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제 인간들의 문명이 와해한 이유를 좀 더 분명히 알 것 같다.

그들은 서로 사랑하지 않는다.

그들은 공통점보다 차이점에서 존재 이유를 찾으려 한다.

행성 2 | 베르나르 베르베르 저/전미연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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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문명이 자랑하던 대도시 뉴욕은 폐허가 되었고 살아남은 인간들은 고층 빌딩에 숨어 목숨을 부지하고 있다.

압도적인 쥐들의 공격과, 그에 맞서는 고양이들. 과연 지구를 지배하는 동물은 누가 될 것인가?

이 행성의 운명을 건 최후의 결전이 시작된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은 끔찍한 일이 벌어질 전조란다.〉

마약의 원리가 도파민을 분비해 일시적인 행복감을 주는 것이라고 읽은 적이 있다. 그런데 이 효과가 사라지고 나면 도파민 금단 현상이 생겨 도리어 고통을 느끼게 된다고, 처음에 느낀 행복감에 비해 고통은 훨씬 더 오래 지속된다고 했다.

〈죽는 게 괴로운 이유는 더 이상 행동할 수 없기 때문이야. 숨이 넘어가기 직전에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거나 심지어 깨달음을 얻는 경우도 있으니까.〉

사실 이 세상에 우리 소유인 건 아무것도 없는데 말이야.

동족에게 위해를 가해서라도 자신들이 상황을 주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으려는 것이 인간들의 방식이다.

누군가에게 대가를 치르게 하는 희생양의 법칙.

나는 이제 인간들의 문명이 와해한 이유를 좀 더 분명히 알 것 같다.

그들은 서로 사랑하지 않는다.

그들은 공통점보다 차이점에서 존재 이유를 찾으려 한다.

알다가도 모를 게 세상살이라더니, 동지라고 믿었던 상대는 나를 버리고, 적이라고 확신했던 상대는 날 지지해 주네.

그런데 결정적으로 나탈리의 계산에 빠진 것이 바로 쌈질을 좋아하는 인간들의 못된 버릇이다.

인간 정치인이라면 이제 넌덜머리가 난다.

그들은 사소한 문제도 토론으로 해결하자고 모여서는 싸움만 하다 얼굴을 붉힌 채 헤어진다.

〈좋은 사람들이 먼저 간다〉라는 인간들의 경구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쥐의 평화〉가 완성되고 나면 그건 당연한 수순이에요. 반대 세력은 무조건 제거하는 게 전체주의 시스템의 작동 원리니까.

그들은 항상 무력을 통한 팽창을 꿈꾸죠. 그들의 체제 유지를 위해 그건 선택이 아니라 필수예요. 외부의 적을 무찌르고 나면 그다음은 또 내부를 단속하려 들겠죠.

문화 대혁명을 일으킨 마오쩌둥 같은 독재자가 대표적으로 그런 경우가 아닐까 생각해요.

〈극복할 수 있는 시련들만 우리에게 닥치니 너무 걱정 말거라.〉

생태계 전반에서 생물 다양성이 증가한다.

5천만 년 뒤: 석재 건축물은 지구상에서 사라진 지 이미 오래지만 플라스틱 쓰레기는 여전히 남아 있다.

1억 년 뒤: 플라스틱 폐기물마저 사라져 인간이 지구상에 존재했다는 흔적은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게 된다.

「우린 너를 기다리고 있어.」 피타고라스의 목소리가 들린다.

「우린 너를 기다리고 있어.」 다른 친구들의 목소리가 메아리처럼 울려 퍼진다.

2013년 구글에 인수되었으나,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군용 로봇을 제조한다는 사실 때문에 자칫 부정적인 이미지를 얻을 것을 염려한 구글이 일본 소프트뱅크에 매각했다. 이후 2020년, 한국의 현대 자동차 그룹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다시 인수하게 된다.

