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볼 때마다 당신을 떠올릴 거야
조수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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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볼 때마다 당신을 떠올릴 거야> - 조수경

 

꽃잎이 바람에 흩날리는 봄.

노랗고, 하얗고, 분홍빛 도는 꽃잎이 맞이하는 계절

'죽음'의 이야기에 '삶'을 생각해 봅니다.

 

'순간을 살아간다.'라는 말, '순간을 죽어간다.'라는 말

같으면서도 너무다 다른 이 말이 떠올랐습니다. 죽음이 정해진 운명이라면 우리는 죽음을 향해 하루를 살아가죠.

산다는 것과 죽는다는 것은 서로 반대의 끝에 머물러 있는 단어 같았는데. 생각해 보면 딱 붙어 있는 동전의 양면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살아간다는 것과 죽어간다는 것. 같은 듯 다른 이 말의 뜻을 조수경의 소설 <아침을 볼 때마다 당신을 떠올릴 거야>를 읽으면서 생각해 봤습니다

 

존엄-사 尊嚴死

명사

1. 법률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면서 죽을 수 있게 하는 행위. 또는 그런 견해. 의사는 환자의 동의 없이 원칙적으로 치료 행위를 할 수 없다는 것으로, 소극적 안락사라고도 한다. 칼렌 앤 퀸런의 치료 중단을 요구한 부모의 주장을 인정한 재판에서 생겨난 말이다.

네이버 국어사전 "표준국어대사전"

소설은 '존엄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고 죽을 수 있는 것. 죽는다는 것에 품위란 말이 어울릴지는 모르겠지만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이는 죽음들을 생각해 보면 '죽음의 품위', '존엄사'라는 것을 짐작합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연명의료결정법>이라고 불립니다. 정식 법명은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이라고 해요.

2016년 2월 3일 제정되어 2017년 8월 4일부터 시행되고 있죠.

이 법은 말하자면 '회생의 가능성이 없는 경우 연명의료를 거부할 수 있다.'가 핵심입니다.

법이 통과되면서 사회적으로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던 걸로 기억합니다. 여전히 반대하는 분들도 많죠.

 

소설은 여기서 더 나아갑니다.

육체의 병뿐만 아니라 '마음의 병'까지 범위를 확장 시키죠.

어쨌든 회생의 가능성이 없다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핵심으로 합니다.

"마음의 질병으로 회생이 불가능한 사람의 안락사를 허용한다." - p.19

한 문장으로 이 소설의 모든 것이 담겨 있습니다. 우린 이제 육체의 병에서 존엄사를 허용했는데.

마음의 병으로 인한 죽음의 선택이라니 너무 앞서간 것 같긴 하지만 이 부분 역시 존엄사법이 통과될 때 일부 사람들에게선 나왔던 이야기라고 합니다. 마음의 병도 병인데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죽음에서 마지막 '존엄'을 지키고 싶다는 의견입니다. 현실에서 언젠가는 다루게 될 이야기를 작가는 소설에서 그려봤어요. 만약에 마음의 병에서 존엄사를 허용한다면 조수경 작가가 상상한 세상이 현실이 될 것만 같죠.

 

존엄 尊嚴

명사

1. 인물이나 지위 따위가 감히 범할 수 없을 정도로 높고 엄숙함.

네이버 국어사전 "표준국어대사전"

 

"부엉이가 머리 위로 날아가는 꿈을 꿨다."라는 문장으로 소설은 시작됩니다.

부엉이 꿈의 의미를 찾아가는 것으로 죽음을 예견하는 흉몽이 어째서 길몽이 될까란 의문을 가지게 만들죠. 그리고 이어지는 이야기는 '센터'에 들어가기로 결심한 주인공'서우'의 이야기입니다. 

 

법안이 통과되면서 '센터'가 등장합니다.

무분별하게 법을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의 일환이죠.

국가 지정과 법인으로 나뉘는 것 같아요.

이 부분에서는 지금의 복지센터를 그대로 빌려 왔습니다.

책의 전반부는 주인공이 죽음을 선택하기 위해 '센터'에 대해서 알아보는 것으로 채워집니다.

법안의 구성과, 안전장치, 센터가 필요한 이유와 센터의 이용 방법 같은 것들이죠. 그동안 시간을 흐르면서 주인공 주변에서 여러 가지 '죽음'을 경험하게 됩니다.

