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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남자 - O.S.T.
이병우 작곡 / 알레스뮤직 / 2005년 12월
평점 :
품절
영화는 단순히 배우의 연기와 시나리오의 탄탄함이 전부가 아니다. 영화를 보고 나온 뒤, 우연히 그 영화의 음악을 들으면 마법처럼 영화의 장면이 스치고 지나가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은 느껴봤을 것이다. 그만큼 영화음악의 힘은 알게 모르게 영화의 일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사실 한동안 우리 영화에서는 외국의 팝송들을 인용한 경우가 많았었는데, 최근들어 우리만의 음악을 영화에서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그런 면에서 <왕의 남자>의 음악을 담당한 이병우는 돋보인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음악가이라는 편애모드가 다소 작용하고 있지만.)
이병우의 매력을 처음으로 느꼈던 것은 <장화, 홍련> 때였다. 긴장감있고, 영화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선율. 그 뒤로 <스캔들>, <연애의 목적>과 같은 작품에서도 그는 실력을 발휘해서 괜찮은 영화 음악들을 쏟아냈다. 그리고 이번 <왕의 남자> ost도 제법 잘 빠진 작품들로 가득차있다.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이 영화는 유독 음악이 필요한 장면이 많았다. 주인공들이 광대이기때문에 그들이 놀이판을 벌일때면 당연히 음악은 등장해야했다. 게다가 인물간의 갈등요소들이 두드러지기때문에 그것을 음악으로 섬세하게 표현하는 것도 필요했다. 애잔한 선율이 주가 되는 음악(몇 곡에서는 덩실덩실 춤이 나올 것 같지만 대개는 애잔한 선율이었다.)은 다시금 영화의 내용을 떠올리게 하여 마음을 짠하게 만든다. 이병우를 좋아하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영화를 괜찮게 본 사람이라면 ost도 실망하지 않고 들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