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연애사건 - 신분을 뛰어넘은 조선 최대의 스캔들
이수광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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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연서를  이리 내라."
세조는 납작 엎드린 임영대군을 눈을 부릅뜨고 노려보았다. 임영대군이 소매 속에서 연서를 꺼내 세조에게 바쳤다. 연서를 읽는 세조의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연서는 언문으로 되어 있었다. 세조는 눈에 핏발을 세우고 이준을 쏘아보았다. 이준은 가여울 정도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조선을 뒤흔든 연애사건...조선을 살다간 이들의 일부분을 엿보듯 연애사건이라 하니 괜히 구미가 당긴다.남녀상열지사라고 알려진 유교사회에서 과연 눈길을 끌만한 연애사건이 무엇이 있었을까 했는데 궁에서도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연서가 발견되어 임금의 노기가 보이는듯 첫 페이지부터 자극을 하는 글귀.
 
한참 티브이에서 '대왕세종'에서 양녕대군과 충녕대군(세종)의 이야기가 나오니 양녕이 여자때문에 왕위를 버렸다는 것이 더욱 와 닿는다.양녕과 어리의 사랑,영국의 윈저 공과 심프슨 부인의 사랑처럼 왕위까지 포기하게 만든 그들의 사랑을 지금이라면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하면서 고개를 갸웃뚱하며 읽었다.
 
조선은 남자들의 사회라 더욱 연애사건들이 두드러지는듯 하다. 남편이 죽으면 절개를 지켜야 하고 개가를 하지 못하니 청상과부로써 일생을 마쳐야 하는 여인들의 절절함 속에 이루지 못할,어긋난 사랑 또한 많은듯 하다. 그러면서도 기생으로 평생을 한남자만을 사랑한 '가련'의 이야기나 자유연애를 꿈꾼 규방부인처럼 남편감을 직접 골랐다는 것이 그시대에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어찌보면 사회가 만들어낸 일부분이 아닐까.
 
요즘은 역사에 대한 관심과 역사물이 인기를 끄니 이 책 또한 한몫을 한것같다.화려한 겉표지와 함께 이야기도 무겁지 않게 사진과 그림과 그외 것들을 곁들여 심심하지 않고 막히지 않게 읽어 나갈 수 있도록 서술해서 더 흥미있게 읽은듯 하다.어찌 이 책에 기록된 연애사건들만 있을 수 있을까.서민들의 알려지지 않은 부분들이 더 많을터인지만 그래도 일부분 조선왕조 500년속의 굵직한 스캔들을 만났다는 것이 흥미로운 일이다. 역사에 감추어진 부분들이 햇빛을 보는 느낌이 들면서 두어해 전에 만난 '능소화'란 책이 생각난다. 부부간의 애틋한 편지가 400여년이 흐른 지금에서야 빛을 발하며 능소화란 책으로 다시 태어난 그 이야기와 함께 하면 좋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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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의 우아함
뮈리엘 바르베리 지음, 김관오 옮김 / 아르테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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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미셸 부인... 어떻게 말해야 될까? 그녀는 지성으로 번득인다. 그런데도 그녀는 노시초사,그래, 그녀는 수위처럼 연기하려고 그리고 멍청하게 보이려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훤히 보인다.하지만 난 그녀가 장 아르텡스에게 말할 때,디안느의 등 뒤에서 넵튠에게 말을 걸 때,자신에게 인사도 않고 지나치는 이 건물의 부인들을 바라볼 때, 난 그녀를 관찰했었다. 미셸부인,그녀는 고슴도치의 우아함을 지니고 있다. 겉으로 보면 그녀는 가시로 뒤덮여 있어 진짜 철옹성 같지만, 그러나 속은 그녀 역시 고슴도치들처럼 꾸밈없는 세련됨을 지나고 있다고 난 직감했다. 겉보기엔 무감각한듯 하지만, 고집스럽게 홀로 있고 지독하게 우아한 작은 짐슴 고슴도치...... 본문206p
 