시간의 흐르면서 주인공에 집중된 시선은 가족으로, 사회로 확장됩니다.

확장의 끝에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이 있어요.

OECD 회원국 중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로 악명을 떨치는 오늘의 한국을 생각할 수밖에 없죠.

현실에도 마음의 병도 존엄사를 인정하는 법이 만들어진다면 소설에서처럼 자살률이 줄어들까요?.

'자살'을 생각할 때면 살아갈 희망이 없는 사람들의 마지막 선택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어쩌면 희망이 없는 것이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고통의 끝에 찾아오는 몸부림 일지도 모르고, 사회에서 몰아넣었기 때문일지도 모르죠. 무엇이 되었든 일단 부정적인 생각이 먼저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딱하다, 안됐다 같은 말이 나오지만

'왜?'라는 의문이 가장 크죠.

 

소설을 읽다 보면 '죽음'에 대한 참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됩니다.

주인공의 과거 이야기를 읽을 때는 눈물도 살짝 맺혔어요. 이유 없는 병은 없다는데 스스로 자책하는 그 마음은 어째서일까 싶어요. 계절 탓일까 4라는 숫자가 주는 어감 때문일까. 참 잔인한 달로 기억되는 4월 소설을 읽으면서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친구들이 떠올랐어요. 어린 나이에 죽음을 선택했던 친구들...

역시 어린 나이에 들려온 소식에 지키지 못한 약속들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마음을 앉고 보냈던 날들.

마지막 가는 길조차 그런 곳에는 가는 것이 아니라는 어른들의 이야기에 남겨둔 사진조차 보지 못하고 집에만 있던 시간들이 떠올랐습니다. 아직까지도 그 마음은 풀어지지 않네요. 너라면 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 다음에 같이 하자던 약속. 하필이면 '다음'으로 미뤘던 마지막 약속이 평생 지울 수 없는 후회로 남아 있습니다.

 

후회되는 미루기는 하지 말아야지 했던 생각 때문일까.

아니면 지키지 못할 약속을 남겨두고 떠난 탓일까.

사람들과 가까워지는 것이 한동안 두려웠습니다.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지만 여전히 가까운 사이는 몇 없죠.

가까워지는데도 시간이 무척 필요합니다.

그러다 마음을 터놓았는데 또 떠나버리면 어떡하지 싶은 마음에 더 어려운 것 같다는 생각은 하지만. 그게 참 어렵네요.

 

아침을 볼 때마다 떠올리는 것은 아니지만 종종 생각하는 순간들 괜히 슬픔이 차올라 아무것도 못하게 되는 시간, 그 시간이 저를 살아가게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서우'의 세상은 '센터'에서 넓어졌습니다.

친구를 만나고, 사랑일까 고민도 하고, 안 나오던 말도 나오게 되었죠.

그리고 '사랑'을 고민하게 했던 그녀가 남겨둔 물건을 보며 조금 더 머물기로 하죠.

어쩌면 '존엄사'라는 것은 남은 사람들의 이야기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떤 죽음을 겪더라도 죽지 않는 이상은 '죽음'을 알 수 없기 때문이죠. 세상에 남아 당신을 떠올리는 그 순간이야말로'살아간다.'라는 말을 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완연한 봄.

잊지 못할 이름이 있다면 #조수경 작가의 #아침을뽈때마다당신을떠올릴거야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소설 #봄 #죽음 #삶 #존엄 #존엄사 #안락사 #한겨레출판 #아독방 #아직독립하지못한책방 #리뷰 #서평 #감상 #글 #책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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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감력 수업 - 신경 쓰지 않고 나답게 사는 법
우에니시 아키라 지음, 정세영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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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감력 수업> - 우에니시 아키라

 

'둔감력수업'이란 제목에 먼저 의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면서 흔히 듣는 것은 '빠른 변화', '민감함', '창의', '번뜩이는 아이디어', '선점' 같은 말이죠.

특히나 '빨리빨리'라는 말로 대표하는 한국 직장문화에 익숙하게 생활하다 보면 '둔감하다'라는 말은 매우 부정적인 말이 됩니다. 한편으로는 '능력 없다'라는 말과 같이 쓰이기도 하죠. 이런 상황에서 '둔감력'이라니 의아할 수밖에요.

