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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하루
신준모 지음, 김진희 그림 / 프롬북스 / 201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페이스북의 유명 인사이자 자신의 이름을 단 ‘성공연구소’의 소장인 신준모가 남긴 감동 글에 그림으로 위안을 전하고 싶다는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 김진희의 그림이 어우러진 책 ‘어떤 하루(프롬북스 펴냄)’는 감동 에세이이자 힐링 서적입니다. 마음을 성형한다는 신준모 소장의 글은 페이스북 인싸이트 글 분야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런 글들을 모은 게 바로 ‘어떤 하루’라는 책이죠.
 
저는 이 책이 나온다는 소식이나 신준모 소장의 글을 접한 적이 없지만, 작년 대학도서관 이벤트에 당첨된 덕분에 받았죠. 받은 김에 읽어보자는 생각을 했지만, 읽고 있던 책이 많아 소장해두고 미뤄두었는데, 올해 읽게 돼서 다행이었습니다.
 
한번은 어느 유명 출판사에 찾아갔다. “원고를 검토해보니 저희 출판사와의 출판 방향과는 맞지 않아서 출간이 어렵겠네요.”라고 했다.
(중략)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누구나 다 쓸 수 있는 글입니다. 이런 그들로는 출판을 하기 어렵습니다.”
(중략)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다 쓸 수 있는 글이라면 누구나 다 공감할 수 있는 글일테고, 누구나 다 할 수 있지만 누구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아닐까’ 생각을 전환한 후 마음이 가벼워진 나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글을 쓰며 출판계에 문을 두드렸다.
- 251~253쪽 ‘누구나 쓸 수 있는 글’에서
 
신준모 소장의 말에서 나오듯이 이런 책은 누구나 쓸 수 있는 말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책을 덮고, 글을 그만 보고 나면 기억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요? 그럼에도 이 책을 소개하고 느낀 점을 쓴 이유는 무슨 내용이 있는지, 무슨 특징이 있는지 알아보고 싶은 마음 때문이죠.
 
이 책에 구성된 내용은 뒷 표지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봄/꿈을 꾸는 당신에게 용기가 필요한 계절
“삶은 단 한 번뿐, 우리 가슴이 시키는 일을 하고 살아요.”
 
여름/가슴에 냉정과 열정을 품어야 하는 계절
“나만의 페이스를 유지하세요.”
 
가을/마음이 흔들려도 포기해도 말아야 하는 계절
“흔들리지 않고 걸어가는 것은 삶에 큰 차이를 낳습니다.”
 
겨울/기적을 바라는 계절
“소중한 사람에게 기쁨만을 주기에도 시간이 부족합니다.”
 
내용 전개는 위처럼 각 계절별로 구성됩니다. 또 글귀와 그림이 적절히 어우러졌고, 영화나 책 등에서 나온 대사, 구절을 인용합니다. 한번 옮겨볼까요?
 
지금은 우리가 살아가게 될 삶에서 가장 어리고 젊은 나이에요.
선택은 우리의 몫입니다.
더 늦고 후회하기 전에 시작해보는 것이 어떨까요.
 
처음부터 완벽하려고 하니까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는 거예요.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게 있어.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게 용기라고.”
 
“용기... 그거 아닙니까?”
 
“아니...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게 아니라
두려워도 계속하는 게 용기야.”
- 드라마 ‘굿 닥터’ 중에서
- 28~29쪽 ‘봄/꿈을 꾸는 당신에게 용기가 필요한 계절’에서
 
“떠나고 싶다고 왜 꿈만 꾸고 있는가?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한 번은 떠나야 한다. 여행은 돌아와 일상 속에서 더 잘 살기 위한 풍요로운 사치다.”
- 135쪽 ‘여름/가슴에 냉정과 열정을 품어야 하는 계절’에서
 
이제 ‘어떤 면에서 이 책을 통해 감동을 느낄 수 있을까?’를 적어볼까요? 위에 언급했듯이 전에 읽은 책 ‘아프니까 청춘이다’보다 분위기가 가볍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시적 감각이 곳곳에 배였지만,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위로받기 좋은 내용이 많겠다하는 생각이 들지요.
 
가족이나 친구가 어떤 일에 대해 투덜거리거나 짜증낼 때
상황의 잘잘못을 따지며
조언하거나 가르치려 하지 마세요.
그냥 그의 편을 들어주세요.
나에게 투덜대고 짜증내는 것은
나와 싸우자는 것이 아니라
내 편에 서서 위로해달라는 뜻입니다.
 
무뚝뚝한 사람일수록
마음이 따뜻한 경우가 많습니다.
- 122~123쪽 ‘여름/가슴에 냉정과 열정을 품어야 하는 계절’에서
 
말을 너무 쉽게 하지 마세요.
그 사람이 어떤 상황인지
어떤 일을 겪었는지 잘 알지 못하잖아요.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는 이야기
함부로 떠들고 다니는 거 아니에요.
그 이야기 때문에 상처 받고 오해 받으며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요.
- 177쪽 ‘가을/마음이 흔들려도 포기해도 말아야 하는 계절’에서
 
또 뭐가 있을까요? 곁에서 다가가 이야기한다는 느낌? 제가 남자라 어느 정도인지 모르지만 그림을 보면 여성 독자들이 좋아할 만한 그림들이 들어있어 읽으면 감성이 충만해짐을 느낄 것 같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단어별 정의는 어떤가요? 역시 간단한 글과 인용된 문구가 와 닿게 만드네요.
 
