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함께 글을 작성할 수 있는 카테고리입니다. 이 카테고리에 글쓰기

원고지 10장을 쓰는 힘
사이토 다카시 지음, 황혜숙 옮김 / 루비박스 / 200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p10
문장력을 키우면 독서능력이 향상될 뿐만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생각하는 힘’도 기를 수 있다.
 
이 책은 글은 쓰고 싶은데 원하는 양만큼 채우지 못해 고민하는 사람을 위한 실용서입니다. 저는 보통 글을 즉흥적으로 혹은 작은 계획으로 글을 쓰는 데 긴 양을 채우기 힘들어 억지로 양을 늘릴 때가 많습니다. 질은 떨어지고 양은 더 형편없어지는 악순환을 겪는 중이지요. 그러던 중 발견한 책이 바로 ‘원고지 10장을 쓰는 힘’입니다. 페이지가 적어 언제든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p14~15
글쓰기 연습에서는 작문의 양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장의 질은 개개인의 독서 체험이나 인생 경험, 그리고 재능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향상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문장의 질을 향상시키고 나서 양을 신경 쓰는 것이 아니라, 양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면 질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생각을 전환하자.
나는 이 책을 통해 궁극적으로 글의 양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방법을 추천하고자 한다. 그 이유는 원고지 열 장을 쓰는 훈련을 하다보면 문장의 질은 반드시 향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을 조절하는 방법이 결국은 문장의 질을 향상시킨다고 할 수 있다.
 
저자인 사이토 다카시는 일본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언어학자입니다. 그분이 쓴 책은 주로 글쓰기, 코멘트와 같은 실용서인데 지식과 실용의 결합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쓸 만한 책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의 목차 속 대제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프롤로그 – 쓰는 것은 스포츠다.
1장 – 글쓰기는 생각하는 힘을 길러준다
2장 – 문장력은 구성력이다
3장 – 문체를 익힌다
 
이 책에선 글쓰기를 달리기로 비유하고 있습니다. 충분한 훈련이 글을 잘 쓰는 지름길이라 여기고 있구요.
 
p12
갑자기 먼 거리를 걸어도 다리에 큰 무리가 없듯이 특별히 훈련을 하지 않아도 말을 오랫동안 할 수 있다. 그러나 오랫동안 달리려면 훈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훈련하지 않은 사람이 갑자기 10킬로미터를 달린다는 것은 무리다. 그렇게 하라고 하면 대부분 사람들은 꽁무니를 빼기 마련이다. 그러나 거리를 조금씩 늘려가면서 달리는 훈련을 하면 10킬로미터 정도는 누구든지 달릴 수 있다.
 
사이토 씨는 글을 잘 쓰는 능력보다 꾸준히, 많이 쓰길 권하고 있습니다. 생각·정리하여 컨셉을 잡고 초고를 쓴 뒤 소리 내어 읽으며 뒤로하기, 이 단계를 반복하다보면 글을 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유자재로 쓸 수 있다는 거지요.
 
p91~92
글쓰기에서 분량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것을 당면 과제로 삼는 것이 문장력 향상의 지름길이다. 글을 잘 못 쓰는 이유는 대부분 긴 글을 쓰는 훈련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략)
글쓰기는 달리기와 같다. 달리는 것에 익숙하지 않으면 마라톤 같은 것은 도저히 꿈도 못 꾼다. 아니, 10킬로미터도 겁이 난다. 하지만 매일 같이 달리는 연습을 반복하다보면 어느 새 10킬로미터 정도는 여유롭게 달릴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마라톤에도 도전할 수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일단 많은 분량을 쓰는 훈련이 필요하다. 이백 자 원고지 열 장 정도를 계속 쓰다 보면 분량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고 원고지 오십 장을 쓸 때는 열 장짜리 다섯 개를 쓰면 된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 책에는 컨셉잡는 법도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주제 3가지를 도형으로 묶어 하나의 글을 써내려가는 거죠. 주로 일본 만담의 일종인 ‘산다이바나시’를 모범으로 들고 있습니다.
 
