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444753.html

대형서점인 ㈜영풍문고와 ㈜알라딘커뮤니케이션이 납품업체인 출판사에 수억원대의 판촉 비용을 떠넘겨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 조처를 받았다.

공정위는 “영풍문고와 알라딘커뮤니케이션이 납품업자들에게 판촉비용을 부당하게 강요하고 서면계약 체결 의무를 위반한 행위를 적발해 두 회사에 시정할 것을 명령했다”고 20일 밝혔다.

영풍문고는 지난 2008년 4월부터 2009년 6월까지 모두 10차례에 걸쳐 자체 판촉행사를 실시하면서 출판사 289곳에 판촉비용 9400만원을 부담하도록 강요했다. 사전에 판촉행사에 따른 예상 이익 및 판촉비용 분담비율 등에 대한 서면 약정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알라딘커뮤니케이션도 같은 기간 동안 총 89회의 판촉행사를 실시하면서 446곳의 출판사에 별도의 서면 약정 없이 5억9000만원어치의 판촉 비용을 부담하도록 했다. 알라딘은 직매입업체와 판매장려금을 받을 수 있는 합리적 조건을 사전에 기본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고 판매장려금 2100만원을 수령해 부당하게 이익을 챙기기도 했다.

아울러 두 회사는 출판사와 신규 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기간과 납품조건, 반품조건 등 기재사항을 빠뜨리거나 서면계약서를 주고받지 않았다. 알라딘의 경우 2008년 4월~2009년 6월 사이에 서면계약서를 교부하지 않은 출판사가 무려 5682곳이나 된다. 거래품목 및 수량, 거래가격, 대금지급방법, 반품조건 등이 서면계약에 명시되지 않아 출판사 권리 보호가 어려운 실정이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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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문제로 한바탕 소란스러웠고.... 이젠 공정거래 문제까지 발생하는군요
알라딘에 대한 환상은 없지만, 실망은 조금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출판사와 공생하지 않는 유통업체라.... 이거 웃기는 얘기 아닌가요?
 
알라딘의 공식입장 : blog.aladin.co.kr/cscenter/4208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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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0-10-21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진짜 알라딘에 대한 환상은 없는 1人이지만,이건 정말 '지.대.루'웃기는 얘긴걸요~

머큐리 2010-10-22 00:01   좋아요 0 | URL
안타깝기도 합니다...--;

Alicia 2010-10-21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거 한겨레서 방금 봤어요. 아무래도 타대형서점보다는 규모가 작다보니 이런저런 불법관행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실망입니다 정말. 알라딘이 이념을 소비하지만 않았더라도 실망이 지금처럼 크진 않았을 거에요.

머큐리 2010-10-22 00:02   좋아요 0 | URL
서점은 서점일 뿐이죠..거기에 뭔가를 더 요구하는건 욕심인거 같아요...

순오기 2010-10-21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이라고 영리를 목적하는 사업체인데 환상을 갖는 우리가 웃기는 일인지도 모르지요.ㅜㅜ

머큐리 2010-10-22 00:03   좋아요 0 | URL
맞아요 누님...어쩌면 환상을 가졌지에 더 화가나는지도 모르겠어요..--;

파란생각앤 2010-10-21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책값이 비싸지는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하네요..슬픕니다..

머큐리 2010-10-22 00:04   좋아요 0 | URL
슬픈일이죠...소비자도 무조건 싸다고 좋아하는 나쁜 관행을 버려야 할 텐데요..그게 쉽지 않으니 더 문제일 수 있다고 봅니다.

