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각사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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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그러고보니, 일본도, 금각사 방화사건이 있었다. 우리나라 남대문만 불타오른게 아니고, 일본의 금각사도, 그 오랜 역사의 절도 불탄적이 있었다. 우리나라는 의심의 여지 없이, 소설의 소재가 될 여지 없이 범행 동기는 사회 현실에 대한 개탄, 이지만 금각사의 방화는 여러가지로 소설의 소재가 될만큼 범행 동기가 특이했다. 이른바, 정상이 아닌 자의 방화, 로 읽힐 수 있을 만큼, 그랬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어느게 사실이고 어느게 창작인지 햇갈린다. 추후 번역자가 이렇게 다르다, 고 설명해줘서 알았지만.

올 여름 오사카 교토 나라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이드북보다도 소설을 읽고 싶었다. 어느 거든지, 그 장소에 대한 기대감과 '감성'을 실어줄 수 있다면 그건 나만의 최고 여행이 될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 의미에서 교토의 명소, 금각사와 은각사에 대한 글은 필독서였다. 그런데, 이럴수가. 이 책은 금각사에 대한 이야기라기 보다는, 개인에 대한 이야기다. 금각사가 그렇게 아름답겠는가! 하는 기대감보다는, 아 이사람 어쩌지, 싶을 정도다. 어찌 보면 방화범을 두둔하는 것 같기도, 어린 시절부터 방화의 시절까지 그 이유를 찾아 독자를 설득하는가, 싶을만치다. 따라가다보면, 아, 사람은 이럴 수 있나, 싶은거다.

주인공이 절의 도제이니만큼 불교에 대한 이야기, 철학, 사상이 나와 여러가지 생각할 꺼리를 던져주고 갔다. 어렵지만 아 어려워, 하고 책을 덮을 수 없다. 왠지 마음에 남아서 단어 하나하나를 마음 속에 굴리게 된다. 삶을 견딘다는 것, 살아간다는 것. 보편화하기엔 힘든 부분들이 있지만 아, 그런가, 그런건가, 하게 된다.

무겁고 어둡고 진지하고 어려운 책이지만, 다 읽고 나면 인간의 연약함과 무서움에 몸서리쳐지지만, 좋다. 좋았다. 이제 금각을 마주 대하게 되면 나는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금각의 아름다움에 나도 동의할 수 있을까.

올 여름, 금각을 마주하러 가는 길이 기대된다. 꼭 휴가를 내야만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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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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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하루끼붐에 동참했던 20대 초반, 나는 분명 이 책을 좋아했었는데. 분명 그랬었는데 어찌된 건지, 내가 기억하고 있는 스토리와도 전혀 다르고, 내가 이 책을 왜 좋아했었는지도 잘 모르게됐다. 분명, 좋아했으니까 제목이 기억에 남았을테고, 마음에 있었을텐데, 드는 생각은, 왜 나는 이 책을 좋아했을까, 라니.

두권의 내가 좋아했던 책을 다시 들춰봤다. 스푸트니크의 연인과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둘 다 사람과 사람의 소통에 대한 이야기로 국경,은 한 남자의 성장기, 스푸타니크는 한 여자에 대한 한 남자의 고백기? 쯤 될까.

하루끼의 책에는 다소 판타지와 상상력, 이미지가 느껴진다. 스푸타니크의 그리스 풍경, 국경 남쪽에서 옛 여자와 함께 찾아가는 일본 어느 구석의 강. 문장을 읽으면 생생하게 그 풍경을 그려볼 수 있다. 안정된 문체로 그려가는 그 곳의 풍경. 하루끼가 여행작가로도 찬사받는 이유일까.

그나저나... 양을 쫒는 모험에서의 신비로움과 흥미진진함만을 기억하고 있는 지금, 다시 한번 양을 쫒는 모험도 읽어봐야겠고, 태엽감는 새와 댄스댄스댄스도 읽어봐야겠다.

그리고 10년 후에, 내가 국경 남쪽의 남자처럼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낳고 그리워했던 옛 사람의 향기를 떠올리게 될 나이가 되거든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 그땐 또 다른 느낌이 들까.

뭔가 잘 알 수 없게 되버린 국경 남쪽. 공감, 동의, 대화, 소통, 마음의 통함, 몸의 결합,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소통과 공감. 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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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한 갱의 일상과 습격
이사카 고타로 지음, 오유리 옮김 / 은행나무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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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재밌는 논리다. 갱이 왜 4명이어야만 하며 사람을 죽이는 범죄자들보다 깔끔하게 은행을 털고 사라지는 갱들이 훨씬 좋은 것이라는 그러한 논리에 꼼짝없이 결박당하고 읽어내려가는 책.

설정 자체는 유쾌하고 즐겁고 약간의 추리력이 사용될지는 모르겠으나, 출판사 편집자가 수정하고 있는 원고를 살짝 들춰본 적이 있는 나로서는 이 책이, 조금 엉성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다.

꼼꼼하게 읽은 것도 아닌데, 맞춤법에 통달한 것도 아닌데 오타가 2개. 번역도 약간은 좀 어설픈. 내가 잠시 곁눈질했던 편집자의 수정 원고는 정말이지 굉장했는데 말이다. 성의없이 만든 책인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뭐가 어찌됐건 이 책은 강도 4명의 일상, 적어도 추적, 도망, 잠입, 슬쩍하기, 알리바이 만들기 등 그쪽 방면의 전문가들인 그들이 일반인들에게 일어난 다소 의뭉스런 사건의 해결을 도와준다는, 그런 이야기다. 그리고 마지막 4명이 본격적으로 한 사건에 뛰어들게 된다.