p86
만담 중에 산다이바나시(관객이 내는 제목 세 개로 즉석에서 일장의 만담을 만들어내는 만담의 일종-옮긴이)라는 것이 있다. 서로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세 개의 단어나 소재를 가지고 하나의 스토리를 만드는 재미있는 놀이다. 이 놀이를 하는 데는 생각하는 능력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 즉 쓰는 사람의 개성이 자연스레 드러난다. 그래서 출판사 같은 곳의 입사 시험에 자주 출제 된다.
 
다음은 문체입니다. 어떻게 쓰는지, 문장에 생명력이 깃드는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p118
좋은 문장은 세세한 곳에까지 생명력이 깃들여 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같은 내용이라도 작가에 따라 호소력이 전혀 다른 것은, 그들이 가진 생명력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어떤 입장으로 포지션을 쓰느냐입니다.
 
p136
말을 할 때는 눈앞에 상대방이 있기 때문에 자신과 상대의 관계와 거리감이 분명하다. 예를 들어, 아이에게 말을 할 때와 회사 동료에게 말할 때, 자신의 포지션이나 관점은 당연히 달라진다. 그러므로 그에 따라 말하는 태도도 다를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자신의 포지션을 정하고 의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p142
동일한 주제를 세 사람에게 주고 글을 써보라고 했을 때, 그 결과물은 전혀 다르게 나온다. 이는 문체의 차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내용은 비슷한데 전혀 다른 글이 되는 것은, 마치 같은 곡을 연주해도 연주가에 따라 분위기가 바뀌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자신이 쓴 글을 읽는 독자를 맞추는 것도 좋지만 쓰는 사람이 어떤 입장이냐 에도 차이가 생김을 알아야죠.
 
저는 이 작품에 꽤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많은 양의 글을 쓰는 사람, 글을 읽는 사람을 철저히 배려한 설명이 들어가 있으니까요. 특히 일기의 장점을 충분히 담고 있습니다. 내공을 올리고 자신감이 넘쳐난다는 점 말입니다.
 
책속에서 말하는 글쓰기의 장점을 목차 속 제목에서 찾아볼까요?
 
1. 글을 잘 쓰면 독해력도 향상된다.
2. 쓰면 쓸수록 아이디어가 생긴다. (새로운 의미를 창출한다.)
3. 자극을 받으면 독창성이 생긴다.
4. 자신의 내공을 올리고 자신감이 넘쳐난다.
 
대단한 글쓰기 책이군요. 짧지만 강한 실용서 라는 생각이 들어 꾸준히 읽게끔 만드는 노력, 덕분에 좋은 책을 알아가는 것 같아 기분이 무척 흐뭇하군요. 글쓰기를 통해 독해력도 길러진다는 장점까지 설파하는 걸 보니 위력이 저절로 느껴집니다.
한번 읽고 실천하다보면 좋을 듯싶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상우일기 - 왕따에서 세월호까지 소년의 눈에 비친 대한민국 일상사
권상우 글.그림 / 북인더갭 / 201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가소개 – 

권상우(http://blog.sangwoodiary.com)
호랑이띠(98년생), 블로그 ‘상우일기’ 운영자/주인공
2005년 초등학교 입학 후 일기를 쓰기 시작해 3학년 때 블로그 개설
2007년 올블로그 다독왕, 티스토리 우수 블로그 100인 선정됨.
2009년 태터앤미디어 파트너 블로거 기자 활동
2010년 교육과학기술부 블로그 기자 선발, TEDx 광화문(현 사회복지 컨퍼런스 SPA)에서 인권에 대해 강연
(관련 링크 : http://www.youtube.com/watch?v=otYyW6255Zs)
2011년 MBC ‘슈퍼블로거’ 출연(http://www.imbc.com/broad/tv/culture/bloger/vod/?kind=image&progCode=1002597100000100000&pagenum=3&pagesize=5&cornerFlag=0&ContentTypeID=1&ProgramGroupID=0&search=&SubprogCode=&sdate=&edate=)
2012년 서울시장 블로거 간담회 참석을 계기로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꼐 일일 서울시장 체험
2014년부터 현 저동고등학교 재학중
 