Change
 
불행하지도 않으면서 불행한 사람들.
 
우리가 변해야 모든 것이 달라보인다.
- 앙리 프레드릭 아미엘
- 244쪽
 
당신의 하루를 정리하고, 감동을 전해준다는 ‘어떤 하루’, 당신은 이 책으로 어떤 하루를 보내실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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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니까 청춘이다 - 인생 앞에 홀로 선 젊은 그대에게
김난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쌤앤파커스 펴냄)`는 전형적인 자기 계발서이자 힐링 서적입니다. 부제인 `인생 앞에 홀로 선 젊은 그대에게`에서 알 수 있듯이 학업, 취업 준비 등으로 괴로워하는 젊은 독자가 대상입니다.

사실 자기 계발서나 힐링 서적은 한 가지로 판단하기 미묘한 책입니다. 작가나 출판사의 시점에서 보면 어려움에 처한 젊은 세대를 위로하고픈 의도나 `힐링` 트렌드를 노리고 써서 파는 책이지만, 독자의 시점으로 보면 `마음을 달래주는 책`부터 `부모, 형제, 선배 등 주변 사람에게 들을 수 있는 위로의 한마디를 정리한 책`, 심지어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 불쏘시개 책` 등 평판이 천차만별입니다. `위로`, `힐링` 등이 유행하면서 나온 책이지만 막상 읽어보면 흔한 얘기일 뿐,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게 느껴진답니다.

저도 제목에 눈이 가서 한번 읽어보고 싶었으나, 주변에서 쓸모없다는 말을 듣고 부정적으로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다 안 읽어보면 왜 사람들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지 알 수 없다는 생각과 에세이라 생각하고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읽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책을 긍정적으로, 부정적으로 판단하지 않겠습니다. 읽고 느낀 대로, 책 내용을 찾아 인용하는 대로 쓰려고 합니다. 판단은 여러분 몫이니까요.

 

나는 대학에서 흔들리는 청춘들과 늘 부대끼면서, 이 어려운 시기를 버텨야 하는 아픈 그들을 따뜻한 위로의 말로 보듬어주고 싶었다. 때로는 차가운 지성의 언어로 미처 그들이 하지 못한 생각을 일깨워주고 싶었다. 화려한 시기를 마음껏 즐겨야 하는 청춘들을 뜨거운 격려의 말로 응원해주고 싶기도 했다.

- 9쪽 프롤로그 ‘기억하라, 너는 눈부시게 아름답다’에서

 

어찌 보면 이 책의 내용들은 모두 `큰 지식을 얻고`, `큰 책임을 느끼고`,`큰 꿈을 꾸라`는 뻔한 이야기의 반복이다. 하지만 뻔한 내용이더라도 책상머리에 앉아 손끝으로 쓰지 않으려 노력했다. 많은 청춘들을 직접 만났고, 미니홈피와 트위터, 블로그를 통해 소통했으며, 1,000명에 이르는 전국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여(온라인 조사 엠브레인을 통해 진행한 이 설문조사의 자세한 결과는 추후에 언론이나 책을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좀 더 객관적으로 그대들의 문제를 보려 했다.

- 10쪽 프롤로그 ‘기억하라, 너는 눈부시게 아름답다’에서

 

PART1

인생, 열정, 도전을 말하는 장입니다. 젊은 독자의 나이를 인생 시계로 들며 아직 아침이니 조급해하지 말라는 점, 아직 아침이니 조급해하지 말라는 점, 각자 꽃을 피우는 시기가 다르다는 점 등을 들며 열정 혹은 열망을 가지고 끊임없이 도전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곳곳에 저자의 말을 뒷받침하는 내용이 들어가 있지요.

 

멋진 실수를 해보라. 실수는 자산이다. 다니엘 핑크의 조언대로 `멋진 실수`를 계속하며 거기에서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배워나가야 한다. 중요한 것은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어리석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다. 실수로부터 배우고, 그로부터 한 뼘씩 성장하는 자신을 만들어가야 한다. 그것이 우연에 기대는 참된 방법이리라.

- 51쪽에서

 

˝내게 나무를 벨 시간이 여덟 시간 주어진다면, 그중 여섯 시간은 도끼를 가는 데 쓰겠다.˝

에이브러햄 링컨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렇다. 모든 일을 하기에 앞서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목표의식을 확고히 해야 한다. `무조건 열심히 하겠다.`고 덤빌 게 아니라 그 일을 생산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역량을 먼저 길러야 한다. 또한 그 이후로도 자신의 방법론이 올바른지 수시로 돌아보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 걸레가 더러우면 청소를 열심히 할 수록 집은 더 더러워지는 법이다.

- 71쪽에서

 

PART2

실패의 나락으로 빠지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좌절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은 장입니다. 시련을 원천으로, 인생의 오답노트를 쓰며, 하루살이처럼 하루를 소중하게 보내라고 하지요.

