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하게 사과하라 - 정재승 + 김호, 신경과학에서 경영학까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신뢰 커뮤니케이션
김호.정재승 지음 / 어크로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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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의 공감 형성 요소 중 중요한 것은 ‘상태의 평등화’이다. 즉 피해자 입장에서 가해자도 비슷한 정도의 ‘피해’를 입었다고 판단할 만한 사과나 개선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이다. 남들 앞에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 역시 ‘상태의 평등화’에 기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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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당신이 미안하다고 말해주길 원하는 게 아녜요. 당신이 미안하다고 느끼는 것을 원하지."(‘뉴요커’ 2008.12.15. 바바라 스몰러의 카툰)


"첫 데이트에서 ‘사랑합니다’라고 말하는 것의 의미가 무엇일까를 따지는 것처럼, 우리는 ‘미안합니다’라는 말의 의미도 제대로 따져봐야 한다."(닉 스미스, "사과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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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감 표현을 넘어서서 자신의 책임을 인정한다는 뜻으로 "내가 잘못했어(또는 실수했어)"라고 명확히 표현해야 한다. 사과를 연구하는 학자들에 따르면, 사과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요소가 필요한데, 하나는 발생한 사건에 대한 유감 표명이고, 다른 하나는 책임 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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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는 사과의 필수 조건이지 사과의 충분 조건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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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리더는 양보해야 할 때, 타협해야 할 때,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패배 전술을 써야 할 때가 언제인지 알고 있다."(1984년 노벨 평화상, 데스몬드 투투 대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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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만한 사과란 모욕이나 다름없다."(길버트 체스터톤, 추리소설 작가)

"제대로 한 사과는 평판과 관계 모두를 개선시킬 수 있다. 잘못한 사과는 원래의 실수를 더 악화시키고, 때로는 최악의 결과를 만들어낸다. …… 상대방이 사과를 받아들일지 말지는 당신이 통제할 수 없지만, 당신 사과의 질은 통제할 수 있다."(홀리 위크스,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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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의 허물은 마치 해와 달이 일식이나 월식을 일으키는 것과 같아서 누구나 다 보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것을 고친다면 사람들은 모두 그 용기를 우러러본다."("논어" 자장)

"변명은 거짓말보다 더 나쁘고 더 추악하다. 왜냐하면 변명이란 방어벽을 친 거짓말이기 때문이다."(교황 요한 바오로 2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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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는 크게 네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유감("안타깝습니다."), 책임 인정("제가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설명("조사 결과 이런 문제점이 발견되었습니다."), 그리고 배상/해결책의 제시("저희 병원에서 이와 같은 배상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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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론 라자르는 양해와 사과를 혼동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미리 말을 해놓으면 면죄부라도 되는 양 상대방에게 불리한 일을 ‘선전포고’하는 경우가 그것이다. 사과란 과거의 잘못에 대한 뉘우침을 전제로 하기에, ‘미리 사과하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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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이 당신의 사과가 계산된 것이라고 느끼거나 당신의 친절이 단순한 ‘사탕발림의 메시지’라고 느끼는 순간, 당신의 사과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급격히 낮아지는 것은 물론 당신을 공정하지 못한 사람으로 평가한다. 더 심각하게는 기회만 된다면 당신에게 ‘복수’를 할 의도를 강조한다.
사과의 역작용은 사과의 순수성을 저버릴 때 발생한다. 사과란 자신의 잘못을 덮기 위해 달콤하게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실수와 잘못으로 인한 쓴맛을 기꺼이 보겠다는 것이 바로 사과다. 그래서 사과는 보험이라기보다는 ‘자진 납세하는’ 벌금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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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인디언의 공감에 관한 격언이 있다. "그 사람의 모카신을 신고 1마일을 걸어보기 전에는 그 사람을 비난하지 마라."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지 않고 쉽게 말하지 말라는 뜻이다. 다른 사람이 겪고 있는 일을 내가 똑같이 경험한다면, 과연 어떤 느낌일지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용서할 준비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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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의 공감 형성 요소 중 중요한 것은 ‘상태의 평등화’이다. 즉 피해자 입장에서 가해자도 비슷한 정도의 ‘피해’를 입었다고 판단할 만한 사과나 개선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이다. 남들 앞에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 역시 ‘상태의 평등화’에 기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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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는 사과나 용서와는 다르다. 사과는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고 피해자는 이에 대해 용서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 판단하게 된다. 보통 피해자는 분노하게 마련이며, 가해자는 피해자의 분노를 누그러뜨리고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사과를 한다. 반면 화해는 경쟁이나 분쟁 관계에서 ‘서로’ 양보를 통해 더 이상 싸우지 말자는 뉘앙스를 가지고 있다. 서로 차이를 인정하고 한 발 뒤로 물러선다는 뜻이다. 이 상황은 사과와 굳이 비교하자면 서로가 서로에게 화가 난 상태에서 ‘관계 개선’을 시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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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에도 용기가 필요하듯 상처 입은 사람에겐 너그러움과 관대함, 그리고 상대방에 대한 이해심이 필요하다. 사과해야 하는 사람이 공감을 통해 사과하는 용기를 얻듯이, 상처 입은 자는 공감을 통해 ‘용서하는 너그러움’을 얻게 된다. 사과와 용서가 인간관계를 이어주는 다리라면, 그 다리는 ‘공감’이라는 나무토막으로 만들어져 있다. 서로에게 공감하고 이해하는 능력은 인간의 문명을 오늘날까지 추동하고 유지시켜온 가장 위대한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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