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새별 - 정규 3집 Ballades Op.3 (악보집 수록) [디지팩] - 악보집(40p)
박새별 노래 / Kakao Entertainment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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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에요 악보까지 주는 씨디라니!!!
예약구매 갑니다! 엄청 기다려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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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진아 - 정규 2집 나의 모양 - 엽서(4종)+내지(20p)
권진아 노래 / Kakao Entertainment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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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프리뷰 들었는데 범상치 않은 노래와 멜로디에요 ㅜ 2집 기대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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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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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제목이 참 좋다. 저 말은 부모가 자식에게밖에 할 수 없는 말이지 싶다. 남편이 아내에게, 아내가 남편에게 할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그러기에는 우리의 깨달음이 부족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된다. 결국 저 말은 내 주위 지인들 모두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또한, 내가 듣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저 말은 내가 다른 사람을 향해 평생 말하고 싶은 말이다. 나는 당신을 응원하겠다, 당신이 어떤 삶을 살든. 참견하는 대신, 당신을 응원하겠다, 라고 말하고 싶은 문장이다.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을 참 좋게 읽은 나는 공지영의 산문들에 대해 믿음을 가지고 있다. 이 책에 대해 주위 사람들에게 말하면서 공지영이 의외로 적이 많구나 싶었다. 오만하고, 거만하다 라는 이야기도 들리고, 전부 가식으로 들려, 라는 이야기도 들렸다. 이 책도 어느정도 그런 부분을 포함하고 있나, 싶기도 하다. 특히 가식적으로 보이는 부분은, 책 말미에 자꾸 나오는 '수영'이다. 이건 없어도 참 좋겠는데. 시의 '운구' 처럼 자꾸 수영을 하러 가야하는데 못갔다 라고 언급한다.

그래도 참 좋다. 정혜윤 PD의 그들은 한권의 책에서 시작되었다,를 연상시키는 구성을 하고 있다. 이 책은 정확히 말하자면 딸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을 띈 '서간문' 이고 매 챕터마다 한권의 책을 '인용' 하며 그 책을 읽었던 당시 엄마인 공지영의 감상을 말하는 것으로 이뤄져있다. 즐거운 나의 집의 주인공 위녕은 진짜 공지영의 딸이다. 책날개에서도 말하고 있듯, 즐거운 나의집의 연장선에 놓여있는 이 책은 공지영의 파란만장한 인생사에서 얻은 네명의 아이들에게, 그 중 첫째로 보이는 위녕에게 보내는 서간문이다.

한참 내 동생을 어떻게 키우면 좋을까, 싶어 고민스러울 때 이 책의 제목이 너무 맘에 들어 '구입'해 버렸다. 내 동생에게 오만가지 잔소리를 늘어놓고 결국 울음을 터뜨리게 하는 매서운 언니일지라도, 내 마음은 이 제목과 같다. 먼저 살아보니 이 험한 세상, 이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잘 살아가게 할까, 싶은. 그렇지만, 네가 무슨 일을 하든,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하는 사람이다. 라고 말하고 싶은 그런 마음. 아마 공지영도 그런 마음이었을 것이다.

목차를 보자.


잘 헤어질 남자를 만나라 - 아무렴요.
그게 사랑인 줄 알았던 거야 - 이런 착각을 연애 한번 하고 꺠달았다.
또 한편으로, 사랑은 아무도 다치게 하지 않는다 - 그래, 이거다.
칭찬은 속삭임처럼 듣고 비난은 천둥처럼 듣는다 - 참 보편적으로 우리가 자주 하는 실수
네 자신에게 상처 입힐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네 자신 뿐이다. - 동감 동감
행복한 사람을 친구로 사귀렴 - 어려울 때 옆에 있어주는 사람이 최고라고 말하지만, 성공했을 때 시기 질투 대신 진심으로 축하해줄 수 있는 사람이 어렵다는 걸 깨닫는다
풀잎에 천사가 있어 날마다 속삭인다. 자라라, 자라라_ - 내 동생에게, 무척 해주고 싶은말.


목차만 요약해서 동생에게 주고 싶다.

정혜윤 PD의 책에는 있고 이 책에는 없는 것. 그건 바로 이 책에 인용된 책들의 LIST다. 물론 내가 정리할 수도 있지만 조금만 더 신경을 써주었더라면 편집자에게 참 감사했을텐데.

아버지도 물론 좋은 말씀을 해주시지만 여자의 삶은 여자가 안다고, 엄마밖에 전달해줄 수 없는 삶의 메세지들이 있다. 내가 잔소리처럼 들었던 많은 이야기들, 그러나 내 삶에 영향을 미쳤던 많은 잔소리들. 딸의 입장에서 이 책을 읽고 나서 울 엄마는 어떻게 생각할까 싶은 마음에 집에 가져왔다. 그랬더니, 냉큼 화장실 변기 위에 올라가있는 책. 엄마는 이 페이지를 접어 두셨다.



