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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줄 몰랐어
모르강 스포르테스 지음, 임호경 옮김 / 시드페이퍼 / 2014년 11월
평점 :
품절
세상을 살다 보면, 여러가지 일들을 보고, 듣고, 겪게 된다. 그중 '범죄'는 사회를 살아가
면서, 가장 일어나지 말아야 할 요소에 들어있는 것이며, 그 예로 국가와 국민들은 '법률' '
도덕'에 이르는 가치관을 공유하며, 그 죄악에 대한 예방에 큰 힘을 쏟는다. 그러나 그 와중
에도 범죄는 일어나고, 그중 일부는 도저히 사람이 해서는 안되는 끔찍하고, 잔인하며, 엽기적
인 성격을 가지는데, 이 소설은 그 강력범죄 중에서, 프랑스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사건, 즉
일란 할리미 납치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다.
일란 할리미 납치사건은 단순하게 생각하면, 인간의 생명과 자유를 대가로 금전을 요구한 '납
치사건'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당시 프랑스의 언론과 국민들은 범인들이 사회적으로 열악
한 환경 속에 놓여있었던 '이슬람 교도' 였다는 점과, 납치되어 살해된 장본인이 '유대인' 이였
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국제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민족갈등' 그리고 '종교적 갈등'과 같은
넓은 시야로 이 사건을 마주하기도 하였으나, 또 그와 다르게는 국내적인 문제, 즉 이민자들이
일으키는 각종 사회문제를 들먹이며, 이민자들에 대한 혐오감과 증오를 불러일으키는 편파적
인 여론도 조성하기도 했다.
그렇기에 프랑스 사람에게 있어서, 위의 사건은 단순한 납치살해 사건의 영역을 넘어선 것
이다. 물론 저자 또한 그러한 생각을 품고 이 책을 지었으며, 특히 범인들의 리더였던 야세
프의 배경환경과 심리적묘사에 대한 나름대로의 정의를 내리는데 있어많은 고심을 하였다는
흔적이 보이는데, 특히 이 책을 읽은 나에게 있어서, 제일 인상적이였던 (충격적이기도 했다.)
내용은 범인들이 '납치'를 실행하며, 자신의 양심보다 돈이주는 쾌락 선택하였다는 오늘날 사
회의 큰 문제점의 묘사이다.
'내가 이 세상의 주인공' '하루를 살더라도 남부럽지 않게'... 이처럼 많은 사람들은 '개인의
존엄'에 대해서 질 높은 수준을 갈구하게 되었다. 그러나 현실은 그 눈높이를 효과적으로 만
족시켜주지 못한다. 바로 이상과 현실이 부딛쳐, 하나의 모순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바로
이때, 사람들의 대부분은 '현실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자신이 얻어내는 소소한 행복에 만족하
는 법을 배우고, 그와 동시에, 더욱 나은 행복을 위해서 나름대로 노력도 한다. 분명 만족스
럽지는 못하리라... 그러나 그것이야 말로 오늘날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보편적인 생활방식이
다.
그러나 아세프를 포함한 많은 중동의 이민자출신 아이들은 그러한 현실을 받아 들이지 않는
다. 때문에 그들은 핑계거리를 찾고, 분노를 표출할 대상을 찾고, 사진의 욕망을 만족시킬 수
단을 찾는다. "부유한 놈들이 가진 돈 조금 뺴앗으면 어떤가?" 이러한 생각을 품으며, 그들
은 한명의 유대인을 납치했다. 그리고 그들에게 돈을 요구한다.
그러나 납치된 일란 할리미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사람이며, 경찰 또한 국제적인 인식과,
국제상식을 이유로 납치범들의 요구를 묵살한다. '피해자 가족들이 가지는 한계' '경찰의 신
념' '납치범들의 요구' 그렇게 각각의 이유속에서, 일란은 손발이 묶인체 고문을 당하고, 추위
에 떨고, 영양을 섭취하지 못한체 서서히 죽어갔다. 훗날 납치범들은 체포되어, 재판을 받고
그 대가를 치루게 되었지만, 피해자의 가족들은 프랑스 정부, 경찰, 이슬람식 정의를 표방하는
범인들의 주장 속에서, 또다른 슬픔을 맛본다. 이민자 출신, 유대인... 과연 이러한 배경이 사
람을 죽이고, 인권을 유린할 이유가 되어야 하는가? 오늘날 전세계의 문제점으로 인식되는 '
다르다' 라는 인식의 한계와 혐오... 이 책은 그 혐오가 얼마나 추악한 결말을 가져다 주
는가? 하는 가장 사실적인 이야기를 표현한다.