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
로버트 먼치 글, 안토니 루이스 그림, 김숙 옮김 / 북뱅크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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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에게 읽어주려고 구입한 그림책이었답니다. 워낙 유명하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데는 그 이유가 있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지요. 이유는 있더군요. 처음 읽었을 때, 주책없이 눈물이 흘렀습니다. 목이 메여 아이에게 책을 못 읽어줄 정도였지요. 엄마가 버스를 타고 이웃마을에 아들을 찾아가는 장면이나 나이 들고 늙은 어머니를 안고 아들이 '언제까지나 당신은 나의 어머니'라고 노래 부르는 장면에서 뭉클했습니다. 잔잔하지만 눈물샘을 자극하였답니다.

처녀 시절에는 울어본 적이 별로 없고 울었다 하더라도 손가락을 꼽을 정도인데,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고 나니 왜 그리 웃고 울 일이 많아지던지. 또 책을 보고 부모와 자식의 관계가 어떤 것인지 깨닫을 때마다 이렇게 마음보다 더 빨리 감각기관인 눈이 반응하는게 놀랍기도 합니다. 아마 우는 것도, 웃는 것도 습관일 듯 합니다.

그러나 이 책은 글자를 모르는 아이에게 소리내어 읽어주기에는 글자수가 많습니다. 3살, 5살 애들이라서 아직 사람의 성장 과정 보다는 오히려 개나 개구리, 동물에게 호기심이 많답니다. 엄마에게는 큰 감동을 주지만 어디까지나 어른을 위한 책이지 아이를 위한 그림책은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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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상황 공포의 바다에서 탈출하라 - 어드벤처 과학상식 1
최덕희 지음 / 글송이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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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벌'이 '어드벤처'로 바뀌었다. 살아남기 시리즈가 탈출하기 시리즈로 바뀌면서 전작들이 무인도, 빙하, 사막, 아마존이라는 지역에서 인간이 어떻게 살아날 수 있느냐는 물음으로 과학원리에 접근해다면, 이번엔 인천항에서 마젤라 해협까지 요트 여행을 하면서 해양생태계를 살펴 본다. 전작이 뛰어난 아이디어 상품이라면 이번에는 좀더 두리뭉실해진 보편적인 과학상식을 다루었다. 둘다 아이들이 과학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시야를 제공한다.

지구의 70%는 바다, 그 바다를 여행하면서 태풍을 이겨내고 산호섬의 생성원리를 살펴보고 물고기의 비늘에도 나이테가 있다는 사실에 감탄하게 된다. 역시 초등학생에서 중등학생까지 해양생태계를 말 그대로 모험하듯이 살펴 볼 수 있고, 만화라서 부담없이 다가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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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에서 살아남기 서바이벌 만화 과학상식 2
최덕희 지음, 강경효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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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옆집에 사는 중1이 '요즘 학교에서 이 책이 얼마나 인기인데요.'하면서 빌려준 책 중 하나입니다. 아마존에 조난당한 삼촌과 레오, 보라가 겪는 모험이야기인데, 살아남기 위해서 여러 가지 과학지식을 이용하는 이야기의 기획이 돋보인답니다.

요즘 아이들이 많이 읽는 '학습만화' 중에 어떤 책은 단순히 지식을 만화로 풀어쓰고 권수만 늘려 놓은 것이 많은데, 이 '아마존'은 짜임새도 좋고 과학지식이 어떻게 인간의 생활에 응용될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저 역시 이 만화를 보면서 고리매듭 묶는법, 아마존 인디언의 생활법, 야간 텐트 치는 법, 몇몇 자연 다큐멘터리보다 더 많은 흥미로운 지식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잘된 학습만화는 어른과 아이가 동시에 재미와 흥미를 얻을 수 있는데, 이 책은 부모도 같이 읽고 재미를 느끼기에는 좀 부족다고 봅니다. 또 중간중간에 과학상식을 설명하는 부분에 아이가 이해하기에는 어려운 대목도 있어 한번더 걸러서 설명해주는 게 어떨까 싶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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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에 비가 내리면 스타벅스 주식을 사라 - 개정판
피터 나바로 지음, 이창식 옮김 / 예지(Wisdom)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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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말한 거시적 투자가란 통화, 물량, 정부 정책, 자연재해까지 거시적 경제 상황을 보면서 주식 거래를 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즉 책 제목 그대로 브라질에 비가 내리면 스타벅스 주식을 사고, 대만에 지진나면 삼성 주식을 사는 등, 시황을 응용하여 주식거래를 하는 데이트레이더를 거시적 투자가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책을 세부분으로 나누고 1부에서 시황을 보기 위한 거시적 경제의 기초를 이론적으로, 2부에서는 주식 거래를 하면서 이익을 내기 위해 필요한 일반적인 규칙들, 3부에서는 실제 이익을 낸 실례를 다루고 있답니다. 저자는 하버드 출신의 경제학자라서 그런지 상당히 해박하여 인플레이션의 종류, 미국 통화정책에 따른 투자의 방향 등 거시적 경제를 읽는 게 주식 투자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역설하고 있답니다.