사실 맨 마지막 에피소드에 가서야 아, 이 책이 이랬던 거고 앞에 나왔던 사람들이 이 사람들이로군! 하게 되어 버려서, 이 책을 읽으신다면 적어도 주인공들의 이름 정도는 외우고 읽으시길 권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다시 읽게 될지도.

추리 소설, 범죄소설은 질색하는 나인데도 이 책은 그럭저럭 유쾌하고 즐겁게 읽을 수 있었던 책. 조금은 강도 4인조 각 멤버 구성과 그들의 성격에 대해 고민하게 됐달까? 그러면서 내 주위에 어울리는 사람으로는... 하고 가상 설정을 해보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나루세씨 같은 사람이 곁에 있었으면 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더랬다.
첫번째로 접한 작가였다. 이사카 고타로. 아직은 평가 불가.

그나저나, 소제들이 재밌었는데...

" 거인 위에 올라타면 거인보다 멀리 볼 수 있다"
" 유리 집에 사는 사람은 돌을 던져서는 안 된다 "
" 알을 깨지 않으면 오믈렛을 만들 수 없다."
" 털 깎인 양에게는 신도 순풍을 내린다"
" 일단 한 번 물리면 두 번째는 조심한다"
" 어리석은 자는 천사가 두려워하는 곳으로 돌진한다"
" 최대의 부는 보잘것없는 부에 만족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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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북스토리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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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어째 책을 초벌구이와 재벌구이로 읽고 있는 기분.
피아니시모에 이어 약간 서늘한 기분이 드는 책, N.P도 극 속독으로 읽어버렸다. 

암리타에 이어 N.P까지.
하치의 마지막 연인도 재미나게 읽었더랬긴 했으나
무엇 때문에 바나나씨를 우스워했던가? 

이 책을 추천한 사람이 벌써 두명.
내게 책을 빌려준 전 차장님, 전차장님에게 이 책을 소개해 준
그녀와 내게 바나나의 이 책이 볼만하다고 추천해 준 그녀는
비슷한 느낌의 사람일까.
 
내게 이 책을 추천해준 그 사람이
마치 스이 같은 기분이 든다.
 
아 서늘하다.
그리고 바나나가 문장 하나하나에 담고 있는 감정을
제대로 따라가려면 꼭 재벌구이를 해야 겠구나 싶었다. 

소장해도 괜찮을 만한 책,
n.P 리스트 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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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주말은 몇 개입니까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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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에 그런 기사가 실렸었다. 이 책을 보면 결혼하고 싶어진다! 무슨 기준인지 모르겠으나 이 책이 그 중의 한권으로 선정되어 결혼을 생각하시는 우리 팀장님께 이 책을 빌려드리기도 했었다.

다 읽고나서 생각해보니, 아, 결혼이 하고 싶어지는 책인가 싶기도 하다. 그걸 염두에 두고 읽어서 그런지... 그리고 조금은 나와 비슷하고 또 그렇지 않기도 하다. 에쿠니 가오리는 정녕 고양이 같은 여자로 남편인 '그'의 옆에 있는 것 같은 느낌. 이 소설은 픽션이기도 하고 논픽션이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에쿠니의 생활이 많이 묻어있을테니 말이다. 우선은 픽션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오랜 연애를 하고 있는 나로서는 결혼에 대해 고려를 안할 수가 없고 또 그렇게 장단점을 따져보면 둘다 장단점이 있어 그 어느것을 선택하기도 어렵다. 분명한 인생의 변화 앞에서 자신있게 땅땅 큰 소리칠 수도 없고 그저 걱정만이 앞선다. 그래도, 분명 또 다 하면 어찌 살겠지. 라는 생각은 들지만 그게 전부는 아닐 것 같다는 젊음의 고집, 정도?

에쿠니 역시도 남편과 많은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애호차이, 감성차이... 그녀의 말마따나 그녀가 열정이라면 남편은 관용. 그녀의 어머니가 결혼 기념일에 보내주는 꽃에는 '놀랍다'라는 이야기가 담겨있을만치 그녀는 자유로운 영혼이었던게지. 혹은 참을성이 없다든가 말이다.

왠지 조금은, 그렇게 다른 사람들과 톱니가 맞물리듯 살아간다는 게, 또 나름 좋은 일이 생기고 익숙해져간다는게, 그렇게 싸우고 깨달으며 어른이 된다는 게, Life에 어울리는 것 같기도 했다. 어찌보면 결혼은 수천만년 전해진 '전통'이 아니던가. 사람은 이기적이라 맞지 않는 것은 고쳐나가는 습성이 있다. 단순히 자손번영의 욕망만이었다면 뭔가 다르게 고쳐져있겠지.

아주 작은 것들, 웨하스의 의자에서처럼, 작은 것에 실망하고 작은것에 기쁜 그녀와 나는 비슷하다. 왠지 내 얘기 같은 그런 느낌. 츠지와 함께 쓴 사랑에 대한 에세이들에서는 남자와 여자의 차이가 느껴지고 이 책에서는 오롯이 그녀만의 감성과 생활이 담겨있어 두권다 읽어봄을 추천한다. 에쿠니 가오리를 정말 좋아한다면 말이지.

결혼한 아줌마에게도 권해보고, 그 느낌을 들어봐야겠다.
아무튼 결혼은 중요하고도 어려운 대전제니까 말이다.
뭐, 이리 고민하는게 무엇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서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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