 
내 이름은 르네, 쉰네 살이고,고급 아파트인 그르넬 가 7번지 건물의 수위 아줌마,그녀는 남편이 죽고 고양이 한마리를 키우며 사는 못생긴 수위 아줌마이다. 너무도 평범하고 자기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어 드러나지 않는 그야말로 평범 그 자체이지만 그녀는 글에,철학에 밝다. 늘 책을 읽으며 시장바구니에도 책 한권씩 들어 있을 정도로 그녀는 책을 읽으며 자신의 우아함을 혼자서 지켜왔다.
 
그러던 어느 날, 오층에 오주씨가 이사를 오면서 그녀의 우아함은 탄로가 난다. 육층에 사는 12살의 꼬마 아가씨 팔로마는 13살이 되는 생일날에 자살할 결심을 하고 있다가 수위인 르네 아줌마와 오주씨를 알게 되면서 생각이 바뀌어 간다. 팔로마는 르네의 수위실에 갔다가 그녀의 우아함을 훔쳐 보고는 오주씨와 르네 사이의 가교역활을 한다.
 
가진것은 많아 늘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이던 오주씨는 르네를 처음 본 순간부터 마음에 들어 그녀와 생을 함께 할 생각을 하며 그녀에게 다가간다. 그는 그녀의 숨겨진 지식의 박식함을 알고는 남은 생을 함께 하자고 하지만 르네는 선뜻 그의 뜻에 따르지 못하다가 그와 함께 할것을 결심하던 순간에 불쌍한 사람을 도와주다가 교통사고로 죽고 만다.
 
어찌 보면 내용이 딱딱한 맛도 있다.철학에 대한 이야기며 르네와 팔로마의 생각과 일상이 주거니 받거니 이어지는 이야기는 반정도까지는 별 재미를 못 느꼈지만 오주씨가 이사오는 장면부터는 이야기의 반전이라고 해야할까 약간의 재미를 느끼며 흥미있게 읽기 시작했다. 부부나 친구나 오랜 시간을 살다보면 서로에게 공통의 취미나 관심사가 삶을 더욱 단단하게 연결해 주는것 같다. 가진것의 있고 없음을 떠나 서로가 대화를 나눌 수 있고 교감을 할 수 있는 공통분모가 있다면 삶은 더욱 엔돌핀이 솟아나듯 활력이 넘친다.
 
이 책에서도 르네와 팔로마 그리고 오주씨는 서로의 관심사와 교감되는 부분이 있었기에 나이,지위, 모든것을 떠나서 친구처럼 하나로 연결될 수 있었다. 고슴도치에겐 가시 같은 털이 있어 누구나 선입견에 꺼리는 면이 있지만 그 속에 감추어진 우아함,그 진면목이란 그 사람을 가까이 하지 못한다면 발견하지 못할 진주인지 모른다. 우리는 사람을 평가할때 그사람이 가진것이나 지위 직업등, 겉으로 들어나는 면만으로 평가를 하기 일쑤이다. 그 사람의 내면에 자리한 진주는 놓치고 겉모습에 치중하는 것에 단련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면에서 이 소설은 다시 한번 잘못된 고정관념을 타파하라는 따끔한 고슴도치의 가시같은 소설이다.
 
 
"진지하게 말해서,환상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부인의 고양이 이름은 레옹이고 제 고양이들은 키티와 레빈이죠.
우리 둘 모두 톨스토이와 네덜란드 그림을 좋아하고,
같은 장소에 살죠. 이 같은 일이 일어날 확률이 얼마나 되겠습니까?"....p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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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 전집
기형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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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집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그를 처음 떠 올릴때 입에서 선뜻 나오는 한구절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로 시작하는 기형도의 빈집.첫 마디부터 구구절절 무언가 사연이 있을듯 하여 그 공허함으로 빨려들다 보면 한번 읽고는 그 여운을 감당하지 못해 다시 읽고 다시 한번 더 읽어야만 직성이 풀리고 다시 눈으로 마음으로 읽어야만 가슴에 박힐듯한 시어들.
 