상우일기의 운영자이자 책의 주인공인 권상우 군을 처음 알게 된 건 2011년에 봤던 TV프로였습니다. 그때 몸에 살이 많았고 변성기가 오고 있던 소년인데 이 책에서 본 최근 사진은 꽤 훈남이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찍은 사진과 비교했을 때도 그랬는데 아마 폭풍성장이나 남모른 다이어트를 했으리라 봅니다.
 
어린아이임에도 조숙한 모습과 뛰어난 관찰능력을 보이자 저는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어쩌면 블로그를 다시 하게 된 계기 중 하나가 상우일기일지도 모르겠군요.
 
어린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외람된 말이지만 문학에선 이런 형식을 ‘믿을 수 없는 화자’라고 합니다. 부족한 측면이 있지만 나름의 재미가 있다 보니 독자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화법이지요. 그럼에도 그의 관심사는 자랄수록 넓어지고 대단했습니다. 이 책으로 처음 접하신 분이라면 고등학생, 대학생 정도로 여길 것 같네요.
 
p274
나는 한번 쓰면 내가 겪었던 일들을 최대한 집중해서 집요하게 썼다. 그것은 마음 속에 터질 듯이 있는 생각들을 숨기지 말고 정직하게 옮겨 적으라는 엄마의 어릴 적 가르침이 큰 효과를 발휘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이 책은 첫 장부터 시간 순이 아닌 주제마다 시간 순으로 작성되어 있습니다. 첫 장 끝부분에 중학생으로 자랄 때쯤 이야기를 읽다 다음 장에서 다시 초등학교 시절을 다루는 형식입니다. 일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혼동이 올 수도 있겠군요. 이 점에서 편집·출간을 맡은 ‘북인더갭’의 고민이 있었으리라 짐작됩니다.
 
일러스트는 황은정 씨가 맡으셨는데 상우일기 속 그림을 나름 표현한 흔적이 돋보입니다. 어린아이의 못생긴 그림이나 이모티콘이 연상되는 군요.
 
목차(1~6부)
푸른 나무 상우
초딩 상우
좋은 친구 상우
생각하는 상우
행동하는 상우
함께하는 상우
 
각 장별로 상우 군의 특징을 표현하였고 책 출간을 앞둔 시점에 적은 ‘세월호의 한’으로 끝납니다. 그래서 표지에 ‘왕따에서 세월호까지 소년의 눈에 비친 대한민국 일상사’라고 적혀있구요.
 
책 속의 내용은 블로그에 나와 있는 대로 실려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시고 블로그에 들러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의 관찰능력이나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도 대단하지만 출판사인 ‘북인더갭’을 만나게 된 것도 큰 행운이라 생각합니다. 한 분야에서 유명해지지 않는 이상 출판사에서 책을 내달라고 부탁하는 경우는 흔치 않거든요. 아마 ‘북인더갭’은 상우 군이란 꿈나무를 발굴한 덕에 어느 정도 유명세를 탈 것 같습니다.
 
p277~278
내가 어렸을 때 일기를 쓰면서 세상이 아름답다고 막연히 느낀 적이 종종 있었는데, 너무나 험하고 먼 길을 돌아와 다시 세상의 진짜 아름다움에 눈을 뜬 기분이었다.
지금까지 쓴 글이 너무 장황하고 횡설수설하여 분위기가 조금 무거웠다. 하지만 ‘상우일기’는 사실 가벼운 마음으로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읽기에 좋은 책이다. 북인더갭 출판사와의 인연을 통해, 고등학교 생활을 시작하는 이제야 나는 ‘상우일기’를 다소 편안한 마음으로 되돌아 볼 수 있게 된 것 같다.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은 자라면서 성숙해질 것이고 어쩌면 달라질 수 있겠지요. 하지만 처음 일기를 쓰고 블로그를 시작할 때의 마음, 자세가 변치 않길 바라며 응원하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
다니엘 튜더 지음, 노정태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번에 소개할 책은 다니엘 튜더가 지은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입니다.
 
