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좋은 어린이책 <서울 골목의 숨은 유적 찾기>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김인숙(동두천외국어고등학교 역사교사)

 

왔노라, 찾았노라, 내 발로! 서울 골목의 숨은 유적 찾기
학생들과 서울 지역을 답사하는 수행평가를 진행했다. 모둠 별로 다양한 답사 일정이 나올 것으로 여겼던 교사의 의도와는 달리, 대부분 서울 시내 고궁에 집중되었다. 서울 시내 유적지 중 학생들의 검색에 손쉽게 노출된 자료들 상당수가 고궁 관련 자료인 이유도 있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우리가 오가며 지나쳤던 서울 시내 곳곳을 역사적으로 주의 깊게 들여다 볼 수 있게 하고, <한성부지도>부터 당대 신문 기사, 외국인들이 남긴 사진 등 유적지의 변모 과정을 시각 자료로 제시하여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이 모두 역사의 현장임을 느끼게 해 준다. 어린이뿐 아니라 현장 체험 학습을 준비하는 중고등학생, 자유학기제를 앞두고 나만의 수업을 고민하는 교사, 서울 골목골목 새로운 역사를 발견하고 싶은 일반인까지 모든 연령층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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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좋은 어린이책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아, 사랑해!>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손택균(동아일보 기자)


봄 여름 가을 겨울 매일이 아름다운 날

"눈 덮인 나무 위 한 마리 새의 노래가 한 음 한 음 겨울 끝자락에 작은 구멍을 뚫고 부드럽게 조심스레 봄의 머리맡에 내려앉는다. 푸른빛으로 조그맣게 인사하듯 눈 속에서 피어나는 한 송이 크로커스"

초봄부터 늦겨울까지 하루하루의 자연에 대한 생각을 시에 담아 그림일기처럼 묶었다. 함박눈 쌓인 1월 30일에는 "슬리퍼 소리와 차 홀짝이는 소리만 들리고 갈 데라고는 쿠키를 가지러 갈 부엌밖에 없는, 최고로 좋은 날"이라고 썼다.

번역이 정성스럽다. 어린 시절 맞이했던 계절의 기억 조각을 여럿 되찾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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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좋은 어린이책 <아이라서 어른이라서>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서천석 박사(서울신경정신과 원장, 행복한아이연구소 소장)

 

초등학생이면 그림책과 멀어진다. 하지만 여전히 아이들은 그림과 글이 함께 있는 책이 좋다. 무엇보다 생각할 수 있는 여백이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말과 생각이 어설프지만, 그 어설픔도 받아 줄 수 있는 여유가 있을 때 아이들은 기꺼이 이야기에 빠져든다. 이 책은 그림책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쉽게 문을 연다. 하지만 그 주제와 내용의 깊이는 만만치 않다. 그래도 아이들을 놔둬 보자. 책에 담긴 내용을 아이가 다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느끼는 만큼, 생각하는 만큼, 그 만큼 아이는 자란다. 부모가 할 일은 함께 감탄하고 아이를 향해 웃어 주는 것. 그 웃음이 아이를 또 책으로 이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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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좋은 어린이책 <자꾸 건드리니까>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강정연(동화작가)

 

시랑 놀기 딱 좋은

봄이에요. 그래서 그런지 누가 자꾸 건드리는 것처럼 마음도 엉덩이도 자꾸만 들썩이고, 그래서 그런지 자꾸만 창문을 활짝 열게 되고, 그래서 그런지 누구누구 이름을 막 크게 부르고 싶고 그러거든요. 그런데 말이에요, 가만 보니 나만 그런 게 아닌가 봐요.

바람은 간지러워/나뭇가지가/자꾸 건드리니까 //
나뭇가지는 간지러워/잎사귀가/자꾸 꼼지락거리니까 //
잎사귀라고 가만있을 수 있나/햇살이/곁에 와서/자꾸 꼬무락거리니까//
햇살이라고 가만있을 수 있나/저수지는 일렁이고/바람은 살랑이고/나뭇가지는 하늘거리고
-「봄이잖아, 봄이니까」 중에서

봄은 이토록 꿈틀거립니다. 살아 있다는 걸 온몸으로 느끼게 해 주는 날들이지요. 진정 봄날, 이토록 봄다운 시들을 만나 마음껏 봄을 즐기는 나는, 참 즐겁습니다.

