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책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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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황스러웠다. 베르베르의 왕팬이라고 자부하며 오랜시간을 살았는데 내가 모르는 그의 한 부분을 발견하고선 뒷걸음질 쳤다고나 할까? 에휴~ 그렇치.. 나도 내가 누구인지 정확하게 모르는데 타인을 그것도 책으로만 만나는 작가를 어찌 알겠는가? 게다가 그는 베르베르가 아닌가말이다. 무슨 생각으로 살아갈지 머릿속이 궁금해지는 작가~

그의 소설은 나오는대로 다 읽었지만 이런류의 책은 처음이라서 그런지 좀 힘겨웠다. 그의 이름만으로 부여되는 나의 기대감으로 인해서 더욱더 말이다. 그런데 첫장부터가 어지러웠다. 책읽는내내 안타까웠다. 난 눈을 감으면 빨강머리 앤 부럽지않은 공상의 힘을 가지고있는데 눈을 뜨면 도무지 상상은 커녕 생각의 집중도 잘 안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통 책을 읽을때에도 감정이입이 필요할땐 잠깐 눈을감고서 생각을 하는데.. 이 책은 처음부터 난대없이 몸과 정신을 따로만들어 날아보자고하니 황당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몸에서 나와 나를 바라보란다. 지붕을 뚤고 하늘로 새가되어 날아가잖다. 휴~ 정말 한줄읽고, 눈감고, 또 한줄읽고, 눈감고.. 옆집 보일러돌아가는 소리는 몇십분간격으로 들려오고, 집중하려니 평소에 들리지않던 시계바늘소리도 엄청 크게 들리고.. 혼란스러워서 백분 집중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게다가 음악이라곤 전혀 모르는데 코드로 음을 상상해보라니 갈수록 태산이였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아래에 구체적인 악기를 붙여줘서 생각하는데 조금 도움이 되었다고나 할까?

마지막으로 이런 책은 오디오북으로 나오길 간곡히 바란다. 그가 글쓰면서 들었던 곡도 삽입하고, 목소리좋은 성우가 찬찬히 읽어준다면 상상하는데 도움이 될테니말이다.

여튼 새로운 베르베르를 알게된건 당황스러우면서도 재미있었다. (콩깍지가 씌여있으므로 좋은쪽으로만 생각되는게 문제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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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게 말걸기
은희경 지음 / 문학동네 / 199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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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책이고, 오래전에 읽었던 책이였다. 그러나 그다지 재미있지가 않았었나보다. 하긴 그때의 난 사람과 사람사이에서의 소통이나 단절이 중요한 의미로 다가오지 않았으니깐..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난 예전보다 더욱 내 중심적으로 살아가고 있으니깐. 가끔 그런 경우가 있다. 상대방이 나와 친해지고싶어하는걸 알게되는 경우. 근데 난 그냥 그 사람에게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그냥 적당히 말하고, 적당히 웃어주면서 편하게 대하면 될것을 난 선을 그어놓고 절대 그 선을 넘지않으려 노력한다. 마치 무슨 큰일이 날것처럼. 그래 난 언제부턴가 그랬다. 애써 남을 알고싶지도 않고, 나를 알려주고싶어하지도 않는.. 그런데 그게 더 편하다. 사람에게 특별히 상처받은적도없는데 왜 그런건지..

솔직히 책속 그녀가 짜증났다. 왜 그렇게 안절부절 못하면서 남과 친해지려하는건지.. 내 주위에서도 그녀같은 사람이 있었다. 애써 친한척하고, 더 크게웃고, 상대방이 조금만 무표정해도 주눅들어 무언가를 주절주절거리는 사람. 그 사람의 오버하는 모습, 들러붙는 모습에 짜증이나서 더 퉁명스럽게 대했던 나. 그냥 난 그런사람들이 싫었다.

하긴 이런 내 모습도 좋은건 아닐것이다. 암튼 그녀도 나도 세상과 친해지는 법을 배워야할것 같다. 세상이 복잡해질수록 우리처럼 적응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날것만 같다. 그 사실이 제일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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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 곡예사
폴 오스터 지음,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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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오스터의 책중 4번째로 읽게된책이였다. 처음 <공중 곡예사>라길래 무슨 서커스단원들의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원더보이 월트의 성장이야기(?)였다. 전작들과 다르게 가벼운이야기라고만 생각했는데.. 역시나 오스터의 책이란 생각을 들게했던 결론.

어찌보면 하늘을 난다는건 인간의 영원한 염원인것같다. 기술의 발달로 인해 하늘을 날수있게된지 오래되었지만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중력을 이기기위해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이 도전을 하고있으니깐 말이다. 어찌보면 무모하기까지한 그 도전을 사람들이 계속하는 이유는 뭘까? 자신의 능력을 시험해보기위해서? 아닐것이다 끝임없는 도전이 살아가는 이유이기때문일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생각해보면 월트는 행복한 사람이였을까? 불행한 사람이였을까? 모두가 염원하는일을 해내기위해 그는 손가락이 짤리는 아픔까지 감수하며 하늘을 걸었다. 그러나 그의 성장과함께 그는 능력을 잃어버리고, 자신의 스승과도 이별하게된다.