 

둔감하다

(鈍感--) [둔ː감하다]

[형용사] 감정이나 감각이 무디다.

네이버 국어사전

어감에서 오는 부정적인 느낌 때문인지 저자는 들어가는 말에 '좋은 의미의 둔감력'을 담았습니다. "둔감해지라는 말은 바보처럼 살라는 말이 아닙니다. 작은 일로 초조해하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인 일로 근심하지 말라는 뜻이지요."

이렇게 보니 '둔감하다'라는 게 좋은 의미도 담을 수 있겠구나 싶었어요.

 

책은 좋은 둔감력에 대해서 상황별로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묶어놨습니다.

▶ 예민한 마음 때문에 힘들 때 사용하는 둔감함.

▶ 인간관계에 힘들 때 사용하는 둔감함.

▶ 눈치 보는 것에 익숙할 때 사용하는 둔감함.

▶ 고민을 술술 풀어 버릴 때 사용하는 둔감함.

▶ 위기 상황에서 벗어날 때 사용하는 둔감함.

▶ 불쾌한 일에서 벗어날 때 사용하는 둔감함.

▶ 화가 나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 사용하는 둔감함.

▶ 욕심에 괴로울 때 사용하는 둔감함.

▶ 인생의 방향에 의문이 생겼을 때 사용하는 둔감함.

 

저자가 말하는 둔감하다는 것은 '감정'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감정에 애민하게 반응해서 '나'를 찾자는 사람들과 반대되는 입장이죠.

오히려 '둔감함'때문에 '나'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책은 뭐랄까...

심리학 박사라는 것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담백합니다.

전문용어 하나 등장하지 않아요. 그냥 잘 아는 지인이 술자리에서 툭 던지는 한마디 같은 느낌입니다. 그럴 때 있잖아요. 너무 답답하고 괴롭고 짜증하고 뭔가 하소연하고 싶은 그런 날

괜히 친구한테 술 한잔하자고 하는 날, 술의 힘을 빌려 마음에 담아둔 말을 하나 둘 풀어 놓다 보면 맞장구쳐주고, 가끔은 짜증 내며 던지는 친구의 한마디. 그게 괜히 찌르르 울려 꽉 막혔던 뭔가가 뚫리는 느낌. 그런 느낌을 꽉 눌러 담은 책 같았어요.

 

누구나 하는 말이고 한 번쯤 들어는 봤는데

마음에까지 닿지 않는 말들이 있죠. 그런데 또 어느 순간 같은 말이 마음속으로 콕 하고 들어올 때가 있어요. '둔감력 수업'을 읽는 시간이 딱 그랬습니다.

읽어보면 정말 별거 아니고 종종 듣던 말들도 참 많아요. 그냥 흘려보낸 말들도 많죠.

말이 아니라 글이라서 그럴까요. 조용히 앉아 읽다 보면 가끔 멈춰 서는 곳이 있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꽤 많은 페이지를 붙잡고 여러 가지 생각을 했어요.

별거 아닌 사소한 문장 하나가 마음을 흔들어 놓고 힘이 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봄이라는 계절 탓일까.

들어가는 나이에 비해 이룬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느낌과 무얼 하고 살아야 할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또 관계에 있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었죠. 책을 읽었다고 한순간에 달라지진 않겠지만 덕분에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쨌든 한 번 '해보자'라는 용기를 얻었죠.

 

제 마음을 흔들고, 용기를 주고, 생각을 하게 했던 문장들을 남겨 봅니다.

혹 저와 같은 마음이라면 비슷하게 공감할 수 있겠지요. 한 마디 말의 힘도 좋지만

주변에 고민 많고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조심스럽게 이 책을 선물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보통 혼자 끙끙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말보다는 글에서 큰 위로를 받기도 하거든요.

 

 

#책 #독서 #둔감하다 #둔감력 #둔감력수업 #리뷰 #글 #감상 #봄 #주말 #나답게 #사는법 #우에니시아키라 #다산초당 #다산책방 #다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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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 불확실한 삶을 돌파하는 50가지 생각 도구
야마구치 슈 지음, 김윤경 옮김 / 다산초당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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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 야마구치 슈

 

쉬우면서도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철학은 '살면서 도무지 써먹을 데 없는 것.'이란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요.

학부생 시절에도 철학과가 폐지된다는 것에 별생각 없었거든요.

