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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 다른 민족의 문화를 이해한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나는 제주에 살고 있는데, '육지' 사람이 제주로 살러 내려오는 것을 '제주 이민'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제주의 언어와 문화는 참 독특한 데가 많다. 집 구하는 법, 새로운 식재료 다루는 법, 대인관계... 등등 새로 배워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이걸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제주 사람들은 폐쇄적이야'라면서 투덜대기도 쉽고, 그런 마음을 가지면 가질수록 제주에서 살기는 점점 더 어려워진다. 


어쩌면 교육을 받으면 받을수록, 나이가 들면 들수록 가보지 않은 다른 나라에 대해, 다른 문화에 대해 편견을 더 많이 가지게 되는 것도 같다. 내 경우를 예로 들자면, 중국인들이 엄청 많이 찾아오는 제주에 살다 보니 솔직히 중국에 대해 점점 더 안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되고, 험한 뉴스를 워낙 많이 보다 보니 인도에 대해서도 그렇게 된다. 미국도 점점 싫어지고, 그런가 하면 북유럽에 대해서는 반대로 이상한 호감도(?)가 자꾸 높아지려고 하고... (디자인, 인테리어 분야의 북유럽 열풍이라니...!) 이런 편견 많은 어른이 되어가는 중이다. 


  이번 서평단 평가대상 도서인 <세계와 만나는 그림책>은 호기심은 많고 편견은 적은 아이들에게 권해 주기 정말 좋은 책인 것 같다. 

 국내 저자가 쓴 지식정보책의 경우 '스토리텔링'을 워낙 중요시해서, 중심 인물과 이야기를 만들고 그 주변으로 서사를 엮어가는 식으로 해서 정보를 전달하는 책들이 많은데, 책읽기를 너무 힘들어해서 그런가... 하지만 일부러 만든 이야기가 그닥 재미있을 리도 없고... 아이들은 이래도 저래도 책읽기가 지겹다.


 <세계와 만나는 그림책>은 딱히 어떤 이야기나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하지 않는다. 다만, 세상에는 다양한 문화가 존재하기 때문에 얼마나 재미난 일들이 많은지, 우리가 모르는 신기한 사실들이 있는지를 경탄과 함께 들려준다. 평소에 삶이 시큰둥한 나에게도 큰 활력이 되었다, 하하하.


이 책에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이 작다고 섭섭해할 분들이 분명 있을 것 같은데(왜 초밥은 있는데 김치는 없냐, 우리나라 도자기가 더 나은데 왜 중국 도자기를 소개하냐 등등), 다른 나라 사람의 시선을 통해서 우리나라 국력이나 문화적 지위를 실감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난 괜찮다고 본다. 우리가 그렇게 자랑스러워하는 것들이 있는데 바로 옆 나라 사람이 소개 안한 거라면 그 이유가 뭘까,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는 것은 우리 몫이 될 것이다


 생각해보니 이 책도 참 좋았다. 

 새롭고 신기한 지식정보들이 계속 전달되고 있지만, 저자가 나를 미주알고주알 '가르치려고 든다'는 느낌을 전혀 받지 못했다. 그럴 때 독자로서 존중받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다. 아이들도 비슷하지 않을까? 

 이 책을 읽다 보면, 저자가 분명한 문장으로 떠먹여 주듯 얘기하지 않아도 ‘마을’이라는 것이 왜 만들어지게 되었으며, 같은 민족, 같은 문화란 어떻게 생성되는 것일지 어렴풋이 짐작이 간다. 세상에는 아파트와 빌라와 연립주택만 있는 게 아니고, 사람들은 세계 곳곳 다양한 환경 아래서 그에 맞는 방식을 취해 현명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 어떤 방식이 더 좋고 나쁘고는 결코 문제되지 않는다는 것까지도. 

 이런 깨달음을 얻어 가는 것이 바로 ‘배움’의 즐거움 아닐까. 정말 재미있는 책은 “어때요, 참 재미있죠?” 하고 자기 입으로 얘기하는 법이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 책에서는 이 문장을 얼마나 자주 만나는지... ㅜㅜ ) 



 <세계와 만나는 그림책>의 저자가 쓴 또다른 책 <세계 지도 그림책>도 한번 찾아봐야겠다.











아, <세계와 만나는 그림책>에서 음식 소개 페이지를 보다가, 미국에서는 뱀 통조림을 판다는 걸 보고는 '정말???' 하면서 얼마에 파는지 찾아봈다 ㅋㅋ

아마존닷컴에 갔더니, 정말로 이 책에 나온 것과 똑같이 생긴 통조림이 판매가 되고 있었다!! 꺄악~ 훈제 방울뱀 통조림의 가격은 1.5파운드(680그램 정도)에 $ 20.95... 악어 통조림이랑 같이 사면 두 개에 $ 35.45 랍니다...;; 판매자 명은 고기 매니아. 하하하하, 신기한 세상!


"함께 사는 지구. 서로 다르니까 더 재미있어."

<세계와 만나는 그림책>의 의미심장한 마지막 문장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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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꿀페파 2013-10-22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미진진한 리뷰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