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마리 공룡 : 거대 강아지산으로 가다 13마리 공룡 1
김현태 지음, 젤리이모 그림 / 소담주니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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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어른이 되어도 아무 생각 없이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게 바로 동화책이다.

나름 동화책도 많이 읽는 편인데다 매달 책결산할 때는 한꺼번에 찍긴 하는데 굳이 (소개하는) 책탑에 올리지는 않았다.

생각해보면 은근히 어른들이 읽어도 좋은 동화책들이 많아 소개했을 걸 했나 싶기도 하다.


막내 우루를 구하기 위해 거대 강아지산으로 출발한 12마리의 공룡들의 모험담을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순간, '우루'라고 하니깐 「도리를 찾아서」가 자연스레 떠오른다.)

공룡들이 (거대) 강아지를 무서워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은 '풉' 할 수밖에 없다.

이 책에서 전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협동심'이다.



(책 읽는 습관에 관련된 글을 쓰다 말았는데 그 중간 부분을 살짝 데려오자면)

물론,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는 습관을 크게 중요치 않게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자녀에게 독서 습관을 기르게 하고 싶다면 이야기가 달라지는데 결론만 말하자면 어렸을 때 독서 습관을 길러주는 데 있어서 부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어렸을 때는 잘 읽었는데 오히려 크면서 안 읽는 건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얼마나 오랫동안 책을 읽어주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무엇보다, 환경 조성을 빠뜨릴 순 없다. 부모는 거실에 앉아 TV를 보면서 아이들에게는 책 읽으라고 하는 것은 참 아이러니할 수밖에 없다.

나의 독서 습관은 엄마의 역할이 매우 컸었다.

딱딱하고, 틀에 박히진 않았지만 지정된 공간에서 편안하게 독서했으며 무엇보다 독서할 때의 마인드가 단순히 '배움'의 의미가 아닌 '힐링'의 의미로 받아들였던 것이 매우 컸다.

클래식을 틀어놓고 책 읽었던 그 순간들이 고스란히 지금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다.

그래서일까. 취향 차이지만, 가요보단 팝을 더 좋아하고 팝보단 클래식을 더 좋아한다.


고스란히 줄거리를 담자니 다 이야기해버리는 것 같아 이런 저런 이야기로 빠져버렸다.

너무 짤막하게 쓸 수밖에 없는 것이 동화책 리뷰라서 매번 책탑에 안 담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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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마다, 월마다 기록하는 책탑

한 주 읽을 책은 잊지 않고 꼭 사진으로 담아놓는데 정작 글로서 기록하지 못하고 지나가는 게 아쉽기만 하다.
이번 주 읽은 책도 혹여나 기록하지 못하고 지나치게 될까 싶어 서둘러 올려본다.
올릴 것은 산더미다, 작년 한 해 동안 읽은 책 결산부터 올해 1월에 읽은 책탑까지.

(1월의 마지막 날인 어제를 기준으로 쓴 짤막한 기록이라 이번 주, 지난 주의 기준이 다르다.)
『이젠 블로그로 책 쓰기다!』, 『도서번역가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우산도 막지 못하는 빗방울이 있어』는 작년 12월에 읽고 꼼꼼하게 서평을 써놓고선 정작 업로드를 하지 못하고 임시저장글에 묵혀뒀는데, 이번 주  다시금 빠르게 재독하며 작년에 썼던 서평에 살을 붙였다.
(그리하여, 세 권의 서평은 금방 올라갈 예정이다.)
『100개의 별, 우주를 말하다』는 지난 주에 완독하였지만 부족하다는 느낌이 있어 이번 주에 다시금 재독하였고 마찬가지로 진즉 쓴 서평에 살을 붙여놔서 빠르게 올리면 될 것 같다.
『심리학을 만나 행복해졌다』, 『13마리 공룡 : 거대 강아지산으로 가다』, 『우주를 삼킨 소년』, 『그래봤자 책, 그래도 책』은 이번 주에 차곡차곡 읽어 반 이상 작성되어 차례차례 올리면 될 것 같다.



