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의 탄생 (반양장) - 대학 2.0 시대, 내 젊음 업그레이드 프로젝트
이어령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삶을 X 값을 푸는 수학방정식에 비유한다면 몇 차 방정식일까요? 이러한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이 책의 저자인 이어령입니다. 그는 우리 시대의 몇 안 되는 지성인입니다. 그의 잡학(雜學)은 시공을 초월하여 우리의 이성을 자극합니다. 그의 감각적인 논리 덕분에 우리는 다양한 지식(知識)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의 잡학을 지식학이라고 불러도 괜찮습니다.

그의 대중적 관심이 높은 것을 생각한다면 지식을 강조하는 것은 새삼스러울 것이 없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이는 지식의 중요성을 다 아는 듯 하면서도 정작 지식의 가치를 전혀 모르는 것과 같습니다. 일찍이 엘빈 토플러는『부의 미래』에서 ‘지식은 다른 지식과 어우러진다.’ 고 했습니다. 즉 지식이 많을수록 무차별적인 혼합이 가능하고, 무수하고도 다양한 쓸모 있는 결합이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식이 곧 사람을 만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어떤 사람을 알고자한다면 그 사람으로부터 지식이 어떻게 말해지는지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젊음의 탄생』은 말 그대로 젊은이를 위하여 선배가 들려주는 명쾌한 직언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그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은 지식과 어우러지면서 한층 호소력 있게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모든 사람들이 읽어도 충분히 좋은 책입니다.

가령, 그가 앞서 말했던 삶과 수학방정식과의 문제를 푸는 것에서부터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는 삶을 5차방정식이라고 합니다. 이제까지 4차방정식까지 답을 찾았으나 5차방정식의 해법은 여전히 풀리지 않았습니다. 이유인즉 5차방정식을 푸는 어떤 공식도 존재하지 않는 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입니다. 결국 5차방정식은 그것을 풀 공식이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바로 그 해답이라고 그는 말합니다.

또한 그는 지(知)의 피라미드에서 ‘그레이트 아마추어’(Great Amateur)을 역설합니다. 어쩌면 이것이 젊은 사람들한테는 아주 민감한 내용일 수 있습니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프로 대학생이 아니라 아마추어 대학생이라는 것입니다. 요즘같이 교육이 밥벌이의 수단으로 전락했는데 아마추어가 되라고 부추기는 것이 이상한 모순처럼 들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마추어라는 말은 ‘사랑하다’는 라틴어 ‘아마레’에서 유래했습니다. 따라서 아마추어는 학문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학문으로 먹고 사는 프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밖에도 그는 개미의 동선(動線) 즉 곡선과 직선을 보여줍니다. 여기에서 곡선은 젊음의 방황내지 도전입니다. 반면에 직선은 곡선에서 발견한 창조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리-토끼 그림을 보여주면서 이것이냐 저것이냐, 이라는 이분법적인 사고의 틀을 경고합니다. 즉 양자택일이 아닙니다. 그 보다는 병아리가 알에서 나올 때 병아리와 어미가 알의 안팎에서 껍질을 깨뜨리는 줄탁동시(啐啄同時)이어야 합니다. 즉 이것도 저것도, 라는 양자병합이어야 합니다.

누구에게나 삶의 중요한 지점이 있습니다. 그 지점에서 우리는 성장통을 앓습니다. 아이도 어른도 아닌 청소년기를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하는 것도 이러한 까닭입니다. 그러나 청소년기 못지않게 젊음이 탄생하는 시기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나이를 따지자면 대학생 새내기가 되는 시기입니다. 돌이켜보면 청소년기는 그래도 행복한 편입니다. 어느 정도는 가족이나 학교의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학생이 되면 자신을 둘러싼 문제에 대해 자신이 감당해야 합니다. 아마도 가장 먼저 다가오는 혼란은 현실과 이상에서 오는 괴리감일 것입니다. 대학생이 되면 책상의 고통에서 벗어날 줄 알았는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합니다. 그래서 학교를 왜 다녀야 하는지 의심하면서 소중한 젊음을 낭비하고 맙니다.

이렇듯 이 책은 젊음의 시기에서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보는 문제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책은 읽을수록 절음을 새롭게 바꿔보고 싶게 합니다. 그동안 젊음의 고통에 대해 낭만적인 치유가 대부분이었다면 이 책은 희망의 메시지가 재미있으면서도 강렬합니다. 저자의 다양한 경험과 풍부한 지식이 한바탕 어우러져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젊음의 사용 설명서’라고 해도 좋을 듯합니다. 젊음을 올바르게 사용하라고 적극적으로 조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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