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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삭제 심리학 - 반복되는 인생의 NG 장면, 그 비밀을 파헤치다
이남석 지음 / 예담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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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한 친구가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무엇 때문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심리학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왠지 멋있어 보였다. 대학교 1학년 때 교양과목으로 심리학개론을 들었지만 무엇을 공부했었는지 특별히 기억나는 것이 없다. 재미있을 것 같은 과목이었는데 남는 게 없으니 아쉽고 안타깝다. 학교를 졸업하고 몇 년만에 심리학에 관한 책을 읽었다. 

겉표지만 보고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 목차의 흥미로운 문장들이 책장을 얼른 넘기라고 보챈다. 생각보다 가벼운 내용은 아니었다. 간단하게 시작하면서 보다 깊고 넓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실연의 상처는 약으로 지울 수 있다면서 실연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말한다. 거짓말을 가려내는 기술을 말하면서 거짓말 잘하는 사람이 성공한단다. 다이어트는 불가능하다며 상대방의 마음을 얻는 방법을 말한다. 아침에 게으른 자가 성공한다는 생각지도 못했던 이야기를 읽고 잠시 혼란스러웠다. 한창 베스트셀러였던 '아침형 인간'에 소개된 인물들 대부분이 이미 성공한 회장이거나 마음대로 일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되다니. 불행은 미리 피할 수 있다며 행복과 타인의 정비례 법칙의 비밀을 말한다. 연금 보험보다 확실한 노후 대책이 있다며 어학 공부를 시작하라고 한다.  

인생에 삭제할 부분 없이 행복으로 가득 찬 삶을 사는데 필요한 유쾌한 심리학 처방전이라는 수식어가 조금 부담스럽다. 좋은 이야기들을 해주고 있지만 심리학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어서 그런지 어렵기만 하다. 상대방의 눈을 맞추고, 사랑 고백을 하려면 특별한 날을 피하라는 사랑을 키우는 마법 주문과 성공 모델을 찾으려면 자신의 스타일과 비슷한 사람을 찾으라는 팁, 그리고 그냥 아는 사람이 아닌 진실한 마음이 통하는 친구가 많아야 행복하다는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어떤 책이든 읽은 후에 무언가 남는다면 시간 낭비는 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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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즐거움 - 삶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들려주는 120편의 철학 앤솔러지
왕징 엮음, 유수경 옮김 / 베이직북스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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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겉표지의 옛스러운 느낌이 나는 사진이 마음에 들었다. 오래전의 일이라서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탁석산의 '철학 읽어주는 남자'를 읽은 적이 있다. 고등학교 때 공부한 윤리나 국사 과목처럼 철학 역시 내게는 조금 어렵고 생각을 요하는 무거운 학문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좋아하는 추리소설이나 여행 서적, 미술 관련 책 이외의 분야에 관한 책이 눈에 들어오는 경우가 가끔 있다. 그동안 알지 못했던 어렵게만 생각되던 것에 대한 호기심이라고 해야 할까. 지식이라고 할 것까지는 없지만 내가 알고 있는 내용들이 몇 가지 분야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에 왠지 모를 아쉬움이 느껴졌다. 새로운 이야기들도 읽고 싶었다.

제목이 '철학의 즐거움'이다. 역설적인 표현이라 생각된다. 어떤 사람에게는 아닐지도 모르지만 철학이란 학문을 거의 접하지 않는 일반 사람들에게는 역시 그런 것 같다. 내심 걱정했던 부분이 책을 읽으면서 금세 잊혀졌다. 그도 그럴 것이 에필로그에 쓰여있는 것처럼 이 책은 일상생활에서 접하게 되는 삶에 대한 진지하고도 일관성 있는 생활 철학을 소개하고 있다. 그야말로 친근한 내용이면서 무겁지 않은 이야기였다. 짤막한 120편의 글 잔치가 열린다. 

여러 국가의 수많은 철학자들이 남긴 감동적 이야기에 엮은이의 짧지만 무게감이 느껴지는 글과 마음에 와닿는 글귀 한 구절의 구성이 깔끔하다. 어디선가 한번쯤 들어봤음 직한 이야기들에 다시 한번 공감해본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이므로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라. 꽃다운 시절은 금방 지나가고 잘생긴 외모도 변하기 마련이니 얼굴에 미소를 잃지 않도록 항상 노력하자. 진정한 영웅은 용기와 자신감을 가진 사람이다. 사람의 마음 씀씀이에 따라 인격은 달라진다. 열정이 있다면 역경과 실패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일어설 수 있다. 진실함은 인생의 전제조건이고 사람이라면 마땅히 믿음을 기본으로 삼아 행동해야 한다. 의심이란 다른 사람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도 믿지 못하는 것이다. 남에게 베푸는 것은 그 자체가 대단한 기쁨이다. 우정이라는 나무에는 믿음이라는 단 하나의 열매만이 열린다. 우정은 기쁨을 두 배로 만들어 주고, 슬픔을 반으로 줄여준다. 친구는 또 다른 나다. 사랑은 감정이 아니고 행동이므로 사랑의 감정이 생기면 먼저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인생은 꼭 한 번 살아볼만한 가치가 있다. 행복은 한곳에 머물러 있지 않고 계속해서 움직이며, 세상 모든 것은 순식간에 변하므로 어느 누구도 영원한 행복을 누릴 수는 없는 것이다. 많은 이야기 중에 언제까지도 변하지 않을 좋은 말들을 골라 적어보았다. 루소, 푸슈킨, 에밀 졸라, 라이너 마리아 릴케, 베이컨, 칼릴 지브란, 마크 트웨인, 톨스토이, 쇼펜하우어, 헤르만 헤세, 칸트, 도스토예프스키 등 학교 공부를 하며 한번 이상 접해보았을 인물들의 글이라 더욱 믿음이 갔다. 어려울 것 같았던 철학에 관한 이야기를 쉽게 이해할 수 있었고 지루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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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기담 - 왕조실록에서 찾은 조선 사회의 뜻밖의 사건들 기담 시리즈
이한 지음 / 청아출판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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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담(奇談), 이상야릇하고 재미있는 이야기.