『이젠 블로그로 책 쓰기다!』 | 신은영


이젠 블로그로 책 쓰기다! - 10점

신은영 지음/세나북스




『도서번역가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 노경아,김지윤,김희정,조민경,박소현

 


도서번역가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 10점

노경아 외 지음/세나북스




『우주를 삼킨 소년』 | 트렌트 돌턴

 


우주를 삼킨 소년 - 10점

트렌트 돌턴 지음, 이영아 옮김/다산책방




『그래봤자 책, 그래도 책』 | 박균호

 


그래봤자 책, 그래도 책 - 10점

박균호 지음/소명출판




『우산도 막지 못하는 빗방울이 있어』 | 심재현

 


우산도 막지 못하는 빗방울이 있어 - 10점

심재현 지음/부크크(bookk)




『100개의 별, 우주를 말하다』 |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

 


100개의 별, 우주를 말하다 - 10점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 지음, 유영미 옮김, 이희원 감수/갈매나무




『채우지 않아도 삶에 스며드는 축복』 | 정애리

 


채우지 않아도 삶에 스며드는 축복 - 10점

정애리 지음/놀(다산북스)




『심리학을 만나 행복해졌다』 | 장원청

 


심리학을 만나 행복해졌다 (특별판 리커버 에디션, 양장) - 10점

장원청 지음, 김혜림 옮김/미디어숲




『13마리 공룡 : 거대 강아지산으로 가다』 | 김현태

 


13마리 공룡 : 거대 강아지산으로 가다 - 10점

김현태 지음, 젤리이모 그림/소담주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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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2 08: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나의책장 2021-02-06 15:07   좋아요 1 | URL
아, 그럼요^^! 제가 직접 두권 구매해 선물했는데 그 책으로 읽고 (곧 올릴 예정인) 리뷰 쓴 거라 생각해주세요:)
 
채우지 않아도 삶에 스며드는 축복
정애리 지음 / 놀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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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배우로서의 인상이 깊은 것과 동시에 저자를 보면 사랑과 나눔 또한 자연스레 연상된다.

그런 그녀의 진솔한 이야기를 책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저자, 정 애리는 삶의 고비를 여러 번 넘으면서도 여전히 괜찮다고 말하는 사람으로 위로와 희망, 나눔과 봉사가 생활의 일부가 되어버린 배우이다.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드라마와 연극, 영화로 세상을 만났고 여전히 왕성히 활동하며 이웃을 돕는 일이라면 주저 없이 나서고 있다.



목차

다시, 그대에게 쓰는 편지


01 매일, 시를 쓰는 마음으로

수고가 매달렸습니다 | 끝내 살아냈다는 흔적 | 두 번째 걸음 | 이야기를 담談다 | 견디는 힘 | 삶을 되감을 수 있다면 | 생명수 | 생각 접기 | 통의 변신 | 세상 어디에도 없는 한 상 | 마음 반사경 | 너를 존중하는 법 | 눈사람 | 일상이라는 작품 | 가지치기 | 마음속 표지판 | 채우는 사랑 | 잠긴 시간의 문 | 이 순간을 나눕니다 | 행복의 목적지


02 깊이를 더해가는 삶

내가 나를 가두는 날 | 딱, 김밥처럼만 | 호박꽃처럼 예쁜 당신 | 실패를 쌓는 시간 | 살아내는 풍경 | 당신이 높이 날아오를 때 | 인생의 리듬에 맞춰 | 당신에게 필요한 말 | 나와 만나기 | 그저 물처럼 | 홀로 선 그대에게 | 하모니의 조건 | 잃어버린 골목길의 추억 | 세월타기 | 연마의 시간 | 내 맘대로 안 되는 것 | 또 다른 길 | 날마다 배움 | 내 안의 뿌리 | 누가 뭐래도 내 인생


03 실패로 쌓은 지혜

사는 날이 다 공부 | 고요한 마음 | 깜냥의 크기 | 치대기의 기술 | 기다려주고 믿어주기 | 서로에게 기대어 | 경계 사이에서 | 지혜를 더하는 길 | 생이 지는 저녁 | 진짜인 줄 알았는데 | 배신의 이면 | 가시나무 | 내어주기 | 빈 의자가 주는 위로 | 모든 것이 제자리로 | 마음의 잡초 | 개망초의 속사정 | 인생길 | 세상보다 큰 짐 | 바리케이드 | 내가 살아낸 계절 | 부끄럽지 않은 식사 | 마지막 부탁 | 내게 와닿은 말