 

잊지 말 것, 미래가 불안한 이유는 역설적이지만 그만큼 많은 가능성이 열려 있기 때문이다. 어떤 목표를 세워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할지,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어떤 사람과 만나 사랑을 하고 가정을 꾸려야 할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시기에 다가섰는데, 막상 그 선택지는 거의 무한대로 다양하다.

- 129쪽에서

 

나는 불빛 때문에 타 죽는 나방이나 항아리 안의 먹이를 쥔 채 잡혀가는 원숭이들이 참 어리석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돌이켜보니 우리도 전혀 다르지 않다. 아니, 어쩌면 더할지도 모른다. 욕망의 빛을 향해 달려들다가, 소유를 위해 꽉 움켜쥔 주먹을 펴고 버리지 못하다가, 일생을 망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 133쪽에서

 

PART3

이번 장의 제목을 사자성어로 표현하면 `대기만성`입니다. 누구나 기적을 원하고, 큰 꿈을 이루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바람대로 되지 않습니다. 저자는 좌절하는 이들에게 인내를 요구합니다. 인내하고 꾸준히 하면 뒤에 결실을 볼거라고 하면서 말이죠.

 

결의를 실천하는 것이 힘든 이유는, 그 결심이 대부분 우리의 `습관`을 바꾸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습관을 바꾸기 어렵다. 일본의 이시우라 쇼이치라는 교수에 의하면 습관을 바꾸는 일은 뇌 구조가 변해야 가능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최소한 한 달의 반복이 필요하다고 한다. 작심삼일이 아니라, `작심삼십일`은 돼야 습관을 고칠 수 있는 것이다.

- 151쪽에서

 

이 책은 신문읽기, 글쓰기를 청춘의 덕목으로 봅니다.

 

신문은 중요성에 비추어 다루는 기사의 양을 조정하므로, 얼마나 많은 지면을 차지하고 있는가를 보며 해당 이슈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인터넷 뉴스에 달리는 댓글이 이와 비슷한 기능을 하지만, 알다시피 댓글은 선정적인 이슈에 더 많이 달린다.

- 177쪽에서

 

글쓰기가 필요한 더 큰 이유는 따로 있다. 자신을 가장 설득력 있게 표현하고 알리는 데 글만 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비단 소설가들에게만 좋은 글쓰기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바로 그대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이다.

글은 여러모로 힘이 세다.

- 181쪽에서

 

제가 늘 듣고 생각하는 부분이 이 페이지에 있습니다.

 

글을 잘 쓴다는 것은 단지 표현의 문제가 아니다. 글을 잘 쓰려면 생각에 깊이가 있어야 하고, 논리와 구성이 탄탄해야 한다. 글을 잘 쓸 수 있으면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설득력 있게 자기를 표현할 수 있다. 이는 사회생활을 할 때 가장 필수적이고 중요한 능력이다.

- 186쪽에서

 

이후 나오는 내용은 의지, 목표만 갖춘다면 되겠네요.

 

의미 없는 습관으로 굳어진 취미를 `삶의 유일한 즐거움`이란 식의 변명으로 감싸지는 말라, 세상에서 가장 큰 즐거움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그것은 성장하는 즐거움이다. 성장에 꼭 필요한 양분인 `시간`을 빼앗는 일이 즐거움의 원천이 될 수 없다. 그냥 때우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존재의 두께는 얇아진다. 무의미한 반복이 계속되는 취미,혹은 시간 때우기를 당장 그만둬라.

- 205쪽에서

 

실은 노래에만 라임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 삶에도 라임이 필요하다. 자기가 만든 규칙을 지켜내려는 약간의 제약, 그 작은 생활의 규칙만 맞출 줄 알면 그대도 나도 인생의 시인이 될 수 있다. 라임의 힘으로 거친 욕설도 시로 승화할진대, 우리네 일상이 라임을 가질 때 지긋지긋한 현실을 차고 올라 연꽃의 아름다움을 피울 수 있는 동력을 얻지 않겠는가.

- 218~219쪽에서

 

PART4

PART3 중 `그대 생활의 라임은 무엇인가 (216~219쪽)`라는 글을 읽으셨다면 이번 장의 제목이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내일`을 바라보는 삶이 아니라 `내 일(자기일)`을 바라보는 삶을 살라는 의미죠. 알 수 없는 앞날에 스스로를 맡기지 말고 자기 할 일을 끝까지 하라는 메시지입니다. 그 동안 쌓은 스펙은 생각하지 말고, 어떻게든 얻은 직장에서 일을 얼마나 잘하는 지 생각해보라는 현실적인 조언이죠.

 

스펙 높이기를 위해 애쓰는 노력의 10분의 1만큼만이라도, 나는 그대들이 인생의 지혜를 높이기 위해 관심을 두고 또 투자했으면 좋겠다. 지식이 아니라 지혜를 갖춘 어른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 더 이상 `찌질한 알파걸, 알파보이` 소리는 듣지 않도록 말이다. 진정한 `알파 인생`은 결코 스펙이 만들어주지 않는다.

- 258쪽에서

 

대학은 결승선이 아니다. 새로운 출발선이다. (중략) 그런데도 다들 `학벌`, 즉 출신 대학을 필요 이상으로 중요하게 여긴다. `좋은 대학을 나와야 성공할 수 있다`고 하면서.