2010-10-21 1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머큐리 2010-10-22 00:04   좋아요 0 | URL
절대 그런일 없을 겁니다...ㅎㅎ

글샘 2010-10-21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송은 되고, 시앤 그룹은 안 되고,
교보는 되고, 영풍은 안 되고,
누군 되는데, 민주당쪽 지자체장은 안 되고,

뭐, 알라딘이라고 깨끗하리란 건 아니지만, 알라딘이 젤 사기꾼 인터넷 서점인 건 아닐텐데...
하도 맞는 놈만 맞으니깐, 이제 <공정>한 뉴스는 생각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머큐리 2010-10-22 00:06   좋아요 0 | URL
일단 잘못한건 잘못한 것이니까요...더 나쁜 놈이 있으니 난 괜찮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더 나쁜놈은 물론 더 나쁜놈이고 잘못한건 잘못한게 맞다고 봅니다. 다만, 밝혀지지 않은 권력관계는...글세요. 알라딘이 그렇다고 다른 서점들을 더 깨끗하다고 볼 사람들은 없을것 같아요...^^;

귀를기울이면 2010-10-21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에게는 출판사가 5600여곳이나 된다는게 더 놀랍군요. 제가 다니는(업종은 알라딘과는 전혀 다르지만)회사에서도 얼마전까지 서면계약없이 착수되는 일이 없도록 하는데 전전긍긍했었기 때문에 고만고만한 출판사들 5천곳하고 서면계약하기가 어땠을지 짐작이 조금은 갑니다. 그러나 아무리 어렵거나 관행이라 해도 약자 입장에서 보면 횡포가 될수 있죠. 해명을 보기는 했지만 기사가 괜히 나간건 아닐꺼라 생각합니다. 좀 더 긴장해야 할겁니다.

머큐리 2010-10-22 00:08   좋아요 0 | URL
판단하기 어려울땐 약자를 기준으로 하면 된다고 봅니다. 알라딘도 약자이겠지만, 소규모 출판사에 비해서는 강자임이 틀림없고 관행이라지만 변명이 구차해 보입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좀더 나은 서점이 되었으면 하지요.

2010-10-22 1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래 저래 고민하다 선정해 본다.  

양철댁의 페이퍼가 아니었으면, 이런 이벤트가 있었는지도 모르고 지나갈 뻔 했다. 출판사에서 한 상 차려준다고 했는데 그냥 지나치는건 좀... ㅎㅎ 

그래서 완전 이벤트용 장바구니를 꾸며봤다. 이벤트 조건에 맞추어서...^^

1. 숨그네 (10,800) 

 

  다른 책들... '1Q84'도 '대지의 기둥'도 많이 유혹적이지만  누군가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했다. 꼭 읽어보라고... 읽고서  이야기를 나눠보자고 한다.

알라딘 책소개를 보니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헤르타 뮐러의 2009년 대표작. 이차대전 후 루마니아에서 소련 강제수용소로 이송된 열일곱 살 독일 소년의 삶을 충격적이고 강렬한 시적 언어로 그려냈다. 작가 헤르타 뮐러는 철저히 비인간화한 상황 속에서 살아남고자 하는 삶의 한 현장을 섬뜩하면서도 아름답게 포착했다"

 쉽게 읽을 책은 아닌 것 같다. 시적 언어로 표현했다는 말에 주눅들고, 섬뜩하면서 아름답게 표현한 그 삶의 현장에 대해 얼마나 공감할지는 몰라도 책을 권하는 사람의 삶에 대한 진정성을 알기에 읽어봐야 겠다고 생각한 책이다.  

 

  2. 상상계의 인류학적 구조들 (36,100)  


 

 나로서는 과분한 책이고 솔직하게 이 책을 선물 받는다면
과연 다 읽어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읽는 건 고사하고 이해나 가려나....^^;

다만, 내 손으로 절대 구매하지 못하고, 군침만 흘릴 것 같은
책 1순위가 이 책이기에 과감하게 선택해본다.
읽을 자신이 없기에 내 손으로 구입하긴 힘들고, 선물로 받으면
두고두고 있다가 언젠가 읽지 않을까 스스로에게 기대하는 책이다. 

 

 

두권 합쳐서 \46,900 이다.