영국에는 공식 지위를 가지고 공무원 봉급까지 받는 동물이 있다. 치프 마우저 Chief Mouser, 풀이하면 〈쥐를 잡는 고양이들의 우두머리〉가 그 주인공이다.

실패하는 사람은 핑계를 찾고 성공하는 사람은 방법을 찾는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로봇 3원칙을 떠올린다.
제1원칙: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입혀서는 안 된다. 위험에 처한 인간을 모른 척해서도 안 된다.

제2원칙: 제1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제3원칙: 제1원칙과 제2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

이젠 명백해졌어. 나를 사랑하면 불행한 일이 생겨.

〈공룡들처럼 인간들도 이 지구상에서 사라져야 해. 인간이라는 종은 지구상의 다른 생명체에게 해만 끼치는 기생충이야.〉

〈너와 나, 그리고 고양이들과 쥐들은 공존할 수 있지만 인간들과는 불가능해.〉

내가 생각하는 것,
내가 말하고 싶어 하는 것,
내가 말하고 있다고 믿는 것,
내가 말하는 것,
그대가 듣고 싶어 하는 것,
그대가 듣고 있다고 믿는 것,
그대가 듣는 것,
그대가 이해하고 싶어 하는 것,
그대가 이해하고 있다고 믿는 것,
그대가 이해하는 것,

내 생각과 그대의 이해 사이에 이렇게 열 가지 가능성이 있기에 우리의 의사 소통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렇다 해도 우리는 시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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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이들과는 말을 섞을 필요가 없단다. 경청할 의지도 배울 자세도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니까.〉

커플들이 서로를 부를 때 이름 대신 〈여보〉, 〈당신〉, 〈내 사랑〉 하는 건 가끔 상대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서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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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저는 이 안티바이러스에 〈과학은 신보다 위대하다〉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전 세계 인터넷을 교란한 〈신은 과학보다 위대하다〉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키겠다는 의도를 담았죠.」

성공했어요! 〈신은 과학보다 위대하다〉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안티바이러스가 인터넷에 성공적으로 깔렸어요.

「한마디로 통신이 가능해진 대신 우리의 기억은 모두 소실됐다는 거죠?」
「죄송해요.」 제시카 넬슨이 겸연쩍은 미소를 짓는다. 「하지만 인터넷 복구를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였어요.」

옛날에 먼저 이 대륙에 살았던 원주민들에게도 특별한 방식의 회합이 있었지. 파우와우라고 불렸어. 모두 모여 앉아서 각자의 의견을 개진한 다음 투표를 했지. 다수의 의견이 집단 전체의 생각을 대변한다고 여긴 거야.

제 친구들을 지켜 주소서 적들은 제가 맡을 테니

〈지금이 최악이라 생각하겠지만, 아직 최악은 오지 않은 것일 수도 있어.〉

〈남들보다 앞서 바른 판단을 내리는 게 꼭 좋은 건 아니란다. 그릇된 판단만 못할 때도 있어. 사람들이 네가 관습을 벗어났다고 비난부터 하거든. 그러다가 나중에는 왜 자신들을 설득하지 않았냐고 또다시 너를 비난하지.〉

〈살면서 난관에 맞닥뜨렸을 때 취할 수 있는 태도는 세 가지란다. 첫째, 맞서 싸우거나, 둘째,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셋째, 도망치거나.〉

「이 위험한 임무에 자원할 고양이 있어요?」 「저요.」

실수를 깨닫는 순간 사람들은 흔히 속도를 줄이거나 브레이크를 밟거나 아예 유턴을 하는 선택을 한다. 그것이 악수(惡手)인지도 모르는 채 말이다. 실수를 저질렀을 때는 끝까지 가봐야 그것이 진짜 실수였음을 통렬히 깨달을 수 있다.

〈실수하는 것은 인간적이지만 실수를 고집하는 것은 악마적이다Errare humanum est, perseverare autem diabolicum〉라는 라틴어 격언이 있다.