저같은 비경영학 전공자에게 한번에 읽고 이해하기에는 좀 어렵지만 중간중간 글머리에 재미있는 인용문을 두어 무슨 말을 하는지는 요점이 쉽게 와 닿고 삽입된 표가 단순한 표에 그치는 게 아니라 투자에 상당히 도움이 될만한 중요한 정보를 보여주고 있답니다. 책을 읽으면서 표가 제일 마음에 들더군요.

하지만 미국의 경제 상황을 가지고 모든 예를 들어 설명하는 거라서 나스닥 시황 읽는데만 도움이 될 것 같군요. 또 저자도 언급했듯이 주식거래를 하려면 먼저 기술적 투자 방법은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합니다. 몇년전 광우병 파동이 있을 때 연일 상한가를 친 닭고기 업체 '하림'같은 그런 종목을 발굴하고 싶다면 이 책이 좋은 참고서가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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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약국의 딸들 - 나남창작선 29 나남신서 105
박경리 지음 / 나남출판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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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년인가 96년인가 그 어름, 그 겨울 취업시험을 치고 돌아온 날 박경리의 <김약국의 딸>과 귤 한 봉지를 사들고 들어와 무작정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자취방 옆 보일러실에서 물 끓는 소리가 들리고 두터운 솜이불을 뒤집어 쓰고 세상과 나를 차단시켰다. '시험'이란 단어를 말끔히 내 머릿속에 지웠다. 오랫만에 방은 따뜻했다. 그 온기에 몸 전체를 의지하고 그렇게 읽었다.

책장을 펼치자 자취방도 보일러에 물끓는 소리도 사라졌다. 다만 소설의 무대인 통영, 그 곳이 펼쳐졌다. 댓숲에서 바람이 서걱거리며 운다. 억울하게 죽은 귀신이 서걱대며 운다. 갯내가 물씬한 바닷가와 어장, 경상도 사투리가 파도처럼 넘실거린다. 그리고 김약국의 딸들. 소설은 너무도 재미있었다. 여주인공들의 삶을 가닥가닥 쫓아가면서 밤은 깊었다.

나는 주목한다. 너무나 아름답기에 비극적인 용란의 삶. 어머니가 무당에게 푸닥거리를 하고 사위에게 죽는 장면에서 숨이 멎었다. 또 너무나 착하기에 순해서 슬픈 용옥의 삶. 남편을 찾으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 바닷속에 아기를 업고 그대로 죽어버린 그녀의 삶을 생각하면서 울었다. 눈이 붓도록 울었다, 나는 그리 눈물이 흔하지 않은 사람인데도. 보일러 소리도 들리지 않고 방이 천천히 식어갈 때, 나비무늬의 표지가 화사해서 더욱 슬픈 소설 책 한 권을 잡고 엉엉 소리내어 울었다.

그렇게 열심히 공부한 것은 아니었다, 취업 시험을. 딱히 다른 삶의 길을 찾으려고 한 것도 아니었다. 대학을 졸업한 내 눈에 보이는 게 그 길 뿐이었기에, 남들 하듯이 시험을 쳤고 그리고 그 시험에서 떨어지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삶의 막막함. 그 막막함과 용빈이 천천히 물이 새듯 침몰하는 집안을 쳐다보는 것과 같았을까. 누가 삶을 자기 뜻대로 살 수 있는가. 아니 치열하게 준비하지 않았기에 내 삶의 막막함은 용빈의 것보다 못하리라. 다만 삶이 뜻하지 않게 흘러갈 때 그 방향이 어딘지 몰라서 마냥 길잃은 아이처럼 무서울 때, 한번쯤 소리내어 우는 것도 좋을 듯 싶었다.

그 뒤 몇번이나 시험에 떨어졌다. 하지만 그 겨울 삶의 쓴맛을 미리 맛보았기에 더이상 울 수 없었다. 오래도록 그 날 내가 소설을 보면서 울어야 했던 삶의 쓴맛을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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