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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 분야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오늘날 인문/사회 고전 읽기를 회피하는 일이 하루 이틀 계속된 것이 아닐 것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자연 과학에 대한 책은 서점에서 꾸준히 외면 받고 있다. 나는 생명공학을 전공하는 입장에서 이런 자연 과학을 회피하는 현실에 대해 안타까움을 가지고 있다. 학문에 있어 인문학과 양대 산맥을 이루는 자연 과학을 왜 이렇게 홀대하는 것일까? 그나마 <사이언스 북스>에서 좋은 자연 과학 책을 꾸준히 출판하는 점에서 한 가닥 위안을 삼는다. 특히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통섭을 주장한 책 <통섭>의 지은이로 유명하고 '사회 생물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의 장을 연 에드워드 윌슨의 새로운 책이 번역되어 나온 만큼 이 책 만큼은 반드시 읽고 싶은 책이라고 하겠다. 

 

 

 

지젝을 처음 만난 것은 사회학 수업을 들으면서 였다. 약 8년 전인데 지금 기억 남는 것은 슬라보예 지젝이라는 사람이 철학자이면서 대통령 후보에도 출마했다는 것이고 당시 사회학 교수였던 박영신 교수님이 매우 좋아했던 인물이라는 것 뿐이다. 사실 전공 수업이 아닌 교양 수업의 목적이 바로 어떤 것에 대해 정확히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렇게 시간이 흘러도 '뭔가 들어봤던 것'이라고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아닐까? 그 결과 슬라보예 지젝의 여러 철학책을 섭렵하면서 왜 교수님이 그를 좋아했는지 알게 되었는지 알게 되었지만 말이다. 새로 나온 그의 책 절대 놓치고 싶지 않다. 

 

  

움베르토 에코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의 책 중에서는 <장미의 이름>이 유명하여 보통 무슨 추리 소설가나 역사 소설가로 이해하는 경우도 있지만 실제 그는 이탈리아의 유명한 철학자, 역사학자, 기호학자이다. 그의 새롭게 번역된 이 책은 글쓴이가 수집한 그 목록들을 통해 인류가 세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그것을 어떤 식으로 표현해 왔는지 엿보여 주고 있는 책이다. 아직까지 움베르토 에코의 책은 나를 실망시킨 적이 없는 만큼 과연 <list>를 통해 나를 어떻게 놀라게 해줄지 기대하게 해주는 신작이라 하겠다. 

 

 

  

 아쉽게 10월달에 읽을 책에 선정되지는 않았지만 10월 8일에 출판된 책이니 만큼 다시 리스트에 올리려고 한다. 사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진보니 보수니 이런 단어를 많이 사용하지만 그 단어의 정확한 뜻이나 사용례를 잘 모르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진보와 보수의 뿌리를 밝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진보와 보수의 대립이 아닌 공존을 위한 내용까지 담고 있어 <도덕적 정치>를 원하는 모든 이에게 꼭 읽어야 할 필독서라고 할 것이다. 

 

 

 

 

다른 분들은 이 책에 대해서는 추천하지 않은 것 같지만 역사 쪽에서 10월에 출판된 책 중에서는 이 책을 나는 추천하고 싶다. 사실 나 역시 이렇게 두껍고 어려운 책은 그다지 읽고 싶지 않다. 그러나 책 내용을 살펴보면 "이 책은 꼭 사줘야 하는 책이구나"라고 느끼는 책이 가끔 만나게 된다. 바로 이 책이 나에게 그런 느낌을 주게 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나라 현대사를 살펴보면 이른바 <국가 범죄>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 동안 쉬쉬하면서 국가 범죄를 무시해 왔다. 이 책을 통해 친일파 청산, 제주 4.3 사건, 광주 민주화 운동 등 우리 나라 현대사에서의 <국가 범죄>를 살펴보고 다시 이런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경계심을 가지도록 하는 책이다. 하루에 담배 한 갑씩 안 피는 한이 있더라도 구입해서 꼭 읽어야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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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0-11-07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궁극의 리스트>를 읽어보시면 놀라울 겁니다. 에코 할아버지의 능력이요^^
어디서 이 많은 자료들을 구했는지,, 참 대단한 할아버지입니다.
에드워드 윌슨의 신작도 끌리네요. 이 분도 어떻게 보면 대단하네요.
연세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저작 활동을 멈추지 않으니까요.
페어퍼 잘 읽었습니다.

암향부동 2010-11-08 13:48   좋아요 0 | URL
cyrus님의 궁극의 리스트 리뷰도 잘 보았습니다. 사진까지 첨부해서 상세한 리뷰를 쓰신 것을 보고 매우 놀랐답니다. 저도 일단 11월 추천 리스트에 올리기는 했으나 아무래도 가격 등을 감안했을때 따로 구입해서 읽어야 할 책 같습니다. 에드워드 윌슨에 대해서는 최재천 박사님을 통해 꾸준히 저와 이런 저런 인연으로 엮여 있는 분이신데… 이번에는 이 책을 통해 다른 분들도 만날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cyrus 2010-11-08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최재천 박사님과 에드워드 윌슨을 만나보신 적이 있는가보네요. 부럽습니다.
최 박사님은 제가 존경하는 분들 중 한 분이거든요. 비록 제가 문과이기는
하지만, 이 분이 쓴 책들이 아니었으면 과학에도 관심이 없었을겁니다.
 