이 두권만 읽어도 올 가을은 뿌듯한 독서를 했다고 스스로 자부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읽는 다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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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19 23: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머큐리 2010-10-20 14:01   좋아요 0 | URL
제가 숫자에 좀 약해요...^^;

순오기 2010-10-20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가을인데... 시집 하나 추가해서 5만원 맞춰보세요!^^

머큐리 2010-10-20 14:01   좋아요 0 | URL
제가 시도 좀 약해요...^^;

2010-10-20 0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머큐리 2010-10-20 14:02   좋아요 0 | URL
이해못하면 다른데 쓸 용도라도 있으니 다행이네요..^^;

전호인 2010-10-20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슷한 계기로 같은 차를 타게 됩니다.
참여하기 위해 책 고르는 재미도 즐거웠습니다.

머큐리 2010-10-20 14:02   좋아요 0 | URL
책고르는 재미에 당첨의 행운까지 빌어드립니다...^^
 

평상 시 얼마나 집회와 시위를 하겠냐마는....
촛불에 대한 공포는 아직도 한나라당을 떨게 만들고 있는것 같다.  

야간집회와 시위를 다시 규제하겠다고 난리를 치는 모양인데... 정말 이해가 안되는 건 집회와 시위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야 한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사람들 아마도 길거리에 잘 나다니지 않고 고급 승용차만 타고 다녀서 모르는 모양인데... 요즘에 집회하자고 하는 사람도 시위에 나가고 싶어하는 사람도 별로 없다.  

만에 하나라는 것이 있다. 혹시 외국의 귀빈(귀찮은 빈대라는 뜻이다)들이 왔는데 그 정체를 알아채서 혹여라도 시위하는 사람들이 있을까봐 걱정되는 마음이야 충분하게 이해한다지만, 그 걱정으로 특별법까지 제정해 놓고 이제와서 다시 헌법불합치 판정을 받은 야간집회금지 규정을 부활시키려 하는 심사는 도데체 무슨 심사인지 모르겠다. 역시 길거리 사정을 잘 몰라서 그러는거 아닌가 한다.  

요즘, 전단지건 유인물이건 무언가를 나눠주는 사람이 있으면 나는 일단 받는다. 아무런 필요가 없더라도 그냥 받게된다. 그건 목요일마다 내가 전단지를 나눠주는 사람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4대강 개발이 문제가 있다고 전단지를 나눠줘도 관심 갖는 사람들 별로 없다. --;
다들 자기 갈길이 바쁘다.  

사람들은 정말 바쁘다. 그냥 조용하게 길을 가는 사람들은 극소수다.
귀에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듣거나, 핸폰이나 PMP로 영화를 보거나 방송을 보면서 걷는다. 그들의 눈과 귀는 기계에 접속되어 있지 타인에 접속되어 있지 않다. 그걸 방해하는 사람들이 나타나면 오히려 짜증스런 얼굴을 한다.... 왜 방해하냐 이거지....
가끔가다 친절하게 유인물을 받아주는 사람을 만나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그러니 나역시 뭔가 나눠주는 사람들에게 친절해질 수 밖에.... 

공공의 영역으로 진입하기에 사적인 장애물들이 첩첩하게 쌓여 있는게 우리의 일상이 아닌가 한다. 공적의제는 그저 의제일 뿐이고 사람들은 자신의 허한 무언가를 메우기 위해 바쁘다. 그러나 대상은 사람이 아니고 기계이며, 진지함보단 그날의 피로를 풀어줄 재미난 무엇이다. 여기에 무엇을 더 보탠다는 것은 그냥 부담일 뿐이다. 그리고 세상은 그런 부담까지 지고 가지 않아도 잘 굴러간다. 채소값이 오르고 강바닥이 파헤쳐지고 자유가 조금 상실되도 당장 내 몸을 죄는 것이 아닌 이상 크게 신경 쓸 이유가 없는 것이다.  

