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를 이기는 콘텐츠의 비밀 - 도배 안 해도 널리 퍼지는 소셜 콘텐츠 제작법
김태욱 외 지음 / 이지스퍼블리싱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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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오랜 만에 휴식이다. 직장 동료들과 강원도 23일의 산행에 나섰다. 동료들과 화합의 시간이 짧은 관계로 _술도 약하지~고스톱은 늘상 봉이지~_ 자투리 시간에 읽을 만한, 부피 작은, 폼도 나는(?), 그런 책이 뭐 없을까~ 생각하면서, 혹시나 하여 직장 도서관에 잠깐 들렸다. 이리저리 보다가 '용도 딱!'. 눈길을 잡는 책이 있었다. <광고를 이기는 콘텐츠의 비밀>. 제목이 일단 마음에 든다. "도배 안 해도 널리 퍼지는 소셜 콘텐츠 제작법"이란 부제는 더 마음에 든다. 일단 이거저거 더 고를 필요도 없이 대출을 하고 배낭에 넣었다.

 

#2. 불호(不好)

강원도까지는 멀다. 올라가는데만 하루가 걸린다. 짐을 풀고 저녁을 먹고 동양화 탐구 그룹이 짜여졌다. 어라? 내 자리에 새 멤버가 있네. 에고~ 잘됐다. 가지고 간 책을 펼쳤다. 그리고 일단 주르륵 훑어보니... 으잉? 이게 뭐냐? 뭔가의 '비밀'을 기대했는데 이 책의 눈높이가 어째 내하곤 거리가 멀다. 사진이나 동영상 편집을 통하여 블로그나 트위터에 적절히(?) 활용하고 있는 특별히 배울 것이 보이지 않았다. 그냥 컴퓨터를 이용하여 뭔가를 하고자 하는 초보자를 위한 책이다. 책 구입을 담당하는 사서가 제목 정도만 보고 구입했는가 보다. 출근하면 한 마디 해야겠다...

 

#3. 불호(不好)

잡담을 나누다가 던져두었던 책을 다시 잡았다. 그냥 외면하기엔 가져온 무게(?)가 아깝기도 했고, 그래도 내가 건질만한 한 두어 개 팁은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찬찬히 읽어보니 군더더기 하나 없이 매끄러운 내용이 의외로 '기본이 탄탄하다'란 느낌이 들었다. 마치 중·고등 교과서 같은, 있을 것 다 있는 그런 야무딱지고 충실한 느낌... 소셜미디어 시대에 뭔가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이들에겐 아주 도움이 되겠다는 그런 느낌... 초보자의 눈높이에 맞춰 풀어냈다고 하니 이런 점에 유의하면 제법 책 내용이 괜찮다고 인정해 줄만하다. 하지만 돈 들이지 않고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겠구나~ 하는 맛(기법) 보는 정도일 뿐, 더 많은 것을 기대하긴 어려운 책이다. 소셜 콘텐츠 제작에 왕 초보라면 권할 만 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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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일상산책 - 올드 시티 교토를 탐닉하는 감성 매뉴얼 18 일상산책 시리즈
김정훈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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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땅을 가장 처음 여행한 곳은 오사카 - 나라 - 교토 - 고베로 이어지는 간사이(関西) 지역이었다. 그 때가 언제인지 희미하지만 아마도 부산-오사카를 오가는 팬스타페리호가 취항한 그 해가 아니었나 싶다. 결혼 후 첫 가족 해외 나들이였고, 백제 문화의 흔적이 베여있다곤 하나 특별히 아는 것도 없어 가이드가 붙는 패키지 상품으로 다녀왔었다. 나라(奈良)의 도다이지(東大寺, 동대사), 교토(京都)의 기요미즈데라(淸水寺, 청수사) 및  킨카쿠지(金閣寺, 금각사)를 방문하면서 일본이 축소 지향적이고 쪼잔하다는 나의 편견은 산산이 깨어졌다. 목조건물의 크기나 그 아름다움에 솔직히 많이 놀랐다. 이런 문화유산을 잘 유지·관리해 온 일본인에 대해 다시 생각 안할 수가 없더라……. _쩝~ 왠지 입맛이 쓰더만._

 

