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도 11월에는
한스 에리히 노삭 지음, 김창활 옮김 / 문학동네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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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플 때 서로를 애무해서는 안된다. 한두 시간, 하룻밤만 지나도, 날이 밝아 길가에서 사람들의 발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 그전보다 훨씬 비참해질 것이다. 그런식으로 슬픔을 피할 수는 없다. 그래서는 안된다.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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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펫 5
오가와 야요이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2년 9월
구판절판


눈에 눈물이 고였어!
아, 아무것도 아니야.
스미레~
왜?
스~미~레~
....
스미레.
자꾸 왜...
너무 좋아.

그래, 이런저런 걱정거리는 적지 않지만 이 생활이 최고로 해피하다는 것은 사실이야. 설령 잃는다해도 잊을 수 없을거야. -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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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날이 소중하다 - 한 뉴요커의 일기
대니 그레고리 지음, 서동수 옮김 / 세미콜론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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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내 자신의 마음이 만들어 내는 헛된 생각들이다. 몽테뉴가 말한 것처럼, '나의 삶은 지독한 불행으로 가득한데, 그 대부분은 일어나지도 않은 일들이다.'-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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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킨트
배수아 지음 / 이가서 / 2002년 10월
평점 :
품절


 ‘배수아의 소설을 좋아한다’라고 말하는 순간 해방감이 느껴지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 해방감이란 것은 뻔하고 일상적인 것에서의 해방감이다. 배수아의 전작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런 생각들이 자연스럽게 들게 마련이다. 일련의 한국 소설이 보여주는 정형성에서 벗어난 배수아의 소설은 감각적이면서 들뜨지 않고 세련된 듯 하면서도 조금은 어리숙한, 그래서 매력적인 소설이다.
 
아는 독자들은 다 알겠지만 배수아는 공무원으로 오랜 시간 근무해왔다. 그런 면이 부각되어 소설 쓰는 직장인 혹은 소설 쓰는 공무원이라는 꼬리표가 항상 따라다녀 작가를 부담스럽게 한 것도 어느 정도는 사실이다. 인터뷰를 할 때마다 그런 질문이 꼭 들어가 있으니 수십 번 대답하는 입장에서는 짜증이 날 만도 한 것이다. 어쨌든 이제 배수아는 더 이상 공무원 소설가가 아니다. 회사를 그만 두고 이제 쉬는 시간을 갖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선택한 것이 바로 여행이다. 여행의 행선지는 독일. 전작 <이바나>에 이어서 이번 소설 <동물원 킨트>도 모두 독일에서 쓴 소설이다. 독일과 배수아를 매치 시키면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 든다. 프랑스와 배수아를 매치 시키면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건 말랑함 보다는 딱딱함이 촉촉함 보다는 건조함이 더 배수아에게 잘 어울린다는 것을 드러내 준다.

<동물원 킨트>의 주인공은 명확한 성별의 구분도 없다. 여자 쪽에 가깝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명백하게 여자라고 말 할 어떤 근거는 없다. 소설에는 제목에 등장하는 동물원이 내내 등장한다. 동물원을 너무나 좋아한 나머지 동물원을 갖고 싶어하고, 나중에는 스스로 동물원이 되고자 하는 주인공. 점차 시력을 잃어가고 있는 중이며 언젠가는 시력을 완전히 잃게 될 거라는 의사의 진단을 받은 주인공은 동물원에서 일하기 위해 모니터링 원고를 쓰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시력을 잃어간다는 건, 그리고 언젠가 시력을 완전히 잃게 된다는 건 어떤 의미에서는 삶과 죽음을 대변하는 것처럼 보인다. 살아가고 있지만 사실은 죽어가고 있는 것이며 언젠가는 생을 마치고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가슴 찡한 사랑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극적인 사건이 전개되는 것도 아니지만 동물원 킨트는 한 번 손에 잡으면 쭈욱 읽히는, 독자를 끌어당기는 맛이 있는 소설이다. 배수아 특유의 건조함과 고독, 절제된 슬픔과 아픔들이 어우러져 독일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스스로 이야기한 바 대로 소설에는 오문과 비문이 존재한다. 어떤 것은 의도한 것이고 어떤 것은 의도한 것이 아니지만 그 조차도 이 소설 속에서는 매우 자연스럽다.