04 다시 새기는 희망

멀리 보라 | 마음을 비추는 액자 | 행복이 머무는 자리 | 두 갈래 길 | 바람과 추는 춤 | 기쁨 터지는 날 | 안전 가드 | 마음에 등불을 켜고 | 전봇대 연가 | 빛과 그림자 | 이다지도 선명한 생生 | 어디서든 빛나는 벚꽃처럼 | 행복이라는 행운 | 띄어쓰기 | 선명한 답 | 단풍의 시간 | 비바람이 건넨 선물 | 담쟁이의 길 | 다시, 시작 | 온 우주를 담아 너에게


05 비워야 내가 되는 나눔

허락된 눈물 | 힘내기 힘 빼기 | 2017년 1월 26일 | 이름값 | 익숙한 자리 | 가장 절실한 것 | 손 그늘 | 언니의 자장가 | 바늘로 얼음을 가르듯이 | 여름이 도착했다 | 위로의 번호 | 이자 받으러 오세요 | 유오디아 | 엄마 바지 | 엄마, 나의 언덕 | 그러면 안 되는 거였습니다


긴 편지의 끝에서



매일, 시를 쓰는 마음으로


공감할 수 없다면 가만히라도 있으면 좋겠습니다.

훈수라는 이름으로 일일이 참견하지 않아도

충분히 힘든 경우가 많으니까요.


……


사람마다 다릅니다.

기쁨을 받아들이는 것도

슬픔과 아픔을 수용하는 것도.


그냥 다 나처럼 살아라 할 순 없습니다.

너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것.


프로그램 하나를 추천하라고 하면 「유 퀴즈 온 더 블럭」을 추천할 것 같다.

생각날 때면 유튜브를 통해 꼭 챙겨보는데 그 이유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무언가를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잔소리와 충고의 차이를 물어보는 질문에 한 아이가 답한다.

"잔소리는 왠지 모르게 기분 나쁜데 충고는 더 기분 나빠요."

정말, 명언이 아닐 수가 없다.


사실 처음 저 바닥을 봤을 때는

왠지 핏빛으로 느껴졌었어요.

주변에 상처 입고 아파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랬을까요.

다들 열심히 사는데….


밖에 비가 내립니다.

이 비가 그치면 저 흔적들도 많이 사라지겠지요.

우리 사는 세상에도

따뜻한 사랑의 비가 내려서

세상의 상처도 많이 닦이고 씻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또다시 상처가 나고, 그 자리에 계속 상처가 나면 결국 아물 틈이 없어 곪고 곪을 수밖에 없다.

육체와 마찬가지로 마음 또한 그렇다. 어쩌면 회복되는 데 더 오래 걸린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 이상이라 할 수도 있겠다.

마침 오늘 레슨 중에 대화를 나누다 마음의 상처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는데, 결론은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 그리고 언젠가는 꼭 떨쳐내 버리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바탕 내리는 비에 씻겨내려지듯, 한바탕 비가 오고나면 무지개가 뜨듯 언젠가는 꼭 치유될 것이다.



깊이를 더해가는 삶


그러나

최선을 다했는데도 일이 잘 풀리지 않은 경우도 참 많습니다.


……


최선도 좋지만

차선도 좋습니다.


……


그도 저도 아니고 밀려서 오셨나요?

어떻습니까.

그래도 오지 않았습니까.

애 많이 쓰셨습니다.


당신은 살아 있습니다.

그거면 된 거지요.

우린 또 길을 걸어가면 되니까요.


우리는 인생의 계단에서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가고 있다.

어느 날은 잘 올라가다 발 올리기 힘들어지더니 몇 번이나 시도해도 못 올라갈 때도 허다하다.

허나, 그래도 괜찮다.

과외할 때, 학생들에게 해줬던 말들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실패해도 괜찮다.'라는 말이었다.

난 그런 말을 해준 이가 없어 실패의 연속을 맛볼 때면 자존감이 축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

노력한 것에 비해 결과물이 나오지 않으면 당연히 속상하기 마련인데 그것을 연속으로 부딪히게 되면 그 타격감이 굉장하다.

조금 물러나면 어떠하리. 조금 뒷걸음치면 어떠하리.