대한민국에서 학벌이 중요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슬프지만 인정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좋은 대학을 나와야 성공한다`는 말이 100% 정확한 것은 아니다.(중략) 굳이 정확하게 표현한다면 `좋은 대학을 나오면 특정 영역에서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 정도다.

- 261쪽에서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저임금 아르바이트나 일자리에도 겸허히 받아들이라는 말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아쉽다는 생각합니다. `열정 페이` 등을 정당화하는 부분이니까요. 그저 욕심 부리지 말라는 말로 생각해야겠습니다.

 

젊은 날의 경제적 풍요는 때로 독(독)이 될 수 있다. 특히 그것이 자신이 꿈꾸는 업(업)에서 얻어진 것이 아닐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청년기에 마땅히 가져야 할 삶의 각성을 마취시켜버리기 때문이다. 절실함을 잃으면 미래가 흐려진다.

- 280쪽에서

 

제가 이 책을 읽고 `시련에 충분한 위로를 받고, 가끔 긍정적으로 고난을 받아들이라는 점`을 느꼈습니다. 어려움에서 벗어나려 하지만, 쉽게 벗어날 수 없으니 즐겁게 받아들이고 극복하면 성공한다는 메시지랄까요? 그 메시지가 젊은 독자의 아픔을 치유하고,이 책을 베스트셀러로 올려놓은 게 아닐까요?

한때 유행어로 쓰였던 `아프니까 청춘이다`, 여러분은 동의하시나요? 판단은 각자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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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언론학의 논리 - 정보혁명 시대 네티즌의 무기
손석춘 지음 / 철수와영희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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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소개한 `신문읽기의 혁명 1, 2`, `순수에게` 등 저서와 다양한 논문을 통해 언론을 제대로 봐야 한다는 손석춘 교수의 최근 저서 `민중언론학의 논리 - 정보혁명시대 네티즌의 무기(철수와영희 펴냄)`는 정보시대 우리나라 언론이 가야할 길과 언론을 접하는 민중이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를 다룬 책입니다. 저는 제목에서 읽을까말까 망설이다 다른 분이 쓴 감상문에 마음이 넘어가 읽었습니다. 머리말에 나온 내용(특히 뒷표지에도 나온 부분)이 인상적이네요.


해방 70년, 분단 70년을 맞으며 `민중언론학`을 제기하는 이유는 모든 사람이 언론인이 될 수 있는 우리 시대에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서다. 지금 이 순간도 트위터, 페이스북, 블로그, 모바일메신저 등으로 다양하게 `언론 활동`을 하는 모든 네티즌에게 바로 당신이 `21세기 민중`이라는 사실을, 정보혁명 시대의 민중인 네티즌이 자신과 이웃을 `민중`으로 옳게 호명할 때 비로서 개개인의 삶이 풍요로워질 수 있다는 진실을 공유하고 싶어서다.

누군가 `네티즌이 곧 민중`이라는 논리에 거부감을 느낀다면, 아니 그 이전에 `민중`이라는 말부터 불편함을 느낀다면, 그럴수록 이 책과 진지한 대화를 나누길 소망한다.

- 7쪽 머리말 `우리가 민중이다`에서


우리나라 언론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가 가겠는데 `민중언론학`이 뭔지 모르겠다고요?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다행히 이 책 서론에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선 `민중`이라는 개념부터 살피고 가죠.


`민중`이란 말은 한국 근현대사의 성격을 담고 있지만, 보편적 개념으로 따진다면 영어 `피플(People)`과 조응한다. `people`은 라틴어의 `populus`라는 말에서 비롯했다. 역사적으로 의미가 변화되어 왔지만 `피지배자`라는 의미와 `국가와 사회의 주인`이라는 두 의미를 모두 지녀왔다.

- 13쪽 서론 `민중언론학의 개념과 주요 명제`에서


`민중`이라는 단어에 거부감을 느끼시는 분이라면 걱정은 안 하셨음 합니다. 물론 1980년대 민주화 과정에서 운동권이 자주 썼기 때문에 그런 마음이 들었을 거라 봅니다. 하지만 그 이전인 일제 강점기, 나아가 조선 시대에도 썼던 단어입니다. 거기에 부정적인 색깔을 주입시킨 건 우리나라 언론기관이라고 이 책에서 말하는 군요.


네티즌, 곧 21세기 민중의 언론활동 - 바로 그것이 `민중언론`이다. - 을 위한 학문으로서 민중언론학의 뼈대가 되는 학문으로서 민중언론학의 뼈대가 되는 명제는 다음 5가지로 간주할 수 있다.


1. 정보혁명 시대의 21세기 민중은 네티즌이다.

2. 정보혁명 시대의 민중은 정보 홍수 속에서 `가장 멍청한 세대`로 명명받을 만큼 윤똑똑이가 될 가능성과 `자기 통치`라는 민주주의 이상을 실현할 주권자가 될 가능성을 모두 지니고 있다.

3. 정보혁명으로 자본주의는 `금융의 세계화`를 이루고 신자유주의 체제를 지구적 질서로 보편화했다.

4. 신자유주의 세계화 체제에서 자본과 그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치권력은 언론기관을 `자발적 동맹군`으로 포섭했다.

5. 정보혁명 시대의 민중은 모두 언론활동을 하고 있다.


