룩스 - 외모 상상 이상의 힘
고든 팻쩌 지음, 한창호 옮김, 황상민 감수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증오 발언(hate speech)이라는 것이 있다. 인종, 성별, 종교, 성적(性的)취향 따위에 근거해 상대방을 모욕하는 발언이다. 가령, 어떤 잘못을 한 사람에게 잘못에 대한 것을 비판하는 것은 상관없다. 그러나 그 사람이 못생겨서 그렇다고 하는 것은 문제시된다. 이러한 증오 발언에 대하여 법학자 로드니 스몰라는 ‘정신에 대한 강간’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우리는 상대방의 가시적 효과에 집착하고 있다. 흔히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내면의 아름다움을 알고자 한다면 눈(目)을 보라고 권한다. 하지만 눈보다 얼굴을 먼저 보는 게 다반사다. 보여 지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외모는 “예쁘면 모든 것이 용서된다.”는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고든 팻쩌는 외모, 상상의 힘이라는 부제가 달린『룩스(LOOKS)』에서 ‘외모지상주의 (lookism)’이라는 육체적 매력을 명쾌하게 서술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다채로운 재능을 과시하는 매력적인 외모를 보고 왜 우리가 끌리는가? 에 대해서 흥미롭게 접근하고 있다. 그러나 저자는 육체적 매력이라는 단순한 본능을 밝혀내는 것은 아니다. 그 보다는 육체적 매력이 어떻게 우리의 행동과 사고를 지배하는지 이해를 돕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는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키, 몸무게, 크기, 얼굴 형태의 대칭성 등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이 책의 내용은 크게 외모가 우리의 삶에 미치는 영향과 화려한 외모의 이면 모습들 그리고 외모지상주의 극복하기로 나누어져 있다. 가령, 외모가 연애와 결혼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에리히 구드의 ‘자격부여’에서 찾고 있다. 자격부여는 주관적 자격부여와 객관적 자격부여가 있다. 전자는 자격이 있다고 느끼는 사람이 스스로 기대하는 경우다. 예를 들면 부유하지만 매력 없는 여성과 미남이지만 무일푼의 남성과의 관계가 성립된다. 반면에 후자는 사회나 해당 공동체가 특정인이 자격을 누릴 만하다고 인정하는 경우다. 예를 들면 매력적인 여성이 덜 매력적인 남성과 데이트하는 경우다.

또 하나 외모가 정치에 미치는 영향은 ‘이미지’에 있다. 저자에 따르면 이미지는 진실이면서 거짓이고, 정확한 지각이면서 동시에 실제와 지각 사이의 간격이라는 것이다. 매력과는 거리가 먼 링컨이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탁월한 연설가였지만 그만큼 그의 육체적 외양이 덜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날 이미지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TV같은 미디어의 발달로 인하여 '우세한 얼굴(facial dominance)'를 지닌 후보자가 능력과 지도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다음으로 화려한 외모의 모습들에는 외모에 목숨을 거는 부작용을 보여주고 있다. 무식욕증과 대식증이 여성의 질병이라면 아도니스 콤플렉스(Adonis Complex)는 남성의 신체적인 강박이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나쁜 건강은 아름다움을 사라지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리고 외모를 개선하기 위한 가격은 곧 성형중독자를 불러일으켰다. 성형중독자들은 어떤 수술을 받아도 행복하지 않은 성격의 소유자들이다.

그러면 외모지상주의를 어떻게 하면 극복할 수 있을까? 저자는 자기 외모에 대한 견해, 태도, 행동을 살펴보라고 한다. 그래서 “나는 단지 더 나은 외모를 보여주기 위해 다이어트할 마음을 먹기보다는 더 나은 건강을 위한 음식에 초점을 맞추는 식단을 짤 필요가 있다.”는 현실적인 방법으로 현실에 도전하라고 한다. 또한 “나는 거울 속에서 내 모습을 보거나 가게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을 볼 때 언짢아하지 않도록 정서를 조율할 필요가 있다.”는 긍정적인 사고와 태도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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