괜찮다. 이 또한 주어진 인생에서 배울 수 있는 한 순간이니깐.


네 잎보다는 세 잎이 지천입니다.

행운보다는 행복이 훨씬 더 쉽다고 얘기하듯이요.

코팅해 간직할 네 잎 클로버가 꼭 필요한 게 아니라면

오늘도 난 지천의 행복을 누리겠습니다

_정 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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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엄마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9
스즈키 루리카 지음, 이소담 옮김 / 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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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세 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엄마의 엄마』는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에 이어 읽게 되었다.

전작을 읽을 때도 작가의 필력에 대단함을 느꼈었는데 이번 작품도 역시나였다.

아마 이 책을 펼치는 순간, 잔잔한 이야기에 이내 포옥 빠져들 것이다.


저자, 스즈키 루리카는 2003년 생으로 현재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다.

그녀는 문학상의 상금을 모아 좋아하는 잡지를 사려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타고난 재능으로 초등학교 4, 5, 6학년에 걸쳐 출판사 쇼가쿠칸에서 주최하는 '12세 문학상' 대상을 3년 연속 수상하는 초유의 기록을 세웠다.

매년 생일에 맞추어 소설집을 출간해오고 있으며 『엄마의 엄마』는 2019년 출간된 세 번째 소설집이다.



> 목차

태양은 외톨이

신이시여, 헬프

오 마이 브라더



하나미의 중학교 입학 그리고 사치코 (feat. 돈)


더울 땐 팥소 장인을, 추울 땐 미나미 하루오를 생각하라는 엄마의 열변을 듣는다 할지라도, 역시 더울 때는 너무 덥고 추울 때는 너무 춥다.

"갑부는 여름에는 시원하게 지내고 겨울엔 따뜻하게 지낸다더라."

엄마의 말을 듣고 나면 이는 돈 있는 사람과 돈 없는 사람의 차이겠지. 물론, 하나미는 후자에 속한다.

올해 중학교에 입학하게 된 하나미.

입학 전에 받아든 교복 주문서에 엄마는 기겁을 한다.

하마터면 학군이 다른 교복을 입을 뻔 했지만 새 교복을 입는 데 감사함을 느끼며 절대 잃어버리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친한 친구들도, 선생님도 중학교에 없지만 오하라 사치코라는 친구와 처음 사귀게 되었고 이내 집으로 초대받게 된다.

초콜릿 브라우니 같은 벽돌이 쌓아진 양옥집, 그 안은 노랑, 빨강, 분홍색의 장미가 마당을 뒤덮고 있었다.

고급 브랜드의 마크가 새겨진 슬리퍼는 분명 집에 있는 신발 전부를 합쳐도 못 이길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책상, 유리 테이블, 책장, 옷장, 침대가 있는 사치코의 방은 고급스러움이 물씬 묻어났고 대접 받은 홍차는 물론 수제 장미잼이 그 정점을 찍었다.

피아노 위에 있던 사진은 사치코는 없는 아버지, 어머니, 사치코의 여동생만이 있었고 방에 있는 사진은 사치코가 있었다.

같은 날 찍은 사진이 분명했는데 하나미가 계속 바라보자 사치코는 그 궁금증을 곧장 해결해 주었다.

어머니가 사치코가 있는 상태에서 재혼을 하게 되었고 이후 여동생을 낳았다고 한다.

아버지의 엄마, 즉, 사치코의 할머니와 할아버지에게 보내드릴 사진도 찍었는데 이 때 사치코는 빠졌다고 한다.

그렇게 하나미와 사치코는 진솔한 대화를 나누었다.

사치코는 하나미에게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털어놓았을까? 그리고 그들이 어떤 대화를 나누었을까?




하얀 장미 두 송이 그리고 겐토


사치코에게 선물받은 장미 중 하얀 장미 두 송이를 겐토에게 건넨 하나미.

어느 날, 한 청년이 겐토를 찾아오게 된다.

겐토와는 동창이었던 야스타케는 어쩌다 하나미에게 둘 사이에 있던 일들을 다 털어놓게 된다.

그리고 겐토를 결국 만나지 못한 야스타케는 하나미에게 대신 전해주라며 하얀 장미 두 송이를 건넨다.