다니엘 튜더는 영국 이코노미스트 한국 특파원입니다. 2002년 월드컵 때 찾은 한국에 빠지면서 인연을 맺은 사람입니다. 한국에서 있었던 일은 서두에 자세히 나옵니다. 특히 ‘한국 맥주 맛없다’고 한 기자라면 어렴풋이 알 겁니다.
원제는 Korea, The impossible country(한국, 불가능한 나라)인데 여기서 impossible(불가능)은 그대로 직역하기가 애매합니다. 여러 가지 이유를 담았다고 할까요? 왜 그 단어를 썼는지 서문에 나와있습니다.
 
p28
50년 전, 한국은 가혹한 독재에서 혼란스러운 민주주의로 요동쳤다가 다시 독재로 빠져든, 가난과 전쟁으로 찢겨진 나라였다. 지금이야 한국이 전 세계 개발도상국 사이에서 발돋움해 풍요와 안정을 이룩한 나라의 모델이 된 것은 물론, 대중문화적 성취까지 이뤄내고 있지만, 국가로서의 존립 자체가 불투명했던 때도 있다. 아주 단순하게 말하자면 한국인들은 지난 세기 동안 도무지 믿기 어려울 만큼 인상적인 건국 역사를 다시 쓴 것이다. 이 이유만으로도, 한국은 ‘불가능한 (기적을 이룬) 나라’로 불릴 자격이 충분하다.
 
p29
‘불가능한 나라’라는 말에는 좀더 부정적인 이유가 있다. 이는 앞으로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한국인은 물질적 성공과 안정에도 불구하고 진실된 만족감을 크게 잃어가고 있다. 한국은 교육, 명예, 외모, 직업적 성취에서 스스로를 불가능한 기준에 획일적으로 맞추도록 너무 큰 압박을 가하는 나라인 것이다.
우리가 사는 한국은 어떤 나라인지 배우고 접하면서 느끼고 있지만 자국민인 이상 주관적으로 바라보게 되죠. 외국인이 바라보는 한국에 대한 책은 작자의 주관적 시선이 담겨있지만 우리 입장에선 객관적 입장으로 느껴지는 건 당연할 겁니다. 대표적인 책으로 시대가 다르지만 헨드릭 하멜의 ‘하멜 표류기’, 이사벨라 버드 비숍의 ‘한국과 그 이웃나라들’이 있지요.
 
목차에 있는 PART를 나열해보겠습니다.
 
PART 1 불가능한 기적
PART 2 차가운 현실
PART 3 소프트파워
PART 4 한국인은 무엇으로 사는가
PART 5 무엇을 믿고 따를 것인가
PART 6 우리가 남이어도 ‘우리’일 수 있다면
 
감이 오시나요? 우리나라에 대해 어떻게 쓰고 있는지 말이죠. 근데 이 작품을 접하면서 흥미를 느끼고 읽었는데 여기에는 어떻게 쓸까 고민했었습니다. 워낙 다룰 만한 게 많아서요.
사실 이 책은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한국의 일상을 외국인의 시선으로 담은 것입니다. p22에 있는 ‘감사의 말과 일러두기’에 언급된 사람들과 인터뷰하고 나름 겪은 경험, 자료를 바탕으로 서술하여 설득력을 높였고요.
 