이 교토는 그냥 하루 휘~익 관광하는 그런 곳이 아닌 듯 하더라. 패키지여행으론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천년의 숨결과 바람이 곳곳에서 느껴지더라. 그냥 이 지역에 한 동안 머물면서 천천히, 느리디 느리게 여운을 즐겨야할 그런 깊이를 품은 고도(古都)더만. 비록 과거의 침략적 일본과 지금의 아베정권이 열불나게 하지만, 이런저런 미움의 그늘을 걷어내고 나면 마음의 평안이 함께할 수 있는 휠링의 공간이 아닐까 한다. 오래된 건축물이 아침의 따스한 햇살과 고즈넉한 석양과 어우러지는 정적인 풍취는 여유로움 그 자체였고, 돌과 모래로 꾸며진 료안지(龍安寺)의 가레산스이 정원은 어떤 우주의 심원을 느끼게 하는 간결함이 있더라. _덴류지(天龍寺)의 소겐치(曹原池) 정원도 좋다던데... 못 가 봤다._

 

<교토 일상산책>... 이 책은 교토가 품은 여유와 여백을 참 잘 보여주고 있다. 빠듯한 백과사전식 관광안내서에서 벗어나 천 년의 시간을 잘 표현했달까. 천천히 걸으면서 교토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18개의 코스를 소개하고 있는데 지은이(김정훈)의 감성이 잘 녹아든 좋은 안내서란 느낌을 받았다. 각 코스마다 <Area Info>로 산책의 포인트를 콕콕 찝어주고, <Walking Time>으로 대략적 소요시간을 알려주는데, 이와 함께 제공되는 일러스트 지도는 한 눈에 무얼 보고 감상할 것인지 한 눈에 들어온다. 이어 세부적 course를 소개하고, 그 마지막에 <이곳도 놓치지 말자>고 꼼꼼히 챙기고 있는데 직접 가서 보고 느낀 사실을 토대로 집필했다는 저자의 말이 실감이 난다. '교토'만의 관광안내서가 필요하다면 추천하고픈 책이다.

 

추언 : 교토엔 아픈 우리의 역사가 있다. 교토 히가시야마구에 있는 초라한 무덤 이총(耳塚, 미미즈카)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때 왜군이 전리품으로 조선민중의 코와 귀를 베어가 묻은 곳이다. 휠링 관광지라고 하기엔 좀 그래서 이책에 빠져있는지 모르겠으나, 한국인이라면 반드시 들려야 할 곳이다. 아픈 역사를 인식하는 것도 마음을 다스리는 한 길이다. 이를 소개하지 않은 것은 옥의 티!!! 이런 흠결을 감안하더라도 괜찮은 책이다. (그런데... 교토 전체 관광지도, 색인표가 있었으면 더 좋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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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랄라! 도쿄 랄랄라 시티 가이드 11
정태관.윤가영.이덕환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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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 해 가을! 불현듯 도쿄에 가고 싶었다. 마침 N항공의 취항 기념행사에 편승하여 저렴하게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었고... 인터넷을 서핑하여 신오쿠보의 한인 운영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한 후_일본 말을 못하니 한인 민박이 좀 나을까 해서..._ 바로 도쿄로 날아갔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참 무대포 여행이었다. 가지고 간 것은 동네 여행사에서 얻은 간단한 여행용 책자와 도쿄 지도 한 장 뿐. 나리타공항에서_하네다 공항이 아니지? 이제 아리까리하네. 어쨌든 두 공항 다 이용해 봤다_ 기차를 타고 도쿄로 들어가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더라. 일본의 교통 인프라가 잘 정비되어 있어 일본 말 몰라도 한자를 읽을 수 있으니 전혀 문제가 없더만. 가끔씩 손짓 발짓과 서투른 영어로 대화를 나누기도 했는데 의사소통엔 별 무리가 없었다. 

 

신오쿠보역에 내려 숙소를 찾아가는 길이 낯설었지만 어렵지 않게 짐을 풀 수 있었고, 인사만 간단히 하고 그 길로 오다이바 해변으로 내달렸다. 모노레일 '유리카모메'를 타고 내린 그 곳의 경치는... 내가 살고 있는 광안리의 모습과 거의 일치하더라. 마치 광안대교와 해운대 바닷가를 합쳐놓은 듯한 그런 느낌을 받았다. 광안대교와 판박이 같은 오다이바 레인보우브릿지가 먼저 만들어졌고, 다리 만들 때 기술 지원을 받았다는 말도 있으니 할 말 없다만 지금 현재의 밤 풍경을 비교해 보면 광안리가 한 걸음 앞서 있다고 보인다. 그렇게 도쿄의 첫날밤을 보낸 후 며칠 동안 JR 패스를 이용해 이곳저곳을 걷고 또 걸었었지. (어~ 롯폰기 롯데리아에서 만난 그 미인(?)이 가장 먼저 떠오르네... 언어소통의 어려움으로 별일 없었지만 그래도 마나님 알면 큰일이제...)^^