- 16~17쪽에서(1~5는 첫문장만 따옴.)


이 중 5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온라인 커뮤니티, 블로그, SNS 등에 기사를 퍼나르거나 주변 소식을 전하는 것도 하나의 언론활동이라 볼 수 있습니다. 개인 의견이 담긴 글을 다른 사람이 보고 하나의 정보로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10편의 학술논문들로 구성된 이 책은 처음에 읽으면 흥미를 느끼겠지만 갈수록 다양한 용어와 내용이 많아 읽는 사람들이 받아들이기에 따라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 재미있게 봤지만 갈수록 전문적인 내용이 많아 끝까지 읽을까말까 고민했었습니다. 하지만 참고 끝까지 읽다보니 얻어가는 점이 많았습니다. 다 읽고 나서 다시 첫 장을 펴면 `흥미로워 보이는 책 속에 이런 심오한 내용이 들어 있다니`하는 생각이 들겁니다. 이 책을 다 정리하기 힘들기 때문에 1부와 2부의 일부 내용을 넣으면서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유추해볼까 합니다. 서론에는 1부와 2부에 무슨 내용이 담겨있는 지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언론학계 일각에서 한국 언론을 `보수`와 진보`로 나누어 그 프레임으로 저널리즘 현상을 분석하는 경향이 이어지면서 대다수 국민도 모든 사안을 정파의 잣대로 보는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 30쪽 `1장 : 식민사관의 확대재생산과 한국 언론`에서


한때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되었지만, 교회에서 했던 설교 동영상 속 발언으로 문제를 빚은 문창극 교수(전 중앙일보 주필)로 촉발된 고위층 지식인의 `식민주의 역사관` (우리 민족이 타율성, 정체성 등을 갖고 있어 외세에 기대야 한다고 보는 역사관) 논란으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조중동 등 보수 언론과 보수 지식인들은 그를 감싸는 듯한 발언과 함께 KBS가 그의 발언을 왜곡보도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손석춘 교수는 이 글에서 고위층 지식인 사이에 잠재된 `식민주의 역사관`이나 이를 감싸는 언론의 태도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 저널리즘은 사회적 약자인 비정규직 노동자와 농민 문제를 보도하는데 전혀 공정하지 못하다, 2005년 11월에 연이어 일어난 농민들의 자살과 집회 시위 중 타살사건, 그리고 2006년 7월에 일어난 비정규직 노동자의 타살 사건에서 한국 저널리즘은 노사 사이의 소극적 공정성도 지키지 않았다. 생존권을 지키려고 집회와 시위에 나선 농민과 비정규직 노동자가 대낮에 `공권력`에 의해 타살당했는데도 사회적 파장이 일어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한국 저널리즘의 묵인과 축소 보도에 있다.

(중략)

문제는 노사관계나 경제 문제와 관련된 저널리즘을 분석하는 데도 정파성의 잣대를 들이대는 데 있다.

- 69~70쪽 `2장 : 정보혁명 시대의 언론 위기와 극복 방안`에서



한극 언론이 규제 완화, 민영화, 법인세 감세, 노동시장 유연화를 `글로벌 스탠더드`로 일관되게 제시해 여론화면서, 정작 그것이 신자유주의의 경제정책임을 은폐하는 데 있다.

- 133쪽 `4장 : 신자유주의에 대한 언론과 비판언론학 비판`에서


신자유주의가 세계 경제의 트랜드이자 우리나라 경제가 나아갈 길이라고 포장하면서, 경제주체인 농민이나 노동자 문제에 정파성을 들이대는 우리나라 언론의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3장의 경우 종합편성채널이 언론 생태계의 다양성을 키울 거라 선전하지만, 그 속에 숨겨진 문제점을 무시하고 있다고 설명하고요.


5장은 우리나라가 한 사건을 공론화시키는 과정이 서양과 얼마나 다른지 설명하고 있습니다. 근대화 과정을 거치고 있지만 여전히 왕이나 양반 등 지배층이 민중을 계몽시켜야한다는 식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공론장의 출범은 전혀 달랐다. 조선사회 내부에서 싹트고 있던 주막과 여항의 공론이 문예 공론장으로 발전하고 이것이 향회(향촌의 교화나, 수령의 보조기구, 그리고 이를 전제로 수령이나 이서들의 횡포를 견제하기 위한 기능을 가졌으며 지배기구의 일부임 - 159쪽)와 민회(사랑방이나 주막 등 백성들의 공론)의 정치적 공론장으로 전개되고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 신문을 만들지 못했다. 오히려 신문은 중세체제의 내부에서 지배세력의 한 당파인 `개화파`의 필요성과 외세의 의도가 맞아떨어져 창간됨으로써, 아래로부터 형성된 유럽의 공론장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 173쪽 `5장 : 한국 공란장의 생성 과정과 갈등 구조`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 대학을 바라보는 시선 등에서 언론과 지식인들은 여지없이 편향적인 형태를 보인다고 이 책은 말합니다. 특히 7장에서 `대자보`로 대변되는 학생의 인식과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대학이 배출해야 한다고 보는 대학 교수들의 인식이 차이가 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세계를 바라보는 한국 사회의 인식이 너무 빈곤하다는 데 있다. 일차적으로 미국 중심의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를 곧 `글로벌`로 여론화하는 신문과 방송 보도 때문이다.