p198
한국인이 스스로를 묘사할 때 가장 흔히 하는 말이 “한국은 동양의 아일랜드”라는 말이다. 한국인들은 노래와 춤을 사랑하며 술에 즐겨 취하는 유서 깊은 전통을 지니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한국인 스스로가 갖고 있는 자아상인 ‘음주가무’에서도 확인되며, 이 모토에 따라 즐거운 저녁 시간을 보내곤 한다. 필요에 의해 술을 마셔야 할 때도 있다. 한국인들은 회식, 즉 직장 상사와의 의무적인 술자리에 매우 자주 불려간다.
 
p263
한국인들은 정에 큰 가치를 부여하며 그것을 한국의 특징적인 요소로 취급한다. 그러므로 만약 누군가에게 정이 많다고 하는 것은 일종의 찬사가 된다. 마찬가지 차원에서, 우리는 누군가가 “사람들이 나한테 정이 없다고 불평한다”고 하소연하는 것을 들을 수 있고, 때로는 구인광고에서 ‘정 많은 분들’을 찾는 경우도 볼 수 있다.
 
이 책을 접하면서 저는 당연하다고 느끼는 것을 타자의 시선으로 바라볼 때 어떤 느낌인지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방인의 눈으로 보는 우리나라, 즉 대한민국은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기적과 불가능한 목표를 요하는 나라로 여길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요.
동시에 외국인이 우리나라를 어떻게 바라볼까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는 걸 느낍니다. 처음에는 우리나라가 놀랍고 좋을 것 같다는 편향된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책을 보니 우리나라를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저는 이 책을 한마디로 ‘한국을 경험한 이방인이 바라보는 한국에 대한 책’으로 정의하겠습니다.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한국을 직접 경험하고 담은 책이기 때문이지요. 저는 저자가 느끼는 한국에 대한 이방인의 입장이 다가 아닐 거라 생각합니다. 분명 다른 외국 저자는 한국을 경험하면서 다르게 바라보고 다르게 생각할 겁니다. 최고의 책으로 추천하기 힘들지만 나름 볼 만한 책으로 생각하겠습니다. 긍정적이지도 부정적이지도 않은 객관적 시선의 책이라는 점에서 말이지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환상적 생각 - 파리를 놀라게 한 건축가 백희성의 아티스트 백희성의 환상적 생각 1
백희성 지음 / 한언출판사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괴짜 건축가인 백희성 씨의 책으로 제목은 ‘파리를 놀라게 한 백희성의 환상적 생각’입니다. 프랑스에 거주하고 계신 예술가인데 책을 펼치자 나오는 말이 가관이네요.
 
“나는 아직 성공하지도 않았고, 성공을 바라지도 않는다. 다만 새로운 생각을 만들 수 있는 직업들에 도전하면서 자아를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이제는 직업을 벗어나 진정한 자유인으로서 꿈을 지키는 것을 삶의 모토로 생각하며 살고 있다.”
 
백희성 씨가 어떻게 건축가의 길을 걷게 되었고 프랑스 유학과 취업 이후 행보에 대해 기록한 일종의 자서전입니다. 표지에 있는 소개에 나와 있듯이 스펙이 있어야 성공한다는 사회의 룰을 깨라는 말을 담은 책이라 할 수 있겠네요.
 
p9
사회가 말하는 성공은 이미 버린 지 오래다. 나의 개인적, 인간적 성공이 더 절실하고 그게 전부다. 그리고 내 개인적 성취를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도움이 된다면, 이미 난 충분히 성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건축가의 길을 걸으면서 공모전에 8번 붙고 50번 떨어진 경험을 가감 없이 드러냈습니다. 저는 성공을 위해서 실패도 하나의 과정이라 생각하고 더 이상 실패하지 않기 위해 머리를 굴리는 편인데 이 분은 실패를 여러 번하면서 두려워하지 않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p47
척박한 사막을 거닐면서 나는 여덟 개의 오아시스를 만났다. 그렇지만 나는 사막의 여정이 끝날 무렵 내게 남은 50개의 죽음을 이겨낸 경험이 더욱 뿌듯하다. 행운의 오아시스를 만난 여덟 번의 경험이 아니라, 죽음과 사투를 벌인 50번의 실패가 또 다른 사막으로의 도전을 가능하게 해주는 힘이 되었다.
-2006년 5월 24일 유학이라는 도전을 준비하며
 