하얀 장미에는 '깊은 존경'과 '나는 당신과 어울립니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리고 하얀 장미 두 송이는 '이 세상에 우리 둘 뿐이죠.'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과연 겐토와 야스타케 사이에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책의 백미 중 하나는 하나미와 겐토의 티키타카다.

10대와 20대라는 사실부터 나이차가 굉장하지만 그들의 티키타카를 볼 때면 절로 미소 지어진다.


"그리고 겐토, 겐토라고 함부로 부르는데 나 너보다 한참 어른이거든?"

"그럼 집주인 아줌마의 아들, 이층의 무위도식자, 미스터 니트."

"겐토면 됩니다. 아니, 제발 겐토로 부탁합니다."


"아, 외출했었네? 시간 때우다 왔어?"

"갑자기 무례한 소릴 하네. 뭐, 그 말대로지만. 그 장미는 웬 거야?"

"친구가 줬어. 마당에 가득 피었다면서."

"그래? 그런데 문 앞에 그렇게 두니까 꼭 내가 죽은 것 같다?"

"뭐 어때. 어차피 비슷하잖아?"

"거듭 무례한 발언인데. 하지만 받아칠 말이 없는 내가 한심하군. 그나저나 예쁘다. 고마워."

"향도 엄청 좋아. 방 냄새가 조금은 가실 것 같아서."

"냄새라니. 하긴, 그것도 사실이니까 두 손 두 발 다 들 뿐입니다."




(서로 원하지 않았던) 삼대의 동거


까만 바지에 자주색 블라우스를 입을 깽 마른 한 여자가 바닥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고개를 푹 숙이고 집에 들어가려는 하나미의 귓가에 목소리가 들렸다.

"네가 하나미냐?

"하나미 맞지?"

엄마가 집에 없다는 소리에 다시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홀연히 떠난 할머니.

하나미는 엄마에게 이를 얘기하였고 엄마는 한밤 중 변기에 쪼그리고 앉아 속을 게워냈다.

엄마는 하나미에게 두렵고 무서운 사람이라는 말만 반복하며 절대 상대하지 말라고만 일러둔다.

그리고 다음 날 그 할머니의 존재에 대해 하나미는 알게 된다. 바로 죽었다고 생각했던 할머니였다.

덧붙여, 엄마가 죽어라 중노동을 하고도 집에 돈이 없는 지도 알게 되었다.

그렇게 4월부터 받지 못했다는 돈을 받기 위해 이 집에서 머문다는 다쓰요 씨, 그러니깐 하나미의 할머니는 배째라 식으로 이 집에서 머물게 된다.

할머니는 엄마를 정말 사랑하지 않았을까? 사랑했지만 표현하지 않았던 건 아닐까?

삼대가 지내는 그 시간 동안, 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게 될까?



결혼도, 출산도 내게 먼 이야기같지만 '모성애'라는 단어는 그렇게 멀게 느껴지진 않는다.

맞벌이로 바쁜 부모님을 대신해 나이차 많이 나는 막내동생을 내 손으로 거의 키웠으니 자식에 대한 사랑이 어떤 마음인지는 잘 알고 있다.

막내동생이 돌이 막 지날 때, 학교 방학이 겹쳐 외가집에 내려가게 되었다.

막내동생도 이후 엄마가 데려와 외가집에서 같이 머물게 되었는데 항상 새벽 2시면 우유를 찾았다.

외할머니께서 일찍 잠드시고 일찍이 일어나시는데 괜스레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았고 한편으론 내가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초등학생의 나이였지만 새벽 1시 40분쯤 되면 누가 깨운 것도 아닌데 자연스레 일어나 부엌으로 향해 분유부터 탔다.

그렇게 분유를 타고 방에 조용히 들어오면 마침 막내동생이 눈을 떠 분유를 먹이고 트름을 시켜 다시 잠을 재웠다.

2주를 그렇게 지냈는데 안 힘들다면 거짓말이지만 그래도 힘들지 않았다.

바빴으니깐, 시간이 없으니깐 하지 못했던 것을 그대로 동생에게 주고 싶지 않아 틈날 때면 여동생과 함께 막내동생을 데리고 동물원은 물론이고 놀이동산, 박물관에도 열심히 데리고 다녔다.