 

제가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그 생각은 변함없었을 것 같아요.

평소에 철학 책을 즐겨 읽는 편은 아니고, 그냥 책을 읽으면서 추천을 받아 몇 번 도전을 했던 것이 전부였거든요.

철학에 대해서 아는 게 아무것도 없다 보니 소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책을 덮은 게 여러 번입니다. 덕분에 잘 알지 못하면서 괜히 꺼리게 되었죠. 점점 멀어져 갔던 것 같아요.

저만 이런 생각을 했던 것은 아닌가 봅니다.

 

책은 일본에서 출간된 것을 번역한 것입니다. 그렇기에 일본인이 일본의 실정에 맞게 썼지요.

일본에서도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나 봐요. 책의 시작 부분에서부터 철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여러 번 강조합니다. 유명한 인물들의 말까지 인용하면서 말이죠.

저자는 전문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습니다. 경영학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철학을 배웠던 것이 세상을 넓게 보게 했기에 컨설팅으로 성공했죠. 경영이란 것도 결국은 '생각'이고 '관계'죠.

어떤 상황에서 그 상황에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다면 해결책은 쉽게 제시할 수 있겠죠.

그렇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철학'입니다.

 

제가 책을 받아 읽는 동안 인터넷 서점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한동안 1위를 지키고 있었고, 지금도 10권 안에 들어 있는 책이에요. 입소문이 나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죠.

다른 철학 책 보다 이 책을 많이 찾는 것은 철학사를 시간 순서로 담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4개의 주제를 정해 50가지의 대표적인 철학과 사상을 담았어요. 철학자의 모든 것을 담았다면 수십 권의 책으로도 부족했을 테지만 경영 컨설팅의 현장에서 느낀 것을 중심으로 삼았고, 문장으로 담기 긴~ 내용을 압축하고 또 압축해서 쉽게 읽어 갈 수 있게 쓰였습니다.

 

맘먹고 읽기 시작하면 하룻밤에도 충분히 읽을 수 있을 정도에요.

철학이 술술 읽히는 마법을 경험했죠. 그런데 문제가 있어요. 책을 읽긴 읽었는데 50가지나 되는 것을 전부 소화할 수 없다는 문제요. 책을 읽었다는 흔적을 남기기 위해서 블로그의 새 글쓰기 창을 열었는데

제목 이후 한 글자도 적어내려가지 못했어요.

 

이 책을 읽고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까.

책을 전부 요약할 수 없고, 다양하고 많은 사상에 대해서 느낀 것들을 하나하나 열거하기에도 책을 그대로 옮기는 것 보다 못하죠. 책을 어떻게든 소화하고 싶어서 문장 하나 단락 하나 다시 읽어갔습니다.

 

그러고 나서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제 능력으로는 이 책을 설명할 길이 없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참 좋은데 '좋다'라는 말 빼고는 어떻게 설명할 수 없는 그런 느낌이에요.

몇 년 전 한 음료회사의 광고처럼 말이죠.

 

책을 읽으면 철학과 친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분명 '아!'하는 순간이 옵니다.

그 순간을 지나면 책에 푹 빠져들게 돼요.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면 마지막 장을 넘기고 있죠.

그리고 여러 가지 순간들을 떠올리게 되죠.

'아! 이럴 때 이런 걸 알고 있었다면 조금 달랐을 것 같은데.'하는 순간들을 생각하게 돼요.

조금 더 일찍 철학을 배웠더라면, 꼭 서양 철학이 아니라 우리에게 익숙한 공자라도 어릴 때부터 읽고 다양한 생각을 하는 법을 배웠더라면, 진짜 공부하는 법을 배웠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진한 아쉬운 감정을 느꼈어요.

 

아니 지금이라도 철학의 힘을 알았으니 꼭 철학사를 처음부터 공부하지 않더라도 철학자의 대표 저서들을 찾아 읽고 그 시대와 지금 시대에서 그 생각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갔는지, 또 생활에서 어떻게 생각할 수 있을지를 공부해보고 싶다는 강렬한 마음이 생겼습니다.

 

이 책의 효용은 여기에 있는 것 같아요.

오랫동안 경쟁을 하며 공부에 지쳐버린 우리에게 진짜 공부란 무엇인지 알려주는 것이요.

말로만 해오던 '자기주도학습'이 아닌 '진짜 공부의 시작을 알게 해준 책.'