책 곳곳에 이 분의 자기관찰노트가 담겨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오랫동안 기록하고 그 중 책에 필요한 부분을 가져온 거지요. 한번 보면 재미있을 것 같네요.
 
이 책에서 감동받은 내용은 생각의 벽을 깨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을 갖추고 사는 것은 누구든 마찬가지입니다. 저만해도 똑같은 삶의 과정과 꿈 사이에서 갈등하는 편이지요.
 
p187~188
“왜 달리는 거지?”
“행복하기 위해서!”
“달리면 행복해?”
“달릴 수 있어서 행복해!”
“달리다가 힘들 때는 어때? 그때도 행복해?”
“그때는 걷는 거야. 잠시 쉬면서 다시 뛸 힘을 보충하면 돼!”
“누가 추월하면 어떡해?”
“내 결승점과 나를 지나가는 사람의 결승점이 다른데, 이게 어떻게 추월이야?”
“그럼 저기 보이는 결승점은 뭔데?”
“모두에게 그곳이 결승점일지 몰라도 내게는 통과 지점일 뿐이야.”
 
이 책을 읽으면서 사회 혹은 자신이 만들어 놓은 틀을 깨야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생각의 전환과 창의적 생각을 추구하는 것, 저 스스로 할 수 있을까 의문을 느끼게 만듭니다. 예술가만 추구할 수 있는 생각이 아니라 누구든지 창의적인 생각을 갖고 스스로의 길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는 걸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실패를 딛고 평범한 세상을 놀라게 만들겠다는 일념 하나를 가지고 꿈을 실현하는 모습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술에 관한 책인지 자기 계발에 관한 책인지 모르겠으나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읽고 인생에 한줄기 빛이 내려앉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9시의 거짓말 - 워렌 버핏의 눈으로 한국 언론의 몰상식을 말하다
최경영 지음 / 시사IN북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저자인 최경영 기자는 KBS에서 탐사보도로 이름을 날렸던 기자로 현재 탐사보도 전문 대안언론 ‘뉴스타파’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부제는 ‘워렌 버핏의 눈으로 한국 언론의 몰상식을 말하다’입니다. 경제하면 떠오르는 유명 인사인 워렌 버핏의 기본 원칙, 행동을 우리나라 언론의 현실과 대조해서 비판하고 고칠 것을 주장하는 책이라 할 수 있죠.
 
우리나라 언론에 대해 바라보는 여러분의 시선이 제각기 달라 책의 내용과 느낌을 잘 얘기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제가 보고 느끼기에는 요즘 ‘기레기’라고 불리는 일부 언론 기자와 권력, 자본, 정치 성향에 충실한 언론이 많아 개선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지만 아직 미흡한 실정입니다. 다행히 요즘 인터넷을 중심으로 대안언론이 뜨고 있지만 자본이 부족하다보니 보도의 질이 떨어지는 곳이 많지요. 그렇다고 언제까지 우리나라 언론을 불신하고 살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 책 프롤로그 일부를 인용하겠습니다.
 
p10~11
이 책은 한국 언론을 비판하기 위해 쓴 것입니다. 나름대로는 작정하고 쓴 셈입니다. 귀에 거슬리는 부분도 많이 있습니다.
(중략)
그러나 언론인들이 그만큼 뼈저리게 반성하지 않으면 한국 언론은 다시 설 수 없습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너무나 오랫동안 나쁜 언론의 관행에 당해왔습니다.
(중략)
이 책은 한국 언론을 비판하기 위해 워렌 버핏을 해석했습니다. 워렌 버핏이 말하는 기업의 본질가치와 한국 언론의 진실을 등가로 보았습니다.
(중략)
이 책은 ‘국익’을 믿지 않습니다. 뭉뚱그려진 국가 이익은 기득권을 위한 변명이자 위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다음은 목차를 살펴볼까요?
 