(지금 생각하면 중, 고등학생이 어린 동생을 데리고 여기저기 다녔으니 가끔씩 셋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눌 때면 추억에 빠지곤 한다.)

내 자식이 아닌 동생에게도 이렇게 애틋하고 모성애까지 자연스레 느꼈을 정도인데 어느 부모가 자식 귀하다고 생각하지 않겠는가.

물론, 예외도 있다. 이번에 정인이 사건만 봐도 그렇다.

혈연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더라도 '가족'이라는 공동체로 묶인 것인데 어떻게 예쁘고 여린 아이에게 그런 짓을 할 수 있을까?

예전에 3-4세 아이들을 돌보는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책 읽어주고 볼풀에서 놀며 순식간에 마음을 준 예쁜 아이들은 집에 가려는 나에게 시키지 않았는데도 한 명씩 포옹해주었었다.

그렇게 천사같은 아이들인데 어떻게 그런 끔찍한 짓을 저지를 수 있는 거인지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안 보려 했는데 CCTV 보고선 절로 눈물이 나 내 아이가 아닌데도 가슴이 미어질 정도였다.

크게 보자면, 두가지의 경우다.

부모와 자식 간, 사랑의 끈으로 이어진 경우 그리고 부모와 자식 간, 그 어떤 끈도 끊어져 버린 경우.

매정하게 딸을 버린 엄마 그리고 절대로 '엄마'라고 부르지 않는 딸.

할머니는 엄마를 정말 사랑하지 않았을까? 사랑했지만 표현하지 않았던 건 아닐까?

하나미의 할머니가 엄마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책에서 꼭 확인해 보시길.

하나미에게 말한 할머니의 말이 자꾸 맴돈다.

"태양은 언제나 외톨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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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0 06: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21 00: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10111 - 210117






지난 주에 내린 폭설의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한파와 함께 내린 눈이 참 밉기만 하다.

이럴 땐, 마당있는 집이 좋을 리 없다.

낙산홍에 눈이 잔뜩 쌓인 것을 보고 마음을 착 가라앉힌 뒤에 눈 치울 무기인 삽을 들고 계단으로 내려가 마당에 쌓인 눈을 또다시 치웠다.





폭설로 인해 괜스레 병원 가는 것도 힘들어 병원 예약도 다 미루고선 지난주부터 아예 나가질 않았는데 거의 일주일 만에 잠깐 외출하여 바깥 공기를 제대로 마셨다.

이전 글에 썼듯이 일상이야기로 가득 채우며 블로그 활동할 때는 이런 저런 다양한 이벤트를 열었었다.

소통했던 블로그 이웃분들이 거의 다 떠나니 이제는 남은 친한 이웃분들에게만 따로 선물을 드리곤 한다.

책 나눔할 때도 정말 재미있었는데, 그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ꔷ̑◡ꔷ̑

오랜만에 연 이벤트에 당첨된 분들 위해 책과 플래너 그리고 이것저것 소소하게 넣어 짤막한 편지까지 동봉해 포장까지 하고 나니 뿌듯해서 한 컷 남겼다.




1년 전이나, 5년 전이나, 10년 전이나, 20년 전이나 똑같은 생각이지만 잘하고 싶은데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이쯤 되면 무던해질 법도 한데 그렇지도 않다.

정답은 "노력"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연습하고 공부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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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21-01-19 00: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마당 있는 집이라서 볼 수 있는 풍경이군요. 사진에서 여백미가 느껴져서 더 운치가 있는 것 같아요.

하나의책장 2021-01-21 00:26   좋아요 1 | URL
앗,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scott 2021-01-19 12: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꽃과 눈보다 사탕ㅋㅋ 롤리팝에 눈 촛점이 ㅋㅋ
하나님 서재에는 항상 꽃향기가 가득~가득~
(ᵔᴥᵔ)

오거서 2021-01-19 12:24   좋아요 2 | URL
이제서야 사탕이 보이네요. 보고 싶은 것만 눈에 잘 띄는 것 같아요 ;; ㅋ

하나의책장 2021-01-21 00:28   좋아요 1 | URL
제가 저만한 봉지로 각각 수량 체크를 잘못 해서 4봉지나 있는데 올해 다 못 먹을 것 같아요ㅎㅎ
이벤트를 열어 잔뜩 풀어야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