철학이란 도구로 미래를 만들어갈 힘을 얻었다고 말하고 싶어요.

 

#철학은어떻게삶의무기가되는가#야마구치슈#철학#사상#요약#생활#적용

#독서#리뷰#밑줄#글#책#철학책#교양철학#시작#무기#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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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크니의 무엇이든 그려드립니닷! - 일러스트레이터미네이터 키크니의 주문제작 만화
키크니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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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크니의 무엇이든 그려드립니닷> - 키크니

 

SNS를 하는 사람이라면

그중에서도 인스타그램을 하는 사람이라면 우연이라도 한 번쯤을 키크니의 한 컷 만화를 봤을 것이다. SNS 이용자들의 요청을 받아 특유의 유머로 툭 던지는 그림이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가장 많이 느끼는 것은 웃픈감정일 것이다.

 

웃기면서도 한 편으로는 슬퍼지는 감정.

그때 댓글을 읽으면 위로가 따라온다.

 

 

 

 

 

 

팔로워들이 일러스트레이터 키크니에게 ~~~을 그려주세요 요청을 한다.

키크니는 수많은 요청 중에서 하나를 골라 글에 딱 맞는 반전 그림을 그려준다.

있는 그대로의 그림, 반전이 있는 그림, 때론 언어유희, 때론 진한 위로, 때론 팩폭을 가득 담아

그려내는 그의 만화 한 컷을 보면 그 순간 몸과 마음이 탁~ 풀린다.

 

처음엔 인친님들의 태그로 알게 되었다.

매일 확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냥 갑작스럽게 공허감이 찾아올 때.

기다림에 습관처럼 SNS를 하게 되는 순간.

가끔 버스나 지하철에서 무심코 열어보게 되는 중독성이 있다.

 

키크니가 올리는 글과 만화 한 컷.

중독성이 생기는 부분은 공감 속에 반전이다.

나 역시 힘든 일 괴로운 일 고민되는 일들이 참 많은데

무심코 지나가는 사소한 일상의 한 장면이나

큰일을 앞두고 하게 되는 걱정, 근심들.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지만

누군가에게 털어놓기 힘들고, 민망하고, 부끄러운 이야기들이

키크니를 만나면 새롭게 다가온다.

 

너무 몰입해서 여유 하나 없던 생각에

유쾌한 여유 한 다발 선사하는 기분이랄까.

덕분에 복잡한 마음이 풀렸던 때가 많다.

 

그렇게 찾아보는 키크니의 페이지가

한 권의 책에 담겨 또 다른 감정을 느끼게 해준다.

참 많았던 이야기들을 주제별로 담아 엮으니

한 번 보고 지나쳤던 이야기에

눈길을 멈추고, 마음을 멈추고, 생각을 하게 된다.

 

 

예를 들면

월요일이 다가오는 일요일 저녁에 이런 한 컷 이라던가

 

 

무척 답답한데

이렇게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한 컷이라던가

 

 

아찔했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한 컷.

 

지금 당장 카메라에 담은 컷들은 이런 이야기들이지만

일주일 뒤에 키크니의 책을 다시 열어보면 다른 그림들이 눈에 들어올 것 같다.

 

한 번 보고 덥어도 좋지만

괜히 생각나 여러 번 펼쳐보게 만드는 참 묘한 책 한 권이다.

 

SNS도 좋지만 책을 좋아하는 평소의 습관 때문인지

책으로 만들어진 덕분에 스쳐 지나가던 이야기가

가슴에 머무는 이야기가 되었다.

 

앞으로도 쭉 시리즈로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

 

#책 #독서 #리뷰 #일러스트 #일러스트레이터 #키크니 #일상 #그림 #고민 #위로 #다독임 #토닥임 #토닥토닥 #키크니의무엇이든그려드립니닷 #아르테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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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깜짝할 사이 서른셋
하유지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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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깜짝할 사이 서른셋> 제목만 보고 느낌이 왔습니다.

'아! 이건 대한민국에 서른셋이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을 하겠구나.'하는 느낌이요.

저 역시 서른셋의 인생을 시작했거든요. 빠른 생일이라서 친구들은 서른셋, 저는 서른둘이었다가 서른셋이었다가 때론 서른하나이기도 합니다. 어쩌다 보니 어른이 되었고, 어쩌다 보니 삼십대를 살아가고 있어요. 어릴 때,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서른이면 들어가고 싶은 회사에서 드라마 속 주인공들처럼 멋지게 일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서른셋이 되도록 상상한 것 하나 이룬 게 없네요.