프롤로그 - “한국 언론, 너는 진실을 보도하고 있는가?”
1장 한국 언론의 몰상식 1- “우리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보도만 한다”
2장 워렌 버핏의 상식 1 - “나는 내가 투자한 기업의 다음 분기 실적도 알 수 없다.”
3장 한국 언론의 몰상식 2 – 기자는 언론사가 고용한 월급쟁이다
4장 워렌 버핏의 상식 2 – 세상에 순응하고 추세만 따라서는 바로 볼 수 없다
5장 한국 언론의 몰상식 3 - 추정과 편견은 사실로 만든다
6장 워렌 버핏의 상식 3 – 숫자는 가정과 분석, 추정의 뭉텅이다
7장 한국 언론의 몰상식 4 – 진실 보도 보다 당장 돈 되는 보도가 우선이다
8장 워렌 버핏의 상식 4 – 거품의 이면을 보고 싸구려 일용품을 멀리하다
9장 한국 언론의 몰상식 5 – 권력과 기업을 대변하는 언론
10장 워렌 버핏의 상식 5 - “언론인이 똑똑할수록 사회가 더 윤택해진다”
11장 뉴스 1 – 9시의 독재자
12장 뉴스 2 – 주식시장의 호객꾼
13장 - 언론의 자유는 대중의 자유다
에필로그 – 분노와 긍정으로 다시 시작하며, KBS 새 노조 벗들에게
 
에필로그의 제목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책은 2010년에 쓰여진 책입니다. 당시 최경영 기자는 미국 미주리 대학 저널리즘 대학원에서 언론학을 공부하던 상황입니다. 당시 우리나라 언론의 상황을 다루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읽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지금까지 변하지 않는 상황을 생각해봤을 때 지금 읽어도 손색이 없습니다.
 
우리나라 언론의 문제 중 하나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다루지 않고 어딘가 숨기려는 모습입니다. 주로 자신을 보는 중요한 사람의 눈치를 보며 기사를 쓴다고 할까요?
 
p28
한국 언론이 즐겨 쓰는 ‘국익’, ‘화합’, ‘안정’과 같은 애매모호한 추상적인 단어에는 그들이 보호해주고 싶은 사회 기득권의 이익이 감추어져 있습니다.
 
우리나라 언론은 기계적 중립과 편파에 치우친 면을 보입니다. 그렇다면 기계적 중립이 왜 나쁜 걸까요?
 
p64
50대 50.
정말로 기계적 중립입니다. 그렇습니까?
이대로라면 여러분의 딸과 부인을 강간하고 살해한 살인마의 주장도 50, 여러분과 경찰의 주장도 50이어야 중립적이고 객관적입니까?
실체도 없는 ‘절대적 객관’과 ‘기계적 중립’을 논하는 사람들의 의도는 분명합니다. 그것은 그들의 거짓과 위선을 ‘물타기’하기 위해서입니다. 거짓말을 의도적으로 백 번 한 놈이나 어쩔 수 없이 한두 번 한 사람을 ‘똑같이 거짓말쟁이’로 치부하기 위해서입니다.
 
여기서 잠시 워렌 버핏의 말과 행동에서 보겠습니다.
 
p84
버핏은 주류의 흐름에 일정한 ‘거리 두기’를 실천했습니다. 금융의 패션과 트렌드보다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에 천착했습니다. 새롭고 신기한 것보다는 확인되고 검증된 것에 투자했습니다.
 