그의 짧은 생애가 말해주듯 정말 불꽃같은 삶을 살다간듯 하다. 그의 유작시에 담겨진 시어들 하나하나 묻어나는 절망 죽음 무언가 안개가 뒤덮은 듯한 암훌함이 베어 나온다. 그의 죽음마져 한편의 시가 된듯한 착각에 빠져 그의 연보를 먼저 흝어보고 시들을 읽어 나갔다.희망을 찾아보려 했지만 희망은 빈집에 갇히기라도 한듯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죽음을 알고 있었나.
 
엄마 걱정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배춧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간 창 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시골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난 이 '엄마 걱정'이란 시에서 한참을 머물렀다. 몇십리 길을 걸어가야 겨우 오일장을 만나고 돈이 될만한 것이라고 해야 텃밭에서 농사지은 콩이며 깨 시에서 언긋한 열무며 마늘등등을 머리에 짚으로 만든 또아리 위에
보자기 보자기 싼 것들을 이고 오일장을 가시면 난 엄마 손에 들려줘 올 번데기며
눈깔사탕을 빈집 툇마루에 해바라기 하고 앉아 기다리곤 했다. 그 유년 시절을 떠올리게 해준 엄마 걱정, 벌써 내 나이가 그 시절 엄마 나이만큰 걸어 왔으니 내게도 시인의 유년의 윗목만큼 유년시절은 가슴 뭉클하게 다가온다.
 
전집에는 그의 시들뿐만 아니라 새로 찾아낸 시뿐만이 아니라 소설과 산문 일기등이 있어 그를 좀더 가깝게 들여다 볼 수 있어 좋다.소설에는 그의 가족적이면서도 자전적인 이야기가 나오는듯 하면서 기행문은 한번쯤 나도 얽매이지 않으면서도 이렇게 훌쩍 땀에 쩔어가면서 여행을 하고 픈 생각도 든다.그의 발자취를 따라.. 언뜻 기행문을 읽다보니 그 짧은 여행도 그의 생의 마지막 불꽃같은 것 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의 죽음을 알고 읽는 시와 그의 글들은 죽음이라는 벽과 늘 마주친다.그리고 더 생생하게 다가온다.
 
 
 
안개
 
 
아침저녁으로 샛강에 자욱이 안개가 낀다.
 
이 읍에 처음 와본 사람은 누구나
거대한 안개의 강을 거쳐야 한다.
앞서간 일행들이 천천히 지워질 때까지
쓸쓸한 가축들처럼 그들은
그 긴 방주 위에 서 있어야 한다.
문득 저 홀로 안개의 빈 구멍 속에
갇혀 있음을 느끼고 경악할 때까지.
.
.
.
.
 
아침저녁으로 샛강에 자욱이 안개가 낀다.
안개는 그 읍의 명물이다.
누구나 조금씩은 안개의 주식을 갖고 있다.
여공들의 얼굴은 희고 아름다우며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라 모두들 공장으로 간다.
 
 
안개란 시를 읽다보면 안개속에 빠져들었다가 나와야 할듯 한 분위기다.긴 방죽에 서 있을듯한 느낌에 안개에 젖은 축축한 풀들을 밟고 서 있는 듯하다. 하지만 그 안개속을 지나서 가는 여공들의 얼굴은 밝고 깔깔 웃음소리까지 내며 간다.전혀 안개를 의식하지 못하는듯 하다.안개도 그들의 일상이 된것이다.그 읍의 명물이듯이.
 