다는 아니겠지만 많은 청년들이 비슷할 것 같아요.

여전히 계약직으로 일하면서 취업 준비를 하는 취업 준비생이며, 둘 중에 하나를 포기하기에는 지나온 시간과 앞으로의 시간이 발목을 잡고, 다양한 매체에서 들려오는 소식에 분노와 좌절을 겪게 하며, 삶이라는 고민을 종종 하지만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반복되는 일상에 무기력하게 만드는 그런 나이.

꿈은 무엇일까 고민하기도 하고, 지금 할 수 있을까 망설여지는 나이.

가끔은 태어난 것부터 후회를 하기도 하는 그런 나이 같아요.

어쩌면 뒤늦은 사춘기를 겪고 있는 지도 모르겠네요.

 

오랜만에 읽는 소설은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옵니다.

봄이라는 계절 '외로움'을 주제로, 마치 일본의 잔잔한 드라마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한 느낌.

등장인물에 빠져들어 시간을 따라가다 눈물 한 두 방울 흘리고 마지막에는 후련한 미소를 짓게 만드는 그런 영화.

12월 31일 33번의 종소리

태평, 평안,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종소리가 사무실 TV에서 울립니다.

33번째 마지막 소리가 울리고, 33살의 새해를 사무실에서 직원들과 족발을 시켜 먹으며 보내는 영오의 이야기. '엄마가 폐암으로 죽고부터 아버지가 심근경색으로 죽기까지 사 년 동안, 영오는 아버지를 예닐곱 번쯤 만나러 갔다.' 서른셋. 외가, 친가 모두 양쪽 집안의 조부모가 죽고 나서 드문드문하던 왕래마저 끊겨버린, 세상에 혼자가 되어버린 첫해. 유리창에 머리를 기대어 무슨 생각을 했을까 궁금하게 만드는 시작.

 

이어지는 이야기는 영오가 아닌 미지의 이야기

영오가 미지의 전화를 받지 못한 그날,

미지의 변명 같은 하루에 미지라는 거울 속에 영오를 보여줍니다.

 

이야기는 주변 사람들의 죽음에 외롭게 남아버린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영오는 부모님의 죽음으로 '가족'이라는 울타리에 혼자가 되었죠. 서른셋의 나이에 말이죠.

미지는 친구인지 원수인지 애매한 동창의 죽음과, 사건으로 인해 친구하나 없는 혼자가 되어버렸습니다. 중3 졸업을 앞두고. 두출은 부인의 사별과 함께 '돈'때문에 딸과 멀어졌고, 딸 역시 같은 이유로 아들과 떨어져 살죠. 책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다들 외톨이가 됩니다.

 

나이와 성별을 떠나 외톨이가 되어버린 사람들이 우연히 연결되기 시작해요.

아니 외톨이인 줄 알았는데 하나의 끈이 이어져 있음을 서로 알게 되죠.

호기심 많고 오지랖 넓은 성격의 '미지'가 서로의 끈을 이어가며 이야기는 흘러갑니다.

'미지'가 없었더라면 모두 외롭게 생을 끝냈을 지도 몰라요. '미지'마저 어쩌면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죠.

저마다의 사연이 있을 텐데. 어쩌면 그들 곁에 작은 인연 하나 없기에 그런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싶죠.

 

미지의 이야기에 가슴속에 묻어둔 친구의 얼굴이 떠올랐어요.

갑작스럽게 들려온 마지막 소식. 뱉지 못하고 삼켜버린 말 한마디가 지금도 후회됩니다.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맑게 웃던 아이라서 그 누구도 몰랐습니다. 혼자 간직한 외로움과 고민을요. 오랜만에 만난 반가움과 같이 밥 한 끼 먹자는 지키지 못한 약속, 전하지 못한 연락처, 여전히 찾아가지 못한 무덤.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저에게도 영오의 이모 같은 사람이 있다면 조금은 더 일찍 찾아가 봤을까 싶은 생각을 했어요. 벚꽃이 피는 계절, 시간을 내어 한 번 찾아가 보려 다이어리에 마음을 남겨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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