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에서 온 셀레스트 우당탕탕! 꼬꼬닭 대소동 2
크리스티앙 졸리부아 글, 크리스티앙 아인리슈 그림, 류재화 옮김 / 소년한길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별에서 온 셀레스트는 [우당탕탕 꼬꼬닭 대소동] 시리즈 2번이다. 여기서는 카르멜라의 아들 카르멜리토가 주인공이다. 카르멜리토는 1편에서 카르멜라와 똑같은 표정으로 불만을 이야기하며 별을 만나러 갈 거라며 이야기를 맺었었다. 당연히 2편에서는 카르멜리토가 별을 만나러 가는 이야기가 나올 것이다.

 

카르멜라가 매일매일 알을 낳는 것을 지겨워했다면, 카르멜리토는 해가 지면 곧바로 잠을 자러 가야 한다는 사실이 싫다. 그때마다 어른들은 여우가 잡으러 올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카르멜리토는 남자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공감할 만한 주인공이다. 밖에서 놀다가, 또는 장난감을 갖고 놀다가 잠을 자지 않고 더 놀려는 아이. 카르멜리토는 특히 별을 보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인데, 밤이 되면 바로 잠을 자야 하니 불만이 많을 수 밖에 없다.

 

별똥별이 떨어지는 것을 본 카르멜리토는 쫓아가다 바닷가에서 불가사리를 하나 줍는다. 카르멜리토가 발견한 별이다. 페드로 아저씨는 그 별이 불가사리라는 것을 알려주지만, 별에 대한 엉뚱한 이야기를 한다. 페드로의 상상력은 가히 이야기꾼답다. 실망한 카르멜리토를 별을 관찰하는 갈릴레이 아저씨에게로 이끄는 것은 친구 양 벨리토이다.

 

갈릴레이라니... 콜럼버스에 이어 이번에는 갈릴레이의 등장이다. 망원경으로 별을 관찰하던 갈릴레이 아저씨는 별을 만지고 싶어하는 카르멜리토에게 닭에게 이빨이 생기면 그런 날이 올 거라며 웃고 만다. 남과는 다른 생각을 하고 커다란 업적을 남긴 갈릴레이도 카르멜리토의 이야기에는 콧방귀를 뀐다. 갈릴레이가 남들과 똑같은 생각을 하고, 그들의 말만 믿는 사람이었다면 그가 발견한 것들과 만든 것들이 이 세상에 없을 거라는 걸 안다. 아이들에게는 갈릴레이와 같은 발상의 전환을 원하면서도 속으로는 세상의 질서에 그대로 편입되기를 바라는 이중적인 생각을 가진 우리 어른들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이 그림책에서는 다른 행성에 사는 외계닭들이 나온다. 이 닭들은 우주탐사선을 타고 행성을 돌아다니며 별에서 물건들을 모아온다. 장화를 잃어버러 나오지 못하고 남아있던 셀레스트는 카르멜리토와 벨리노를 만나 지구를 구경한다. 그런데 이들에게는 닭에게는 없는 이빨이 있다. 왜일까? 셀리스토는 "아주 먼 옛날에 농장 주인들이 우리에게 고기를 먹여서 그래"라는 대답을 한다. 동물사료에 대한 이야기일 터이다.

 

사실 이 시리즈 그림책을 보면 은근히 지금의 현실을 비판하기도 하고, 문제제기를 하기도 한다. 셀레스트는 지구를 떠나면서 카르멜리토에게서 불가사리를 선물로 받고, 자기가 가져 온 양치기별 조각을 선물한다. 우리가 그럴 리 없다고 생각했던 것들, 닭에게 이빨이 날 리 없다는, 별을 만질 수 없다는 이야기를 뛰어넘어 아이들의 상상을 인정해준다.

 

이 이야기를 아이들이 읽는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상상력을 키우고, 창의적이어야 한다는 교육경향과는 달리 아이들의 엉뚱한 상상을 말 그대로 엉뚱한 헛소리로 치부하고 있는 현실이 느껴진다. 그래서일까, 오히려 카르멜리토의 엉뚱한 상상이 즐거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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