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미, 최고의 예술품을 찾아서 1 - 회화 공예 편
안휘준.정양모 외 16인 지음 / 돌베개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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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오주석의 한국의 美 특강』이라는 책을 흥미롭게 읽었다. 이 책의 미덕은 옛 그림에 대한 거리감을 가깝게 했다. 옛 그림을 박물관 밖으로 걸어 나오게 했다. 그동안 옛 그림은 말 그대로 ‘옛 것’이라는 편입견과 문외한이 겹치면서 많은 사람들이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옛 그림을 보는 두 가지 방법을 알고 나면 어렵지 않다는 것을 새삼 깨달을 것이다. 첫째로 옛 사람의 눈으로 보는 것이다. 둘째로 옛 사람의 마음으로 느끼라는 것이다.

이번에 나온『한국의 미, 최고의 예술품을 찾아서 1』(회화, 공예)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이 책은 다른 미술서와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 첫째로 이 책은 한국 미술사에 있어 한국의 미를 대표로 하는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작품을 네 가지 분야로 나누어 10개의 작품을 선정하고 해석을 붙였다.

그중에서 회화에 있어 김정희의 <불이선란도>가 인상적이다. 김정희하면 <세한도>를 말할 수 있는데 그보다는 시(詩),서(書),화(畵)의 혼융의 극치 속에 살아남는 예술혼이라고 극찬하고 있다. 또한 글씨와 그림의 경계를 해체하는 파격적인 서체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김정희의 작품 배경에는 중국의 정섭(鄭燮)의 ‘육분반서’(六分半書)와 관련이 있다. 그러나 김정희의 작품에는 앞서 말했듯이 글씨와 그림의 경계가 없다는 데 있다. 반면에 진섭의 <난죽석도>는 글씨와 그림의 경계가 분명하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공예에 있어 백자달항아리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있다. 이 책에 나와 있듯 아무 장식 없이 너그럽고 넉넉하여 천연스럽게 잘 생긴 항아리라는 것이다. 이에 비해 중국의 항아리는 풍만하고 일본의 항아리는 어깨가 가장되고 화려한 색채를 자랑한다고 비교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옛 그림과 공예 작품을 통해 한국의 미를 재발견할 수 있다. 한국 미술 각 분야의 공통된 특징을 어느 미술사학자는 ‘산 높고 물 맑은 자연 환경에 바탕을 둔 고요한 맑음’이라고 했다.

그런데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옛 그림에 대해 아쉬운 점이 있다. 한국의 미를 아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게 있다.『논어』(論語),「옹야」(雍也)편에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거워하는 것만 못하다.’라는 글귀가 절실할 때이다. 한국의 미를 대표하는 미술 작품에 대한 보는 즐거움이 있어야 우리 미술이 보다 활기를 되찾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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