 

도쿄여행 이전에도 일본에 갔었고, 그 이후로도 여러 번 다녀왔으나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아베의 만행(?)이 이어지면서 별로 마음이 안내키는 여행지가 되었다. 중학교 때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을 읽은 후 나이가 들면 꼭 가보리라 생각한 도호쿠(東北) 지방의 겨울 여행도 아직 못했는데, 산꾼이라면 한번쯤 다녀온다는 일본 알프스 산행도 아직 못했는데... 요즘의 아베 정권이 하는 짓거리를 보면 여러모로 만정이 떨어진다. 하긴, 우리 사회엔 아직 심판받지 않은 친일파의 후손들이 득세하여 민족의 자존심을 깎아내는 친일 망언을 일삼는 판이니 일본 넘들 뭐라~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 지금부터라도 친일 잔재의 그림자를 걷어내는 것이 늦은 듯해도 늦지 않은 일인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가까우면서도 가깝지 않은 이 이상한 이웃과 선린의 관계는 정말 요원한 걸까?

 

아이가 방학을 이용하여 도쿄에 가보고 싶다네. 독립할 시기가 다가온다고 느끼면서 웬만하면 뭐든지 허락을 한다. 일단 도쿄 최신 안내 서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차에 <랄랄라! 도쿄>란 신간 여행서를 입수하게 되었다. 손바닥만 한(128*188*35mm, 688쪽) 책 속에 사진들이 참 아기자기하네. 가본 곳에 대한 추억과, 안 가본 곳에 대한 눈요기를 해 나가다가 한 장의 사진에서 잠시 멈추었다. 세월이 그렇게 흘렸는데도 '사토우'의 멘치카츠(일종의 고로케)와 '오자사'의 양갱은 그 맛이 여전한가 보다,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는 걸 보니... 이 곳 키치조지(吉祥寺)는 오랫동안 도쿄에서 가장 살고 싶은 마을 1위였다지. 꽤 괜찮은 곳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젠 그저 희미한 추억일 뿐이다. 이 책은 '도쿄의 재발견'이란 표현이 딱 어울리게 도쿄의 내밀한 모습을 잘 담고 있다. 

 

이 책이 마치 백과사전 마냥 도쿄의 모든 것을 다 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러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나름 아쉬운 점도 있더라. 도쿄 초보 여행자에겐 참으로 도움이 되겠으나, 배열에서 조금 딱딱한 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과 테마성 여행을 희망하는 이들에겐 뭔가 2%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첫 부분에 일정 스타일별 여행 코스를 제시하고 있는데, "여행자의 관심사와 일정을 고려하여 추천 일정을 정리하고, 세부적인 여행 팁을 추가했다."는 부언 설명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을 다음 판에서는 좀 더 보완하였으면~ 하는 마음이 들더라. 내처럼 도쿄를 가 본 사람들을 위해 색다른 문화·예술 코스나, 잘 걷는 이들을 위한 테마 코스, 여유롭게 즐기고자 하는 중장년 코스 등등 여행자마다의 니즈를 스스로 특화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좀 더 많이 제시해 주었으면 더 좋은 책이 될 것 같았다. 뭐~ 그렇다는 말이다.

 

도쿄에서의 에피소드 하나. 도쿄도청에 갔을 때 앞 공터에서 아나바다를 하고 있더라. 한참을 구경하다가 한 아가씨에게서 겨울용 장갑을 300엔 주고 샀는데 실제로 겨울에 한 번도 사용 안했다. 그런데 내 옆에 웬 할배가 자꾸만 내 발음을 가지고 언짢아하고 수정해 주려했다. 엔 발음이 마음에 거슬렸나 보다. '에~엥'이라며 자꾸 따라하라네. 내가 외국인이라 해도 그 할배 사람 돌게 하더만... 그냥 웃으며 자리를 옮기고 말았던 추억...^^
아 참!!! 그래서 아이는 도쿄여행을 갔느냐고요? 아닙니다... 방사능국 우짜고저짜고 혼자 떠들더니, 내심 숙소의 한 곳으로 생각한 하꼬네 온천마을에 화산 분화 경계 레벨이 격상되었다는 뉴스를 접하고 그냥 접어버리더군요. 이번 광복절에 아베 수상이 무슨 말 하는지 보고 가을쯤 가보라 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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덮다.
출장에 이어 휴가로 이어지는 여름은 나름 여유로우나 책 읽을 시간은 오히려 더 없다.
시원해지면 책이 읽히려나... 그래도 나는 여름이 좋다...^^

 

사람들은 불볕더위를 괴롭다하나, 난 여름 해가 긴 것이 너무 좋다네.


