책에 나온 그림을 보며 다섯 살 딸아이가 엄마 휴대폰에 있는 그림(폰케이스 디자인이 그렇다)이라고 알은척한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캄머성 공원의 산책로>는 클림트의 그림이라고 말하지 않으면 전혀 모를 것 같은 그림 스타일이다.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는 따뜻한 풍경화다.




밀키트 얘기를 하다가 '신고전주의'와 '인상주의'를 말한다. 자크 루이 다비드의 <소크라테스의 죽음>으로 주제가 명확한 신고전주의 그림을 보여주고, 모네의 <인상-해돋이>로 애매모호한 형태의 인상주의 그림도 보여준다. 퇴근길에 힐링하며 김홍도의 <마상청앵도>를 떠올리고, 치과에 갈 때는 워터하우스의 <판도라>가 떠오른다고 한다.

1장은 그림을 읽는 일상, 2장은 그림이 필요한 순간들이다. 2장은 저자가 마지막 출근을 하고 육아 휴직에 들아간다는 이야기로 마무리된다.




페르메이르의 <우유 따르는 여인>이나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은 많이 봐왔던 그림이지만, 화가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빛의 화가'로 불리고, 17세기 네덜란드 시민들의 삶을 그린 페르메이르와 '화가 중의 화가'로 불린 스페인 대표 화가 벨라스케스의 이야기를 읽으며 그림을 좀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그림으로 선정되었다는 <시녀들>을 해석해주는 이야기도 흥미롭다.

저자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이라는 반 고흐의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은 나도 좋아한다. 프랑스에서 파리를 여행하고, 한 군데 더 들른 곳이 아를이었다. 반 고흐의 <밤의 카페 테라스> 그림 속 카페를 찾아갔을 때의 기분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3장 '따뜻한 그림 한 점의 위로'는 저자의 딸이 태어나고 육아하면서의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아이의 이름을 짓고, 캄캄한 새벽에 우는 아이를 달래고, 목욕시키던 욕조가 작아진다. 반 고흐가 막 태어난 조카를 위해 그린 <꽃피는 아몬드 나무>, 렘브란트가 그린 <성가족>, 베르트 모리조의 <정원에 있는 아빠와 딸> 등 따뜻하고 흐뭇해지는 그림들이 많이 나온다.

<아주 사적인 그림 산책>에는 외국 화가의 그림뿐 아니라 조각, 한국화도 소개한다. 작품 소개에 앞서 저자의 이야기를 무겁지 않게 들려주기 때문에 책을 읽으면서 어려움이 없었다. 역사와 예술이야기, 화가의 삶에 대한 이야기, 그림 해설 등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하다. 그림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힘들고 지쳐서 위로받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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