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infolk Table 킨포크 테이블 one The Kinfolk Table 킨포크 테이블 1
네이선 윌리엄스 지음, 박상미 옮김 / 윌북 / 2013년 12월
평점 :
품절


친족이나 가족을 뜻하는 말이라는 KINFOlK는 네이선 윌리엄스가 2011년 창간한 잡지다. 상업광고를 배제하고 '단순한 삶, 함께 나누는 식사'의 의미를 현대적 관점에서 재조명한 잡지라고 한다. THE KINFOlK TABLE은 이 계간지의 푸드스타일링북이다. 네이선 윌리엄스의 아내 케이티의 사진. 이 잡지의 출발을 알렸던 젊고 매력적인 부부가 이 책의 초대 손님이다. 다양한 직업, 다양한 연령,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의 짧은 이력, 자신만의 레시피, 추억이 나열된다.

포토그래퍼와 스타일리스트인 연인 윌리엄 히어포드와 알리사 파가노. 이 사진 한 장만으로 이 연인의 이 순간의 관심, 배려, 사랑이 포착된다. 푸드스타일링이라는 근접하기 힘든 단어를 구태여 붙이지 않더라도 이러한 순간을 엿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따뜻해진다. 누구에게나 이러한 순간이 과거에 현재에 미래에 있었을 것이니까. 어린 시절 먹었던 구운 토마토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남자의 모습이 다감하다.

어딘가에서 이런 샐러드를 먹은 기억. 이 샐러드를 만드는 레시피는 그리 어렵지 않다. 다만 구하기 힘든 제철 재료들에 조금 기운이 빠질 뿐. 이 책을 요리책으로 활용하기에는 브루클린과 덴마크라는 공간적 거리감이 느껴진다. 다만 이 요리에 얽힌 추억과 이 요리를 자기만의 것으로 만드는 그 특별한 레시피의 소개로 요리책으로 아쉬운 부분은 채워진다.

막무가내로 만들어본 기억이 있는 카프레제. 생각보다 모짜렐라 치즈는 예쁘게 썰어지지 않아 토마토와 교대로 어슷 기대어 놓은 모습은 기대이하였다. 가족들은 신기하다며 시도해 봤지만 별맛이 날 리 없는 이 생 샐러드에 생각만큼 감탄해 주지 않았던 기억. 자라면서 애플파이를 먹었던 연인의 레시피는 조금 더 그럴 듯하다. 조만간 다시 시도해 보자.

이 간단하고 현실적인 레시피는 당장이라도 실행 가능하다. 이런 부분이 빛난다. 별 재료 없고 특별한 과정이 없지만 아련한 추억을 품은 그러고도 지극히 현실적인. 푸드스타일링 북이라고 듣도 보도 못한 재료들과 거대한 오븐을 항상 동원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에게서 밥을 얻어먹는 일은 아주 하찮은 것 같지만 대단한 일이다. 별로 내키지 않았던 저녁 초대에서 정성껏 만들어 준 음식을 먹으며 나는 갑자기 목울대가 시큰해졌다. 그것은 그 사람과 정말 처음으로 만나는 일과 같았다. 누군가에게 음식을 만들어 대접하고 시간을 공유하며 불가능할 것 같았던 교감을 나누는 일. 식탁 한켠에 의자를 내어놓는 것은 그 사람에게 곁을 주는 좀더 세련된 방식.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like 2013-12-01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련된 표지에 기대를 가지고 읽어보면 다소 평범한 듯 하면서도, 또 은근한 매력이 있는 듯해요 전 크리스마스 맞이 kinfolk 잡지 한권 주문했어요.^^ 바삭 구운 베이컨 피넛버터 샌드위치는 꼭 해먹어보렵니다!

blanca 2013-12-02 09:40   좋아요 0 | URL
like님, 벌써 또 한 해의 마지막에 다다랐어요. 절대 될 것 같지 않았던 나이로 성큼성큼 걸어가니 싱숭생숭합니다. 맞아요! 된장스러운 책인 줄만 알았는데 ㅋㅋ 사진도 레시피도 참 소박하니 좋더라고요. 저도 꼭 해 먹으려고요^^

2013-12-05 03: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06 08: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13-12-10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에 나온 사진을 다시 찍는 게 이렇게 은은한 매력을 발산하는군요~ #

blanca 2013-12-10 12:08   좋아요 0 | URL
icaru님, 또 사진 찍을 때도 은근 재미있더라고요. 워낙 원사진이 좋아서 아무렇게나 찍어도 괜찮게 나오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