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린 사람들 마카롱 에디션
제임스 조이스 지음, 한일동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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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 소설을 발생시킨다. 나의 경우, 자연이 소설을 발생시키기는, 이제 어려워졌다고 생각한다. 소설을 욕망하는 사람이 도시를 욕망하게 되고, 반대로 도시를 욕망하는 사람이 소설을 쓰게 된다(고 나는 믿는다). 모던에 대한 동경이 소설로 이어지는 것이다. <더블린 사람들> 의 주제의식은 `도시생활자의 불안`과 맞닿아있고, 이 감정적 불안은 객관적 현실에 대한 염려에서 출발한다. 열다섯 편 소설을 지배하는 도시의 위압과 허망, 사치와 피폐, 안락과 시달림의 기저에 관찰자인 작가의 시선이 있다.

`제임스 조이스에게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객관적인 자세로 삶을(끔직한 삶일지라도) 치밀하고 꼼꼼하게 조감하는 예술가적 기질이 있었기에, 사실적인 것은 그 어떤 것도 그의 관찰 범위를 벗어나지 못했다`(테렌스 브라운)

테렌스 브라운의 해설은 이 정도만 참고해도 충분하다. 시대의 소산물로 읽지 않더라도, 재밌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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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어떤 일을 시작하면, 처음에는 다 탁하다. 하지만 마침내는 깨끗한 흐름을 이루고 자연스러운 움직임 속에서 조용히 영위된다.˝

그 장면을 처음 보았을 때, 정말 옳은 말이라고 공감하는 동시에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그 후로 몇 번이나 보면서 외우고 또 용기를 쌓았다.

어렴풋 알고 있는 것을 누군가가 언어로 분명하게 말해주면 이렇듯 마음이 편안해진다.

안녕,시모키타자와_요시모토 바나나_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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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치 드렁크 러브 (2disc) - 아웃케이스 없음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 필립 세무어 호프만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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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구원이란 진부한 명제, 그렇기에 영민한 예술가는 비껴가고자 하는 그것을 폴 토머스 앤더스는 상큼한 방식으로 끝까지 밀고 간다. 소녀시대가 다시 만난 세계에서 외쳐대던 `널 생각만 해도 난 강해지는` 시간을 떠올리게 한달까.(아담 샌들러가 하와이에 갈 때 흐르는 배경음악도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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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 읽기 공부법 - 책 한 권이 머릿속에 통째로 복사되는
야마구찌 마유 지음, 류두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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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 읽기라는 테마 자체에 끌려서 구입한 책이다. 생각한대로 수험/자격시험 용도의 실용서다. 대략의 내용은 교과서 한 권을 30분 정도로 1회독 하라는 것인데, 이 과정을 7번 반복하면 마치 엷은 잉크로 여러 번 인쇄하면 결국 명확한 글자가 드러나듯 책이 머릿속에 복사된다는 것이다. 지지부진한 공부가 있다면, 이 방법을 시도해 적당한 처방이 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수험서외 깊이 읽기가 필요한 서적에는 알맞지 않다. 그리고 인생 자체를 7번 읽기 공부법식으로 해결하려는 저자의 생각에 별반 동의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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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호 문학과 사회에 실린 백가흠 단편 <흰 개와 함께하는 아침>. 이 단편에는 데이빗 핀처를 떠올리게 하는, 영화적 구성이 있다. 백가흠 소설이 추구하는 완전한 구성, 끝날 때 치밀하고 서늘한 기운은 첫 소설집에서 보여주던 것을 그대로 유지한다(기복이 있긴 하지만). 데이빗 핀처의 <나를 찾아줘>와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여겨지는 건, `재앙처럼 들이닥치는 여자`가 서사의 중심인 점에서 그렇다. 끝내 도달하게 되는 물음도 비슷하다. 진짜 악인은 누구인가. 재앙처럼 들이닥치는 여자인가. 아니면 그 재앙을 끌어들여야 살아갈 수 있는 남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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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5-04-01 12: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 백가흠 기복이 심하다고 느껴집니다. 첫 소설집에 좋았는데 아, 두 번째 소설집은 영 아니더군요. 그래서 항상 두 평가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게 됩니다. 이번 단편은 좋으ㅏㄱㄴ보군요

김토끼 2015-04-03 10:55   좋아요 1 | URL
두번째 소설집부터는 안 읽고 문예지에서 틈틈이 봤었어요 저도 그 무렵에 이 작가는 좋은 건 정말 좋지만 부실한 단편들도 있어서 기복이 있는 작가구나, 하고 느끼게 된 것 같아요. 하지만 백가흠 소설이 독보적인 부분은 있죠. 폭풍전야처럼 시작해서 결말에서 광풍을 몰아치게 하는 구성을 이만큼 깨끗하게 해내는 한국작가도 없는 듯 해요. 이번 소설은 약간 예상이 가능한 결말이지만, 읽는 재미가 쏠쏠한 작품입니다. 혹 보시게 되면 앞에 실린 김숨의 자라도 추천드려요. 시는 박상수 시인의 것이 좋았고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