〈누군가에게 쫓길 때 중요한 건 추격자보다 빨리 뛰는 게 아니야. 추격자가 너 대신 집중할 수 있는 다른 도망자보다 빨리 뛰는 게 중요한 거지.〉

〈상황이 너한테 유리하게 돌아가지 않으면 일부러 그렇게 만든 것처럼, 그것이 너의 어떤 비밀스러운 계획의 일환인 것처럼 상대가 믿게 만들어야 해.〉

첫째, 최대한 많은 유대인을 기독교로 개종시킨다. 둘째, (할례를 행하지 않은) 비유대인들 또한 개종시킨다. 셋째, 기독교식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교회를 세운다.

〈네가 가진 걸 남에게 줄 수 있어야 그게 진짜 네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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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의 아메리칸드림은 처참하게 무너지고 있다. 수북이 담겨 있던 사료가 먹으려고 입을 갖다 대는 순간 그릇 밖으로 와르르 쏟아져 내리듯이.

〈힘이 세다고 우두머리가 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상황에 의연하게 대처하는 인상을 줄 수 있어야 우두머리가 되는 거야.〉

1. 미국 쥐들도 우리를 발견했다.
2. 미국 쥐들은 우리의 존재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3. 미국 쥐들은 바다 수영이 가능하다.
4. 미국 쥐들은 밀려오는 파도를 거슬러 장거리를 헤엄칠 만큼 몸이 다부지다.

로마의 원형 경기장 입구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고 한다. 〈스투페테 겐테스 Stupete gentes〉, 번역하면 〈사람들이여, 놀랄 준비를 하시라〉라는 뜻이다.

좋은 엔터테인먼트가 갖춰야 하는 기본적인 예의를 상기시키는 문구이다.

〈전투에서 패하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전투에 참가하지 않는 것이란다.〉

내가 너희와 다른 건 딱 한 가지뿐이야. 용기. 너희가 용기를 내지 못하고 앞뒤 재는 사이 나는 지금 같은 대모험에 그냥 몸을 던져 버리지. 무모하게 보일지 몰라도 말이야.

〈목표는 되도록 크게 세우는 게 좋단다. 그래야 그 목표의 절반에만 도달해도 어지간히 이룰 수 있지.〉

모든 존재는 스스로 만든 신화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우리 각자는 끊임없이 자기 자신에게 그 신화를 주입하고 결국은 그것만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유일한 현실이라고 믿게 된다.

사실 그것은 주관적이며 어차피 현실을 다소 왜곡해서 생기는 하나의 관점에 불과한데도 말이다.

「읽기와 쓰기 그리고 책의 문화를 만들어야지. 그것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견고한 지식이니까. 글을 써야 해. 그래야 네 생각을 책에다 고정할 수 있어. 책이라는 대상을 정복하지 않으면 시간과 공간을 정복할 수 없어. 우리의 생각은 책을 매개로 경계를 뛰어넘어 무한히 확산될 수 있어. 우리의 생각에 불멸성을 부여해 줄 수 있는 건 오로지 책뿐이야.」

숙고가 반드시 좋은 선택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고민 없이 판단을 내린다고 해서 반드시 실패하는 것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린다.

P146 마이스터스튁 플래티늄

1614년, 아드리안 블록은 미래의 뉴욕이 될 위치에 정착촌을 세우고 뉴암스테르담이라고 부른다. 그가 도착했을 때 본(本)섬에는 이미 먼치족이라는 원주민들이 정착해 살고 있었다. (맨해튼은 이들 부족의 언어로 〈작은 섬〉이라는 뜻이다.)

「놈들이 앞니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골조를 갉아 결국 무너뜨렸구나…….」

「킹콩도 무너뜨리지 못한 걸 쥐들이 해냈군.」

〈불행은 악착같이 달라붙어 있질 못하고 제풀에 지쳐 나가떨어진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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