"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대로 내 삶을 사는 것. 그건 이기적인 것이 아닙니다.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대로 남에게 살도록 요구하는 것. 그것이 이기적인 것입니다. 이기심은 남들이 나의 취향, 나의 자존심, 나의 이득, 나의 기뿜에 맞추어 살도록 요구하는 데 있습니다. 부인은 내가 나의 행복을 희생하여 당신을 사랑하기를 원하시겠습니까? 부인은 부인의 행복을 희생하여 나를 사랑하고 나는 나의 행복을 희생하여 당신을 사랑하겠고, 그래서 불행한 사람둘이 생겨나겠지만, 사랑 만세!"

- 안소니 드 멜로 신부의 <깨어나십시오> 중에서


 가족 안에서 즐거이 삶을 꾸려가는 게 얼마나 힘든지. 부부란 관계는, 부모 자식이란 관계는 또 얼마나 힘든지. 우리는 가족이라는 이름 안에서 얼마나 서로에게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삶을 강요하는지'. 이 신부님의 글들을 공지영 작가가 선택해 인용한 글들을 읽고 있으면 공지영 작가의 말마따나 정말 신랄하다. 그래서 한편으론 웃음도 난다. 사랑 만세!




" 작가는 현실을 다루는 사람이다. 설사 공상이라 해도 현실의 요소들이 없다면 우리는 전혀 그것과 교감할 수 없어. 그래서 작가는 이 모든 현실을 알아야 하는 거지. 그리고 읽으며 기다리는 거야. 소설이, 글이 내게로 올 때까지 말이야. 그러면 사람들은 묻곤 하지? 그렇게 열심히 일하며 돈을 벌고, 또 읽는데 소설이 혹은 글이 오지 않으면 그때는 어떻게 하죠? 그러면 엄마는 대답한단다.
"네. 그러면 쭉 돈을 벌고 읽으며 살면 됩니다. 그것도 행복한 삶이니까요."
-p159 공지영의 말



 
나는 왜 생뚱맞게 이 구절을 이 책에서 인용했을까.
그것은 아마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나도 한번쯤은, 언젠가는 글을 써보고 싶기 떄문일까. 공지영 작가는 작가가 되고 싶으면 돈을 벌라고 말한다. 나도, 동감이다. 언젠가 글이 내게로 오면 좋고, 오지 않는다면 열심히 돈을 벌며 책을 읽자. 그것도 행복한 삶이니까.

이 다음 산문집은 더 평이 안 좋더라. 슬프게도.
그렇지만, 이 책은 참 좋았다. 다시 읽어봐도 좋을지는 읽어봐야겠지만, 그래도 지금의 내게 위안이,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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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림 영어 성공기
박경림.백선엽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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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지가 빌려다 주신 책. 속초 도서관에까지 구비돼있을 정도면 정말 많은 이들이 찾은 책임에 틀림없다. 속초 도서관에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악령도 없는 곳이다. <-이거 가지고 백 만년 써먹을 예정.

박경림은 평소부터 무척 호감을 가지고 있는 연예인이다. 그녀가 처음 데뷔한 계기도 그렇고, 사람들에게 하는 태도도 그렇고, 성격도 그렇고 … 부럽기까지 한 성격모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하다. 직접 만나본 적은 없지만 서도. 똑 부러지고 긍정적인 성격의 그녀가 오죽 유학 생활을 잘 했겠느냐, 싶어 내심 삐죽한 마음으로 책장을 열었다. 7막 7장을 읽었을 때는 내가 어려서 나도 잘 할 수 있을 줄 알았으나 … 지금은 왜 부정적인 생각이 먼저 드는 건지. 나이가 들수록 ‘나는 안돼’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 건지.

이 책은 단어, 문법, 듣기, 쓰기 네 개의 영어 공부에 중요한 분야로 구성돼있다. 매 챕터마다 세부 목차로 英語 괴담,  Enghlish면 다 통한다!, 효과짱! 나의 영어 학습법, 백선엽의 영어 Clinic, 박경림의 현지 영어 통신,  Katy's Diary 라는 코너를 마련해 이야기를 이끌어 가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고 빨리 읽을 수 있다. 영어 괴담은 카툰으로 박경림의 실제 에피소드(라고 생각되는) 를 소개하며 백선엽의 영어 Clinic 에서는 본격적인 영어 강좌가 진행된다. 나의 영어 학습법에서 박경림이 실제로 써먹은 방법, 좌충우돌 에피소드와 그로 인해 얻은 영어를 알려준다면 백선엽씨는 강사다운 목소리를 내고 있어 기초 – 본격의 영어 수업을 받는 느낌이랄까. 물론 분량의 한정이 있으므로 정확하고 장황할 수는 없다.