배수아 소설이 불편하다면 아마도 그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표준’, ‘정상’, ‘주류’라는 가치관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배수아 소설을 읽고 고개를 끄덕이거나 만족감을 느낀다면 그건 아마도 삐딱이 기질이 농후한 사람일 것. 단, 여기서 말하는 삐딱이라는 것은 단지 왜곡된 시선으로 세상을 대하는 사람만이 아니라 좀처럼 치유될 수 없는 상처를 안고 있어서 항상 외로움에서 벗어날 수 없고 결국은 언제나 혼자라는 결론에 동의한 사람들을 칭한다.

고립이라는 것은 정말 멋진 것이며 그것은 거의 쾌락의 차원이라고 말하는 작가 배수아. 부디 그가 오래오래 소설 쓰기에 전념할 것을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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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6-02-07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수아 소설이 불편하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 그래요.
주류와 비주류 경계선에 서 있나봐요.
님의 별 다섯개에 힘이 들어있습니다 ^^

이리스 2006-02-07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 앗, 감사합니다. ^^;; 제가 너무 힘을 준건 아닌지. ㅎㅎ

마늘빵 2006-02-07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것도 보고 싶네. 난 삐딱이인거 같은데

이리스 2006-02-07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군 / ㅋㅋ

울보 2006-02-18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리뷰당선되신것,

mong 2006-02-19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낡은 구두님 축하드려요!
배수아는 여전히 너무나 먼 작가이지만
리뷰 멋집니다 ^^

이리스 2006-02-19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보님 / 감사합니다~
몽님 / ㅎㅎ 넵. 감사합니다. 이미지 바꾸셨네요~

urblue 2006-02-20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축하드려요~

이리스 2006-02-20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아 블루님 / 감사합니다 ~ ^^;

프레이야 2006-02-20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력을 잃어간다는 것, 왕의 남자에서 장생이 생각나는 건 왜일까요, 멋진리뷰... 그리고 리뷰당선, 축하드려요^^ 추천 꾸욱~

이리스 2006-02-20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 아, 그럴수도 있겠네요. ^^ 감사합니다~

kleinsusun 2006-02-20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낡은구두님, 리뷰 당선 축하드려요.^^
근데...저는 <동물원 킨트> 몇년 전에 잡았었는데... 쭉 못 읽고 접었어요. 다시 읽어 봐야 겠어요.

이리스 2006-02-21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 / 오랜만이어요. 감사합니다. 다시, 읽어보세요. ^^;

플레져 2006-02-21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왓. 축하해요, 낡은구두님.
제 맘에도 쏙 드는 리뷰였다니까요 ^^;;

마태우스 2006-02-21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두님, 축하드립니다. 동물원킨트라는 소설은 잼없게 읽었지만, 님의 리뷰는 참 재미있네요.

이리스 2006-02-21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 감사합니다. ㅎㅎㅎㅎ
마태님 / 이런, 재미없으셨어요? ^^; 감사합니다.

이쁜하루 2006-02-23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

이리스 2006-02-23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쁜하루님 / 반가워요. 감사합니다. ^^

로쟈 2006-02-24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얇지만 배수아에게서나 요즘 우리 소설에서나 의미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는데(한 평론가 친구는 좀 뜨악한 표정이더군요), 낡은구두님이 열씸으로 '홍보'해 주시네요.^^

이리스 2006-02-24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로쟈님께서 그리 생각하셨군요. 네, 홍보가 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열심히 홍보하는 작가가 몇 있죠. ^^;;

하늘바람 2006-02-27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낡은 구두님

이리스 2006-02-27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
 
너는 펫 1
오가와 야요이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2년 2월
절판


미안해..
정말 미안해..
무인도에 갈때는... 꼭 데려갈게.

응, 그러는게 좋겠어.
스미레는 내가 없으면 하루도 버틸 수 없는걸.

하늘과 바다. 정글밖에 없는 곳이라도 우리 둘이 있으면 틀림없이 행복할 거야.
그러니까 꼭 데려다 줘.
-130쪽

언니도 그녀석 그만 두는 편이 좋아요. 그 녀석은 자기밖에 안봐요... 좋아하게 돼도 괴롭기만 할 뿐이에요.

자기밖에 안본다.. 라기 보다는 자기 문제로 정신이 없는거.. 아닐까.
좀 더 어른이 되어 스스로에게 자신이 붙으면, 자연히 상대를 배려하는 연애도 할 수 있을거야. -1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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