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숲속의 어린 마녀 - 고미솔 이야기책 북극곰 이야기꽃 시리즈 2
고미솔 지음 / 북극곰 / 201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북금곰 이야기꽃 시리즈 2 잠자는 숲속의 어린 마녀를 읽었다. '잠자는 숲속의' 라고 하면 당연히 뒤따라올 '공주'나 '미녀'가 아닌 '마녀'의 이야기이다. 익숙한 것에서 오는 낯설음.


어린 마녀는, 마녀로서의 삶에 만족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할머니 마녀는 어린 마녀가 보통의 여자아이들이 원하는 것들을 하고 싶어하자 모두 하지 못하게 하였다. 그러자 꿈 속에서 자신이 원하던 삶을 살아보게 되고, 눈을 뜨는 것보다 꿈 속에서 자신이 원하는대로 사는 것을 선택하게 된다. 할머니 마녀는 어린 마녀가 원하는대로 하게 해 줄 걸 하고 후회를 한다.


가만히 보면, 할머니 마녀는 나의 모습이고, 어린 마녀는 내 딸의 모습이다. 기성 세대의 눈으로 볼 때 어린 마녀의 행동은 질서를 어지럽히는 것이었고, 바르지 못한 길이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르게 사는 것을 허락하지 않고 현재에 만족하며 살 것을 강요한다. 그러나 젊은 세대의 눈으로 볼 때 할머니 마녀의 삶은 즐겁지도 않고, 신나는 일도 아니다. 달라지고 싶지만, 할머니 마녀를 거역하고 자기 마음대로 할 용기는 없었던 어린 마녀의 선택은 잠과 꿈 속으로의 도피였다.


어린 마녀가 잠들어버렸을 때,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할머니 마녀는 어린 마녀를 위해 여러 가지를 준비한다. 꿈에서 깨어 현실로 돌아왔을 때 어린 마녀가 낯설어하지 않게, 그리고 돌아온 그녀를 따뜻하게 맞이할 수 있도록 자신이 가진 모든 힘과 마법을 총동원한다. 실제로 어린 마녀가 100년 동안의 잠에서 깨었을 때, 어린 마녀에게 집은 젼혀 낯선 곳이 아니었다.


어린 마녀가 꿈에서 깨어 이 세상으로 돌어오기 위해서는 동물들이 부르는 노래를 듣고 질문에 답을 해야만한다. 질문은 '당신은 누구인가'이다. 어린 마녀는 한번 잠에서 깰 때마다 3번의 질문에 3번의 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동물들이 불러주는 엉터리 노래의 가사를 알아듣고, 그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 고민을 하는 동안 어린 마녀는 700년을 잠을 잔다.


어린 마녀가 마지막 기회인 질문에 답을 하는 순간, 다시는 잠에 빠져들지 않게 되는데, 자신이 누구인가를 알아낸다는 것은 자기 정체성을 확인하는 것이고,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이다. 얼마전 읽었던 미헤엘 엔데의'끝없는 이야기'에서도 주인공이 자신이 잃어버린 기억들,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아내는 순간 현실로 돌아올 수 있었다.


지금은 진짜와 가짜가 섞여 있어서 어떤 것이 진짜인지 선택하며 살아야 하는 시대이다. 어린 마녀가 빠져들었던 꿈 속 세상은 동화의 형식을 빌어왔지만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가 공존하는 사회를 이미 우리는 살고 있다. 현실에서는 나약하고 존재감이 미미한 아이들이 가상 세계에서는 폭력적이기도 하고, 현실과는 다른 삶을 살며 그것이 진짜라고 믿으며 사는 일도 발생하는 시대이다.


아이들에게 자존감이 필요한 이유기도 하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수 있는 힘, 존재 자체가 기쁨일 수 있는 힘 말이다. 어린 마녀가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깨듣는 순간 마법은 풀린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이 기억했으면 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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