촛불 집회를 생각해 보면 먹는 것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 것일 줄 알 것 같다. 당장 먹어야 사는 현실은 먹는것 가지고 장난치는 통치자를 용서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결국 입속으로 들어가는 것이어야 사람들은 분노하는 것일까? 아니 거대한 공감의 장을 만들 수 있는 것일까?  단순하면서도 뭔가 원초적인 듯해서 마음에 들지 않지만 이게 현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냥 그렇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기 살기도 바쁘다. 한나라당이 그리 노력해서 막지 않아도 야간에 모여서 집회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을 것이고 있다해도 그들이 걱정할 만큼은 아니라는 것이다. 국민이 먹는 거 가지고 장난만 치지 않으면 별 걱정거리 없으니 괜히 힘빼지 말고 그냥 집시법 좀 그냥 놔두었으면 한다.  

한 2년 집회신고 없이 역 앞에서 촛불들다가 G20이 가까와지니 갑자기 신고하고 집회하라는 경찰서 정보과 형사의 연락을 받았다.... 열 좀 올라갔지만... 법에 야간집회가 허용되서 그런거라고 생각하면서 울컥한 거 참았다. 제기랄 이거 규제되면 평화롭게 집회하는 사람을 잡아채가도 법적으로 아무 할 말 없어지는 그런 상황보단 나으니까....암튼 그렇다는 것이다. 난 이런 평화를 좀 더 누리고 싶고...그래서 야간집회를 규제하려는 어떤 시도도 싫다는 거다.  

딴나라당아... 좋은 법은 그냥 두면 안되겠니??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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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15 18: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16 09: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0-10-18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절대 공감공감.
사람은 하지 말라하면 더 하고 싶어지는 법인데,
머가 그리 걱정되어서 저러는걸까여? 많이 겁나나봅니다.

머큐리 2010-10-19 15:50   좋아요 0 | URL
켕기는게 많으면 저런게 아닐까하는 생각을 합니다.
지들은 알고 있겠죠!

2010-10-19 0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머큐리 2010-10-19 15:50   좋아요 0 | URL
서울 가본가 넘 까마득해서요...한 번 돌아다녀야 할 텐데...
 

10월이고 가을이다.
몇일 피곤함에 쩔었다가 아무런 일정도 없는 토요일을 맞이하니
몸이 비명을 지르며 알아서 까무라친다.  

늦게나마 몸을 추스리니
10월이고 가을이다.
그냥 이러저러한 상념이 고개를 쳐들고...
가을에 맞춤한 시 한 편이 생각난다.  

  

길 - 김기림 

나의
소년시절은
은빛 바다가 엿보이는 그 긴 언덕길을
어머니의 상여와 함께 꼬부라져 돌아갔다.  

내 첫사랑도 
그 길 위에서 조약돌처럼 집었다가
조약돌처럼 잃어버렸다. 
그래서 나는
푸른 하늘 빛처럼 호져 때없이
그 길을 넘어 강가로 내려갔다가도
노을에 함북 자주빛으로 젖어서 돌아오곤 했다.  

그 
강가에는
봄이,
여름이,
가을이,
겨울이 나의 나이와 함께 여러 번 댕겨갔다.
가마귀도 날아가고
두루미도 떠나간 다음에는
누런 모래둔과 그리고 어두운 내 마음이 남아서
몸서리쳤다
그런 날은 항용 감기를 만나서 돌아와 앓았다.  

할아버지도
언제 난지를 모른다는 동구 밖
그 늙은 버드나무 밑에서
나는 지금도 돌아오지 않는 어머니,
돌아오지 않는 계집애,
돌아오지 않는 이야기가 돌아올 것만 같애
멍하니 기다려본다.
그러면 어느새 어둠이 기어와서
내 빰의 얼룩을 씻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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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9 18: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10 2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이를 키운다는 건 끊임없는 되새김질이다.  