(중략)

더 큰 문제는 한국 언론의 `갇힌 창문을 지적해야 할 대학이 오히려 그 `닫힌 논리`를 강화한다는 데 있다. 그 점에서 언론학의 책임은 다른 학문보다 크다. 한국 언론이 신자유주의적 경쟁체제를 곧장 `글로벌 스탠다드`로 등식화하는 상황에서 신문과 방송에 대한 산업적 접근과 연구는 많았던 반면에, 언론의 `갇힌 창문`과 특정한 여론 형성에 대한 비판적 연구는 적었다.

- 233쪽 `7장 : 도구적 지식과 지식인의 도구화`에서


8장은 특이하게 언론인이었던 리영희에 대한 비판과 반비판을 다루고 있습니다. 진실이 큰 가치라고 주장한 리영희가 저서에서 중국의 문화대혁명을 긍정적으로 보았다는 점 등으로 잘못된 가치관을 심어주었다고 비판한 학자들과 이를 반비판한 학자들의 논리를 분석했지요. 이를 통해 리영희가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고, 언론이 가져할 점이 무엇인지를 설명하기 위해 특별히 이 책에 넣었다고 봅니다.


9장 `남북통일사상의 `하부구조`와 소통`, 10장 ``아기장수` 설화의 내적 커뮤니케이션`은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 다양한 의미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공론화를 통해 접점을 찾고, 커뮤니케이션을 분석해야 한다는 점이 언론을 접하는 우리 시대 독자에게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네요. 10장에 나오는 `아기장수` 설화를 대다수 사람이 판단한 근거를 통해 단순히 수용하는 차원을 벗어나 조금씩 바꾸어 나가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설문조사를 분석하여 보았듯이 아기장수 설화는 단순히 체념이나 순종을 유도하지 않는다. 오히려 세상을 바꾸겠다는 의지를 불러일으키는 `문학적 효과`를 지니고 있다. 다만 세상을 바꾸는 데는 오랜 기다림과 치밀한 준비, 상황 판단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일깨워준다.

(중략)

따라서 시대 상황이 어떤가에 따라 각각의 시대에 아기장수 설화가 주는 `현재적 의미`는 다를 수 있다. 민중이 언제나 변혁적 모습을 보이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회모순이 표면화하고 사람들 사이에 체제에 대한 저항의식이 퍼져갈 때 아기장수 설화의 자기서사는 수동적 저항을 넘어 능동적 봉기를 추동할 가능성이 높다.

(중략)

무릇 변혁 운동에서 객관적 조건이 아무리 무르익어도 주체적 조건 - 주체인 민중의 구성이 다양함은 물론, 권력의 지배전략이 일상적으로 관통되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 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성공할 수 없다.

- 317~318쪽에서


이 책은 `민중언론학`이 우리나라의 언론 환경과 사회 현상을 파악하고, 정보혁명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네티즌이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깨닫길 바란다고 쓰고 있습니다. 제가 본 것이 맞는 건지 모르겠지만 언론을 제대로 보고 의견을 내길 바란다는 의미겠지요? 1인 미디어가 확산되는 요즘, `민중언론학의 논리`는 적절한 시기에 맞춰 낸 언론학 서적이라 볼 수 있습니다. 차근차근 읽어 내려가며 언론과 사회 현상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우리가 되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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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 - 힐링에서 스탠딩으로!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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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지식인으로, 정치인으로 활동하며 숱한 영욕을 겪었던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그의 삶과 철학에서 묻어나오는 삶과 죽음, 생각의 기록들을 담은 책 ‘어떻게 살 것인가(아포리아 펴냄)’를 다뤄볼까 합니다.

 

‘어떻게 살것인가’라는 주제로 책을 내자는 출판사의 제안을 받았을 때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중략) 하지만 결국 쓰기로 했다. 내 인생을 관통한 목표와 원칙이 있었는지,있었다면 무엇이었는지, 내 삶을 지배한 감정과 욕망은 어떤 것이었는지, 과연 나는 내게 맞는 삶을 살았는지 살펴보는 일이 앞으로도 짧지 않은 시간을 더 살게 될 내 자신에게 만큼은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 누군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면 혹시 참고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p7 프롤로그 ‘나답게 살기’에서

 

제1장 ‘어떻게 살 것인가’

삶을 회고하면서 독자에게 의미 있는 삶을 살라 권하고 있습니다.

 

기득권과 더불어 살면서도 그 달콤함과 안일함에 젖지 말아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불의와 타협하거나 악에 가담하지 않고 살려면 강력한 내면의 힘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나는 그럴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그런 것 없이도 나를 지킬 수 있는, 고생은 되지만 마음은 편한 방법을 선택했다. 그것은 아예 기득권 근처에 가지 않는 것이다. (중략) 죄악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내 자신을 확실하게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 ‘성인(聖人)은 못 되더라도 괴물은 되지 말자’ 그렇게 생각했다. 그것도 나름 의미 있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p35~36에서

 