人皆苦炎熱 我愛夏日長-(炎署) <唐太宗>


1. 대한민국 주식투자 역발상전략 행동경제학 

역발상... 주식시장에선 의외로 거꾸로 행동하는 것이 통한다. 예를 들어... 증권사에서 추천하는 종목은 매수가 아니라 매도가 정답일 때가 많지...

 

2. 팔리는 상품 끌리는 브랜드 -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25가지 이노베이션의 법칙 

 

사례중심의 책들은 일단 흥미롭다. 픽토그램으로 풀어 낸다하니 그냥 재미로 읽어볼만 할 거란 생각이... 이런 책이 경영경제의 킬타임용이 아니련지...

 

3. 빚의 마법 - 화폐지배의 종말과 유대로서의 빚

부동산 경기를 살리느라 돈을 풀더니... 이젠 가계부채의 위험성으로 노심초사... 빚지고 살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한다. 웬지 빚짐에 대한 철학이 있을듯한 느낌...


4. 관자경제학 

신 동준 선생의 책들이 최근에 많이 나왔다. 경세제민 부국강병... 이거 우리나라에게 절실히 필요한 현재어가 아닌가. 꼭 읽어보고 싶은 책…….

 

5. 강한 회사를 만드는 인사전략 - 기업의 승패는 인사전략에서 판가름 난다! 

인사가 만사라 했던가... 사람을 적재적소에 쓴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능력이라 생각한다. 나에겐 부족한 부분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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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가치
이타마르 시몬슨.엠마뉴엘 로젠 지음, 고영태 옮김 / 청림출판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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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코틀러는 마케팅을 "Meeting needs profitably"라고 짧게 정의했다. 기업이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면서 이익을 낸다는 거지. 그런데 이 '고객'이란 대상이 예사 까다로운 존재가 아닐 뿐만 아니라, 흔히 '욕구'로 번역되는 '니즈'라는 것도 명확히 개념화하기 쉽지 않다. Market 3.0이라 하여 요즘의 소비자들은 이성(1.0)과 감성(2.0)을 넘어 영혼가치를 추구한다 하니 더 더욱 어렵기만 하다. 신세대 소비층인 베이비부머 2세들은_이들을 에코붐(echo boom)세대라고 하더만_ 뛰어난 외국어 구사능력과 글로벌 마인드,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이용한 정보 창출 및 습득능력, 오덕후에 가까운 개성과 상상력을 가졌는지라,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해 거의 완벽에 가까운 정보를 손쉽게 다루는 '고객'들이다. 그러니 고전적 STP_Segmentation, Targeting, Positioning_ 전략으로 마케팅 믹스를 프로그래밍 하다가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그들의 니즈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는 고객의 진정한 니즈를 놓치는 순간 수익 창출은 고사하고 시장 퇴출의 기로에 서게 된다. 한 마디로 소비자들이 기업이 의도하는 마케팅에 쉽게 영향을 받지 않게 되었다는 거다.

 

'고객 니즈'라... 얼마 전의 신문 기사 한 토막을 보자. 타이틀이 "갤럭시S6 부진은 예고된 실패... 첨단 고집하다 사용자경험 외면"이다. 좀 더 인용해 보자. "최고의 하드웨어, 다양한 기능은 시장에서 효과를 보지 못한다. 갤럭시 시리즈가 자랑하던 특성들이다. 아몰레드, 멀티코어, 고화질 카메라도 사용자가 싫다면 그만이다. 휘어지는 화면이 통했다면 소비자가 원할 때 공급해야 한다. 느껴지지 않는 첨단은 효용을 잃었다."... 아니~ 삼성 같은 초일류 글로벌기업이, 고객이 무얼 원하는지 조사 안했겠는가. 이런 뒷북 기사를 보면 약간 짜증이 나지만, 그 다음 기사에 급 공감을 했다. "PC시대의 강자였던 마이크로소프트(MS)는 한때 놀라운 기능을 개발해 내놓으면 소비자가 기뻐하며 사가겠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전문가가 호평한 윈도우 비스타(VISTA)는 소비자 마음을 얻는데 실패했다. MS는 이제 사용자 경험을 최우선시하는 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시장이 놀랄만한 사양을 내는데 골몰하는 삼성전자가 참고할만하다." 능력? 시간? 무엇이 부족한 일일까? 어쨌든 소비자(사용자)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는 말 아닌가. 신기술 수용 이론으로도 쉽게 설명이 잘 안되는 존재가 현대 소비자들이다. _ http://www.sisapress.com/news/articleView.html?idxno=64847 참조_