난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에서 나의 어린시절을 돌아본다. 아니 돌아볼 수 밖에 없게 된다. 세대차이가 많이 날지라도 저 나이 때 나는 어땠을까 하는 질문을 하게 된다. 유전자를 공유해서 그런가 성격이나 뻘짓거리하는 행동들이 비슷한 구석이 많아 유추하기는 쉽다. 머 나도 저 나이때는 다 그랬으니까.... 

옆지기가 평일에 1박 2일 연수 비스름한걸 가버리니, 당장 애들 챙겨서 학교 보내는 일이 비상이 되어버린 하루였다. 내 출근 시간과 애들 학교가는 시간이 틀리다 보니 아침 일찍 애들을 깨워 씻으라하고 밥먹이고... 정신없이 허둥지둥 하는데, 큰 놈 교복입는 모습이 영 못마땅한거다. 셔츠를 바지에 넣지 않고 그 위에 가디건을 걸치는 폼새가 맘에 안들어서 ... 

"야 셔츠는 바지 속에 넣어야지..."
"싫어 ... 그냥 입을래... 애들 다 그렇게 입어.." 

어 그런데 순간 열이 확~ 올라온다.  

"야 임마! 똑바로 입으라면 좀 똑바로 입어~ 토달지 말고 애들 다 그렇게 입기는 뭘 그렇게 입어?"
(......... 대답없이 노려본다... 정확하게 말하면 꼬나보는 투다...흐이그~~) 

"이 자식이 어디다 눈을 부라리고... 얼른 똑바로 입지 못해?"
"아빠는 괜히 그래 ... 애들 다 이렇게 입고 다닌다니까... 왜그래?"
(순간 눈에 글썽이는 눈물이 보인다... 슬퍼서가 아닌 억울하고 분통터져서 나오는 눈물....아침부터 좋은 소리 못들으니 얼마나 복장 터졌겠나...흠..) 

그 순간... 내가 청소년기에 숱하게 짜내던 통분의 눈물이 떠올라 더 이상 아무말 할 수 없었다.
출근해야 되니 저녁에 얘기하자고 말하고 먼저 집을 나섰다. 회사로 가지만 그 넘의 눈물이 아른대서 문자를 보냈다. 뭐 어찌되었건 아침부터 소리질러 미안하다고.... 

요즘... 침 뱉는 연습도 하는 것 같고, 똑 같은 교복이지만 나름 자기만의 옷차림을 고수하고 싶어하는 것 같고... 옆에서 하나하나 챙기지 못하다 보니 조금씩 변하는 그 마음을 내가 잘 모르는 것 같다. 그러고 보내 내가 중학교 때도 그랬던 것 같다. (엄마 몰래) 청바지를 줄여서 빽바지로 만들어 입고, 친구들과 침뱉는 연습도 했었고...(머 지금도 하라면 잘 한다... 이빨 사이로 침을 찍~ 하고 뺕어 내는 거 --;) 심지어는 음료수병, 소주병, 맥주병을 모아 놓고 병깨는 연습까지 했던 시절이 그 시절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 부모님이 뭐라하면 대들지는 못해도 분하고 억울해서 눈물 짓던.... 눈물이 흐르면 왜 그리 창피하던지... 이런저런 생각이 주마등 같이 흘러가는 거다. 공부하라하면 하는 척하면서 매일 친구들과 놀러다니던 내가 아니었던가.... 그런데 똑 같이 하는 아들네미들에게 목청 큰 잔소리나 하고 있으니... 이넘들과 이래저래 투닥거리다 보면 어느새 예전의 내 모습이 떠오르는 거다...흠.  

자식들... 완전 모범생 부모 밑에서 나오지 않은 걸 행운으로 여겨야 할거다. 완전 모범생 부모였다면 아마 더 이해하기 힘들테니... 그나마 딸이 없다는게 다행인건지 아마 딸과 부딪친다면 어디서 해결책을 가져다 써야 할지 난감했을터이고...