그의 전집은 짧은 생을 살다 갔다는것을 떠나서 한번 읽고 지나치기엔 아쉬움이 남는다.시간이 날때마다 다시금 들추어 시를 한구절 한구절 낮게 읊조리면서 읽어봐야 겠다. 그의 사진속 웃는 얼굴처럼 그에게서 희망을 찾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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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그네 오늘의 일본문학 2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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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이런저런 심각한 일들에 비하면
작가의 고민 따위는 모래알 하나에 불과할 것이다.
사라진대도 상관없다.바람에 날려가도 괜찮다.
그때그때 한군간만이라도 반짝일 수만 있다면.ㅡ305p(여류작가 이야기)
 
야쿠자의 중간보스이지만 뾰족한 물건만 보면 오금을 펴지 못하는 세이지는 이라부의 병원을 찾는다.신경정신과 의사인 이라부는 환자들에게 비타민을 주사놓기 좋아하며 그의 간호사인 마유미는 미니만 입는 엽기 간호사이다.처음 병원을 찾을때는 믿지 못하였지만 그에게 이끌려가는 자신,그러면서 그와 똑같은 증세를 앓고 있는 요시야스를 보면서 자신의 병에서 탈출을 한다.
 
베테랑 곡예사 야마시타는 공중그네에서 자꾸만 떨어진다.그는 자신의 손을 잡아 줄 상대 우치다의 잘못이라며 날마다 그를 비난한다.그러던중 그도 신경정신과 의사 이라부를 찾아가 비타민 주사를 맞고 그가 곡예사라는 말에 이라부는 곡예를 하고 싶다며 그가 일하는 곳에 찾아와 공중그네를 타기 시작한다. 뚱뚱한 그가 공중그네를 타는것을 지켜보며 상대 우치다가 어쩌면 자신을 속일지도 모른다며 아내에게 비디오로 자신의 곡예를 찍을것을 당부한다.어느날 자신의 비밀을 발혀 내기라도 하듯 비디오에 담겨진것을 확인하던중 자신의 자세가 이상이 있음을 확인한 야마시타는 우치다와도 맘을 나누고 병을 치료하게 된다.
 
장인의 가발만 보면 참을 수 없는 무언가에 이끌리듯 벗기고 싶어 그의 모든 행동마져 이상하게 되는 다쓰로,장인인 노무라의 가발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쉬쉬 하는것 같기도 하고 그의 가발이 벗겨진 모습을 상상하면서 벗기고 싶은 충동에 그는 창문에 커튼까지 치면서 방어를 해보아도 자신의 행동을 억제할 수가 없어 이라부를 찾는다. 그들은 악동들처럼 글자에 점을 찍어 다른 뜻을 전달하는 장난으로 병을 고쳐나가다가 드디어 점심시간 낮잠을 자는 노무라의 가발을 벗기는데 성공을 하고 만다.억제된 행동은 한번 행함으로 그의 병은 고쳐진다.
 
3루수 이야기도 여류작가 이야기도 자기들의 억제된,강박관념을 털어 내면서 자신의 병에서 탈출을 하듯 병을 이겨낸다. 의사 이라부는 악동 같으면서도 어쩌면 강박관념을 털어낼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해 주어 그의 비타민 주사보다도 더 강하게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독자에게도 웃음을 선사한다. 모든 병은 마음의 병처럼 현대인들은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병도 자신 스스로 만들어 가는것 같다.행복과 불행은 생각하기 나름처럼 병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병에서 벗어날 수 있는것 같다.의사 이라부가 놓는 비타민 주사는 그 속에 포함된 약물보다 더 크고 소중한 우리에게 꼭 필요한 비타민을 선물해 주는듯 하다.웃으면 엔돌핀이 나오듯 삼십분 운동보다 더 값진것이 1분 웃는 것이라고 공중그네는 읽는 내내 웃음을 주었으니 엔돌핀이 마구마구 솟아나 비타민 주사를 맞은듯 한해동안 건강할 수 있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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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피용 (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뫼비우스 그림 / 열린책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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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벌레야, 껍질을 벗어라, 나비로 탈바꿈해라.
나비야,날개를 펴고 빛을 향해 날아라.>
 