전체적으로 짜임새 있고 중간중간 카툰이나 일러스트도 귀엽고, 사진자료들도 재미나며 박경림의 실제 writing을 보며 나도 이렇게 하겠구나, 싶다. 그녀의 실수들은 곧 내가 할 실수들이며 그녀의 현재 모습이 내 모습이 되길 기원하게 된다. 내가 대만에서 참 벽에 많이도 부딪혔던 ‘외국인 친구 사귀기’에 대한 부분은 부럽기만 할 뿐. 이번 호주에서는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게 될까. 나는 요 몇 년간 얼마나 성장했을까, 싶다.

호주에 가기 전, 수 많은 영어 책과 호주 생활에 대한 가르침들에 대한 책을 앞에 두고 다소 절망하고 , 걱정도 하고, 용기도 없어지고, 자신감도 떨어지고 … 그래도 가야 할 시간은 다가오고. 시간 아깝지 않게 2배로 으쌰으쌰 하자, 라는 다짐하기에 좋은 책이었다. 쉬엄쉬엄 읽기에도 좋고, 적어두고 외워도 좋겠고 … 아부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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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속을 걷다 - 이동진의 영화풍경
이동진 지음 / 예담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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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열에 나오는 이동진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분명 외워서 하는 이야긴 아닐 텐데, 어쩜 저렇게 논리정연하고 바를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 영화의 줄거리를 설명하는 데도, 한 영화의 강점, 약점 그리고 추천의 이유를 설명함에 있어 주저함이 없고 논리가 분명하다. 유희열과 지적이면서도 또 그렇지 않은 대화를 나누는 토요일 밤은 참 훌륭하다. 똑같이 생긴 몸매에 똑 같은 모습을 하고 영혼마저도 비슷할 것 같은 그 둘의 이른바 '지적 유희'는 참 재미난다. 평론가들이 하는 일은 영화를 보는 '관점'을 알려주는 게 맞나, 싶다는 생각도 들고 말이다.

 우연히 친구의 책장에서 발견한 이동진의 필름 속을 걷다. 조선일보 기자로 재직할 때부터 들어온 이름이나, 그는 내게 이름만 있는 존재였다. 그리고 그로부터 몇 년이 흘러 이제 그는 내게 확실한 '실체'를 가진 인물이 되었다. 설사 그것이 맞는지, 혹은 아닌지 알 수 없다 해도 이제 무척 친근한 사람이 되었다. 반가워요, 이동진 기자!

 이 책은 평소 이동진이 유희열에서 말하던 이야기들의 '글' 버전인 것 같았다. 물론 여행기 형식을 띄고 있기 때문에 꼭 같다고 할 순 없지만, 영화 속 장면에 등장하는 그 '곳'을 찾아가며 느끼는 많은 생각들과 감상들은 이동진 기자와 매주 토요일에 만난 지 일년이 채 안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친숙했다. 어록까지 뽑아낼 수 있을 만큼 그는 쉬운 말을 하지 않는다. 말도 꼭 글처럼 한다, 라는 생각이 든다. 어찌됐든, 이 책에도 그의 감성과 여행지의 감수성이 맞아 떨어져 되새기고 싶은 명구들이 보인다. 이건 이 글의 마지막에 적기로 한다.

 이 책은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필름 속에서 '흔적을 찾고' , '리얼리티를 찾으며', '시간을 찾아' 헤맨다. 총 5편씩 15편의 여행기를 적고 있는데, 그 영화의 리스트가 이렇다. 러브레터, 비포선셋,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 이터널 선샤인, 러브 액츄얼리, 화양연화, 행잉록의 소풍,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나니아 연대기, 글루미 선데이, 쉰들러 리스트, 티벳에서의 7년, 장국영을 기억하다, 베니스에서 죽다. 보지 않은 영화도, 또 본 영화도 섞여있다. 그렇지만 한결같이 '무언가 있는' 영화들이다. 또 분명히 그 지역의 색채를 담아내고 있는 여행지이기도 하다. 한 때 유행했던 테마여행, 영화, 드라마 촬영지 여행의 일환인 것도 같지만, 이건 이동진 기자가 갔을 때 의미있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여행서 이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적어도 친절히 그 지역을 설명해주진 않고 이동진 기자가 찾는 곳이 유명한 그 지역의 여행지도 아니다. 장국영이 자주 가던 식당에서의 비싼 식사는 가난한 여행자인 내게는 별 의미 없는 곳이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서 찾는 작은 러브호텔은 숙소로 찾기에는 '특색 있는' 경험일지도 모르겠지만 분명 훌륭한 여행지는 아니다. 이 책은 그 여행지로 발길을 옮기게 하는 뽐뿌질 정도로 여행서의 의미를 가진다. 그러나 분명, 내가 그 지역에 가게 된다면 꼭 이 책의 감수성을 가지고 방문하겠다. 같은 곳을 방문하더라도 어떤 '얼개'와 '시선'을 가지고 떠냐느냐에 따라 무척 다른 여행을 하게 된다는 것을, 우리는 무척 잘 알고 있다.

