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까지 나아가지 않더라도 주변에서 우리는 쉽게 정치판을 경험할 수 있다. 적어도 직장인이라면.

추해지고 있다. 너도 나도.

밥그릇 싸움에 자존심 싸움에 온갖 혈투와 암투가 몰아치니 사극 드라마에 비할바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밥벌이를 해야만 하고 꼬박꼬박 적금을 붓고, 연금을 붓고

이자를 갚아나가야 하는 이 누추한 인생 앞에서 추함도 고개 숙인다.

어디가 바닥인지 끝없이 내려가기만 하는 이 추잡한 정치판이, 지겹고 또 지겹다.

이런 상황에서도 마감은 어김없이 닥쳐오고 책은 만들어져야만 한다.

우습다. 아니 슬프다.

아니, 어쩌면 아무렇지도 않은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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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미안 2005-11-09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政治(정치).... 정사를 다스린다.
바를 정자도 들어가고 물 수 자도 들어가고..
예전 농경사회에선 물을 다스리는 것이 민초들의 삶에 중요한 요소여서 치산치수가 중요해서 그리 말이 된거라 하던데...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순리대로 가도록 도와주는게 정치라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낡은 구두님 말처럼.. 정치라는 말이 마치 더럽고 추잡한 것과 동일어가 되어가는 상황이 안타깝네요.
누군가 그랬다죠.. '권력은 마약보다 중독성이 강하다"'고...
마약은 법으로 금지를 하는데.. 정치도 법으로 금지하면 안될까요.. ^^*
좋은 밤 되시길..

이리스 2005-11-12 1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권력 앞에서 사람은 정말 추해지는 것 같습니다. 권력을 부여하고 이를 어찌 운용하는지 실험했던 실제 사례 및 이를 바탕으로 한 영화도 있지요. 휴...
긴 댓글 감사합니다. ^^
 

 

눈물은 어떻게 단련되는가 / 박해석

하염없이 부는 바람 속에서
대지에 입맞추는 추운 햇살 속에서
언제나 죄를 짓고
어머니 어머니 부르는 나날의 곤고 속에서
방울방울 눈물은 저를 키워가는 것인가

해거름녘 눈물 그렁그렁하는 내 눈물 동무
언제나 나 혼자 눈물짓게 한 것은 무엇일까
가시나무에 찔린 내 눈에서 흘린 피를 보았을까
언제나 돌아서서 눈물바람하던 어머니

우리를 어루만지던 눈물도 이제는 바다에 다다랐나
옥토에 떨구던 그 한 점의 세례도
이제는 불 속에서 꺼멓게 타버렸나

눈물도 없이 커다란 상처로 웅크린 채 우는 사람들이여
너희들 단단히 가슴속에는
사리 같은 견고한 눈물이 쌓여 있는가
쌓여 무너져내리는가

메마른 육신의 어느 한쪽이 저절로 열리면서
거기 샘솟는 아, 기쁨의 우물
슬픔의 두레박도 있으려니
눈물은 이제 어디만큼 와서 제 옷을 벗고 있는지
어머니, 당신의 목소리에 아직 제 눈물은 남아 있는지

눈물도 없이 커다란 상처로 웅크린 채 우는 사람들이여. 

눈이 뻑뻑하고 머리가 띵하며 정신이 맑지 못하다. 아직 사무실이다. 냉수 한 컵을 들이키고도 몸에 미열이 내리지 않아 연거푸 두컵째 마시고 있다.

11월이고, 가을의 정점이다. 어쩌면 이미 내리막길인지도. 11월엔 무엇이 있나. 11월 11일은 지난 사랑의 생일, 그것은 빼빼로데이라는 요상스런 이름도 함께 달고 있다. 집을 나서는데 길가 팬시점에 요란한 각종 선물 용품이 쌓여 있더니 그게 바로 요상스러운 날을 위한 상품들이었다.

맑고 건조한 캘리포니아의 거리를 걸으면서 나는 살아있음에 새삼 다시 감사했다. 너무나도 당연해서 감사하지 못했던 모든 것들에 감사할 수 있었다. 그리고 더 살고 싶어졌다. 뜨겁게, 간절하게.

로밍을 하지 않았던 내 휴대폰은 전원이 꺼져있었고, 전원이 살아나자 무수한 부재중 전화와 문자메시지가 한참 울렸다. 휙휙넘기던 내 손은 어느 한 번호에서 오래도록 멈추어 있었다. 꽤 오랬동안 연락이 되지 않았던 어느 한사람의 번호, 몇번을 다시 보아도 분명히 그 번호였다. 왜, 왜 다시 연락한것일까.