발명가 이브 클라메르와 항해 전문가 엘리자베트 말로리,그리고 그들의 꿈이 현실이 되게 이룰 수 있도록 자본을 댄 억만장자 맥 나마라,생태학 전문가 바이스,마지막 그들의 배와 함께 <마지막 희망>을 찾아 떠난 14만 4천명을 태운 '파피용'호 결코 웃긴 이야기가 아니지만 가끔 가끔 웃게 만드는 묘미가 있는 베르나르의 파피용호에 나도 함께 승선을 하여 세 별 속에 있는 목적지를 찾아 1251년을 여행하게 되었다.
 
이브와 말로리는 우연한 교통사고로 인한 악연으로 처음 만남을 시작한다. 발명가인 이브의 태양광을 이용한 우주선으로 우주로 갈 수 있다는 꿈이 담긴 프로젝트가 우주국에서 퇴짜를 맞았지만 운좋게도 억만장자인 맥 나마라의 눈에 띄어 시한부 삶이었던 나마라는 <마지막 희망 D.E> 프로젝트를,그의 마지막 꿈처럼 실행에 옮긴다.처음 생각한 계획이 수정을 거듭하며 파피용호는 거대한 모습을 들어낸다.
 
이브와 말로리의 관계는 그리 좋지 않았지만 프로젝트를 함께 이행하면서 가까운 사이로 발전하고 그들은 꿈을 향해 함께 항해할 동지로 거듭난다. 이 프로젝트에 반신반의 하던 사람들도 점점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지고 정부는 마지막까지 우주선을 제지하고 나선다.하지만 그들의 꿈은 고양이 도미노가 누른 버튼으로 인하여 우주로 나아가게 된다.
 
천년을 계획하고 몇세대가 될지 모르지만 마지막 세대는 세 개의 별이 빛나고 있는 곳에 위치한 행성에 안착할 수 있다는 논리하에 파피용호는 순조로운 항해를 시작한다. 함께 승선한 14만 4천명은 각자 자기의 일을 하며 집도 짓고 다음세대를 위한 아이도 낳고 하며 위성으로 보내지는 지구티비를 보며 생활을 한다. 평화로운 시간도 얼마가지 않아 갇힌 공간에서의 사람들은 점점 변해가 첫번째 살인이 일어나고 내부는 많은 변화를 겪는다.죄인을 위한 감옥도 생겨나고 법도 생겨나고 통치를 위하여 시장도 뽑는다. 우주선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지구에서온 '지구인'들이 전해주는 모든것들을 답습하며 새로운 유행도 만들어 가지만 우주선안은 점점 악으로 변해간다.
 
그런 가운데 처음 파피용호 프로젝트에서 일을 하다가 떠난 사틴이 사람들을 선동하여 백여명이 무슈롱호를 타고 다시 지구로 돌아가고 그 무리와 싸우던중 사틴의 칼에 찔려 맥 나라마는 암이 아닌 다른 것으로 사망을 한다. 엘리자베트는 첫째를 낳고 둘째 쌍둥이를 낳다가 죽음을 맞이한다. 우주선 안에서 세대는 계속 교차되어 초창기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한 멤버가 모두 죽음을 맞이하고 다음 세대가 이어 받았지만 처음 세대와는 너무 다른 악순환으로 변해가며 식량도 점점 고갈되어 간다. 하지만 그래도 그들은 끝까지 세 개의 별이 있는 목표지점을 향하여 끝없는 항해를 거듭한 끝에 1251년의 항해 끝에는 여자 한명에 남자 다섯명,하지만 무슈롱 2호에는 두명분의 산소와 두명만이 승선할 수 있어 아드리앵-18과 엘리자베트-15만이 승선을 하여 마지막 목표지점을 향하여 날아간다.  
 