확인되고 검증된 것에 투자하는 버핏과 검증은커녕, 확인도 안 된 사실에 열을 올리는 우리나라 언론, 어느 쪽이 현명한지 대충 감이 잡힐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언론인이 왜 이런 보도를 할까요? 이 페이지에서 미국 언론인과 비교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p181~182
미국 언론인들은 스스로를 회의적인(skeptical) 인간, 또 회의적이어야 하는 인간으로 규정합니다. 진정한 자유민주 사회라면 정부나 기업은 발표하고, 언론은 의심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의 기자들 대부분은 지극히 순종적인(submissive) 조직 순응주의자들(Conformists)입니다. 특히 주요 출입처의 출입기자들은 이런 성향이 강합니다.
(중략)
출입기자들에게는 ‘독립 언론, 자유 언론인’의 사명이 우선이 아니라, 사회적 성골로 대접받는 훌륭한 출입처에서의 원활한 대인 관계가 먼저라는 뜻입니다.
 
물론 우리나라 언론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미국 언론도 정부나 기업에 출입처를 의존한다는 내용이 이 책에 언급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내리는 말을 그대로 받아 적어 전하는 전통(?)이 내려져오다 보니 여러 문제점이 고스란히 노출된 셈이죠. 그리고 해외 전문가를 인용할 때 주로 백인 남성 교수를 쓴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그러면서 저자인 최 기자도 워렌 버핏을 끌어드린 모순점과 이유를 설명하고 있지요.
 
p169~170
한국 어론은 백인, 남성, 지식인의 말을 ‘숭상’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중략)
백인, 남성, 지식인은 한국 사회에서 우상에 가까운 존재입니다. 거기다가 하버드나 예일대 등의 간판을 달면 금상첨화지요. 타고난 종자와 학벌이 곧 명성입니다.
(중략)
제가 워렌 버핏을 이 책에 끌어들인 이유 가운데 하나도 우리의 이런 정서와 문화에 바탕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모순되지요?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여러분이 이 책을 보지 않으면 제가 여러분을 설득할 수 없는걸요? 제가 버핏을 인용하지 않고 버핏의 말을 마치 제 말인 양 늘어놓았다면 과연 독자들에게 ‘관심’과 ‘신뢰’를 받을 수 있을까요?
문제는 인용이 아니라 인용하는 태도입니다. 배워서 올바로 적용해보려는 노력과 맹목적인 추종은 구별돼야 합니다.
 
11장과 12장은 우리나라 뉴스의 문제점이 어디서 기인했는지 총정리 하는 부분입니다. 이와 함께 뉴스를 보고 주식을 사는 점도 비판하고 있지요. 한번 읽어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마지막 13장에 이르러 결론을 제시합니다. 동시에 워렌 버핏과 우리나라 언론의 특징을 설명한 부분(p239)이 나옵니다. 일부를 적어보겠습니다.
 
워렌 버핏
내일의 일을 모른다.
주관적이다.
추정과 사실을 구분하려 한다.
추정은 사람마다 다르다.
이성적이려고 노력한다.
 
한국 언론
내일의 일을 하는 것처럼 말한다.
객관적인 척한다.
추정과 사실을 뒤섞는다.
추정은 기존의 권위가 해야 한다.
대중의 감성에 민감하다.
 
저는 그 전부터 우리나라 언론의 문제가 무엇인지 책과 미디어를 통해 접해왔고 공감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이 책을 통해 더 선명하게, 다른 나라와 뭐가 다른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물론 최경영 기자의 주장이 다를 수 있고 사실이 아닐 수 있습니다. 워렌 버핏의 주장도 마찬가지구요. 앞에 말한 것처럼 추정하고 판단하는 것은 개인의 몫이고 각각 다르지요. 다만, 이 책을 통해 우리나라 언론의 문제점이 어디서 기인했는지, 해결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 어느 정도 짐작하고 고쳐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