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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전쟁이든 끝나지 않는 전쟁은 없고, 전쟁 포로는 전쟁이 끝나면 자유를 찾아 자기 나라로 돌아갈 수가 있다. 그러나 자신과같은 분단의 포로라고 할까, 이데올로기의 포로는 그런 날이 언제 올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반공주의는 세월을 따라 완화되기는커녕 오히려 강화되어 가고 있으니 통일은 자꾸만 아득해지고 있다. 한치의 양보도 없이 서로 적대하고 증오하면서 분단의 벽을 쌓아올리기만 하면 통일이라는 것은 언제나 올 것인가. 이런 식으로 앞으로 30년쯤 흘러가 버리면어찌 될 것인가. 나이 육십이 다 될 것이니 자신의 일생이 끝나게 되는것이다. 서로가 통일에 대한 진정하고 솔직한 노력을 하지 않는 한 분단의 세월은 30년이 아니라 50년, 100년도 갈 수 있다.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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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런 일은 기운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고 기운에다가 요령이 잘 버물러져야 허는 것이구만, 쌩기운 쓰면 쌩똥만 빠지는 법잉께 살살 험스로 머리 써 요령을 익히드라고잉.」소장이 실실 웃으며 한 말이었다.
그들은 통나무를 세워 그 중심을 잡아 어깨에 올리는 첫 단계부터 애를 먹었다. 별로 표나지 않게 위아래 굵기가 다른 통나무의 무게중심은가운데가 아니었다. 그 위치를 한눈에 척 알아보고 어깨를 갖다 대는것, 그것이야말로 경험이 축적된 요령이었다. 그 중심이 맞지 않으면 몸의 중심까지 흔들리면서 걸음이 비틀거려지고 힘이 배로 들었다.
「고것이 워디 말로 되간이, 탄밥그럭 수가 시나브로 갤차주는 것이제 -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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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으로서는 어쩔 수 없을 거야. 자기 할아버지와 집안을 생각하면그 심정이 어떻겠어. 일본놈들이 백배사죄하며 돈을 싸짊어지고 와도시원찮을 판인데, 오히려 이쪽에서 사죄 같은 건 상관없이 어서 돈이나좀 달라고 매달리는 형국 아니냔 말야. 그러니 자기 할아버지가 짓밟히고 모독당하는 것 같고, 괜히 헛된 일 한 것 같고, 또 엉망이 된 집안 꼴을 보면 얼마나 기막히겠어. 우리가 허진의 심정을 다 알 수는 없는데,
어쩌면 죽고 싶은 심정으로 데모를 하는지도 몰라..
유일표는 밖으로 나서며 길게 한숨을 쉬었다.
「그래, 허진을 볼 때마다 이 세상의 정의고 진실은 무엇인가, 그런 것이 과연 있기는 있는 것인가, 많이 회의하게 돼.」「정의와 진실은 현실 속에서 끝없이 패배한다. 다만 긴 역사 속에서승리할 뿐이다.」「어쭈, 철학과 헛 다니는 건 아니네. 그거 누구 말이야?」「몰라. 그저 줏어들은 소리야.」 -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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