이렇게 날이 선 감성. 무얼 하나 봐도 쉽지 않고 무얼 하나 보면 어떤 것을 읽어내는 능력. 잘 발달된 감수성과 잘 훈련된 글 솜씨로 적어 내려가는 에세이. 요즘 여행기는 '저자'가 누군지가 중요하다고 한다. 그것은 같은 공간, 같은 도시더라도 '누구의' 시선이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리라. 그리고 이 사실을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보편적인' 사실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겠지 싶다. 점점 눈 밝은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뜻으로 생각된다.

 미용실에 가서 전쟁의 역사 책을 읽고 책을 다 읽도록 기다리다 결국 목적도 달성하지 못하고 화도 내지 못하고 미용실 문을 박차고 나왔다는 이동진 기자가 적어내려간 여행기, 필름 속을 걷다는 굉장히 좋은 책이었다. 그리고 무척 쓸쓸한 책이었다. 그리고 이동진 기자는 멋진 화자였다.


“ 영화 <러브레터>에서는 그렇게 환상인 듯 현실인 듯 모호하게 표시되는 장면들이 많았다. 온통 눈 세상인 오타루에서 찍은 그 영화에서는 그렇게 해도 괜찮았다. 겨울은 ‘환’의 계절이니까. 새로 내려온 눈이 이미 내린 눈 위에 켜켜이 쌓여가며 일종의 나이테를 이루는 곳에서는 삶이 좀 더 자주 꿈처럼 느껴질 테니까. 오타루에서 눈은 곧 시간의 퇴층과 마찬가지였다. “
p  16 흔적을 찾다 – 세상으로 내려가야 할 시간 ㅣ 러브레터 오타루.

“시간은 균일하게 흐르지 않는다. 어떤 곳에서는 맴을 돌기도 하고, 또 어떤 곳에서는 역류하기도 한다. 센 강변에서 시간은 호수처럼 넉넉히 고여있다.”
 P38 – 숲을 이룬 꽃은 시든다. ㅣ 비포선셋 파리

“행복할 수 있는 조건을 덜 갖춘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을 보면서, 스스로가 상대적으로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이 온당한 일일까. 나는 정말 이들보다 더 행복한가. 그러나 진정한 행복한 물질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똔레삽에서 현자처럼 말하는 것은 또 얼마나 큰 위선일까. 보트를 돌려 돌아오는 길에 해가 뉘엿뉘엿 졌다. 이 흙빛 삶의 터전에 비치는 태양도 다른 어느 곳의 태양만큼이나 아름답다는 사실 속에는 기묘한 슬픔이 배어있다. 이 여행은 이제 내게 어떻게 남을 것인가”
. P132 – 입에서 터지는 탄산의 죄책감 l 화양연화, 캄보디아

“그들 모두는 시간을 초대해 놓고 있었다. 어쩌면  우린 너무 서두르기 때문에 매번 늦는 게 아닐까. 전력 질주하는 문명의 아찔한 속도 안에서 필요한 것은 혹시 이런 게 아닐까. 게으름 피울 수 있는 권리, 최선이라는 말에 쫒기지 않을 권리, 주저하고는 때로는 왔던 길로 돌아갈 수도 있는 권리. ……
봄의 판타지와 가을의 리얼리티. 떠나온 봄과 떠나갈 가을. 흘러가는 것은 시간이 아니다. 시간 속을 우리가 흘러가는 것이다.”
 P 202 – 게으름 피울 수 있는 권리, 나니아 연대기  


“여행을 떠나면 나는  일종의 고행 상태에 돌입한다. 비행기에서는 영화를 보지도 않고 음악을 듣지도 않는다. 가급적 기내식도 건너뛴다. 책을 읽을 때도 있지만 더 많은 경우 눈을 감고 필사적으로 잠을 청한다. 그러나 잠은 끝내 편안히 오지 않는다. 작은 상자 속에 유폐된 듯, 꿈과 현실 사이의 좁은 통로 어딘가에서 혼곤하게 헤맨다.”
 P 5 이동진 기자의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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