하루의 삶은 하루만큼의 죽음이다. 어떻게 생각하든 이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새날이 밝으면 한 걸음 더 죽음에 다가선다. 그런데도 우리는 때로 그 무엇엔가 가슴 설레어 잠들지 못한 채 새벽이 쉬이 밝지 않음을 한탄한다. 결코 영원할 수 없음을 알면서도 누군가에게 영원한 사랑과 충성을 서약한다. 죽음을 원해서가 아니다. 의미 있는 삶을 원해서다. 인생은 그런 것이다. 하루가 모여 인생이 된다. 인생 전체가 의미 있으려면 살아 있는 모든 순간들이 기쁨과 즐거움, 보람과 황홀감으로 충만해야 한다.

p47에서

 

2장 ‘어떻게 죽을 것인가’

죽음을 몇 십 년 앞둔 처지에서 쓰는 가치관을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는 나이가 많든 적든, 죽음의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피하기 위해 영생(오래 삶)을 꿈꾸지만 그 끝은 허망할 뿐이죠. 유시민은 제목 그대로 어떻게 죽을 것인지에 대한 희망사항 혹은 결심을 이 책에 적었습니다.

 

‘죽음 다음에 무엇이 있을까? 만약 내일 죽는 다면 오늘 무엇을 할까? 잘 죽으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 것일까?’ 혼자 이런저런 대답을 생각해본다. 답을 꼭 찾아야 할까?아무래도 그런 것 같다. 이 질문에 어떻게 대답하느냐에 따라 남은 삶이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죽음은 단순히 삶의 끝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죽음은 삶의 완성이다. 소설도, 영화도, 연극도 모두 마지막이 있다. 마지막 장면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스토리가 크게 달라진다. 어떤 죽음을 준비하느냐에 따라 삶의 내용과 의미, 품격이 달라진다.

p71에서

 

그리고 사람이 나이가 들면 왜 생각이 바뀌는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건강해도 노화를 막지 못한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뇌조직의 쇠락이다. 나이가 들면 뇌신경세포인 뉴런(neuron)의 수가 줄어든다. 뉴런 사이의 정보 전달을 돕는 화학 물질 분비도 원활하지 않게 된다. 뇌의 정보처리 능력이 떨어지면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받아들이는 데 둔감해진다. 익숙한 것에 집착한다. 고집을 부리거나 화를 잘 내게 된다.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새로운 문제가 등장하면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하기가 어려워진다.

p74에서

 

나이가 많이 들어서도 사회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사람이 젊은 시절의 정체성과 이미지를 그대로 유지하기는 매우 어렵다. 요절(夭折)한 천재들이 유독 아름다운 모습으로 오래 기억되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진보든 보수든, 사상적 성향이 어떠하든 사람은 누구나 생물학적 성장과 퇴행을 겪는다. 그리고 그 바탕 위에서 자아 정체성이 형성되고 발전하며 변화하고 퇴행한다.

p75에서

 

그리고 유언장을 미리 써두라 권합니다.

 

만약 그런 상황(죽음)에 직면한다면 나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삶을 마감할 것이다.사랑하는 사람들, 추구하던 가치들, 한때는 기쁨과 의미를 주었던 모든 것들과 스스로 선택한 방식으로 작별하는 것은 누구도 막아서는 안 될 자유이며 존엄한 권리라고 나는 믿는다. 남겨줄 재산이 없어도 유언장은 써두는 것이 좋겠다.

p134~135에서

 

3장 ‘놀고 일하고 사랑하고 연대하라’

아름다운 제목인데요. 저는 이런 표현이 마음에 듭니다. 우리는 홀로 살아갈 수 있다고 자부하지만, 중요한 사안에 대해 서로 모여 돕고 지내야 합니다. 사람도 생물인 이상 필요하든, 필요하지 않든 무리지어 다닐 수밖에 없지요. 유시민은 자신 스스로가 쓸모 있는지, 일을 즐기는지, 적은 욕망으로 사는 지 등과 자신이 가진 글쓰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나는 글을 쓴다. 이것이 내 일이다. 내게 글쓰기는 단순한 생업이 아니다. 글을 써서 내 생각과 내가 가진 정보를 남들과 나누는 행위 그 자체가 즐겁고 기쁘다. 글쓰기는 그런 면에서 놀이이기도 하다. 그런데 일이든 놀이든, 이것이 제대로 의미를 가지려면 내가 쓰는 글이 쓸모 있어야 한다. 독자가 공감하고 재미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혹시라도 누군가 내 글에서 재미에 덧붙여 깨달음이나 감동까지 얻는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이다.

p156에서

 

4장 ‘삶을 망치는 헛된 생각들’

유시민은 우리가 살면서 경계할 것이 무엇인지 이 책에 담았습니다. 그러면서 어떻게 자신을 알릴 것인지, 영생이 왜 무의미한지를 담았습니다.