인문/사회 분야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막상 9월에 출판된 책들을 쭈욱 살펴보고 그 중에서 몇 권만 추려 추천려고 하니 처음에는 너무 많이 고르게 되지 않을까 했지만 막상 살펴보면 내가 읽고 싶은 책을 4권만 고를 수 있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나 역시 직접 읽어보지 못한 상황이라 <책 상세보기>라는 제한된 정보를 통해 책 내용을 살피지만 근본적으로 나는 아래의 2가지의 거름막을 통해 책을 선별하게 된다. 

 첫째는 글쓴이요, 둘째는 출판사다. 물론 아직 내가 잘 모르는 좋은 글쓴이가 출판사가 있을 수도 있지만 짧은 내 독서 경력을 통해 나에게 신뢰를 주는 글쓴이와 출판사의 책은 이 리스트에서도 상위에 있을 수 밖에 없다. 아래 책 중에서 <한비자>와 <B급 좌파 세번째 이야기>, <군중과 권력>은 글쓴이 혹은 번역자에 대한 신뢰로 선택한 책이고 <여자가 섹스를 하는 237가지 이유>는 출판사에 대한 신뢰로 선택한 책이라는 점을 미리 밝힌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책은 바로 <한비자>이다. 과거 고등학교 시절 독서 선생님께서는 바로 <한비자>를 재미있는 책이라고 추천하셨던 기억이 있다. 다만 대학교 입학 이후 찾아 본 <한비자>는 어설픈 번역 때문에 오히려 읽다가 스트레스만 받았었다. 그러나 번역자 김원중 교수님은 중국어 고전의 좋은 번역자로 유명하고 특히 <사기 열전>은 수많은 번역본 중에서 첫 손가락에 꼽히는 책이다. 그런 만큼 이 책 역시 좋은 번역본일 것이라고 신뢰가 가는 책이다. 

 

 

  

<B급 좌파>와의 첫 만남은 헌책방에서 였다. 당시 헌책방 한 구석에 <B급 좌파>가 있었고 첫 장은 넘기는 순간 김규항의 사인이 있는 초판 1쇄 작가 사인본이었다!! 대체 이런 책을 헌책방에 파는 사람이 어떤 사람일까 궁금하면서도 나는 마치 보물을 찾은 어린 아이 처럼 이 책을 고이 모셔 집에서 바로 읽게 되었다. 이 책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어떤 사회 현상은 3차원으로 보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책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공교육과 언론을 통해 주입받는 평면적 시각과 다른 제 3의 시각을 통해 사회 현상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 준 책으로 세번째 이야기인 이 책 역시 나의 기대를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맨 처음 내가 책을 접해 아직 이른바 책을 보는 눈을 가지지 못할 때 나침반이 되어준 것이 <네이버 오늘의 책><네이버 지식인의 서재> 였다. 그 중에 눈에 띈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문제는 2007년 이후 절판되어 구할 수 없었다가 드디어 개정판이 출판되어 기쁘기 한량 없다. 특히 오늘날 과연 군중이란 과연 무엇인지, 군중이 어떻게 권력과 상호 작용하고 권력에 복종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책으로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반드시 읽어야 하는 필독서가 되는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내가 추천하는 4권의 책 중에서 반드시 한 권만 골라야 한다면 이 책을 고르고 싶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렇게 제목이 자극적인 책은 신뢰하지 않는다. 속담에도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것과 같이 이렇게 제목이 자극적인 책은 실제로는 별 볼일 없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특히 이 책의 제목은 혈기 왕성한 남자라면 한 번쯤은 책을 넘겨 보고 싶은 유혹에 빠지게 만드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평소라면 절대 손을 대지 않을 책이지만… 출판사가 <사이언스 북스>라는 것이 문제였다. 외면받는 인문/사회 분야 출판, 그 중에서도 특히 열악하다는 자연과학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좋은 자연과학 서적을 번역, 출판하는 회사가 바로 <사이언스 북스>이다. 비록 자극적인 제목을 가지고 있지만 <사이언스 북스>라면 좋은 책일 것이라는 생각에 10월 추천 도서 목록에 선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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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0-10-11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원중 교수의 고전은 참 좋죠ㅎㅎ 이번에 새로 나온 한비자가 반갑기도 하구요^^
카네티의 명저가 개정판으로 나온 것도 기쁘네요.
이번에야말로 정말 제가 다니는 도서관에 카네티의 개정판 명저가 비치되었으면
좋겠네요. 1993년에 출간된 책 달랑 한 권 도서관에 있으니 원-_-
그나마 그 전에 나온 개정판도 없고요ㅠㅠ 참 어이가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신간도서 페이퍼 잘 봤습니다^^ㅋ

암향부동 2010-10-12 10:20   좋아요 0 | URL
제가 번역에 좀 민감한 편이라…. 김원중 교수님의 경우 중국 고전 번역에 있어서 만큼은 믿을만한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카네티의 책의 경우 이번에 개정판이 나와서 정말 기쁩니다만 다른 분들의 페이퍼를 읽어보니 이 책은 아무래도 직접 사야 할 듯 하네요^^. 댓글 감사합니다.

cyrus 2010-10-12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8기는 평가단원들이 선정하여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점은 좋지만...
인문/사회 분야 같은 경우에는 과학, 사회, 인문 등 분야를 통틀어
유익한 신간들이 많이 나오고, 각자 평가단원분들의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5권을 선정하는 것도 쉽지가 않은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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