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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씽 The One Thing - 복잡한 세상을 이기는 단순함의 힘
게리 켈러 & 제이 파파산 지음, 구세희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3년 8월
평점 :
품절


멀티태스킹 vs. 원씽

 

 속담에 "두 가지 재주에 저녁거리가 없다." 는 말이 있습니다. 재주가 여러 방면으로 많은 사람은 한 가지 재주가진 사람보다 성공하기 어렵다는 말입니다. 반대로 TV 프로그램 "생활의 달인"을 보면, 수십 년간 한 분야에 종사하며 부단한 열정과 노력으로 경지에 이른 사람들이 얼마나 놀라운 성과를 가져오는지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는 신분과 역할이 명확했던 농경 봉건 사회나 작업이 분업화된 산업 사회에서나 가능한 일입니다. 정보 처리와 창의성을 중시하는 정보화 시대는 우리에게 너무나 많은 능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우리 사회는 지금 학생부터 직장인까지 너도나도 '스펙쌓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최근 이러한 현실을 반영한 "대한민국 역대 취업 난이도 변천사(http://www.zurl.kr/2cqaC8)"란 게시물이 인기를 끈 적이 있습니다. 이 자료에 따르면 현재 대한민국 취업 난이도는 9기로 학점 3점대 후반, 토익 800중후반, 스피킹 점수, 자격증 3~4개, 인턴경험, 해외어학연수 등의 고스펙은 기본입니다. 영화나 뮤지컬 제작, 의류사업경험, 시베리아 횡단일주 같은 다채로운 경험에서 나오는 스토리텔링에 연예인 뺨치는 끼와 능력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인상적인 자기소개를 쓰기 위해서는 인문학적 소양까지 갖추어야 한다고 하니 그야말로 팔방미인이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너도 나도 스펙쌓기에 여념이 없는 현실에서 우직하게 자신만의 꿈을 향해 가는 일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아니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너무나 많은 능력이 당연히 필요한 시대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통념을 뒤집는 주장을 담은 책이 바로 『원씽 The One Thing』입니다. 여러가지 업무를 처리하는 멀티태스킹이 당연한 요즘입니다. 하지만 저자는 가장 중요한 그 한 가지, '원씽 The One Thing'을 찾아 집중하고 파고들라는 반대의 주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화려한 스펙, 막대한 과업에 지친 우리에게는 너무나 달콤한 유혹이 아닐 수 없습니다. 동시에 과연 단 한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 것이 얼마나 효율적일지 의심도 갑니다. 그럼 저자의 주장이 타당한지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나의 '단 하나'는 무엇인가?

 

 더 적은 일을 하는 것이 더 많은 것으로 통하는 길임을 직감적으로 느끼고 있지만 문제는 대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를 모른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주어지는 무수한 선택들 중에서 과연 무엇을 어떻게 고르라는 말인가? 어떻게 해야 최고의 결정을 내리고,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 수 있을까?

 단 하나의 원칙을 따라 살면 된다.

 -p.37에서

 

 저자는 우선 우리가 성공에 대한 잘못된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흔히 우리는 모든 일에 만전을 기하려 하고, 해야 할 많은 일들을 한꺼번에 처리하려 애씁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의지력을 쏟아부으며 업무와 가정 사이에서 감당하기 힘든 과제에 직면하게 됩니다. 그런 조건에서 비효율적인 멀티태스킹과  제한된 의지력으로는 당연히 성공하기 힘이 듭니다. 일에는 우선순위가 있으며, 우리의 의지력 또한 한정된 자원일 뿐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한정된 에너지를 한 곳에 집중해서 성공의 연쇄반응(저자의 표현을 따르면 성공의 도미노)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저자는 힘주어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바로 초점탐색 질문입니다. 인생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나의 '단 하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그 목표를 위해서 "지금 당장 시작할 나의 '단 하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바로 뒤를 잇습니다. 다시 말해서 단 하나의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해야 할 가장 우선적인 일에 집중하라는 말입니다.  "이 책이 말하고 있는 인생의 성공과 행복에 대한 진리는 너무도 단순해서 김이 빠질 지경이다."이라는 책 소개에 공감하게 하는 내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먼가 석연치 않은 느낌에 고민해야 했습니다.

 

 

One for all, All for one

 

 단순한 주장과 명쾌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주장에 선뜻 동의하기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저자는 이 책에서 '단 한 가지'가 아닌 '두 가지' 차원의 논의를 섞어서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인생의 목표라는 추상적인 차원과 현실적인 커리어, 가정생활, 인간관계가 바로 그것입니다. 자신의 꿈이 여러가지인 경우는 드뭅니다. 문제는 하나의 꿈조차 실현하기 힘든 조건과 환경입니다. 반대로 현실에서 우리가 (하고 싶지 않아도) 해야만 할 일은 너무나 많습니다. 문제는 그 요구가 너무나 다양하고 광범위해서 자신의 목표와 무관한 일들이 더 많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두 가지 문제를  '단 하나'를 통해 해결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에 다다르게 됩니다.       

 

 이밖에도 저자가 주장한 멀티태스킹과 의지력 문제에 관해서는 좀 더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자의 주장에 기본적으로 동의하기는 하지만, 그 내용의 깊이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멀티태스킹에 관해서는 데이비드 크렌쇼의  『멀티태스킹은 없다』를 추천합니다. 이 책은 멀티태스킹이 사실은 두 가지 업무를 놓고 왔다 갔다 하는 비효율적인 ‘스위치태스킹’뿐이라는 주장과 그 해결책을 담고 있습니다. 의지력에 관해서는 로이 F. 바우마이스터의 『의지력의 재발견』이 단연 돋보입니다. 이 책은 심리학 실험을 통해서 의지력은 근육처럼 남용하면 피로해지고, 훈련을 통해서 강화할 수 있음을 알려줍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영화 삼총사의 유명한 대사 "One for all, All for one "에 그 해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길지 않은 인생에서 우리는 수많은 갈림길에 놓여있습니다. 당연히 한 가지 목표를 선택하고 집중하는 지혜와 결단이 필요합니다. 동시에 늘어난 수명과 급변하는 사회환경은 우리에게 짧지 않은 시간을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인생의 단계마다, 달라지는 세태에 따라 철저한 준비와 유연한 적응 또한 필요합니다. 결국 이루고 싶은 꿈과 해야 할 많은 과제야말로 배제하고 경쟁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힘들지만 반드시 통합하고 상생해야 할 인생의 '단 한 가지'인지도 모르겟습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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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머핀 2013-10-20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서평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