 

최근에 읽은 <절대 가치 :  완벽한 정보의 시대, 무엇이 소비자를 움직이는가?>란 책은 바로 이런, 새로운 소비자의 등장에 초점을 맞춘 신 개념의 마케팅 서적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마케팅에 관한 아주 참신한_가히 추천할 만한_ 책이더라. 이 책의 전제는 소비자의 구매 결정 요인이 상대가치에서 절대가치로 변해가고 있다는 판단에서 시작된다. '절대가치'란 소비자가 제품을 사용할 때 실제로 경험하는 품질 또는 가치를 의미하는데, 다양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새로운 기술 환경 덕분에 소비자들은 맥락이나_선택군 효과: 제공된 선택의 종류가 사람들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_ 태스크 효과_사람들의 선호가 표출되는 방식도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_, 또는 프레이밍 조작의_질문이나 문제제시 방법에 따라 사람들의 해석이 달라진다는 의미_ 영향을 덜 받게 되었다는 것이다. 즉 브랜드, 포지셔닝, 고객충성도, 과도한 정보, 소비자의 비합리성 등과 관련된 기존의 마케팅 테크닉으로는 시장을 이기기 힘들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그러니 마케팅 담당자들은 맹목적으로 트렌드를 따라가기보다는 현실에 맞는 전략_좀 더 효율적인 접근법과 사고의 틀_을 채택해야 한다는 건데, 그 새로운 사고 분석 틀로 제시하는 것이 '인플루언스 믹스 Influence Mix'다.

 

인플루언스 믹스는 소비자의 구매 의사결정이 소비자의 개인적 선호 및 경험 P,_(P)rior preferences, beliefs and experiences 모호하고 불안정하다_ 다른 사람들과의 정보 서비스 O,_Information and opinions from (O)ther people and from information services 신뢰할 수 있고 다양하다_ 마케팅 담당자 M_Information from (M)arketers 유력한 용의자, 실질적이고 주관적인 정보를 제공한다_의 조합에 영향을 받는다는 단순한 아이디어에서 시작한다. 과거엔 M이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더 믿을 수 있는 정보로 인식되는 O가 등장하면서 O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는 추세라고 하는데, 이 세 변수는 O의 중요성 증가 하면 P와 M의 영향력이 감소하는 제로 섬zero-sum 게임으로 생각하면 되겠다. 어쨌거나 인플루언스 믹스는 이 세 가지 요인들의 비중이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 분석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좀 더 부언하면 "마케터 담당자들은 고객의 인플루언스 믹스와 O에 대한 의존도를 기준으로 영향력의 연속선상에서 고객의 위치를 파악한 다음 그에 상응하는 효과적인 인플루언스 믹스를 결정하라(188쪽)."는 거다.

 

요약해보면, 마케터는 소비자들이 O를 통해 의사소통하는 방식으로 시장이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그러니 이제는 소비자들의 선호를 바꾸려 했던 과거의 마케팅 규칙에 얽매이지 말고 고객의 인플루언스 믹스에 맞춰야 하는데, 특히 O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 변화를 늘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는 거다._기업들은 상품에 대한 미래 경험을 평가하는 소비자들의 능력 때문에 더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을 것이다_ 결국 마케터들은 소비자들과 경쟁기업들이 무엇을 따라가고 있는지 재빨리 추적 파악하여 소비자들에게 더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된다는 것이 이 책의 골자라고 보면 되겠다.

영리한 마케터는 상품을 팔지 않고, 고객에게 편의를 판매한다고 했던가. 책의 말미에 나오는 문장 하나를 소개하면서 독후기를 마무리를 하고자 한다. "교묘한 속임수를 쓰는 기업은 승자가 될 수 없지만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는 기업들은 승자가 될 수밖에 없다. 이런 기업들은 기업의 성공이 브랜드가 아니라 상품에 달려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현재 출시된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이 가장 성공하는 기업이 될 것이다(절대 비즈니스가 온다. 257쪽)." 이 책, 너무 멋있다. 마케터라면 필독해야할 책이 아닐까 한다... 

 

○ 한 줄 요약 : 현대 소비자들은 마케터에 의해 제시되는 '상대가치'가 아닌 제품의 품질, 즉 '절대가치'에 의존해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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