공부하라고 잔소리하기 싫지만... 이런저런 잔소리가 시작되면,  어느사이 나도 모르게 공부 이야기를 하는걸 발견한다. 딜레마 상황... 아직도 난 애들과 평화롭게 같이 가는 방법을 발견하지 못한것 같다. 둘째 놈이 "아빠 도대체 왜 공부를 해야 하는건데...?" 라고 물었을 때...뾰족한 답을 주지 못해서..."학생이니까... 그리고 그걸 알려면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거야..." 했더니 알고 싶지 않단다...에고.

그래 시기가 있는 법이다. 그것도 없이 어찌 커 나갈까....
암튼 권위적이지 않고 친구 같은 아빠되기는 멀고도 험하다. 가끔 내 자질을 의심하면서 난 예전 내 청소년기의 나름 탐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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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10-04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절대 절대 공감되는 글입니다. ^^
아이한테 머라 하다가도, 제가 했던 것들을 돌이켜보면 말이 쑥 들어갑니다.
거기다 제가 그때로 되돌아가도 비슷한 행동을 했을 것이기에 더욱 말이 쑥 들어갑니다.

코알라가 왜 공부해야 해? 라고 물어보면,
엄마가 너한테 밥해줘야 하는거랑 같은 상황이야 라고 합니다. 흐흐.

머큐리 2010-10-05 11:06   좋아요 0 | URL
애를 키우는건지 내가 크는 건지 헷갈리는 중이에요..^^;

2010-10-04 17: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머큐리 2010-10-05 11:07   좋아요 0 | URL
쭈욱~~ 계속되고 있어요...흑~

2010-10-04 17: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머큐리 2010-10-05 11:09   좋아요 0 | URL
음...항상 후회하지만...좋은 표정과 말투가 아니에요..

순오기 2010-10-05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모들은 모두 '올챙이적 생각못하는 개구리!'지요.ㅋㅋ
둘째 아드님 '알고 싶지 않다'에 빵 터졌어요.^^

머큐리 2010-10-05 11:10   좋아요 0 | URL
머..고민첩첩입니다. 정말 어찌해야 될지 몰겟어요..누님..

무스탕 2010-10-05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대부분의 아이들이 셔츠를 바지(혹은 치마) 위로 빼 내놓고 입지요.
울 아들은 무슨생각(?)에선지 계속 꼭꼭 넣어 입긴 합니다만, 어쩜 이걸로 개성을 보여주는건지도 모르겠어요. ㅎㅎㅎ
전 학교다닐때 정말 공부하기 싫어했거든요. 그래서 애들한테도 공부해! 소리 하기가 쉽게 나오질 않더라구요. 아.. 정말 공부 안하고 나름 성공하는 방법이 없는걸까요? ^^;

머큐리 2010-10-05 11:11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공부없이 잘 사는 세상은 제가 꿈꾸는 세상인데..행동은 반대로 엇나가고 있으니..ㅠㅠ

양철나무꾼 2010-10-05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가리고 아웅'할 심산으로 부모 앞에서만 집어넣었다 빼입는 녀석들도 있더만요~

"완전 모범생 부모 밑에서 나오지 않은 걸 행운으로 여겨야 할거다."
그 댁 아들들 저희집으로 보내보시겠어요?
아님,완전 모범생 부모 밑에서 자란 저희 아들을 그 집으로 보내볼까요?

저랑 남편은 학창시절 범생이 노릇하느라고 넘 못해본 게 많아 한이 됐어요.
그래서 아들에게 결코 이래라 저래라 소리는 하지 않아요.
오히려 저희 아우라에 치이는 아들이 안쓰러워요.
(써놓고 보니,제가 봐도 왠지 '밥맛'이네요,으웩~.)

머큐리 2010-10-05 13:06   좋아요 0 | URL
양철댁으로 보내고 나서 기죽으면 안되니까 여기서 지지고 볶을래요..ㅎㅎ

마녀고양이 2010-10-05 14:12   좋아요 0 | URL
밥맛 한표! 동감동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