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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의 고군분투 생활기
제스 월터 지음, 오세원 옮김 / 바다출판사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물에 빠진 사람 지푸라기 잡는 심정'이라더니 책 표지의 저 아저씨, 우리의 주인공 맷, 대마초 잡고 한없이 떨어지신다. 쯧쯧...

금융시장 붕괴로 인한 실직과 철없는 희망으로 시작한 사업의 실패. 장및빛 전망으로 대출 받아 산 집의 대출금은 이미 집을 팔아도 감당하기 어려운 처지에 경제적 쇼크로 인한 아내의 쇼핑 중독과 외도, 아이들의 교육문제는 한 사람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버거운 짐이 되어버렸다. 

욕심이었을까? 안정된 직장을 가진 고소득 연봉자가 경제력을 바탕으로 아름다운 아내를 얻어 장가를 가고 그 아내와 그림 같은 집을 짓고(사고) 토끼 같은 새끼를 낳아 사립학교에 보내며 사는 게 무리한 욕심이었을까? 한없이 떨어지는 맷 아저씨. 불쌍하지만 이야기 듣는 내가 생각해도 구원의 방법은 없어 보인다. '그래 그거라도 잘 잡아봐, 걸리지 말고...' 대책없이 추락하는 맷이 잡은 지푸라기에 힘 없는 응원을 보내는 대책없는 독자다.


전직 신문사 기자 맷 아저씨. 연타발로 벌어지는 불운에 휘청이면서도 살아보겠다고 아둥바둥. 그래서 잡은 한가닥 희망 대마초, 마리화나 판매상.
평생 일궜던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처럼 새로운 희망도 느닷없이 찾아온다. 동네 양아치에게 얻어 피운 한 모금 마리화나는 잃어가는 모든것을 속절없이 바라만 봐야 하는 무능력한 중년의 사내에게 젊은날의 즐거움(환각)을 느끼게 해준다.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잊는 게 최고지~~) 여기서 아이디어!! 마리화나를 추억하는 시대의 정서.
펜대 굴려가며 살던 기자 시절의 친구들에게 마리화나를 팔면서 맷은 재기를 꿈꾼다.
'주택 대출금 갚고 아이들 사립학교 보낼 수 있을 만큼만, 딱 그 때까지만 마리화나를 파는 거야..'
조심스럽고 은밀히, 맷은 옛 지인들에게 접근한다. 아직 맷처럼 망하지 않은 지인들은 맷의 꼬임에 젋은날의 자유와 방탕을 떠올리며 마리화나며 코카인 따위를 맷에게 부탁한다.
맷 아저씨, 희망이 겨우 보이는 거지...... (근데 이거 너무 쉽지 않아?)  
우리의 맷 아저씨 마리화나를 날개 삼아 비상할 수 있을까? 하지만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 라고 했었지 아마...
결국 맷, 추락에 추락을 거듭해 바닥에 내동댕이 쳐지고 만다. 하지만 추락한 맷은 바닥에서 희망의 날개를 펼치는데...... (나 지금 이 소설 기대해도 좋다고 말하고 있는 중이다) 
 



억울한 법도한데 맷, 이렇게 말한다.그리고 멋져서 옮긴다.

   
  우리는 이런 일을 당해 마땅한지도, 아니, 우리 스스로 그렇게 믿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이렇게 몰락하게 된 것, 지구 온난화, 끝없는 전쟁, 이 거지 같은 상황 모두가 우리 때문이라고 온 세상이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형편에 맞지 않게 호사스럽게 살았고 미래를 담보 잡혀 미리 사용했고 자원을 고갈시켰고 거품 위에서 살았다. p235 
 
   

 불가항력적 불행의 쓰나미에 맷의 슬픔과 좌절은 너무나 생생하다.  보통사람에게 닥친 일련의 비극적 상황들 속에서 일어나는 코미디 같은 사건들,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냐~ 나도 사실은 떨고 있는 거지.. 시종 웃으면서 읽었으면서도 남의 일 같지 않아 덩달아 울게 만드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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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1-03-24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분의 시티즌 빈스라는 장르소설이 좋았던지라, 이책도 한치의 망설임도 없었어요.
전 주변에서 멧 아저씨 같은 사람을 종종 보게 되어, 또 다른 나를 보고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저렸어요.

님의 리뷰를 읽으니 다시 코끝이 저릿해지는걸요~^^

차좋아 2011-03-24 18:08   좋아요 0 | URL
맞아요^^ 코끝이 저릿해진다,는 표현 진작 떠올랐다면 아마 저도 그렇게 표현했을꺼에요. 시티진 빈스,라..... 알아봐야겠어요 저 이 작가 좋아졌어요.ㅋㅋ

루쉰P 2011-03-24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우 차좋아님께서 좋은 책 추천해 주셨군요. 내용이 팍팍 와닿는데요. 전 이런 빈곤 문학이 너무 좋아요! 마지막에 인용하신 저 글은 제가 몰락한 것과도 맥락이 닿지 않을까 싶은데요. 블랙유머의 소설, 커트 보네거트의 소설은 참 좋아해요. 이 책 생큐 할래용!!

차좋아 2011-03-24 18:10   좋아요 0 | URL
알라딘 신간평가단 책이에요^^ 결원이 생겨서 제게도 기회가 왔는데 이렇게 재밌는 책을 만날 줄이야~~ㅋㅋㅋ 루신님도 좋아하실거 같아요^^ 커트 보네거트만큼 좋고 커트 보네거트보다 훨신 재밌고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