 

부질없는 가정을 해보자. 진시황이 유한성이라는 운명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황제의 권력으로 ‘지금 여기’에서의 행복을 추구했다고 하자. 책을 불사르고 유학자를 생매장하고 대륙을 순회하면서 기념비를 세우고 수천 명의 미소년 미소녀와 기술자들을 배에 실어 존재하지도 않는 신선들에게 보냈던 그 열정과 자원을 일하고 사랑하고 노는 데 썼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사람들 사이에 정의를 수립할 수 있었을 것이다.

p308~309에서

 

저는 이 책을 재작년에 한 번 읽었고, 이번에 다시 읽었는데 오래 전 읽으며 지나쳤던 부분을 다시 접한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역시 책은 한 번만 읽어선 안 된다는 걸 깨닫게 해주는 책이었습니다.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일을 즐기고,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사람다운 삶이라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잔치가 끝나고 나면, 내 삶은 조금 길 수도 짧은 수도 있는 마지막 페이지로 넘어간다. 그 페이지마저 넘어가면 내 정신은 사라지고 생명활동이 멈춘 육체만 남을 것이다. 그것도 잘 떠나게 해야 한다.

p337에서

 

여러모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이 책을 자주 읽으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그의 생각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더더욱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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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
마루야마 겐지 지음, 김난주 옮김 / 바다출판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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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매트릭스」에서 주인공 네오는 반군 모피어스를 만나 파란 약과 빨간 약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질문을 받습니다. 파란 약을 먹게 되면 자신과 만난 기억이 지워지고 지금 살고 있는 세상에서 편안히 살게 되지만, 빨간 약을 먹게 되면 세상의 진실을 알게 된다는 거지요. 빨간 약을 선택한 네오는 자신이 살았던 세상이 매트릭스, 즉 꿈 속 세계였다는 걸 알게 됩니다.

 

제가 소개하는 책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마루야마 켄지 지음, 김난주 옮김)’는 이 세상에서 ‘잉여’, ‘루저’라고 생각하는 모든 이에게 바치는 빨간 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지금까지 접하고 배웠다고 믿었던 것들이 거짓되고 부질없다는 걸 느끼고,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거죠. 책을 먼저 접하게 되면 보게 되는 한마디는 지금까지 살았던 삶에 충격을 주죠.

 

“인생이란 멋대로 살아도 좋은 것이다”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로 끝나는 마루야마 겐지의 인생과 세상 비꼬기 그리고 비판,세상이 순수하다고 믿는 사람이 이 책을 처음 접하게 되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모르겠군요.

 

우주의 전체 얼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우주가 인간을 위해 존재하고 사랑과 선의로만 가득한 삼차원이 아니라는 것은 그 옛날에 증명되었다. 살아 있는 것의 역사는 곧 재해의 역사와 다르지 않다.

생명 따위는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조건만 갖춰지면 가차 없이 말살하려는 피도 눈물도 없이 냉혹하고 거대한 공간. 이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유일무이하고 어디 숨을 곳 하나 없는 세계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항간에 떠도는 지옥이란 바로 이 세계를 뜻하는 말이다.

우리는 태어나 죽을 때까지 지옥에서 살아갈 운명에 처해 있다.

p13~14 1장 ‘부모를 버려라, 그래야 어른이다’에서

 

욕망은 크나 능력은 부족한 작자들, 그저 튀고 싶거나 아버지가 닦아 놓은 기반을 고스란히 물려받으려는 작자들, 또는 지금까지 해 오던 일이 순조롭지 않거나 실력이 없어서 실패한 작자들, 세상에 이름을 알려 뭔가를 해 보려는 작자들, 그런 자들만 우글거리는 곳이 바로 정치판이다. 정상적인 인간이 발을 들여 놓을 곳이 아니다.

 

한편 국민은 어떠한가.

제대로 생각지도 않거니와 인간을 보는 안목을 키우지도 않고 ‘골치가 아파서 잘 모르겠다’는 이유로 정치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려 하지 않는다. 그러고는 얍삽한 이미지만 좇아 인기투표라도 하듯이, ‘인상이 꽤 괜찮은 사람’이라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잡배들에게 귀찮은 한 표를 던진다.

그러니 양쪽이 똑같은 셈이다. 인간적인 수준이 너무도 낮은 탓에 그런 정부가 생겨난 것이다.

p91 3장 ‘국가는 당신에게 관심이 없다’에서

 

가족, 국가, 미디어, 직장, 종교, 연애 등 심오한 주제를 가지고 맛깔나게 독설을 쏟아 붓는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를 읽으면서 나름의 충격과 신선함을 느꼈습니다. 하긴 세상과 인생에 독설을 내뱉는 책은 많지만 이렇게 소장하고 픈 책은 처음이었습니다.

 

이 나라에는 ‘실패하면 어떤가, 인간인데’ 하는 유의 말을 환영하는 풍조가 만연해 있다. 사람들은 그 점에 안심하고, 거기에서 위로를 받고 희망을 품으며 자신의 칠칠치 못함과 한심함을 눈 감으려 한다.

(중략)

하지만 이는 몹시 위험한 일이다.

이렇게 한때의 안심과 발전성이 전혀 없는 퇴행적인 가치관에 매달려 있다 보면 ‘가정을 돌보지 않으면 좀 어떤가, 인간인데’ 하게 되고,(중략) ‘전쟁을 좀 하면 어떤가, 인간인데’, ‘원전사고를 일으키면 좀 어떤가, 인간인데’ 하고 끝없이 추락해 점점 더 인간에서 멀어진다. 끝내는 동물 이하의 괴물 같은 존재로 변하고 만다.

p81 4장 ‘머리는 폼으로 달고 다니나’에서

 

자신의 인생을 남에게 맡기는 어리석은 짓을 하지 말라는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 꼭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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