마음을 그리는 시는 참 많아요. 그중에는 ‘이 마음은 도대체 뭘까?’ 하는 시도 있고, ‘이 사람은 그런가 보다.’ 하는 시도 있고, ‘나도 그럴 것 같다.’ 하는 시도 있고, ‘아이쿠, 내 얘기네!’ 하는 시도 있고, 이런저런 생각이 들기도 전에 고개가 먼저 끄덕여지고 코끝이 시큰해지는 그런 시도 있습니다. 마음을 잘 전하는 방법들 가운데 하나는 그냥 열어 보이는 것입니다. 설명하지 않고 꾸미지 않고 그냥 활짝 열어 ‘이것 좀 봐 봐!’ 하는 것. 시인은 바로 그렇게 마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다정한 눈으로 바라보면 말을 걸어오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시인은 강가에 있는 조약돌들에게도 말을 걸지요. 햇볕을 쬐던 조약돌들은 ‘쫑알쫑알쫑 알쫑알 쫑알쫑알쫑’ 대답을 하지요. 그러다가 꼬마물떼새처럼 꼬리를 달고 총총거립니다. 그뿐인가요, 가지에 옹기종기 달려 있는 꽃사과들은 어떻고요.
해바라기에게 아이스크림을 나눠 주고, 조약돌들 수다도 들어 주고, 꽃사과네 집안 사정도 살피고, 뱁새들 소리에 귀 기울이다 보면 걸음이 빨라질 수가 없을 거예요. 아마도 시인은 조금 느리게 걷더라도 세상과 다정하게 눈 맞추고 살아가는 삶이 얼마나 풍요로운지 보여 주고 싶었는지도 몰라요.
동시집 『자꾸 건드리니까』를 읽는 내내 즐거웠답니다. 읽는 이가 이렇게 즐거운데 시인은 얼마나 즐거웠을까요? 책장을 덮은 뒤에도 문득 생각나서 뒤적뒤적 찾아보게 될 시들이 많아요. 좋은 시집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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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좋은 어린이책 <톨스토이의 아홉 가지 단점>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박효미(동화작가)

 

좋은 어린이 책은 읽을 때는 재미있고, 다 읽고 나면 문득문득 생각나는 책이다. 인물이 통통 살아 있어서 다시 보고, 입에 척척 감기는 문장들 때문에 소리 내어 읽고,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어 또 뒤적거린다.
<톨스토이의 아홉 가지 단점>은 그 마지막 지점과 맞닿아 있다. 톨스토이의 마지막 여정을 따라 단숨에 달렸는데, 책을 덮으니 새삼 고민이 많아졌다.

‘인생의 가장 중요한 문제들은 홀로 결정할 수밖에 없단다. 자기 말고는 아무도 자기 삶을 이해하지 못하니까.’
‘누구나 자기가 일해서 먹고살아야 해. 귀족이라고 해서 물려받은 재산으로 사는 건 옳지 않아.’
‘소설가는 선생님이라 존경받을 일이고, 말똥 치우는 일은 존경받지 못할 일일까? 소설은 없어도 살 수 있지만, 말똥을 치워주지 않으면 우리는 똥벼락을 맞을 텐데.’
‘땅도 원래는 누구의 것도 아니었지. 그런데 사람들은 땅을 나눠 먹으려고 전쟁을 하고, 전쟁을 통해 땅 주인을 정했지.’

밑줄을 그어놓은 문장들이다. 이런 부분들은 생각을 꽉 붙들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또 다른 생각을 낳는다. 나에게 질문하고, 우리에게 질문하고, 세상에 질문하는 그런 이야기들이다. 마치 톨스토이처럼 삶에 대해 고민한다.
질문에 무게가 있다고 해서 읽기 전부터 미리 겁낼 필요는 없다. 이야기는 톨스토이가 집을 나가면서 시작된다. 그 뒤를 아내 소피야가 쫓는다. 게다가 미스테리한 사설탐정까지 고용했다. 그들의 여정을 쫓아가는 것만으로도 이야기는 긴박감 있게 진행된다. 독자는 그 스토리에 자연스레 마음을 실으면 그만이다.
또 하나 주의 깊게 볼 대목은 톨스토이의 인간적인 면모. 세계 최고의 소설가이자 철학가 사상가였던 톨스토이에게 단점이 있다니, 게다가 아홉 가지나 된다면? 단점으로 뒤범벅되어 걸핏하면 넘어지고 마는 내 자존감도 이김에 살짝 일으킬 수 있다. 무릇 인간이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느끼는 것만으로 꽤 괜찮은 성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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