그들이 마지막으로 도착한 곳은 지구와 비슷한 곳처럼 물도 있고 나무도 있고 공룡이 살고 있다. 아직 인간은 아무도 없는 곳에서 둘은 생존을 위하여 이브가 남긴 거푸집에서 생명에 필요한 생명체들을 탄생시킨다. 개미도 쥐도 뱀도 그리고 다른 식물과 동물들을 만들어 내었지만 그들이 필요한 2세는 생기지 않아 둘의 관계가 나빠져 함께 살던 둘은 엘리자베트가 집을 나가게 되어 서로 따른 집에서 살게 되었지만 엘리자베트에게 사과를 하러 찾아간 순간 임신을 하고 있는것을 알았지만 이미 그녀는 뱀의 공격을 받아 싸늘한 시신이 되어 있다. 혼자 섬에 남게된 아드리앵은 자신의 골수를 채취하기 위하여 갈비뼈에 상처를 내고 신선한 골수로 거푸집에서 여자아이,에야를 만들어 낸다.아드리앵은 그녀에게 자신들이 어떻게 하여 이 섬에 오게 되었는지 그동안의 이야기를 모두 에야에게 이야기를 해주며 <영원히 탈출을 계속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한다.
 
이야기는 무거운듯 하면서도 중간중간 웃음을 자아내게 하기도 한다.우주선이 발사가 되지 않다가 고양이 도미노가 잘못 누른 버튼으로 인하여 우주선이 발사 되는가 하면 엘리자베트가 펴지지 않는 돛을 펴기 위해 나갔다가 죽을 순간을 맞이 한 가운데 그녀의 맥박이 제로인 상태에서 고양이가 그녀의 귀를 물어 뜯어 살려 내는가 하면 첫번째 살인자가 제빵사 였는데 이브는 그를 죽인다면 더이상 맛있는 빵을 먹지 못한다는 생각을 한다던가 1251년 동안 파피용호가 14만4천명과 항해를 하면서도 어느 누구하나 목적지가 어딘지도 그리고 묻는 사람조차 없다. 하지만 그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꿈>을 잃지 않고 있었기에 지구와 똑같은 어쩌면 다른 지구일지 모를 마지막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엉뚱한 상상처럼 여겨지던 이야기가 점점 겁잘을 수 없이 진행되는 동안 지구를 떠난 지구인들은 지구에서 답습한 것들을 우주선안에서도 그리고 그 다음 다음 세대에도 전해주며 어쩌면 지구인을 벗어날 수 없음을,그리고 떠나온 지구가 행복했음을 암시해 주면서 그들이 마지막에 찾은것도 또 다른 지구를 만들기 위한 것으로 떠나온 곳이,처음 살았던 지구가 아름다웠음을 말해준다.  
 
ㅡ우리가 현재 상태에 절대 만족하지 못하는 인간의 속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같소.인간은 지구에 있을 땐 우주로 떠나고 싶어하지.그리고 우주에 있으면 다시 지구로 되돌아가고 싶어 하고.ㅡ266p
 
인간은 태어나면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선택되었지만 화살이 이미 시위를 벗어나 달리고 있음을 알아차렸을땐 화살이 꽂힐 장소가 더 가까우면서도 그 짧은 시간동안 <꿈>이 있기에 어쩌면 생존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비록 우주로 나아가 또 다른 행성을 찾아가는 꿈은 아니지만 날마다,아니면 십년에 한번씩 이룰 아주 작은 <꿈> 이 있기에 인생이 아름다우면서도 애벌레에서 껍질을 벗고 나비로 탈바꿈하는지도 모른다. 이 소설을 읽는동안 <꿈>을 잃지 말고 간직해야 겠다는,올해 작은 소망이라도 하나 하루빨리 간직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꿈>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삶의 목표가 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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