덕분에 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다시 아파했다. 여전히 이렇게 어리석다, 나는.

시간들아, 나를 뒤흔들지 말아주렴, 부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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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사무실이다.

해결해야 할 일이 여전히 남아있다. 일요일 오전 출장 전에 끝내야 할 일이.

한데, 나는 이 모든것을 다 집어치워 버리고 혼자 조용히 술을 마신후에

이불을 뒤집어 쓰고 미친사람 처럼 울고 싶다.

오늘은, 그런 날이다.

그러고 나서 스스로를 또 마음껏 비웃고 싶기도 하다.

한심하기 짝이 없는 모습을 잔인하게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꿈틀댄다.

내가 얼마나 나빴는지를 이렇게 한참 뒤에서야 알게 되다니, 알아서 다행인것인가?

하긴, 지금도 여전히 나쁘다. 안다. 나도. 그건.

나쁘지만, 나도 아프다. 나쁘다고 해서 멀쩡하고 속편한것은 아니란 말이다.

찢어지고 있다. 얼마 남지도 않은 온전한 마음마저.

하지만 그걸 그냥 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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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5-10-28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아니 어캐 맨날 야근한대요. 것두 이 시간까지. 에혀...

Laika 2005-10-28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낡은구두님......토닥토닥

이매지 2005-10-28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닥토닥...

이리스 2005-10-29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 / 야근은 참.. ㅠ.ㅜ
라이카님, 새벽별님, 이매지님 / 여러분이 등 두들겨 주셔서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 근데 등에 퍼런 멍이.. ㅎㅎㅎ

이리스 2005-10-29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헉.. 그.. 그러셨군요. ㅋㅋㅋ
 

이메일 한 통을 보내지 않은 나의 실수로 인해

누군가는 긴 시간 고민하고 불안해 하며 잠을 못이루었다.

나는 그런 사실을 전혀 모른채  육체의 피로를 씻느라 잠자기 바빴다.

그리고 다시 내 고단한 노동의 하루를 시작하느라 다른 생각은 못하였다.

만일, 내가 상대의 입장이었다면 그 정도가 아니었을것이다. 훨씬 더 격하게 감정을 드러냈을 것이다.

그러나 상대는 그렇지 않았고 그것이 나를 부끄럽게 했다.

아울러 너무나도 마음이 아프고, 나의 불찰이 후회스러웠고, 속상했다.

지치고 힘없는, 그리고 얼마간은 상처 받았을 그 목소리.. 낮은 웅얼거림이 나를 멍하게 했다.

아, 이 썩을.... 못되먹은 자아... 이기심 덩어리...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이 미안함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다시 반복하지 말 것.

아울러 고마움 또한 오래도록 기억하고, 상대가 이런 고마움을 나에게도 느끼게 할 것.

사과하는 법을 제대로 익힐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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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29 17: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리스 2005-10-29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님 / 어이구, 그런 말씀을 해주시다니 송구스럽습니다. -_-;;
 

가을을 누르고 겨울이 오려고 하고 있어.

가을이 시작되면 늘 아프거나 힘들었고 겨울은 그 아픔의 절정인데,

이제 나는 겨울에 늘 내 곁을 떠나지 않는 어깨의 그 묵직한 통증과 결림,

갈라지고 부르트는 입술, 건조한 내 육체와 영혼이 익숙해질만도 한데

익숙해지는것과는 별개로 고통은 여전히 똑같은 통증을 가지고 오는듯해.

그래도 올해 겨울에 나에게는 하나의 희망이 있어.

겨울, 그것도 겨울이 한창일때까지 참고 기다려야 하지만 기다릴 수 있는 무언가가 있어 나는 좋다.

이렇게 성급하게 오려는 겨울마저 밉지 않을만큼.

그때까지 지금처럼 열심히 걷고 또 걸어야지.  나만의 보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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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5-10-23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가오는 겨울이 무서버요. ㅠ,ㅠ
1,2,3월엔 거의 일에 눌려 죽을 정도로 바빠서리....

이매지 2005-10-23 0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가오는 겨울. 남자친구가 돌아옵니다 ㅜ_ ㅜ
그래도 사실 나름 반 솔로 생활에 익숙해진터라. 귀찮은 마음도 있습니다-_-;

이리스 2005-10-23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님 / 에구, 그래도 죽지는 마셔요.. ㅠ.ㅜ
이매지님 / 하핫.. 네 저도 살짝 이해는 갈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