제목에 이끌려 책을 펼쳤다. '왕조실록에서 찾은 조선 사회의 뜻밖의 사건들'이라면 역사를 어려워하는 나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괴이한 기운이 감도는 게 표지부터 범상치 않다. 차례를 보면 사회기담, 왕실기담, 선비기담으로 나뉘어 있다. 섬뜩한 느낌의 이야기에서 흥미로운 이야기까지 여러 가지이다. 그중 마지막 이야기 '정조, 정약용에게 소주 원샷을 강요하다'가 가장 눈에 띄었다.

말 그대로 뜻밖의 사건들이라 읽으면서도 어린 시절 다른 나라 이야기를 듣는 듯 먼 세상 이야기 같았다. 재미있다기보다 놀랍다고 해야 맞을 듯싶다. '사회기담'의 강물 위에 떠오른 시체나 두 발이 잘린 아이, 아이의 손가락 절단사건, 살아 있는 구미호들의 전설 등은 직접 보지 않았기 때문에 믿기는 어렵지만 등골이 서늘할 정도였다. 말끔히 해결되지 않은 사건들을 읽고 나면 괜스레 안타깝고 마음이 무거웠다. 요즘 시대의 연쇄살인사건이나 토막살인사건 등 심각한 사회문제들을 비교해본다면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긴 매한가지다. '왕실기담'의 망나니 왕자의 망나니 아들은 속담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의 적당한 사례(事例)라고 생각한다. '선비기담'의 연애소설 돌려보다가 왕에게 반성문 쓴 선비들은 괜한 웃음만 난다.

역사란 어렵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학교 다닐 적에 연대표를 외우고 사건들을 시대순으로 나열하는 반복적인 학습으로 인해 국사는 관심 밖의 과목으로 밀려나게 된 것이다. 누군가 <조선기담> 같은 책을 만들었다는 게 내게는 다행스럽다. 재미없고 지루하고 낮은 점수의 과목이었다는 사실을 조금 바꿀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이 한 권의 이야기는 커다란 바닷가 주변의 조그만 조개껍데기에 불과하다니 저자의 다른 책을 기다리기보다 내 손으로 조선왕조실록을 펼쳐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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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에나는 우유 배달부! -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상상초월 동물생활백서
비투스 B. 드뢰셔 지음, 이영희 옮김 / 이마고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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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으로 처음 책을 사본 게 초등학교 4학년인가 5학년 때였다. 학교 과학실에서 수십권의 책들을 싼 값에 팔았고(정가보다 쌌던 건지 15년 전의 물가가 싼 때문인지) 안내문에 적혀있는 번호와 책 제목들을 보며 맘에 드는 책을 표시했었다. 저학년 때부터 책읽기에 재미붙였던 나는 읽고 싶은 책들이 무척 많았지만 번호를 지워나가며 두 권을 골랐던 기억이 난다. 아동교육문화연구회에서 92년도에 발행된 사례별 자녀 교육 지침서 '엄마는 교육박사'와 곤충 관찰 이야기 '파브르 곤충기'가 그것이다. 두 권 모두 2700원. 오랜만에 펼쳐보니 어린시절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파브르 곤충기'와 '시튼 동물기'에 이어 동물에 관한 책은 이번이 세 번째다.

읽고 싶어서 고른 건지 의심되는 곤충기와 읽을 책이 없어 책꽂이 구석에서 꺼내들었던 시튼 동물기. 어릴 적에 놀이터에서 개미와 재미있게 놀았던 것을 제외하고는 동물에 별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가끔, 관심 없는 분야의 책을 읽고는 한다. 사람이 나 좋은 일만 할 수는 없기도 하겠지만 내 관심 분야가 너무 좁다는 생각도 들기 때문이다. 그렇게 선택된 동물생활백서. 제목부터 흥미롭다.


앞에서부터 차례대로 읽지 못하고 목차를 보며 뒤죽박죽 골라 읽었다. 차근차근 읽어나가기엔 책을 덮기까지 지루함만 더해질 듯해서였다. 저자의 일기와 관찰기록문과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동시에 본 느낌이다. 동물들의 결혼제도나 자녀 양육법, 생존전략, 균형 메커니즘 등 재미있게 읽은 부분도 많았고, 책을 접하지 않았다면 평생 알지 못했을 동물 이야기에 짧은 시간 동안 두꺼운 동물학 참고서를 읽은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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