전체적인 내용은 그저 조금 황당한 딱 소설같단 느낌이 드는데 그 속에서 오스터는 우리 모두의 삶을 조용히 이야기한다. 하늘을 날기위해서 자신을 멈추는것이 시작이듯 삶에서도 그러한다면 무모한 도전은 성공하지 않을까? 왠지 정말 날수 있을것 같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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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의 어떤 것
현고운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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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소설을 읽은지도 3년이 넘었다. 학교땐 별 흥미가 없었는데 늦게배운 도둑질 날새는줄 모른다고, 한번 재미가 들리니깐 빠져나올 수가 없을정도다. 거의 유명하다는 소설은 인터넷에 연재중일때 모조리 다 읽어버리니 막상 책이 나오면 구입하게 되질 않는다. 요즘엔 거의 모든걸 인터넷이 지배하는것 같다. 엽기적인 그녀를 시작해서 영화에서도 이 책처럼 드라마에서도 소재고갈로인해 인터넷으로 모이고모이는것 같다. 그러다보니 조금 인기있었다하면 책으로 우후죽순으로 출판되고, 영화로 만들어지고.. 과연 그런 이야기들이 그렇게 돈들여 만들어질만한지 의문이 드는것도 많은데 말이다. 인터넷소설이 시작된지 얼마 안되었는데 자꾸만 상업적으로 나가는것 같아 좋아하는 독자로써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

하지만 좋은점도 많다. 나처럼 평범한 사람들이 쓴글이 이렇게 넷상이 아닌 실제로 무언가로 만들어진다는걸보면 왠지 나도 언젠가는 내이름으로 된 책한권 낼수 있을꺼같단 생각도 들고, 용기도 생기니 말이다. 재주많은 작가들이 많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단 생각도 더불어 해보고..

책내용이야 워낙 알려졌고, 드라마를 보면되니깐 생략하기로하고, 난 현고운이란 작가가 궁금하다. 몇권의 책을내고, 글도 이미 잘쓴다는건 알았지만 직접 드라마대본까지 쓴다니 정말 대단하다. 다른매체로 만들어질땐 다른사람의 힘을 빌리는게 보통인데.. 작가가 직접한다니 그래서 드라마가 더 재밌게 느껴지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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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
홍세화 지음 / 한겨레출판 / 199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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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고선 의아했다. 아니 문화비평이라면서 갑자기 왠 강타령이란 말인가? 그러나 이젠 조금 이해가 될 것도 같다. 좌우를 흐르는 쎄느강과 남북을 가르는 한강의 차이점에 대해서 말이다. 학교다닐 때 배웠듯이 인간은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그러므로 쎄느강과 한강의 차이만큼이나 프랑스와 한국의 차이는 어쩔 수 밖에 없는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뿐일까? 아니다. 환경탓으로 어물쩡 넘겨버릴 수만은 없다. 모든 것이 다르고, 어느 사회가 더 우위에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사회의 구성원의 차이점을 작가는 말하려고 한다. 두 사회에 대한 애정없이는 결코 할 수 없는 말들을 작가는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똘레랑스'만큼이나 기억남았던것이 '사회정의는 질서에 우선한다'란 말이였다. 얼마전 내가 살고있는 곳에서도 화물연대파업이 있었었다. 하지만 시작하자말자 경찰의 제제를 받았고, 얼마가지못해서 끝났던걸로 기억된다. 그래서인지 프랑스에서의 장기간의 파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지하철파업, 버스기사들의 파업. 우리나라만큼 파업과 대모가 많은 나라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파업을 보는 입장은 차이는 천차만별이였다. 나부터도 당장 출근에 영향이 없을까부터 시작해서 내 불편한 점만 생각한다. 그러나 그들은 달랐다. 자신보다 사회정의를 먼저 생각하는 사람들.

그뿐만이 아니였다. 세계 최고의 유행을 선도하는 도시라지만 실제는 최신 유행이 소개되는 곳일뿐 자신의 개성대로 옷을 입는 다는 사람들과 몰개성화 되어가는 우리들, 영어의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지못해 안절부절 못하는 우리들과 자기나라의 말을 사랑하는 그들.. 하나부터 열까지 그들과 우리의 모습은 너무나 달랐다. 어쩌면 우린 정작 소중한 우리것들에 대해선 점점 멀어지려하고, 우리가 갖지 못하는 허상만을 향해서 달려가는것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먼 프랑스에서 철도를 그리며 우리나라에 오길 바란다던 말에서 가슴이 뭉클했다. 어쩌면 그 꿈이 머지않아 실현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잃어가던 대륙의 기질이 조금씩 되살아 나고있는 것이다. 오늘날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나에게 멋진말을 들려준 벗에게 나역시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그 말을 거울삼아 멋지게 살아보리라 결심도 해본다. 결코 부끄럽지않는 멋진 대한민국을 만들어할 의무가 지워진것같아 어깨가 무거워진다. 작가가 말했듯이 우리에겐 '똘레랑스'보다 더 멋진 '홍익인간'의 정신이 있으니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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